잔뜩 긴장하는 꾼
옆으로 흔들리는 찌는 누군가 물밑에서 잡고 흔드는것처럼
본적없는 요상한 몸짓을 보여줍니다
그러다 그중 한대의 찌가 전형적인 대물입질을 보여주며 치솟고
양손으로 대 한대씩을 잡고있던 꾼은
한대만을 움켜쥐고 힘껏 챔질을 합니다
쐐액 ...
허공을 가르는 낚싯대가 거친 굉음을 내며 어둠을 가릅니다
그러나 그뿐
챔질의 끝은 허망한 바람소리로 숨죽여버린 산짐승들과
정적 뿐입니다
두번 세번 네번 ..
똑같은 입질에 똑같은 빈바늘
그리고 또 여지없이 흔들리는 찌들
헉헉 ...
꾼의 등줄기엔 차가운 땀이 흘러 내립니다
산짐승 소리마저 잠든 깊은 새벽
저벅 저벅 .척척척 ...
한사람이 아니 두사람 세사람 열사람이 함께 맞춰 구보를 합니다
터진 군홧발 .무릎이 터져나온 전투복 .수통은 한쪽으로 찌그러져 군인들의
허리께에서 철렁됩니다
윗쪽 철조망이 있던 숲에서 나온 군인들은 산책로를 두고 1미터 키의 관목숲 위로
구보를 합니다
살려줘. 안돼 .엄마 . 탕
여자와 아이들의 비명소리가 총소리에 묻혀 갑니다
흰옷에 물들어가는 핏물
벗겨진 고무신
널브러져 겹쳐있는 아이들의 눈은 이미 감겨 있습니다
까닭은 모르지만 그들과 함께 웁니다
꾼의 두볼도 어린 소년의 볼에 흐르는 그것처럼 짙은 설움으로 어깨를 들썩이게 합니다
안돼 .. 그러지마 으흑 ..
고개를 들며 손을 저어대는데 찌가 선자리에 우뚝 서있는 흰 저고리의 처자
그저 말없이 바라보더니 물밑으로 가라앉으면서도 두눈엔 눈물이 가득합니다
잘가소
부디 잘가소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중심을 잃어 넘어졌고 먼동이 트는 새벽인걸
그리고 지난밤 아직도 촉촉한 눈물자국이 꿈속에 흘린 눈물임을 비로서 깨닫는 꾼
아침장이 남았지만 꾼은 조용히 대를 접어 가방안에 넣습니다
길가에 가방을 내려놓고 철조망이 있는 산책로 위까지 가서는
합장한채 고개를 숙입니다
잘가소 부디 편히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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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가야지 오짜터 ...
오짜터의 영령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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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인데 도배가 아닌 첫 페이지 전체25 개를
이름으로 채워도 좋을듯 합니다.ㅎㅎㅎ
누가 간데요~
혹 은자님 저번 미감독 납량물 대박에 힘입어??
왠만하면 같이 먹고 삽시다 ㅎㅎㅎ
아무리 납량 특집을 들이대도 갈곳은 갑니다
그 오짜터 혼자 가지 마세요...저두 낑가주심...ㅎㅎㅎㅎㅎ
마지막 반전에 시원하게 함 웃어 봄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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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실화는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