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내년에 중3 올라가는데 선생님이 회장출마하라고 해서
회장 출마 했다네요.
두명의 후보가 나서서 투표로 선출하는데
어제밤에 보니 선거 연설문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그냥 둘걸 한번 봐보자고 해서 봤더니
공약들이 휘황찰란합니다.
뭔 간식을 제공하겠다. 생활부애들 옷을 제공하겠다.
소통함을 설치하겠다. 등등
그래서 아들한테 그런것들은 어디서 알아와서 썼느냐고 물었더니
전임 회장선거때 나온 공약들이라고...... 매번 나오는 거라고......
그러면 전임 회장이 공약으로 걸어놓고 지키지 못한것 아니냐고~~
학생회장이 할수 있는 일의 한계가 있을 건데
아빠가 보기에는 전부 학생회장이 할수 없는 일들 갔다고
다 지우라고 했습니다.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는건 잘못된 것이라고
그냥 학생회장이 할수 있는 일의 한계가 어디인지, 어떤 일까지 할수 있을지
지금은 정확히 알수 없지만 학생회장이 된다면 최선의 길을 찾아서 열심하겠노라고만
말하라고 했습니다.
오늘 선거에서 상대후보는 늘 하던 것처럼 공약들을 내 걸었고
아들은 내 말처럼 공약없이 선거연설을 했답니다.
결국 근소한 차이로 떨어졌다네요.
제가 어젯밤 했던 일이 잘한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들에게 전화해서 지키지 못할 약속 하지 않았으니
그걸로 충분하다고 위로해 주었습니다.
현실과 이상의 차이를 또한번 느껴보네요.
우리 아들 떨어졌답니다.
-
- Hit : 7857
- 본문+댓글추천 : 0
- 댓글 22
정직함을 배웠으니까요
저는 잘하신 거라 생각합니다.
아드님 용돈이나 한 1000만원 주시죠. ^^"
이 나이에도 큰 희망으로 다가오는군요
어디 댓글 전문학원이라도 있는건가요??
저도 등록좀 할까 싶어서요~~~ㅋㅋ
잘하셨다에 한표 드리고 싶습니다^^
살기 피곤해집니다.
우리의 아이들이라도 정직한
세상에서 살 수 있길 기원합니다.
그래도 잘하셨어요
화이팅 하십시오~^^
때가 되고 시기가되면 아드님이 큰 보폭으로
저만치 앞서가는 모습을 보게 될것입니다.
무조건 이기려는 사람 vs 이기기위해 1보 후퇴하는
사람의 대결...
아마추어 경기에서는 전자가 이기겠으나
프로 에이스급 대결에서는 후자가 이깁니다.
우리네 아버지라는 분으로 부터
세상을 살아감에 사람된도리라는 귀한것을 배웠다고 봅니다.
더 무게있음을 실감 할 날이 올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