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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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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만 잡으면 전혀 딴사람이 되는 선배 분이 있다. 평소에는 침착하다 못해 나무늘보는 저리 가라 할 정도로 행동이 굼뜨고 매사 미적거리는 게 많은데, 일 단 운전대만 잡았다하면 뽕주사(?) 맞은 깍두기 머리들처럼 전혀 딴사람으로 급 변해버리는 그를 보고 있노라면 세상사 무엇 하나 간단한 게 하나도 없다는 것 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 저런 개xx...! 뭐 저런 x같은 xx가 다 있냐!! " 앞차가 신호등 불빛이 바꿨는데도 잠시, 시간으로 환산할 정도도 아닌 순간의 더덤 거림을 참지 못한 그 선배는 이내 게거품을 입에 물고 곁에서 듣기에 민망할 정도로 원색적인 욕을 거침없이 내뱉는다. " 저런 시펄눔들이 운전대는 무슨 운전대... 저런 새x들이 꼭 집에 들어가면 x같이 되 삔다이가...! 저런 개xx가 꼭 제 마누라를 고마 달달 볶지... 양보는 무신 양보... x같은 x끼...! " 골목에서 나오는 차에게 양보한다고 잠시 그 차가 멈추자 선배의 눈은 이제 짐승처 럼 되어버렸다. 굳이 들자면 굶주림에 번쩍거리는 하이에나 눈과 같다고 할는지... 물 론 얼굴빛도 전에 없이 벌겋게 변해 거침없는 욕설의 효과를 한층 더해준다. 이른바 삼박자가 딱 맞는 모습인 것이다. 낚시회원 중에 수족관을 했던 전 씨라는 사람이 있다. 전(全) 씨라면 왠지 문어 머리 에 긴 턱이 연상될지 모르겠지만, 그는 그런 거와는 아주 딴판으로 생겼다. 남자라 예 쁘다고 하기에는 좀 뭐하고... 나이가 50이 훨씬 넘은 사람이지만, 그래도 얼굴은 어 찌 되었던 귀엽게 생겼다. 그런데 그 귀여운 외모만 믿고 그를 섣불리 건드렸다간 코피, 그것도 예사 코피가 아 닌 쌍코피 쏟을 일 생길지 모른다. 다소 왜소한 키(158cm)지만, 같은 회원 정 씨 (182cm)의 앞니 두 대를 사소한 시비 끝에 부러트린 장본인이 다름 아닌 바로 그다. 머슴 같은 얼굴로 생겨 자두가 우락부락한 사람이 다혈질인 경우는 많이 봤으나, 그 전 씨 같은 곱살한 얼굴로 그렇게 다혈질은 사람은 내 또 머리털 나고 처음 봤다. 그 키로 방방 뛰어봤자 먼지만 날 뿐, 무슨 일이 날 것도 같지 않은데, 야턴 그가 낀 술자 리 치고 온전하게 끝났 경우는 한 번도 없었으니... 숫제 말로 패 죽이지도 못하고... 쩝~! 그런데 그는 낚시를 좋아한다. 다른 사람들 집사람들은 일요 과부다 휴일 과부다 해 서 낚시 자체를 몹시 싫어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의 부인은 오히려 그를 낚시 못 보내 서 늘 안달이다. 그가 집안에서 오죽 생선가시 짓을 했으면 그러했겠는가! 십분 이해 가 가는 대목이다. 그의 부인 말에 의하면 낚시터에서 좀 느긋하게 기다리는 법이나 적어도 사람들과 어느 정도는 어울릴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걸 미루어봐 쉽게 짐작이 가는 일이다. 그럼 낚시로 사람의 성격을 어느 정도 바꿔 볼 수 있을까? 난 한 마디로 그건 절대 아 니라 말하고 싶다. 타고난 개개인의 성격은 그렇게 쉽게 바뀌는 게 아니라고 보는 것 이다. 그걸 증명 못하면 마치 무슨 병이라도 나는 듯, 낚시터에서의 전 씨는 그야말 로 온몸으로 그걸 쉴 틈도 없이 보여준다. " 아! 쉬펄... x같이 입질도 없네... " 낚싯대를 드리우고 한참을 기다려도 입질이 없으면 그는 이내 투덜거리기 시작한다. 물론 이 정도는 그럴 순 있다고 본다. 오히려 말없이 한참을 기다리는 그가 신통할 뿐 이다. 하지만 그의 투덜거림은 그게 시작에 불과하다. 붕어 씨알이 작으면 작다고 그 러고, 입질을 깐죽거리게 하면 그런다고 욕하고, 찌 올라오는 게 조금이라도 멋지지 않으면 또 그렇다고 하는 등, 그야말로 하루 종일 욕을 입에 달고 다닌다. 그래도 이 정도는 참을 수 있다. 혼자 남들 안 듣는 곳에서 궁시렁거리는데, 대뜸 쫓 아가 낚시를 느긋하게 즐기라고 할 순 없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게 그의 성격이거니 하고 넘어 가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낚시하는 도중에나 낚시를 다 끝나고 모두 모여서 그날의 조황 분석을 할 때 보면 참으로 분통이 터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때로는 남들 의견도 좀 들어봄직한 데, 그는 한사코 남들 의견에 토를 단다. 좀 큰걸 남이 잡으면 그건 운이던가 아니면 붕어의 실수라 하고, 그가 잡으면 그건 그야말로 물의 온도, 계절에 따른 포인트 선 정 그리고 채비 및 떡밥 배합의 적절함 등, 이해도 안 되는 온갖 이론들로 결국 그게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전(全)씨들 중에는 괴상한 불량품이 제법 있는 모양이다. 그걸 못 참고 섣불리 그의 말에 토를 달다가 앞니 두 개가 부러진 정 씨가 있는지라, 이건 그야말로 패 죽이지도 못하고 고마 참고 듣는 것도 그렇고... 모타리 쪼매한 사 람과 티격태격 한다는 것 또한 모양세가 그런지라, 그저 참고 넘어가는 수밖에 달리 뾰쪽한 수도 없다. 처음엔 뭐도 모르고 그를 그저 귀여운 외모라고 생각한 게 이젠 온데 간데도 없다. 그저 그를 보고 있노라면 단지 아찔한 생각만 들뿐이다. 세상일 치고 조급하게 서둔다고 이루어지는 게 뭐가 있겠는가! 차 운전을 하던 물가 에 앉아 낚시를 하던 조금은 여유 있게 모든 걸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할 것이다. 조 급한 운전으로 빗어진 실수가 자신은 물론 다른 가정에 막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어찌 함부로 서두를 수 있는 일이겠는가! 또한 물가에서 우린 고기를 낚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추스르고 추억을 쌓는 게 낚시라고 본다면 굳이 고기 욕심에 사로잡힐 필요도 없는 것일 것이다. 남관셈~~! 감사합니다.

붕어사랑님^^
정말로 오랫만에 좋은 글 접하네요 ㅎㅎㅎ
님의 글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스치는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호인야이님의
"보통의 꾼들은 고기를 찾아 떠나지만 우린 언제나 물을 찾아 떠난다"
호언야어님의 말씀처럼
스스로 이런 생각을 가질수 있다면
자신도 모르게 이미 조선의 경지에 접어든게 아닌가 혼자 생각해 봅니다 ㅎㅎㅎ

꾼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4짜 조사가 낚시의 전부는 아니겠지요 ^^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죽지 않고 살아만 있다면...
그리고 낚시가 좋은 취미라면 서두를 필요가 없습니다.
큰붕어 한 마리 오늘 안잡히면 다음주에 잡고...다음주도 안되면
다음달에 잡으면 그만인것을......

붕어사랑님! 꽁트같은 글 잘 보았습니다^^
글 잘읽고 갑니다. 즐낚하세요. 건강도 하세요.언제나요...
글 내용이 좀 그렇죠! 죄송하네요. 본시 글솜씨가 없어 그렇사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여긴 처음인데 같은 아이디가 이미 있는 모양이군요. 이 아이디를
써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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