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7년 철원에서 군생활 하면서...
저는 행정보급관의 지시에 의해 비공식적으로 더덕, 가재, 삼지구엽초, 민물고기, 뱀 등을 구하러 다녔습니다.
비무장지대 2KM후방이라서 약초꾼이나 등산객은 거의 없었기에 막사만 벗어나면 자연상태 그대로였죠.
많은물도 아닌 작은 계곡에는 돌만 들면 손가락보다 큰 가재가 있고...바위에 손만 집어넣으면 물고기 잡히는 그런 곳이였습니다 ㅋㅋ
그중 봄부터 가을까지 가장 꾸준하게 했던 작업은....더덕이랑 가재 잡는거였습니다.
가끔가다가 오이만한 큰 더덕 나오면 제가 먹어버리고...나머지는 행보관한테 상납을 했죠
더덕을 캐다보니 길이 아닌 잔나무를 헤치고 다닐때가 많았습니다.
어느날이였습니다.
그날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가지들을 헤치고 가고 있는데 내손에 잡힌 나뭇잎 사이로 독사새끼가 보이는겁니다.
씨익 웃으며 잡으러 가려고 움직이려는데.....덜덜덜
제 발목 바로옆에 구렁이 굵기의 독사가 있는게 아닙니까.(독사는 꽃뱀처럼 사람보자마자 도망가지는 않습니다)
그 상황을 다시 말하자면...
저는 전투화를 신었고...뱀은 앞서나간 왼발 바로옆에 있는겁니다.
그런데 상황이 좋지않은것이...지금 위치의 그 산이 좀 가파른곳이라서 움직일수가 없더군요.
(음...뱀이 계단위에 있고....저는 전투화 신은채로 계단아래라면 뱀은 힘들이지 않고도 제 종아리를 물수 있습니다)
자주 뱀을 잡았기에 항상 어려움없이 잡았었는데 그때는 정말 땀이 삐질삐질 나더군요;;
그리고 그녀석은 여태 잡은넘이랑 레벨이 다른넘이였습니다.
독사인데도 길이는 1미터가 넘었으며 굵기는 박카스병보다도 더 두껍더군요.
미동도 않은채 손에 잡히는 가지를 살짝 꺾었습니다. 그리고 뱀을 바깥쪽으로 쓸듯이 살짝 밀어냈습니다.
(그때 그순간에 생각한건데...뱀을 나무가지로 바깥방향으로 힘껏 던지려하면 우리손은 항상 위쪽방향으로만 접혀지기 때문에 뱀이 내 머리위로 떨어질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살짝 밀어냈습니다)
그제서야 뱀이 저를 인식했는지 막 도망가기 시작하더군요.
쫓아가서 뱀을 잡았는데 ㄷㄷㄷ
1미터가 넘는 길이에 굵기;;; 더욱 놀라운건 턱의 모서리 부분이 돌기로 되어있다는거....
턱 모서리가 맨들맨들한게 정상인데...볼록볼록 돌기가 있었던 것입니다.
손을 덜덜 떨면서 생각했습니다.
이건 행보관한테 주기보단 보관을 잘해서 들고 나가야겠다고...
PX고참에게 말해서 백세주 2병을 사서 병에 뱀과 술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밤에 자려고 누웠는데도 심장이 콩콩뛰면서도 뭔가 해냈다는 기분에 잠이 쉽게 오지 않았습니다
다음날.....룰루 랄라....
저희부대는 검열이 자주나왔기에 PX에 뱀을 그대로 둘수 없었습니다
걸리지 않고 휴가때 무사히 들고 나가기 위해 산에 묻어야해서 뱀을 찾으러 갔습니다.
그런데............아 젠 장;;;;;;;;;;;;;;;;;;;;;;;;;
뱀이 그 뱀이..........대가리를 쳐박고 죽은것입니다 ㅠㅠ
얼마나 어렵게 잡은건데...한병 만원하는 백세주도 두병이나 부었구만 ㅠㅠㅠㅠ
(바닥에 대가리 쳐박은뱀//비늘빠진뱀//상처있는뱀술은 먹으면 안된다네요)
8개월 고참이 힘들게 빼낸 백세주...
장교, 하사관, 고참들 눈 피해서 이리 저리 숨겨서 담은 뱀술인데 말이죠.
어쩔수 없는 일이죠.....
아쉬움에 산속에 묻어둔 카메라를 들고 와서 사진으로라도 남겨야겠다...
그렇게 사진을 찍은게 지금까지 왔네요
왼쪽순서대로 M60탄피//아팟치 탄피//K2 탄피// 그리고 바닥에 대가리 쳐박은뱀입니다
굵기가 대충 보이시죠?
참고로 사진에 보이듯이 우리나라 뱀중에 회색과 검은색 섞인건 독사와 물뱀인데 물뱀은 배가 흰색이 아닙니다
그리고 밑에 사진은 작년에 낚시중에 건너편에서 넘어온 무자치(물뱀)입니다
![file_down[4]_freebd03092230.jpg](/bbs/data/file/freebd/file_down%5B4%5D_freebd03092230.jpg)
저도 산골마을에서 자라
어릴적부터 뱀을 많이 잡아 보았지만
구렁이는 큰녀석 많지만
그렇게 큰 독사는 처음입니다
행복하고 건강한 출조 되십시요
85년 연천에서 근무하면서 까치살모사 잡으러 많이 다녔습니다.
저도 까치살모사 m급 몇마리 잡아봤습니다.
타 독사에 비해서 큰놈들이 많은듯 합니다.
특히 살모사종류중에는 제일 큰 종이라 알고 있습니다.
한번은 말년에 빼당(뻬치카당번)할적에 탄을 갤려고 하는데 한샆푸니 그안에 m급 까치독사가....
한평도 안되는 공간안에서 m급 까치와의 만남...
상상되십니까? ㅠㅠ
꽃뱀은 여름철 10원 가을철 20원
70년대이니까 일주일에 10마리 잡으면 꽤 큰 용돈이었습니다.
그래서 신문도 받아 보고 읍내 만화가게도 가고 그 당시 어묵도 사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도 미터가까이 되는 독사를 잡았는데
아마 그때가 76년도 6월경입니다(오디가 한참 익던 시절)
후배랑 오디를 따 먹으러 앞산에 갔습니다.
저는 슬리퍼(딸~딸~이)신고 후배는 장화를 신고
열심히 오디를 따 먹는 데 "쉬 쉬"하는 소리가 들려 아래를 보니 독사가 한마리 머리를 들고 바람소리를 내고 있더군요.
후배를 불러 오른발 장화를 벗어 내가 신고 뱀을 잡으려 하니 움직입니다.
서둘러 앞길을 막고 장화로 머리를 누르고 살살 비벼 머리를 잡고 꼬리를 잡으니 엄청 크데요.
독사가 송곳니로 독을 뿜는데 꼬리를 잡은 손바닥에 독을 받았습니다.
노린내 비슷한 냄새가 나는데 그걸 잡고 집에까지 갔습니다.
하지만 우리집 식구들은 모두 충치가 있어서 독을 마실 사람이 없었습니다.
독은 버리고 뱀은 동네 어른이 사겠다고 하여 그 때 돈으로 2천원을 받아 라면 한박스 사서 집에 두고
나머지는 용돈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뱀을 소주 대병에 넣으려 해도 머리가 커서 안들어 갔는데 동네 어른은 어떻게 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네요.
독사하니까 옛 생각이나서 한 번 적어봅니다.
잘읽었습니다. 어복 충만하세요
그리고 사주로 담기에 백세주는 도수가 너무 약합니다.
약으로 쓸려면 적어도 35도 이상의 독주에 담그십시요.
고량주에 담그면 좋다고 하더군요.
준비물은 날을 잘 세워놓은 낮 한자루와 소금 성냥 소꼴베로 산속으로 갑니다...
시골에서는 들로 산으로 나가면 먹을것이 많았지요.제일 만 만 한게 개구리 요놈 뒤다리 구워 먹어면 지금에 갈비살 보다 더
맛이 있습니다.
그다음 만 만 한것은 너불때기 꽃뱀 여름이면 보통 하루에 10마리는 거뜬히 잡았지요..
불을 놓아야 합니다 개울 옆에서 잡아서 물에 깨끗히 씻어 불에 꿉습니다...기름이 잘잘 나오지요...
뱀에 등뼈는 좀 억셉니다 낮으로 끊어서 소금에 찍어 친구 들이랑 배를 체우지요...
먹을것이 없든 60년대에 시골에서는 독사 능구렁이 구렁이 겨울잠을 자는 넘들을 잡아서 물물 교환을 많이 했지요.
다 좋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만 능구렁이 사주는 허리 아픈데는 효과보는 분 들이 많이 있습니다.
살모사 나도 이렇게 큰 살모사는 처음봅니다...
어릴때 부터 뱀은 많이 접했지만 아직까지 반가운 손님은 아닙니다...
좀 있어면 뱀이 나올 시기입니다...조심하십시요...
<야생동식물보호법 제정>
2003년 1월부터 불법으로 잡은 야생동물을 먹는 사람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백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또 그동안 보호 대상에서 제외됐던 개구리.뱀 등 양서류.파충류의 포획도 금지했다.
사주 담갔으면 좋은술이 됐을텐데...^^
뱀 한방에 제일 많이 잡은 기억
13마리입니다.
개체수도 많이 줄어들어서 언제 이땅에서 사라질지 모르는 동물입니다.
혐오스럽다고 그 동물을 없애면 먹이사슬은 깨어지게 되고...그 결과는 역시 인간에게 돌아옵니다 ㅋ
뱀들에게는 우리가 이방인입니다.
우리가 뱀을 피하는게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