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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가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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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셋 12월에 맞선을 보고 한 달 채 못되어 지금 아내와 결혼하였습니다. 설 지나면 한 살 더 먹기에 설 전에 서둘러 식을 올렸습니다. 결혼 후 바로 분가하지 않고 큰 집에서 생활하였죠. 막내지만 자식된 도리로 얼마간이라도 부모님을 모시고 싶은 생각이었습니다. 9개월 지난 후, 분가하라는 부모님 말씀에 큰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으로 방 두칸 짜리 전세를 얻어 분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인사이동에 따른 마산으로의 이사, 다시 고향으로의 복귀로 이사, 다시 부산 발령으로 주말부부의 생활- 6년간의 이사 前歷입니다. 월급쟁이면 흔히 겪는 애환이랄 수 있죠. 97년, 내 생애 최고의 해를 맞게 됩니다. 마흔에 늦둥이 아들을 얻었고, 부산에서 다시 고향으로 오게 됨과 동시에 승진하여 금의환향 했습니다. 그리고, 취직 후 12년, 결혼 생활 8년 째 드디어 전세 탈출 내 집을 갖게 되었습니다. 분양 포기로 남은 잔여 세대 중 25평 아파트를 청약하게 되었고, 그동안 모아두었던 돈과 얼마간의 대출을 받아 입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내의 알뜰한 살림살이 덕이었죠. 더군다나 어느 누구에게도 손을 벌리지 않고 두 사람의 노력 끝에 얻어진 '우리 집'이었기에 그 기쁨은 형언할 수 없었습니다. 입주하던 그날 밤은 결혼 첫날밤보다 더 설레였습니다. 아내와 꼬옥 포옹하며, 잠 못 이루었던 밤이었습니다. 아마 결혼 후 지금까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듬해, IMF로 직장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실직이라는 아픔을 겪게 되었습니다. 13년간의 직장생활, 휴가 한 번 제대로 다 쓴 기억이 없을 정도로 앞만 보고 달려온 세월이었습니다. 얼마간을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고 그저 쉬고 싶었습니다. 1박 이상은 힘들었던 낚시- 늘 꿈꾸었던- 시간에 구애받지 않은 낚시도 즐겼고, 일요일 밖에 허락치 못하던 바다 낚시도 물때에 맞춰 갈 수도 있었습니다. 새로운 직업에 대한 준비도 하고 있었지만 쉽게 나서지는 못했죠. 실업급여가 끝날 즈음, 구조조정으로 인한 넘치는 인력으로 기술직이 아닌 관리.사무직 경력으로 재취업할 곳은 흔치 않았고, 직장 생활은 싫증도 났던 터라 장사를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자신만만 하였으나, 세상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이론과 실제의 벽은 높기만 하였습니다. 또한 경험 부족과 장사 스타일과는 조금 동떨어진 성격으로 경기 침체를 탓하기 이전에 모든 부분이 제 능력 부족이라는 것을 절실히 실감했습니다. 세 번 째 업종을 선택할 때, 아파트 대출을 받았습니다. 장사가 조금 안되는 달이면 그리 많이 주지도 않는 생활비 주기에도 급급했죠. 가게 세에, 대출이자에 부담은 자꾸 늘어 가고…… 아내는 생활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되고자 외판일을 시작하였고 8년째 아직 하고 있습니다. 못난 남편 만난 탓으로…... 결국은 집을 팔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아내는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전세 주택으로 이사 하던 날, 온 몸에 기가 빠져나가는 듯한 허탈감이 밀려오고 있었습니다. 그날 밤은 나의 무능함과 자책감으로 한숨만 토해내는 불면의 밤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말할 수 없는 회안(悔顔)으로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느낌이었습니다. 결혼 후 가장 침울했던 밤이었습니다. 4년 전, 아버님 마지막 가시는 그 길… 한 줌 흙으로, 이불 삼아 덮어드릴 때 용서를 빌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아부지 걱정하실까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어머님만 모르십니다. 아이들에게까지 입조심 시켰습니다. 아, 정말… 이 불효를 어찌 감당할까요...... … ※예고 : 다음 이야기는 "복실이의 눈물"

에고 저도 사업하다 그때 쯤 폭삭 하고 그때 진 빚을 얼마전 까지 갚았습니다

남의 일 같진 않습니다

고진감래 라는데 곧 더 좋은 날 들이 오겠지요
고대등 같은 집에 들어가실 날 꼭 올겁니다.
힘 내시고, 돈 많이 버세요.
꼭 건강하시고요.
댓글을 달아봅니다

가정의행복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좋은글
잘읽고갑니다
짠해집니다 젊은놈 깊이 새기겠습니다 ... 앞으론 평탄한길만 있으시길 바랍니다
이렇게라도 맘에 담고 계시지 말고

풀어 놓으세요....


맘에 응어리라도 생기지 않게요...
소박사님, 蓑笠翁님, 노벰버레인님, 월송님,
고마운 댓글 감사드립니다.
N봄향기님, 이제 마음 속 응어리가 거의 삭았습니다.
마음의 여유가 조금 생겼고 이런 글도 올릴 수 있습니다.
걱정해 주심에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뭐라고말씀드리기가....
찡합니다
아무쪼록 힘내시고 편하게 웃는얼굴로 뵈었으면 합니다
반성 많이하게 만드는글 이네요
소름이 돋습니다...

몇번의 사업실패로 저두 가진것 모두 털었든적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살아남아야한다는것 생각외에는 어느곳에라도 한눈 주지않고 가고 있습니다...


열심히 살아보입시더....선배님!

언젠가는 따뜻한볃드는날 오지않겠습니까? 힘내십시요..........
화이팅 입니다
좋은 날이 올겁니다

힘내십시오 *^^*
지난날 아픔은 다가올 날에 거름이다
라고 하시던 재수시절 학원장님께
들었던 말이 생각납니다

이제 거름 효과 좀 보셔야지요^^~

매일 매일 행복하세요!
참붕어대물님
까까요님
무안이님
샘이깊은물님
쌍마님
힘 주신 댓글에 감사 드립니다.
월척 회원 모든 분도 함께 화이팅!
삶이 그대를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말라......

기쁨에날 돌아오려니......

희망과 용기를 버리지 않으신다면 옛시의 한구절처럼

기쁜날만이 기다릴겁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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