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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도 낚을 수 있는 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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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낚시를 가르쳐준 스승님이 세분 계신다. 맨처음 찌오름을 가르쳐준 스승님은 7년 연하의 동네 후배이다. 이 스승님은 나에게 낚시의 기초를 가르쳐주셨다. 낚시라는 병에 걸리게한 병원균인 셈이다. 비록 연하이지만 왜 자연을 훼손해서는 안되는가를 낚시라는 병에 빠지기 전 , 같이가기만 하면 자연이라는 장소에서 가슴터지도록 시원한 물과 함께 술이라는 쥐약을 마시는 재미로 따라다닐 때부터 강조해준 나의 스승님이시다. 나는 이 후배를 지금도 스승으로 모시고 있다. 또 한분은 논산의 탑정지에서 우연히 만난 칠순의 어르신이시다. 이 스승님은 후배에게 배운 낚시의 기초를 완전히 뒤바꾸어 놓으신 분이다. 떡밥 개어놓은 것을 보시고 , 초보가 반나절 낚시에 40여 수 해놓은 것을 보시고(어깨에 힘 주고 있었습니다^^) 질타하신 분이시다. 그렇게 낚시하니 그 포인트에서 그것 밖에 잡지 못한거다 라시며... 떡밥개는 것과 채비던지는 요령, 포인트 보는 요령등을 낚시도 하시질 않으시고 저녁 때까지 가르쳐 주셨다. 그분은 탑정지 인근에 사시면서 탑정지에서만 사십년 이상 낚시를 하셨다고 하셨다. 인상적인 것은 하얀 면바지에 옆구리에 차신 휴대전화. 벌써 십년이 다되어 가는데 그 당시 귀한 휴대전화가 옆구리에 달려 있던 노신사분. 아직도 거기에서 낚시를 하고 계시는지... 친구 분과 두분이서 낚시를 다니시는 그 분의 살림바구니에는 늘 도시락이 세개였다. 두 개는 두 분의 몫이고 한개는 옆의 분이 누구이던지 옆사람 몫이었다. 탑정지에 갈 때마다 일년에 한 두번은 뵈올 수 있었는데 언제인가 부터 안보이신다. 아무렇게나 걸어내면 붕어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시며 우연히 걸어낸 붕어는 놓아주시던 분 , 아직 멀었지만 그 분처럼 낚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스승님이시다. 또 한 분의 스승님도 탑정지에서 만났다. 그 분은 자칭 탑정지낚시기술자라고 하셨다. 탑정지의 포인트를 눈감고 짚어내셨다. 그 분이 앉은 자리 주변에는 늘 낚시꾼들이 몰려있었다. 늘 간이의자와 36대 하나만 차트렁크에 싣고 다니며 내가 낑낑거리며 한마리도 걸어내지 못하고 있을 때 옆자리에 앉아서 한시간 만에 십여수를 걸어내며 이만하면 기술자는 되겠지요?라며 웃으며 소주 한잔을 권해 주시던 나보다 오년 연하의 그 스승님. 단지 붕어잡는 기술자라며 꾼이 되려면 멀었다고 하시던 젊은 스승님... 한저수지를 알면 다른 저수지도 보인다던 그 스승님도 요즈음엔 뵐 수가 없다. 내가 붕어를 낚으면서 낚았던 나의 스승님들 지금은 두분은 뵈올 수가 없지만 내 붕어낚시에 많은 것을 남겨주신 분들이다. 붕어만을 낚는 것이 낚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신분들... 인간을 낚는 낚시가 무엇인지를 어렴풋이 가르쳐 주신 분들... 나는 지금 어설프게 그 분들의 흉내를 내고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조련님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감동적인 글 잘 읽었습니다. 엔딩 귀절은 가히 아름답기까지 합니다.ㅎㅎ 조련님의 글을 일고 붕어를 낚는것 만이 낚시가 아니라는 사실에 저의 확신도 더욱 굳어 지는것 같습니다. 작금의 여러 지명도 높은 낚시인들의 조과에 연연해 하는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테크닉의 이론화,학문화는 어느 수준에 와 있다고 본다면 낚시의 개요,정의 ,역사 등의 정보 교환은 좀 미흡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형 서점에 가면 종종 찾을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지명도 높은 낚시인들의 많은 지도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끝없는 조련님 자신의 그 발견을 기대 합니다.
아웃싸이도님, 안녕하세요. 저도 반갑습니다.
칭찬이 과하여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요즘 시끄러운 자유게시판을 보면서 나는 낚시를 왜 하는가하는 생각에서
예전 처음 낚시를 배울 때 저에게 사심없이 아무런 인연도 없는 사람에게 낚시하는 방법을 지도해 주신 분들이 생각나서 끄적여 봤습니다.
낚시는 조금 할 줄 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소한 대물낚시라는 이 월척사이트를 만났습니다.
예전의 그 스승님을 만난 것 같이 반가웠습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제게 필요한 정보도 많이 얻었구요. 고맙고,그래서 이 월척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제 단순한 생각에는 이런 인터넷 사이트는 붕어를 낚는 기술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월척이라는 이 사이트에서 우리는 얼마든지 인간을 낚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 고집과 내 생각을 조금만 접을 줄 안다면 우리는 이 디지탈적인 인터넷의 세계에서 아날로그적인 인간을 만날 수 있겠지요.
저도 한순간 흥분하여 글실수를 한 적도 있습니다.
많이 반성하고 있으며 가능한 글을 올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노하우를 거침없이 퍼주는 이 월척에서 예전의 스승님들을 느끼면서
저는 인간을 낚고 싶은 마음이 생기곤 합니다.
나이나 연륜에 상관없이 존경심이 생길 수 있는, 말없이 지켜보고 계시는 월척회원님들이 더 많이 계시리라 믿으며 오늘도 월척의 여기저기를 헤메고 있습니다.
더위가 수그러드는 기미가 보이지만 많이 덥습니다.
건강 유의하시고 저와 같은 생각을 해 주신 아웃싸이도님의 조행길에 늘 행운이 함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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