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연극이다

인생은 연극이고 세상은 무대다. 자신은 작가이자 연출자며 주연배우다. 각본은 미리 주어지지 않는다. 모든 우연이 충돌한다. 따라서 추측이 불가하다. 사건의 인과를 숙명이나 운명, 필연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 그것은 바램일 뿐이다. 삶은 우연한 충돌일 뿐이다. 비정한 해석이라 진심으로 미안하다. 내 인생에 스쳐 가는 수많은 우연, 조연들. 무덤덤해도 설레는 척해야 하고, 미워도 웃어줘야 하고, 단단해도 흔들리는 척한다. 막이 오른 무대 위에서는 실수조차 연기가 된다. 또 다른 스토리로 진화한다. 하여, 살면서 실수하지 않겠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오랫동안 나를 괴롭힌 놈이다. 오십여 년 동안의 연기인생.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배역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지, 실수하지 않는 게 아니다. 내 연기에 대해 쏟아지는 갈채나 비웃음, 찬사나 악평이 결국은 다 부질없다. 언제나 깨어 열심히 살다가 막이 내림과 동시에 무대에서 미련 없이 내릴 테다. 내 안에 내가 너무 많다 # 말이나 물건을 함부로 흘리지 말아야 겠습니다. 모든 것은 적재적소가 있으니까요. 사물과 사건의 한 면만 보지 말아야 겠습니다. 측면과 후면, 단면도 있으니까요. 침묵하는 다수를 오해하지 말아야 겠습니다. 내가 지금 알게 된 것을 그들은 진작 알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