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밤
기숙사 생활하는 아들녀석이 한주내내 공부하고 돌아온 날이라
외식을 하러 갔습니다
쭈꾸미가 제철이라서 제철 음식 먹인다고 쭈꾸미 삶고 볶은 음식을
푸짐하게 먹었습니다
저녁먹었던 식당 텃밭에 굵은 해바라기 대가 쓰러져 있는데
그 두께가 상당해 월척의 찌공방 솜씨 좋은 이들이 생각나더군요
열 서너개 정도 굵은 줄기가 2미터 가량 자라 마른것이어서
찌자작 하시는 분들에겐 괜챦은 찌재료가 될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필요하신분 계시면 쪽지 주십시요
버려진것이니 저녁에 시간내면 수거 가능할 겁니다
식사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아홉시 삼십분
아들녀석 집에 올때마다 꼭 하는게 있습니다
마주보고 선채로 안아 등펴주기 ..
일주일 동안 긴장된 허리근육을 서로 번갈아 풀어줍니다
집사람이나 딸아인 74키로 덩치를 들수없어 꼭 아들이 집에와야 가능합니다
씻고 간식먹고 아이들과 장난치며 시간 보내다 열시 반이 넘어서야
출조준비를 했습니다
현관바닥에 엎드려 집사람 .아들.딸이 읍소하며 장난스레 배웅을 합니다
잘 다녀오소서 .. (진짜 라니까요 )
음 ... 그래 잘다녀오마
낚싯터에 주차하고 아무도 없는 빈 저수지 에서의 밤낚시를 준비합니다
카텐 펼치고 오랬만에 침낭 펼치고 보일러 설치하고 대펴고 ...
그런데 날씨도 상당히 춥고 물 가둬놓은 논엔 얼음이 얼었습니다
채비마저 큰바늘 무거운 채비로 바꿔 놨는데 이번주 조건과 맞지 않을것 같은
불길한 예감..
예상되는 좋은 조건보단 나쁜 예감이 더 잘 들어맞습니다
꼼짝없는 찌
오랜만에 열대를 넓게 벌려 요소 요소에 찌를 세웠는데도 요지부동입니다
두시간여 ..
자정넘어가며 물안개가 피어 오르고 콧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춥고 낚싯대는
한겨울 마냥 서리꽃이 피었습니다
보름달은 아니지만 유난히 큰달이 특이하다 생각하며 바라보고 있는데
차고 맑은 밤하늘에 유성이 길게 꼬리를 그으며 떨어집니다
예전 시골에선 유성이 떨어지는 방향을 보고 병자의 안위를 걱정하기도 했었답니다
날은 춥고 고기는 안나오지만 혼자 지내는 밤에 감흥이 절로 납니다
세시간여... 입질 한번 없는 이른바 대물낚시 (낚시 장르중 가장 쉽고 편한 낚시라 생각 합니다 )
자리에 앉아 찌만 바라보다 대를 펼쳐둔채로 카텐트에 들어가 잘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아뿔사 .. 보일러가 말썽입니다
낚시용품은 늘 완벽하게 준비하는 편인데 오랬만에 사용하는 보일러라 점검을
대충했던게 화근입니다
보일러에서 끓은 수증기가 호스로 배출되지못해 엔진이 달은 증기기관차 처럼 폭팔 직전이 됐습니다
어두운 밤에 차 지붕을 오르 내리며 보일러 고치는것도 쉽지않아 (얼어 미끄러운 관계로 )
추운밤을 즐기기로 했습니다
침낭을 펴고 다운점퍼를 입었지만 춥더군요
새벽녁 날이 새고서야 자다 깨다 선잠끝에 겨우 잠들었습니다
아침 ...
찬 없이 누룽지를 끓여 놓고 물병의 마게를 틀어 찬물에 새수하고 양치하고
썬크림 바르고 낮 낚시할 준비를 했습니다
낮 낚시는 보트 낚시로 ..
지렁이
자게판에 지렁이 살땐 꼭 바늘크기에 맞는지 확인하라고 써놓고도
낚시방 영감님 말씀만 듣고 확인하지 않았던게 후회가 됩니다
감성돔 3호 정도 되는 바늘에 잘 끼워지지도 않는 작은 지렁이 .
그나마 다섯통을 삿으니 되는대로 끼워 쓰면 그나마 낚시가 될것도 같습니다
이번 낚시는 여러모로 준비 부족에 맞지않는 조건입니다
굵고 무거운 채비에 추운날씨 .저활성
물이 손시려울 정도로 차고 물색도 많이 맑아졌습니다
상류 부들밭 아래 바닥 고르고 말풀이 듬성한 맨바닥 ..
이곳에서 낚시하면 제일먼저 찿는 포인트입니다
아침시간대 해가 들면 깊은곳에서 나온 붕어들이 수온 오르는 수촛대로 접근하는 길목이어서
고기들이 잘 나오는곳 인데 입질이 드물고 입질 형태도 좋지 않습니다
종일 미미한 입질 끝에 여덟치 두마리 포함 이십여수 ..
굵은 녀석들 얼굴도 못보고 시원한 입질도 못보고
한눈 파는사이에 대를 차고 나가는 시원한 먹성도 없었습니다
짐을 하나 하나 차에 싣고 주변 정리하고 기숙사로 돌아가는 아들녀석 배웅하러
급히 집으로 달려 갔습니다
집밖에서 외박하고 돌아온 남편
음식준비하던 집사람과 아들.딸이 나갈때처럼 바닥에 엎드려 어서 오십쇼 ..
(이것이 읍소입니다 .이런 환영인사 못받아보신분 부러우시죠 )
우스꽝스런 환영을 해주지만 곧 남아있던 가족들의 집중 포화를 맞았습니다
추운날씨에 야숙했던 것에대한 원망입니다
조황이 좋지 않았지만 늘 좋을순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 주어진 그대로 즐길밖에요
찬 수온에 조과가 빈약했지만 무거운 채비탓은 아닙니다
그래서 일부러 예민한 채비로 다시 변경하지 않을겁니다
언제고 조건이 맞으면 또 열심히 당기고 달아나는 붕어와의 만남이 있을거라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즐거운 하루 외박이었습니다
아침 출근때 동생 기다리며 보는 시골가게의 어느 아침
오늘 아침 그 가게 풍경
연세 지긋한 어르신이 꾸려 가시는 가게인데
점차 이런 풍경이 사라져 가 안타깝습니다





있는 그대로 주어진 그대로 즐길밖에요
찬 수온에 조과가 빈약했지만 무거운 채비탓은 아닙니다
그래서 일부러 예민한 채비로 다시 변경하지 않을겁니다
언제고 조건이 맞으면 또 열심히 당기고 달아나는 붕어와의 만남이 있을거라
믿기 때문입니다"
춘디 수고하셨습니다.
잘 배웠습니다.
일욜 영광 댕겨왔는디~
마파람에 게 쫒기듯해서....
이번 주말엔 꼭 함 찾아 뵙겠습니다.
문중 시제때문데 또 가거덩요
어제는 조카 결혼(영빈)
4/9날엔 홈커밍데이로 또 가구요
연락 드림 잘 가르쳐 주세요~?
저번에 올리신 사진보니 최소 85는 넘으실듯 하시더만.
74도 부럽구먼유~
붕어 그만 괴롭혀유!
맨날 헷갈려요
성아님 가르켜 드릴게 무어 있나요 ?
이미 고수시면서 ..
엉아님
동글 동글한 74키로하고
길고 막대기 74키로하고 뭐가 무겁게요
전 동글 동글해서 (짜리몸땅) 좀 거무거워요
저도 이틀을 노숙했는데
유빙(?)은 첨 봤어요
보령댐에서 내려오는 웅천천 줄기인지라
오전이 되니 밤사이에 얼었던 얼음이
전체를 덮다시피 해서 대량으로
한시간을 넘게 떠내려 오더군요..
시골 구멍가게 풍경이
참 정겹네요~
오랜만에 보는
"붕애" 시리즈 두분의 나란한 댓글이누만요 ^^
암튼 은둔자님은 부지런도 하십니다.
그리고 참 부럽기도하고요. 절제된 자유로움이 부러워유~~~^^
옛날 많이보던 진짜 점방입니다.
눈이 녹아 없어진 가게앞이 깨끗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