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한 번씩 흔들릴 때 나를 찾아오곤 했었지.
그저 보고 싶어 왔다며 별말은 없었지.
마음속 답가운 심정 털어놓으면 조금은 속이 시원할 터인데
뭔 놈의 자존심은 남아서 나한테도 얘기하질 않았는지...
숱한 무언의 대화를 나누었지만 아쉬움이 남아 있었네.
그날은 약간의 취기가 오른 얼굴로 찾아와 힘없는 낮은 목소리로
'이 나이 먹도록 어느 것 하나 해놓은 것도, 이룬 것도 없다.'라며 자책을 하였지.
'세상 사는 것 다 그런 것 아니냐.'며 가볍게 말을 건넸지만
내 눈에 비친 자네 모습은 의아스러움을 넘어 애처롭게 다가왔다네.
예전의 자네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네.
부와 명예와 권세, 어느 것 하나도 가지지 못했다고 실패한 인생은 아니라고
자네가 나에게 자신 있게 말하지 않았는가?
또한, 정당치 않은 방법으로 세 가지를 취한 이들이 결코 부럽지 않다며
신랄한 비판마저 서슴지 않았던 자네의 그 패기 어린 모습이
빛바랜 낙엽처럼 퇴색되었음에 안타까운 마음만 가득했었다네.
물론 자네의 지치고 힘든 삶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어쩌지도 못하는 세월 앞에 자꾸만 약해진다고 변명은 하지 말게.
자네 역시 흔들리는 가녀린 인간이었음에 동병상련을 느끼지만
자네가 흔들릴수록 나 역시 흔들릴까 두려운 마음이라네.
언젠가 내게 들려준 자네의 말을 아직 잊지 못하고 있네.
세상 것 아무것도 얻지 못했어도 자네만이 가진 보물스런 것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그것이 무엇이냐고 묻지는 않았지만 난 짐작할 수 있었네.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고 품을 수 있다면 행복한 삶이고
누구나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질 수 있다면 진정한 자기의 성공이라고 하였지.
그런 자네였기에 너른 가슴이 아닌 초라한 등을 내게 보이리라고는 의외였었네.
하여, 차마 자네에게 건네지 못했던 쓴소리 한마디 하려 하네.
자네, 무얼 그리 연연하는가?
아직도 비우지 못한 욕심, 언제까지 가져가려 하는가?
자넨 그것이 욕심이 아니라고 항변할지 모르나
그것은 한갓 욕심의 잔재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리라 보네.
이제는 채우기보다 비워야 할 나이 아닌가?
채우지 못해 아쉬워하기보다 비우지 못함을 아쉬워해야 않겠나.
채움이 아닌 비움으로 더 많은 것을 채울 수 있기를 바라네.
이젠 자네 자신을 좀 더 사랑하라 말하고 싶네.
에고이스트가 아니라,
쓸데없는 욕심으로 인한 자책으로 스스로를 아프게 하지 말라는 말일세.
자네가 가장 좋아했던 말,
또한 자네가 늘 바랐던
어느 것에도 연연하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네.
내가 자네에게 좁은 등 한 켠이라도 내어줄 수 있었음을 고맙게 생각하며
언제까지나 자네의 영원한 친구로 남고 싶네.
이글을 접합니다.
오늘 출근길엔
홀로 자신의 조중함과
정신의 값어치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부,명예,권세보다 더 소중한것이
정신이 아닐까...얼핏 잠깨어 돌아봅니다^^
계절이 바뀔때마다 더욱 그런거 같습니다
정신 바짝차리고 열심히 살아야 겠습니다
아침에 글을 읽다보니
무거워 지네요.
나이가 들수록 패배감을 많이 느낀다는 조사 결과를 보면서 남자의 세상이 참 힘들다는 걸 실감해 보곤 합니다.
그러나...
상대적이라는 걸 인식합시다.
내가 가진것 저사람은 없음을
그리고 나만의 것들이 잇음을
식상한 말로
잘 자라준 자식들......내가슴 벅찬 희열을 주는 내 가족...이것만으로도 ...
새벽녘에 문득 잠이 깨면 이생각 저생각 꼬리를 물어서..다시 잠들기 쉽지 않네요
생각이 많아 그런가 해서 집사람한테 고민삼아 이야기 했더니 나이가 많아서 그렇다고 하네요 ㅠ
나이 많음 잠이 없다고...더더욱 씁쓸합니다
선배님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