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생에서는 반드시 자신의 아픔을 말해주길. 혼자 아파하지 않길.』
춥고 배고픈 직업이 그림 그리고, 글 쓰고, 음악 하는 일인데
아들내미는 글을 쓰겠다고 합니다.
재작년이던가 느닷없이
"아빠,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써요?" 묻길래
"읽는 사람이 재미있거나, 감동을 하거나, 무언가 배울 수 있다면 좋은 글이란다."
대답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쓴 글이라며 어떤지 보아달라 하더군요.
처음엔 이렇게 쓰면 좋겠는데… 아빠는 이런 생각인데 너는…하다가
얼마 후 다른 글은 냉정하게 평가를 하였지요.
삐쳤는지 그 이후론 잘 보여 주질 않았습니다.
얼마전 BTL이라는 청소년 문학예술지에 원고를 보냈다고 하더군요.
보자고 하였더니, 글이 게재되면 보여준다고 은근슬쩍 빼더군요.
다행히 여름호에 글이 실리게 되었습니다.
여태껏 쓴 글보다는 괜찮은 듯 보이나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를 받아보고 싶네요.
이곳에 글을 올리고 평가를 받아보고 싶지만
곰곰 생각해 보니 댓글들이 환하게 보이고^^
글이 하루에서 이틀 정도 머무르기에 추억의 조행기란에 올렸습니다.
춥고 배고픈 길을 가겠다는 아들.
한 걸음 더 나아가길 바라며,
따습고 배부른 작가가 될 수 있게
부디 거침없는 가르침 부탁합니다.
작가가 되겠다는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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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라기 보다는 취미로 글을 쓰시는 작가님들 많습니다...
제가 살고있는 이곳에 작가협회도 대부분 직업이 있는분들이죠...
전 개인적으로 좋은글 보다는 좀 허름한 모양새에 글이 더 좋더군요...^^
아드님에 글을 보러 어여 달려가야겠습니다...휘리릭~~~~
자주 인사드릴께여^^
선배님 글도 원더풀~~^^
아이들 키우면서 제일 큰고민중에 하나가 진로걱정인듯합니다
현명한 결정하실줄 믿습니다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소질이 있는거 같습니다
그나물에 그밥ㅡㅡ어버버버
부전자전 이실듯 합니다ᆞ^^
고1 관점으로는 다루기 어려웠을 삶과 죽음을 배경에 깔아야 하는 장례식장의 분위기를
날카로운 눈으로 살펴보고 핵심을 짚어 글로 설명하는 글재가 있습니다. 등장인물 구조와 상황전개를 풀고 맺는 질서도 안정적이고요.
써놓은 글을 평가한다는 것이 애초부터 모순된 일이기는 합니다만,
굳이 분석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글을 얼마냐 잘 쓰느냐의 테크닉의 문제가 있다면, 무엇 때문에 글을 쓰는가 하는 작가라는 절대적 시점의 관점이라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만일 더 정진할 필요가 있다 한다면 '왜' 이글을 쓰는가의 명확한 작가적인 관점을 들어내고 주제로 강하게 연결해 주는 쪽에 크기를 키워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고1 이라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지금으로도 테크닉과 관점 모두에서 장점이 많았다 생각 하였습니다.
3인칭관찰자 시점 대신에 1인칭자전적시점을 택한 것도 아마 본인 나름대로는 무엇인가 계산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작가관점과 함께 글속에 명확하게 들어나 있지 않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전체적으로는 고1 수준이라 보기 어려울 정도의 좋은 글입니다.
제 주변에도 천재소리는 들으며 일찍부터 글을 써서 유명했던 분들이 계셨지만, 아쉽게도 일찍 두각을 나타내고는 대학을 졸업할 정도 되어 글쓰기를 아예 접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더러는, 최인호 안도현으로 이어지는 경우처럼 몇몇 사람이 그랬듯이 이미 고등학교 때부터 글 잘 쓰기로 유명하여 나중에도 훌륭한 글쟁이가 된 사람이 있지요.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를 제 주변에서 더 많이 보았습니다. 대학 때 까지는 그저그런 글을 쓰다가 서른살 이후에 정말 좋은 글을 쓰신 분들을 여럿 알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서른 이전에 쓴 글을 모두 불살라 버린 사람도 있습니다. ‘그동안은 연습이었다, 이제부터는 글을 쓸란다!’ 하는 말을 하시더군요.)
글을 쓴다는 것은 재주만 가지고도 결심만 가지고도 안 되는 일이어서, 결국은 무섭게 버티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 길이 설혹 어려운 길이라 해도 자제분이 선택한 길이라면 그의 인생이므로, 자제분의 결심대로 놔둬야 할 일이겠지요.
문학 종사자들이 무슨 헛소리냐 하실것 같기는 합니다만, 미술이나 공연 쪽 보다는 문학은 겸업이 가능하여 꼭 전업작가가 아니라도 좋은 작품을 내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공연의 경우 대학교수 빼고는 겸업으로 모종의 예술적 성과를 내는 경우는 전무하다 시피 합니다. 그러나 시인의 경우는 반드시 그렇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였습니다.)
자제분이 문창과와 함께 문학을 전공하는 인문대 쪽을 두루 포함하여 전공을 선택하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까도 듭니다. 평생 글쓰기를 하는 작가가 삶의 목표라 하면, 어떤 선택이 더 유리할지 지금으로써는 다 판단하기 어려운 일이겠지요.
그리고 나이 먹은 사람들의 조언은 모두 부정확 할 것입니다. 앞으로 펼쳐질 그 어떤 일들에 대해 미리 정확히 안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제 조언은 헛소리에 가까울 것이겠지만, 버틴다는 의미. 알아주는 이 없고 본인도 다 만족하지 않는 결과를 내면서도 인생과 목숨을 걸고 예지력을 원고지에 메우는 일. 박수를 받아도 좋은 일 같습니다.
그 길을 정녕 자제분이 걸아가시겠다는 겁니까?
자상하신 아버지인품이면 걱정 안하겨도 되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글을 모르는 사람이 평가한다는건 무리수겠지요 ㅎㅎ
파트린느님 댓글에 추천을 더해봅니다
♥미소짓다님
♥노벰버레인님
♥이박사님
♥소박사님
♥소요님
♥복이굿님
♥피터님
♥소풍님
♥파트린느님
♥붕어와춤을님
소중한 댓글 주셔서 고맙습니다.
따뜻한 애정으로 많은 가르침을 주심에 참으로 고마운 마음입니다.
쓰는 흉내는 내는 듯 하나 아직은 시작에 불과함을 압니다.
혹시나 잘못된 생각으로 자만심이 큰 장애가 될까 싶어
채찍질이 필요하기에 평가를 부탁했습니다.
힘들고 어렵고 경제적 여유도 넉넉히 주어지지 않음을 아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자신이 좋아해서 선택하는 길이라면 응원하는 수 밖에 없겠지요.
귀한 시간 내셔서 장문의 글로 관심과 사랑을 주심에 거듭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