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님들 모두 추석 연휴는 잘 보내고 계신지요?
다름이 아니라, 이번 추석에 놀라고 황당한 일을 겪어 글 한번 올려 봅니다.
추석에 찾아온 조카 둘(6살, 8살)을 데리고 학교 운동장으로 축구를 하러 가던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아파트 주차장에서부터 공을 가지고 장난질을 치면서 뛰어 가던 조카놈 둘이 한꺼번에 차에 칠 뻔했지 뭡니까?
차종은 스타렉스였고 30대 중, 후반의 아줌마가 마침 차를 길 복판에 세웠는데,
저도 그땐 무심히 일단 정차를 하려나보다 하고선 뛰어다니는 조카들 이름을 부르며 빨리 가자고 했지요.
그런데 그 순간 서 있던 차가 갑자기 웽하는 엔진소리를 내며 저와 아이들 쪽을 향해 급후진을 하지 뭡니까?
저는 깜짝 놀라 뛰어오는 조카들을 몸으로 막으며 차 뒷부분을 쾅쾅쾅 두드렸지요.
하마트면 조카들이 명절 쇠러 왔다 끔찍한 일을 당할 뻔한 그 순간, 다행히 급브레이크를 밟으면서 멈춰 선 차....
저도 모르게 얼굴이 하얗게 질려 "아줌마, 운전을 이런 식으로 하면 어쩝니까? 애들 칠 뻔 했잖아요?" 하고 좀 큰 소리로 외쳤더니,
그 아줌마 되려 제게 큰소리를 치며 화를 냅니다.
주의하지 않고 뛰어다닌 애들 잘못이 크지, 어째서 자기 잘못이냐고....
그리고, 안 다쳤으면 됐지, 왜 자기한테 화를 내느냐고....(솔직히 저는 욕을 섞은 적도 화를 낸 적도 없고, 단지 큰소리로 따졌을 뿐인데)
"아줌마, 생각해 보세요. 마침 제가 옆에 있어서 몸으로 막으며 차를 세웠으니 망정이지, 하마트면 어쩔 뻔 했습니까?
오히려 제게 고맙다는 생각은 안 드십니까?
그리고, 제가 언제 화를 냈다고 이러세요?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네요." 몇 마디 옥신각신...^^
근데, 그 여자분은 막무가내였지요. 왜 자기한테 화를 내냐고 하면서 저보다도 오히려 배는 더 큰 소리로
별 희안한 꼴 다 보겠다며 험한 인상(?)을 짓더군요.
체격이나 인상으로 봤을 땐 무슨 격투기 선수 출신 같더군요. 잘 하면 한판 뜨자고 나오겠습디다. ㅋㅋ
기분은 더러웠지만, 안 다쳤으면 다행이다 하고 생각하면서 애들을 추스리고 운동장을 향하면서 지나가다 보니
그 여자분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서는 차문을 쾅하고 닫더니 (어라?) 아파트 밖으로 걸어나가더군요.
(나, 참, 기가 막혀서.... 아마 아파트엔 볼 일도 없는 외부 사람이었나 봅니다.^^)
아직도 그 때를 생각하면 생각하기에도 끔찍한 일을 당할 뻔한 것에 대한 놀람과 흥분이 가라앉지를 않습니다.
그때 제게 미안하단 말 한마디 없이 되려 화를 내고 언성을 높이던 그 여자분...
자기한테 왜 큰소리로 따지냐고 잡아먹을 듯이(?) 고래고래 고함을 쳐 대던 그 여자분...^^
그 분도 자식을 기르는 분인지 그저 궁금할 뿐입니다.
진짜 어이가 없더군요.^^
저는 급기야 화가 치솟는 걸 억지로 끝까지 참으면서, 될 수 있으면 최대한 소릴 낮춰 이야기 하려고 애썼던 것이 후회가 되려고 합니다.
아무튼, 저라면 백번 사과부터 하고 봤지 싶은데...
솔직히 생각 같아선, 홧김에 차를 확 뒤집어 버리고 여자도 한대 줘 패버리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ㅠㅠ
그런데 여러분, 애들과 제가 안 다쳤으면 과연 된 걸까요? 그렇다면, 아이들과 제가 놀랐고, 마음이 다친 것은 누구한테 보상을 받아야 하죠?
끝으로, 혹시 집에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 있으시면 절대로 절대로 차조심 시키시기 바랍니다.
제가 이번에 당하고 보니, 철없는 놈들의 막무가내식 장난과 부주의한 운전자의 실수로 일어나는
끔찍한 사고소식이 남의 일이 아니다 싶더군요.
명절 끝에 유쾌하지 못한 일로 여러분께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하게 되어 송구합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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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무사한것이 다행이시네요..
요즘 그런 아줌마들 흔히 "김여사"라고 하죠..^^;
그런 일이 있을땐 인품있는데 죄가 되죠.. 고래고래 소리라도 질러야 할 판인데..
이 사이트에서 무지개붕어님 글 많이 보고 많이 배우는데 낚시 내공만큼이나 인품도 대단하시네요~
즐거운하루되세요~
상식에 어긋나고
정의에 어긋나고
이기적이고 남에 대한 배려가 없는 그런 사람들에 대한 인내는 필요없는 듯 합니다.
그런점에서 현실의 "법"은 때론 불필요한 것 같습니다.
부여라는 나라에는 소위 왕이 죽으면 같이 따라 죽어야만 하는 생매장제도 즉 순장풍습이 있었다고 하네요
어느 분인지는 모르나 어느 역사학자분 말씀에 따르면
순장제도가 없어지기 전에는 쿠데타라는게 없었다네요 ㅎ ㅎ
이게 인간의 변덕스런 기질인지도 모를일입니다.
그 아줌마, 운좋은 줄 아셔야 할텐데...
임자 제대로 만나면 거의 뼈도 못추릴건데 ㅎ ㅎ
아직도 개념없이 운전하는 사람이 많은가 봅니다.
그런 아지매는 댄통 한번 당해봐야 정신을 차릴낀데...
내 목숨 소중하면 남의 목숨 소중한 줄도 알아야 되고,
내 아이 소중하면 남의 아이도 소중한 줄 알아야 되는 것 아닐까요?
뭐, 그 아줌마 얘기는 더 이상 생각하기도 싫구요.^^
아무튼 월님들 모두 안전운행 하시고, 아이들이 있는 곳은 특히나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있으시면 설사 주차장 내라 하더라도 한번 더 차조심 시키시길 부탁드릴께요.
그럼, 언제나 즐낚하시고, 유쾌한 일만 있으시길 빌겠습니다.
무지개붕어 올림.^^
왜 그때 미안하다고 사과한마디 못했을까
님 속상하솄지요
빨리잊으시기바랍니다
아마, 그 여자분도 분명히 속으로는 미안한 마음이 드셨으리라 믿습니다.
지나고 보니, 제가 너무 제 입장에서만 지나치게 그 여자분을 미워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도 됩니다.
부디 그 여자분의 앞길에 축복을 빌어 봅니다.
님의 아이디처럼, 님의 몇 마디의 말씀이 제겐 일침이 되는군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님의 그 너그러운 마음이 남에겐 물론이요, 님의 앞날에도 스스로 복을 부르리라 믿으며,
무지개붕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