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두시
오매 머리가죽 다벗겨지것네 ..
바쁜 농사일에 이리저리 급하게 뛰어다니시던 한 노부의 짜증섞인 한마디에
뜨거운 한여름이 실감납니다
압해도다리를건너 네비게이션 지도만보며 섬안으로 들어가보지만
떠오르는 저수지이름이라곤 6호지 정도라서
어디로가야 수로인지 저수지인지 알길이없어 답답합니다
좁은도로를따라 달리다보니 지도에보이는 저수지 ...
하지만 들어갈길 찿기가 쉽지않아 다시 되돌려나옵니다
다리건너 두번째나타난 저수지 ...6호지
큰길가 정자앞에 길막지않도록 차를세운후 도보로 산길을 걸어 저수지로 향합니다
퍼온그림
보리를 수확하고난 짚들을 태우느라 자욱한 연기가 가득한 산길에 들어서니
산마이파리들이보이고 야생 죽순도 크게 자라있어 고향에 온듯 편안한 기분이 듭니다
저수지초입에 들어서니 붕어낚시하는이들
가물치루어하는이들
그리고 팻트병을 달아 던져놓고 가물치 생미끼낚시를 하는 이들이 보입니다
저수지 귀퉁이에 반듯한 정자가 세개나 들어서있고
주차장과 간이 화장실도 한켠에 마련해둬서 가족나들이터로도 좋을것같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청소비로 약간의 비용을 걷는 유료터로 변모햇다는 얘길 들은적있어
그러려니했는데 배수중 조황이 좋지않아서인지 돈걷는이도 없습니다
위 아래로 저수지가 맏닿아있어 작은윗쪽저수지에서는 붕어꾼들이
아래 큰저수지에서는 가물치꾼들이 각각 낚시에 열중입니다
물이 꽤 빠지는중이라 육초대가 드러나고 상류엔 수초는이미 다들러난채로 맨바닥을 점점
넓혀가고있는상황 ...
정자에앉아 잠시 꾼들의 움직임과 수면상황을 지켜봅니다
많은꾼들이 열심히 던지고 감고를 반복하는 상황에서도
입질이나 챔질은 보이지않는걸로봐 아직 피딩타임이 아닌듯싶습니다
꾼들은 지쳐가지만 수면엔 숨쉬러 올라와 작은 파장을 일으키는 가물치의 콧등이 보입니다
유심히보지않으면 작은물고기의 움직임쯤으로 지나치기쉽지만
땡볕에 체온을 올린 가물치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시간이고 곧 먹이사냥을 할시간입니다
가물치낚시는 체력소모가 많은 스포츠피싱인지라
시간대와 체력안배에 신중해야 조과를 볼수있습니다
움직임이없는시간대에 너무많은 루어질을 하고나면 몸이힘들어
정작 피딩타임때 섬세한 루어액션을 취하기힘들고 잦은 루어질에 가물치가 예민해져버려
빈작을 면치못하고맙니다
정자에앉아 준비해간 수박을 8합사줄로 쪼개 천천히 수분을 섭취하며 실전에 대비합니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가물치루어출조엔 수박만큼 좋은 음식이 없습니다
당분과 수분이 많아 지친체력을 빨리 회복하는덴 수박만한게 없습니다
게다가 과도를 지참해야하는불편마저 필요없습니다
루어용합사줄로 8인분 9인분으로 나눠먹기도 편합니다
수박으로 볼록 나온 배를 하고는 식후 포만감에 담배한개를 더한다음에야
서서히 필드로 나가봅니다
실전 ...
원래 70프로의 수위에서 60프로정도로 수위가 빠지고있는상황
어제에이어 오늘도 해가 뜨거운상황
저수지 중앙부 수심깊은곳엔 생미끼를 단 피티병을 던져넣느라 소란했을것같고
중하류 양수촛대엔 루어꾼들의 잦은 루어질에 이미 가물치들을 건드려놓은상황 ..
그리고 저수지연안쪽으론 꾼들의 잦은이동으로
진동과 소음에 가물치들이 이미 달아났거나 예민해져있는상황
퍼온그림
내가 가물치라면 충분히 몸을 뎁히고 먹이를 먹고 놀기좋은곳이 어디일까
필드에나서면 이생각부터 해봐야합니다 ...
상류엔 거친수촛대가 몸을 다들어내고 드러난 맨바닥은 발이빠져
쉽게들어갈수없는상황입니다
수심도 낮아 연안 물끝에서 20미터를들어가도 60쎈티정도의 수위입니다
그러나 가물치는 그곳에 있을겁니다
우선 체온을 올리기 좋은 수심
사람이 접근을 하지않아 경계심이 없고
상류윗쪽 둠벙에서 저수지쪽으로 고랑을 타고 물이흘러들어가니
잔먹잇감들이 그쪽으로 몰려있을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물치는 낮은수심에 머문다는사실 ..
퍼온그림
상류 육초는 가슴께까지 키가자라있어 그곳에 몸을 숨긴채 첫 캐스팅을 합니다
조심스레 접근한후 몸을 낮추고 수심 30센티부근을 살펴보니 피리나 잔붕어같은
작은물고기들이 파다닥 파장을 일게하는곳이보입니다
거리는 15미터쯤 ..
흰색루어 외바늘입니다
착수음이 크게나지않도록 싸이드로 캐스팅 .25미터쯤 멀리던진후 서서히 끌어옵니다
원하는 포인트근처 2미터전부터 루어의액션을 부드럽게 취하게한후
파장이일었던 1미터반경을 입질유력지역으로 여기고 서서히 ..
그리고 도망가듯 30쎈티정도 거칠게 . ' . ' . ... --------..' . '
퍽 ...
편광안경을 썻지만 물아래상황이 잘보이지않는데 어느새 작은녀석이 입질을하나했더니
몸뚱이만 물밖으로 잠깐보여주고 달아나버립니다
일순간 긴장으로 잔뜩 오무렸던 근육들이 풀려버리지만
다시 던져놓고 당기기를 반복합니다
한번 두번 세번 ...
풀밭에 쪼그리고앉아 잠시쉬는사이 잠깐동안의 소란스러움을 만회하려 담배를 뭅니다
퍼온그림
5분여후
다시 수면을 훓어보는데 30미터 몇가닥 수초가있는곳에서 울렁 ... 흔들림이보입니다
최대한 멀리 투척후 서서히 끌어오다 포인트에 접근
라인만잡고 흔들어봅니다
빡 ... 아나콘다같은 통통한 몸매의 덩치녀석이 주둥이에 저항이느껴지는순간 발버둥을 칩니다
순간 바람소리도 .뜨거운 햇볕도 사람들의 시선도 아무것도 느껴짐이없이
오직 라인에 연결된 저항감만이 온신경을 붙잡아버립니다
기관차의 엔진구동처럼 쿵쾅거리는 심장소리만 크게 들려올뿐 ...
그러나 그도잠시 잠깐 잘못된 몸동작으로 라인에 슬랙이 생기고
그틈에 녀석마저 달아나버립니다
늘어진라인을 감아내며 실망스럽지만 또한편으론 개체수.자원의 실체를 확인하는순간입니다
잠시 물러나 바로뒤 정자에신발을 벗고드러누워 쉽니다
여기저기 수면위에서 작은파장이 정찰됩니다
카메라렌즈로 확대해 자세히보니 언뜻 수면으로 튀는 먹이와 뒤쫒는 덩치녀석의 움직임이보입니다
그사이 아침부터 종일 루어질을 하거나 수촛속 알자리를 더듬던 꾼들이 지쳐
철수하거나 삼삼오오모여 얘기를나누고있는데 이미 그들에겐 자신감이나 확신은 사라지고 없을 겁니다
낚시는 확신이 없으면 조과도 없습니다
그쯤 첫입질과 털림을 옆에서 지켜보던 40대중반의 조사님이 다가와
이것 저것을 물어옵니다
많이알지못하지만 아는체라도 해줘야 초보꾼에게도 자신감이 생길겁니다
라인묶는법 .루어거꾸로 튜닝하기 .루어의 각도 .포인트에다가가기 .
힛트시 챔질방법 .슬랙라인줄이기 ....
처음 포인트로 다가갈때 공손히 인사를 해오시던분이라 좋은인상으로 마주 대하고
성심껏 설명을 드립니다
멀리던지는것이.. 오늘 목표라며 캐스팅에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해와
엄지손가락으로 라인 누르며 백러쉬방지하는방법 .비거리조정하기 ..등에대해
설명을 해드리고 실제 투척도 해봅니다
외바늘이어서 쉽게 털린것같다했더니 선뜻 루어가방을 통채 내밀며 그중하나를 골라보라합니다
잠시 빌린다는생각으로 그중하나를 골랐지만 현재 상황에 잘먹히지않을것같은 파란색루어입니다
초보조사님께 빌린 루어를 라인에걸어 캐스팅해보지만 입질이 붙질않습니다
다시 외바늘 흰색 원래의 루어로 바꿔달고 예의 초보조사님은 근처 낚시점으로
릴을 바꾸러갑니다
가시면서 오늘 끝까지 여기서 하실거면 좀더 가르쳐달라고 부탁을 해옵니다
오실때까지 여기 있겠습니다 하고는 캐스팅에 열중합니다
퍼온그림
불과 십여분후
발목깊이의 최상류 맨바닥에 약간의 울렁이는 파장을보고 던져감았는데 퍽소리와함께
루어가 사라집니다
오른쪽발을 뒷쪽으로 빼내며 슬랙을감고 숨을 들여마신뒤 다시 실수를 하지않으려
마음속으로 하나 .둘. 셋을 센다음 힘껏 대를 뒤로 뺍니다
덜컹 .. 라인끝에 매달린 루어는 지금 녀석의 입천장에 그숨겨진 바늘을 깊숙히 박고있습니다
만약 녀석이 몸부림치다 각도가 맞아들어가면 바늘이 빠져버릴수도 있는상황인지라
슬랙을 주지않으려 뒤로 물러나며 릴을 감아냅니다
세걸음쯤물러 다시한번 과감히 녀석의 입천장에박힌 바늘이 더 깊이 박히도록 한번더
더블후킹을합니다
서서히 뭍으로 끌려나온녀석 ...
민물의 제왕답게 .폭군답게 녀석의배는 잔고기들로 불려져 불쑥합니다
두터운 머리에 숭숭뚫린기공 . 험상궂고 무뚝뚝한얼굴
반갑고 고맙습니다
몇개월만에 느껴보는 몸맛 ..
녀석을 수초속 웅덩이에 감춰두고
막돌아선순간 다시 전방에 작은파장 .....
이번엔 정면이아닌 측면에 루어를 던집니다
녀석의 움직임이 제자리에서 움찔이아닌 먹이를 쫒아온듯 길게 그리는파장이었기에
측면에던져 도망치는 피리나 잔고기의 모습을 연출합니다
...............길게 그었다가 멈칫 .............멈칫 ...
바로 퍽 ...
뒹구는녀석 ..역시 체고와 힘이 느껴집니다
드랙이 풀리는 릴을 우핸들손잡이로 꽉잡근채 뒷걸음치지만 만만치않습니다
꿈에나볼 미터급 .. 커다랗고 두꺼운 몸통 .얼룩무늬전사 .아나콘다 ...
순간적으로 머릿속을 스치는생각들이었지만 정작 끌려나온건 좀전의녀석보다
약간 작은듯합니다
루어를 삼킨후 몸부림치는과정에 라인이 아가미안으로감겨 저항감이 크지않았나싶습니다
72쎈티 ...
긴장을 해소하려 담배를빼문사이 릴을점검해보니 라인이 한쪽으로만 감겨있습니다
무리한 끌어내기에 라인을 분배하여 감아주는 부품이 틀어져버린것
드라이버로 다시조정해보지만 번번히 라인이 한쪽으로만 감기고 캐스팅도 불편하기만합니다
예비릴을 가지러
가물치아가미속으로 손가락을넣어 꽉움켜지고 차로향합니다
가물치대는 겨드랑이에 껸채 불편한자세로 제방을 걸으려니 순간적으로 몸을털어 달아나는 녀석들의
습성이 걱정되어 제방바깥쪽으로 붙어갑니다
아니나다를까 중간쯤가자 녀석중 한녀석이 몸을 비트나싶더니 딱딱한 녀석의 아가미뼈에
손가락이 부숴질지경인지라 할수없이 손을 놔버립니다
뒹굴어 물쪽 경사진곳으로 주르륵 미끌려 가는 두녀석과 바닥에 떨어져버린 가물치대
한바탕소동에 패트병장비를 철수시키던 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탄성을 지르며 몇센티나되느냐 물어옵니다
이럴때 늘 하는말 ..짝아요 ㅋㅋㅋ
퍼온그림
낚시하던 예전이라면 바로 고장난 릴부터 고치려들겠지만
모른척하고 창고에 고장난 릴을 넣어버립니다
혹시 오늘낚시로 다시 갈증을 해소하려들까봐 조바심내는 집사람을 위한 배려입니다
집짓 모른채하니 웬일이냐며 ,다시 안할거냐며 물어오지만
스포츠피싱 ... 그한마디로 끝냅니다
그러나 알수없는일이긴합니다
낚시에대해 단절을 선언했던건 너무 과한 집착때문이었습니다
과도한 집착 .절대 가벼워지지않는 ...
오늘처럼만한다면 .오늘처럼 고장난 릴을 밤새워 고치지않고도 마음이 편하다면
다시 낚시를 해도될텐데 그럴자신이 없습니다
한꺼번에 두가지 세가지를 할수없는 단순한 일방형이고보니
한쪽으로 지나치게 몰두하는 집착이심해 오늘도 짐짓 모른채 넘어갑니다
마음속에 일렁이는 파문을 ....






이제 다시 붕어로 돌아오셔야지요
지난번에도 가물치 낚시 모습이 보이셨는데
이번에도요!^6^
반갑습니다...
지난번 그림의 조행기를 다시 쓴것입니다
월님들 눈요기로요 ...
환경지킴이악동님
아이디끝에 악동은 떼버려도 될듯하신데 왜 굳이 다시는지 ..
항상건강하시고 좋은일 가득하시길.....
잘보고갑니다.
매번 느끼는거지만 글을 참 잘쓰시는것 같습니다.
낚시에대해 단절을 선언했던건 너무 과한 집착때문이었습니다 ]
아마도 은둔자님은 앞으로 몸과 생업을 축낼 낚시는 하시지 않을듯합니다
스포츠피싱 ... 딱입니다 좋은하루 보내시고 릴 ....
천천히 고치세요 아마도 오늘쯤은 만지박거리실듯 ....
맞추면 상주셈^^
찡한 손맛 후련 하셨죠.
건강하시구요. 또 올려 주세요 ㅎㅎ
이쁜붕어 얼굴도 보여주세요 ^^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일만 가득하세요
오랜만에 글 보내요.
실감나는 가물치 낚시........
글을 읽어면서 내가 마치 현장에있는 기분이 듭니다.^^*
늘~행복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