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획연재-철산붕어의 쉽고 즐거운 붕어낚시
붕어낚시21
구독 신청
(02)571-0330
작고 가늘수록 오묘한 재미 만끽
최성오<한국건물관리(주) 대표>
낚시에서 경험만큼 좋은 선생은 없다고 생각하는 필자가 소개하는 비법은
기실 특별한 것이라기보다는 이미 지금까지 연재하는 동안
세부적으로 기술돼 있는 것이 전부다.
따라서 이번 호와 다음호(12월호)에는 <채비와 도구>, <기법과 응용>이라는
제목으로 나누어 최종 마무리 차원의 실전 비법을 요약한다.
처음 낚시를 접할 때는 선배들의 조언이나 나름대로의 지식이 전부지만, 오랜 세월 낚시를 다니다보면 어느새 자신만의 독특한 요령과 상황 대처법을 터득하게 된다. 이것을 비법이라고 한다면 백인백색의 낚시 특성상 사람마다 제각기 이해가 다를 수 있겠다. 그러나 기본적인 원리와 방식에 있어서는 대동소이하다.
어쨌든 모르는 것보다는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기량 발전에 도움이 될 것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작은 바늘이 찌를 올린다
한 호수 작게 사용해보자
붕어낚시, 그 중에서도 떡밥낚시에서 낚시 채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대단하다. 생미끼를 사용할 때와는 달리 떡밥낚시에서의 채비는 그 자체가 무게로 작용하며 붕어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과거의 무거운(봉돌이 바닥에 닿는) 찌맞춤에서는 목줄과 바늘 등의 채비가 그다지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을지 몰라도 요즘처럼 가볍고 예민한 채비와 찌맞춤에서는 바늘 한 호수의 크기와 떡밥 한 알의 무게나 크기의 차이 때문에 심혈을 기울여 맞춘 찌맞춤은 일거에 무용지물이 되기 십상이다.
최근 양어장낚시터에서 낚시를 시작한 젊은 꾼들은 3~4호 정도 크기의 바늘은 가지고 다니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양어장낚시터만 다니지는 않을 터. 11월부터 수온이 떨어지면서 미약한 입질을 보이기 시작하는 저수지나 수로에서는 입질을 보기조차 어려워진다. 설령 온전한 찌올림에서 챔질을 한다고 해도 헛걸림의 경우가 빈번하지만 대부분 찌맞춤에만 신경을 쓰는 편이다.
한 번 제대로 맞추어진 찌에 더 이상 변화를 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스스로 혼란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차라리 한 호수, 또는 그 이상의 작은 바늘로 교체해 보라. 확실한 변화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행여 굵은 씨알을 걸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작용할 수 있겠으나 작은 바늘로도 얼마든지 굵은 씨알의 붕어를 낚아낼 수 있다는 즐거움을 맛보게 될 것이다.
목줄 가늘수록 타율은 높다
훨씬 더 부드러운 찌올림
목줄의 길이는 수심에 따라 달라도 좋다. 하지만 헛걸림의 원인으로 굵은 목줄로 인한 설걸림을 의심해보는 것이 옳은 순서다.
지렁이처럼 힘차고 긴 호흡으로 빨아들이는 입질이 아니라 단순간에 부담 없이 흡입해야하는 떡밥미끼에 있어서 바늘과 목줄은 매우 중요한 몫을 담당한다. 목줄 또한 가늘다고 하여 생각처럼 약하지 않다. 목줄을 만들어 판매하는 회사에 물어 보라 어느 정도의 무게와 파워에 견딜 수 있는가를.
문제는 붕어를 걸어낸 후 물 밖으로 들어올릴 때의 상황이다. 이 부분에서 뜰채를 이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이미 지난 호에 설명한 바 있다. 중국산 수입붕어처럼 굵은 씨알을 걸었을 때 원줄이나 목줄을 잡고 손으로 들어올리는 것을 마치 대단한 기량이라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줄이 늘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자칫 하면 빈 바늘에 손을 다칠 수도 있으며, 붕어에게도 상처를 입힌다는 것쯤은 상식이다.
여러분 스스로 경험을 해보라. 당장 한 호수 작은 목줄을 사용해 보라. 붕어가 입질을 할 때 훨씬 더 부드러운 찌의 상승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이왕이면 목줄을 맨 바늘 채비를 목줄 길이별로 다양하게 준비해 두는 것도 즐거운 낚시의 한 방법이다. 목줄의 길이에 따른 입질 변화를 읽을 수 있다면 이미 베테랑이다. 지나치게 예민하여 방정맞은 찌올림을 보일 때는 굵은 목줄로 바꾸어 보라. 스물스물 점잖게 올라오는 찌의 능청스러움도 구경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줄이 가늘어서?
원줄은 생각보다 질기다
원줄이 가늘어서라기보다는 오래되었거나, 줄에 흠집이 있었기 때문이다. 원줄을 만만하게 보아서는 안된다.
원줄이 터지는 이유는 ▲챔질 스타일에 문제가 있거나, ▲이미 제압 타이밍을 놓쳤음에도 무리하게 강제진압을 시도했을 때, 또 ▲원줄이 햇빛에 오랜 시간 노출되었음에도 교체하지 않았거나, ▲미처 발견하지 못한 매듭 때문이다.
애써 손맛이 어쩌구 하는 그럴듯한 이유 말고도 대형 붕어를 노리기 위한, 소위 마하는 '대물낚시'를 작정하지 않은 이상 원줄은 가늘수록 좋다. 낚싯대의 길이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수심이 얕으면 얕을수록 가는 줄이 유리하다는 것을 배테랑들은 익히 숙지하고 있다.
찌맞춤을 예민하고 가볍게 하면 할수록 원줄의 영향력은 커지기 마련이다.
낚싯줄의 길이는 앞치기를 할 때와 스윙낚시를 할 때 달라야 한다. 앞치기는 짧게, 스윙은 길게 맨다는 것쯤은 다 알고 있겠지만 간혹 양어장낚시터에서 보면 중앙부 라인에 채비를 바짝 붙이기 위해 즉석에서 원줄을 길게 해서 옆자리에 앉은 꾼에게까지 민폐를 끼치는 욕심 사나운 꾼들을 종종 보게 된다.
한번쯤 생각해보자. 그렇게 늘어난 원줄은 정확한 투척을 어렵게 하고, 필연적으로 지나치게 많은 밑밥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찌맞춤은 현장에서
분납으로 찌 부력조절
붕어낚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원한 화두는 뭐니뭐니해도 찌맞춤이다.
찌맞춤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명료하게 '이렇게만 하면 그만이다'라고 말 할 수는 없는 이유중의 하나가 수조 통 속에서 아무리 정밀하게 찌맞춤을 해도 정작 현장에서는 정밀성이 깨져버리기 때문이다. 베테랑일수록 현장에 도착하면 반드시 찌맞춤을 점검, 확인한다. 만약 수조에서 맞췄을 때와 조금이라도 틀린 부분이 있다면 결코 간과하지 않는다.
물론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당신이 지난호에서 언급하였지 않았느냐?'고 반문한다면 대답은 쉬워진다.
붕어가 어떤 입질로 반응하느냐에 따라서 찌에 나타나는 동작은 천태만상이다. 물 한 방울 무게 정도와 원줄이 갖는 부력 정도야 당일 붕어의 입질 정도에 따라서 충분히 극복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변수를 차지하고라도 베테랑이라면 기본적으로 현장에 맞는 찌맞춤을 하는 것이 오차를 좁히는 비법이다.
필자의 경우 바닥낚시를 원칙으로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간격을 주거나 벌려 띄울 수 있는 2개의 편납 홀더를 이용한다. 감탕 바닥이거나 수초가 밀집된 곳이라면 바닥에 떡밥만 살짝 닿을 수 있게하기 위해 상단의 편납을 위로 끌어올리는 방법을 이용한다.
따라서 애초의 찌맞춤은 2개의 편납을 원줄의 아래 끝까지 내려 합친 다음 찌 톱의 첫번째 마디가 수면에 분명하게 나타나도록 맞춘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무거운 카본 줄을 원줄로 사용하고 있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난다.
가방 작을수록 배테랑
길이별 낚싯대만 완비
초보시절 준비해야할 게 뭐가 그리도 많은지 낚시가방 하나로는 출조를 나설 수가 없었다. 지금은 대부분 자가용을 이용하다보니 적고 많음을 못 느끼지만, 한 때는 짐에 겨워서 원거리 출조를 기피했을 정도였다.
그 와중에서도 작고 낡은 베테랑 꾼들의 가방은 마치 요술 가방처럼 보였다. 크기와는 달리 별의 별 것이 올망졸망 들어있어서 하나 하나 꺼내기 시작하면 온갖 도구와 용품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언제인가 수로에 새벽출조를 급히 나서는 길이었다. 허겁지겁 낚시점에 도착하여 출발하는 관광버스 꽁무니를 뛰다시피 쫓아가 간신히 올라탔다. 마치 외국 여행가는 비행기를 놓치지 않고 올라탄 안도감과 행복감도 잠시. 낚시회 총무의 장소 설명과 함께 연안 수초 가까이 대물이 출몰하므로 반드시 짧은 대를 꼭 펴보시라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그만 차에서 내리고 싶어졌다.
지난번 호수 출조 후 낚시가방을 그대로 밀쳐둔 터라 당시 가지고 있던 낚싯대는 2.5칸대가 가장 짧은 대였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 날 출조는 온 종일 '뜰채 맨' 신세로 간신히 밥만 얻어먹고 왔으니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그 날 이후로는 어딜 가던 낚시 가방 속에는 1.5칸대부터 3칸대까지 길이 별로 담아두고 있다. 그렇지만 제각각 여러 대를 담지 못하기 때문에 주력대인 2칸대 외에는 모두 한 대씩만 넣고 다닌다. 물론 어떤 상황에서도 적당한 길이가 없어서 낭패를 보는 일은 면할 수 있었다.
바다와 연결된 수로를 다니다 보면 지난 주에는 만수였던 수로가 이번 주에는 찌도 못 세울 만큼 물이 빠져버리는 경우도 자주 본다. 이럴 때 간절히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길이가 짧은 찌다. 그래서 지금도 베테랑 꾼들의 가방 속은 요지경일 수밖에 없다. 폼나는 멋진 낚싯대를 쌍쌍으로 갖추는 것보다 어떤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이의 낚싯대와 각양각색의 채비로 가방을 채우는 것이 현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챔질 타이밍을 늦추자
찌올림 성급한 판단 금물
처음 입질은 끝까지 참고 기다려 본다. 현장마다 시간대별로 달라지는 자연의 변화, 다시 말해서 붕어의 입장에서 상황변화는 물 밖 사람으로서는 미리 예측할 수가 없다. 단지 찌의 움직임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활발한 입질이 이어지다가도 어느 순간 멈칫거리거나, 약해지거나, 아예 미동도 않고 말뚝처럼 꿋꿋이 서 있는 경우를 허다하게 경험했을 것이다. 그 때마다 챔질 타이밍을 늦추고 마지막 단계까지 기다려보는 것이다. 우루루 붕어들이 몰려다니다가 지금은 모두 어디론가 이동했을 것이라는 판단은 어디까지나 사람의 추측이지 물 속 상황은 반드시 그렇다고는 확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붕어가 적당히 배불리 먹었다고 이제 그만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할까? 아니면 저보다 더 큰 놈에게 밀려서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도 저도 아니면 이미 그 자리의 붕어들은 모두 끌려 나왔단 말인가? 아니면 갑자기 동풍이라도 불어와서 수온이 떨어졌는가? 혹시 수면 밖에 진동이 있거나 수면 아래 어떤 경계령이 내려져서 위험을 피해 숨어버린 것인가?
이 모든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찌 움직임에 대해서 판단과 결정을 성급하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심한 경우 설걸림으로 놓쳐버린 굵은 붕어로 말미암아 그나마 기웃거리던 손님들까지 멀리 쫓아버릴 수 있다.
분할 편납으로 부력 조절
아래쪽 편납을 가볍게
최근 들어 중층낚시가 소개되면서 편납을 감아 사용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고리봉돌을 깎아 가면서 찌맞춤을 하였지만 편납을 이용하면서 작은 손가위나 손톱깎기 하나면 얼마든지 무게를 더하거나 줄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물가에서 납을 깎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조금씩 깎아내야 하는 봉돌에 비해 편납은 길이로 잘라 주머니에 보관하였다가 필요하면 다시 덧 감아 쓰면 되기 때문에 물가에 버릴 것이 없다. 아주 작은 조각이라도 버리지 말고 모아 두면 언젠가는(양어장낚시터에서건) 목줄에 감아 사용할 수가 있다.
필자는 원줄에 편납 홀더 2개를 갖춘다. 각각 멈춤고무를 이용하여 따로 따로 고정시키고 상황에 따라 위 편납을 끌어 올려보면 부력에 상당한 차이가 남을 알 수 있다. 일일히 찌맞춤을 다시 하는 것보다 얼마나 편리한지 모른다. 한가지 주의 할 점은 반드시 하단의 납의 무게가 상단의 납 무게보다 작아야 하다는 것이다.
이 분할 편납기법은 예전에 사용하던 분할 봉돌기법보다 더 간명하고 운용의 폭이 자유롭다. 상상만 할 것이 아니라 직접 물가에서 시도해보라.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바닥에서 바늘을 얼마나 띄울 것인가? 목줄만 가라앉힐 것인가? 아래 납만 가라앉힐 것인가? 이러한 시도는 즉각 찌올림의 변화로 나타나기 때문에 요리조리 구사할 수 있는 재미야말로 많이 낚는 낚시에서 즐기는 낚시로의 발전이다.
사진설명
1. 채비는 가늘고 작을수록 우아하고 부드러운 찌올림을 즐길 수 있다.
2. 붕어를 걸었을 때 뜰채를 사용하는 것은 흉이 될 수 없다.
3. 4. 중층낚시의 분할 편납은 바닥낚시 현장 찌 맞춤에서 훌륭하게 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5. 낚싯대는 길이별로 완비하고, 현장 상황에 따른 다양한 채비를 준비하자.
6. 길이별 목줄채비를 준비해두면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다.
특별 기획연재-철산붕어의 쉽고 즐거운 붕어낚시
-
- Hit : 5236
- 본문+댓글추천 :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