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개진상의 꼬임에 넘어가
드디어 시까끼의 세계로 입문을 해보려고,
릴과 릴대를 장만했다.
철학있는 꾼은 채비를 직접 만들어 쓴대나 어쨌대나,
개구라에 또 속아 넘어가,
지누4호 100개, 핀도래 100개, 고리봉돌 수십개, 3호원줄 수백미터...
침침한 눈에 돋보기를 한껏 끼고,
세 바늘 채비를 매느라 눈물 바가지 깨나 흘렸다 젠장할.
채비를 마치고 걸음도 씩씩하게 동네소류지로 출조한다.
혹시나 배스탕에 가면 입질을 못 볼까봐 토종탕으로 낙점하고
가는 길에 낚시점에 들러 끝보기케미잡이, 지렁이를 구입하는데...
쥔장 : 날도 추운데 어디로 가세요?
릴꾼 : 아, 요 근방 소류지로 릴치러 갑니다.
쥔장 : 릴 채비 좀 드릴까요? (주섬주섬 채비 몇개 내보인다)
릴꾼 : 아니요 제가 직접 매서 씁니다 (힐끗 쳐다보다가...)
어라 이건 바다 망둥이 채비인데요?
쥔장 : 그거나 저거나 비슷하고요, 조과도 비슷합니다.
릴꾼 : .... (10R꺼...)
어쨌거나 저쨌거나,
붕어 니들 다 죽었어하고 도착한 소류지.
개진상 설레발에 따르면
' 릴대를 한 대 한 대 펴기 시작하면,
미처 두 대를 펴기 전에 입질이 들어와서
세 대 이상 펴기 힘들거다...'
릴을 다 던져놓고 심심해서
주변에 겨울냉이가 나와있나 샅샅히 뒤져보고
대낮에 돌아다니는 미친 새우는 없는가 뜰채질도 해보고
오랫동안 먼지 쌓인 자동차도 청소해 보고...
결론은, 개진상 설레발은 개구라였다.
철수 길에 들러본 동네 낚시터.
막 철수하는 꾼에게 조황을 물어보니
턱걸이에서 허리급으로 20여수 했다는데,
잡자마자 즉방한다는 그 눈매 선한 꾼의 구라를 믿고
내일 거기로 출조하리라 맘먹는다.
하루는 짧을 수도 있으니
이틀은 개겨보리라 다짐도 해본다.
관심있는 분, 사정없이 폰이나 쪽지를 휘갈겨 주시길...
(장소는 평택, 출조는 내일 오전 11쯤)
좋은 하루...
팔랑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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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박사님 아니던가요? ^^
이박사님 조과는 낱마리 조과입니다~~
ㅌㅌㅌ♥♥♥♥
제가 글 예전부터 글 읽은거로 하면
지금 새우잡이가 맞을듯 합니다.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ㅎㅎ...
선배님은 아닌걸로 알고 있읍니다.
기온이 찹니다 건승 기원 드립니다
고뿔조심하셔유.
올핸 해남권으로 안 내려오십니까? ^^
제가 나가기만 하면 4짜 5짜 6짜 7짜 8짜 9짜 가마니때기 한다고 몇번이나 더 말씀드려야 함꽈? ㅡ,.ㅡ;
측근들 말씀에 현혹 되지 마이소.
바쁜 일 마무리 되면
조만간 으슥한 곳에서
한 번 뵙겠습니다. ^^
선배님 모쪼록 건강챙기시구요 ^^#
첨에는 던지면 4짜는 막 나오는지 알았지만 말입니다.
근데 대낚보담 훨 편한건 사실입니다.
주백님은 회춘 하시나 봅니다
조만간 얼음 얼거든 뵙죠 ㅎ
어떠한 장대도 못따라오는 장타력, 깉은 대낮에도 올라오는 괴기, 엄청닌 찌올림, 환상입니다.
민물장대 파시길래 낚시 접으시나 했더니,
릴 장비에 투자를 하시는군요. ㅎㅎ
낮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