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이었습니다.
낚시대 들고 40분간의 사투를 했습니다. 아마 민물낚시 기록이 아닐까 싶네요.
아시는 분이 주암호 근처에 펜션을 하시는데, 연못에 넣어 놓게 살아있는 새우와 참붕어좀 구해 달라고 부탁하셔셔
펜션 근처 소류지로 낚시를 같습니다. 수심이 깊은 계곡형 저수지 였습니다.
밤에 새우망을 펼쳐놓으니 새우가 제법 드네요. 그래서 낚시대 세팅후 밤낚시 돌입, 12시까지 꽝. 조금 무섭기도 하고 해서 차를
끌고 나와 가로등근처에서 밤새 쿨....
새벽에 가보니 찌가 하나 안보이네요. 혹시하고 채보니 바위에 걸렸는지 꿈적을 안하네요.
그래서 않되겠다 싶어 줄을잡고 땡길려는데 꿈틀하는 느낌이 손에 전달되는 겁니다.
낚시대 잡은 두손을 최대한 치켜들고 버티니 조금씩 꿈틀꿈틀하는 느낌이 전달되는 겁니다.
순간 머리속에 대형자라라는 느낌이 팍 들더군요.
그렇게 버티기를 한 십여분 이상 했을까. 무엇인가가 붕떠오르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더니 바로 다시 바닥에 찰삭,
힘들면 위로조금 뜨는 느낌이 들었다가 다시 바닥으로 찰삭,
나중에 팔에 힘이 빠져 낚시대를 느슨하게 내려도 바닥에 그대로 붙어 있습니다.
40분정도 실갱이를 했더니 놈이 드디어 떠오르며 실체가 보이네요
예상대로 대형 자라입니다.
한번뜨기 시작하니 다시 깊이 파고들지는 못합니다. (참고로 저는 원줄6호 호로로줄 씁니다)
원줄이 아무리 강해도 줄잡고 올리려하면 줄이 무게를 못이길거 같습니다.
수심이 3m가까이 되서 밤에 미리 뜰채를 펼쳐 논것이 다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입구가 작은붕어 뜰채라 작아서 도저히 자라를 넣을수 있는 크기가 아닙니다.
머리속에 오만 생각이 다듭니다.
그러다가 내린 최선의 결론은 한손은 뜰채를 잡고 자라밑으로 집어 넣어 자라밑을 들고 나머지 한손으로는
낚시대의 탄력을 이용해서 동시에 들어올리자 였습니다.
조심스레 뜰채를 집어넣으니 자라가 몸부림치며 깊은수심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그러다가 다시 위로 떠오르길래 뜰채를 들이댔습니다.
자라에 뜰채가 가 닫으니 무었인가를 부여잡으려고 하는 것인지 뜰채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네발을 버둥거리며
뜰채를 부여잡습니다. 자라의 발톱이 그렇게 길고 무섭게 생긴줄을 그때처음 알았습니다.
이 발톱들이 뜰채 그물에 엉겨붙어 그물에 걸린양이 되어 버렸습니다.
조심스레 뜰채를 끄집어 내어서 겨우 포획성공. 삐구통에 넣으니 꽉 끼어서 겨우 들어갑니다.
담배한대 피우고 사태를 수습하고 나니, 저 자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영물 같은 놈을 놔줘야 하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칩니다.
집사람에게 전화해서 대형자라를 잡았는데 어떻게 할까? 하고 물으니
부정타니까? 살려 줘 버리랍니다. 그러고 잠시 생각하더니, 아버님이 요즘 가래가 심하던데, 약될지 모르니까
아버지를 가져다 드리랍니다. 전화를 끊고 고민을 해봤습니다.
이런 영물을 함부로 취했다가 부정이나 타지 않을까?,
아니야 이렇게 잡혀준것도 인연이고 효도를 하려는데 설마 부정이야 타겠어?
그래서 그놈을 가지고 아버지 집으로 왔습니다. 동네 어르신들 난리가 났습니다.
살아생전 이렇게 큰 자라는 처음본다고 자라가 솥두껑만 하다는 이야기가 허언이 아니라며 ....
결론은 가마솥에 푹고아서 동네 어르신들 한그릇씩, 나머지는 아버님이 이틀에 걸쳐 드셨습니다.
그리고는 아버지가 가래때문에 잠을 못주무실 정도였는데, 싹 없어졌다네요. 자라야 고맙다.
40분간의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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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이라도 하게 사진도 같이 한번 올려주시지 그러셨습니까
궁금하네요
행복하고 건강한 출조 되십시요
대형자라...ㅎㅎㅎ
멋지네요.....엄청낫겟습니다....
크기론 거북이 정도로 상상됩니다.
그런 크기의 자라도 있군요
다크면 손바닥 두개 정도나 될까? 생각했는데.......
대박~~~~~
랜딩하셧다는게...대단합니다...손맛보고.효도하고. 정말..부럽습니다..40분..
몇해전에 목포에서 웨딩홀하는 친구가 임진강에서 방생할려고 구해온것을 보았는데 정말 크더군요.
큰다라이에 하나가득 차고요..
근데 그렇게큰 자라는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전부수입산 자라라고 합니다.
요즘자라 양식장에서 키우는것도 전부 수입산이고 용봉탕집에 나오는것도 수입산 양식이라고 하네요.
부하는 하고 그러더군요..
양식하다가 죽은자라 엄청 얻어 묵얻습니다..
양식장 가면 다자라서 죽은자라 포대로 한가득씩 냉동 시켜두었다가 지인들 오면 주고 그럼니다..
또 기침도 사그라 들었다니 자라는 용왕님의 선물.
귀한거잡아서 약을 해드린 효염이있으셧나보네요...
귀한선물이네요.^^*
재미있는 줄거리 잘읽고 갑니다.
바로 약이됏겟내요
양기부족한 어른들이나 심이약한분들 몸에 좋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