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담력이 센편은 아니라, 지금 생각하면 혼자 실소하게 되는 예전 일을 적어 봅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혼자 이리저리 풍광 좋다는 곳으로 독조를 꾀 다닐 시절 입니다.
누군가 맹동지가 풍광이 좋다는 말에 혼자 무작정 떠난 낚시, 맹동지 근처에 가서 낚시가게를 겸하는 동네 구멍가게에 들러 포인트를 물어보니 방향을 일러줍니다. 참고로 그 낚시가게에서 파는 물건이란 떡밥과 바늘 찌 정도, 파는 바늘중에는 오륙년은 족히된듯한 먼지 뽀얀 인찌끼도 있고, 또 찌 중에는 캐미를 지금처럼 찌톱에 꼽는 것이 아닌 빨대처럼 생긴 찌톱 안에 넣는 그런 골동품 찌도 있는 그런 가게...
각설하고 주인 아주머니가 일러 주신 방향으로 가니 맹동지 어느 골자기 마을이 나오는데 그곳이 어느 마을인지는 생각은 나지 않습니다. 그 날 이후 다시 간적도 없으니...
몇가구 안되는 산중턱 마을을 통과해서 들어가야 하는데 신기했던 것은 그 길목에 바리케이트를 쳐 놓고 5천원으로 기억되는 돈을 받더라는... 좌우간 청소비와 입어료, 통행료 그리고 톨게이트비를 겸한 극히 저렴한 돈 오천냥을 내고 마을을 통과하여 맹동지로 들어갔습니다.
헌데 포인트 진입하는 길이 인상적이었던 것은 비포장 길이 산중턱에 구비구비 걸쳐 있는데 큰 구비를 돌 때마다 번호가 1, 2, 3....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3번 골짜기까지는 한두대 차가 있더니 네번째 부턴가는 차도 없습니다. 저는 이왕 좋은 풍광 찾아 멀리온 독조 그래서 좀더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열번째 푯말에서 더 가지 못하고 차를 세웠습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그런 푯말이 삼십번대 인가 이십번대 후반까지 있답니다.
10번 골짜기 표지 옆에 차를 세우고 짐을 들쳐메고 들고 물가로 골짜기를 내려 갑니다. 차세운 길에서 한 오륙십미터는 내려가니 물가가 나옵니다.
포인트를 둘러보니 수몰버드나무가 낚시자리 앞으로 터널을 이룬 말그대로 환상 그자체.... 그 터널안에 칸수 맞는 낚시대 3대 펴고 떡밥달아 던져 봅니다. 향애와 피래미가 찌서기가 무섭게 달려듭니다. 밤되면 양아치 가고 큰형님들 오시것지 하는 맘으로 저녁식사 했습니다.
지대로된 낭만 독조에 빠져볼 심산으로 주변 정리까지 말끔히 정성들여 했습니다. 그리고 낚시 자리도 좋은 만큼 큰형님들도 검거해보자는 부푼 맘으로 저녁도 씩씩하게 해 먹고나니 어둑 어스름 해졌습니다.
드디어 원하던 캐미를 꺾어 찌 세우니 잔챙이 성화도 없습니다. 헌데 찌가 미동도 없으니 저의 주의력과 신경이 자꾸만 주변으로 쏠립니다. 차세우고 물가로 내려올떄 무심히 지나친 버려진 무덤도 생각납니다. 책에서 본것은 금방 잊어 먹으면서 왜 아까 잠깐 스쳐 내려온 그 무덤은 자세히 생각나는지.. 봉분 상단 오른쪽 부분의 함몰, 형태 없이 무너져 내린 도래솔, 무덤가 여기저기 무성한 아카시아 나무, 반쯤 파묻힌 제단석...
눈은 찌를 보고 있는데 눈을 제외한 모든감각은 제 등뒤로만 집중됩니다. 혼자 헛기침도 해보고 노래도 불러보고 하지만 좀체 나아지질 않습니다. 포병출신이면서 해병대 박수치며 불렀습니다. 달도 없어 보이지도 않는데 등뒤 저편 수풀에서는 먼가 부시럭 거리는 소리까지 들립니다. 제 머리는 그것이 어떤 동물이 내는 소리일꺼라고 주입을 시키지만 제 가슴은 자꾸만 그런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겁을 주고 .....
문득 나와 현재 가장 가까이 있는 인적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생각해보니 세번쨰 골짜기서 본 차가 마지막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 바로 낚시짐 꾸렸습니다. 자동적으로... 군대 시절에 5분대기에 걸린것 처럼 정말이지 순식간에 그리고 손이 가는대로 짐을 챙겼습니다. 짐을 챙겨서 차에 올라타기까지 정말 얼마 안걸렸던 것 같습니다. 근데 그동안에도 무지 무서웠습니다. 차를 몰고 마을까지 열개 골짜구니를 빠져나오는데 그 동안에도 무서웠습니다. 좌우간 무서웠습니다. 얼마나 서둘러서 운전을 했는지 팔뚝만한 두꺼비를 미쳐 피하지 못하고 차로 그만... '펑'하는 그때의 그 소리를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그 두꺼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좌우간 그정도로 무서웠습니다. 그렇게 경황없이 맹동지 골짜기를 벗어났더랬습니다.
헌데 재밋는 것은 들갈때 보이던 세번쨰 골짜기까지의 차들이 한대도 안보이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골짜기를 다 벗어나서 마을 초입의 비좁고 허접하게 보이는 포인트에 보니 낮에는 안보이던 차들이 서있고 차 앞에서 네 다섯명의 낚시꾼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올타쿠나 저기도 낚시가 되나 보구나. 저기서라도 낚시하고 내일 올라가자는 심산으로 저도 부랴부랴 전을 차렸습니다. 전방을 새로 차리고 마음도 평상심으로 돌아오니 아까 왜 내가 주제에 걸맞지도 않게 그리 깊은 골짜기까지 들어가서 무리하게 혼자 낚시를 했는지 웃음만 났습니다.
그렇게 낚시를 하다가 새벽에 그 좁은 터에서 낚시를 하던 모든 분들께 라면을 끓여 대접했습니다. 그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꼭 그분들이 저를 위해 함꼐 밤을 지세 주시는 것 같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마을에서 가까운 초입 포인트지만 그 분들이 아니었다면 그곳에서 조차도 혼자 낚시할 자신이 안들었기 때문입니다.
헌데 라면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알게된 사실... 그분들이 그분들이었다는 사실. 낮에 제가 골짜기 안으로 진입할떄 1, 2, 3번 골짜기에서 보안던 차들의 주인공들 이란 사실. 그분들도 나와 같은 맘으로 맹동지 찾았다가 나와같은 이유로 낚시자리에서 허겁지겁 튀쳐나왔다는 사실.
이상은 근래 조우들과 출조하면 소주한잔 하면서 가끔 나누곤 하는 저의 과거 낚시 에피소드들 중 하나입니다. 지금은 웃음만 나네요. 헌데 당시는 을마나 무서웠는지.
하여간 전 담이 작아서 지금도 왠만한 곳은 혼자 밤낚시는 안하고 있습니다. 이제 막 낚시를 시작하는 월척님들 중에서 자기가 담력이 약하다 하시는 분이 계시면 혼자 밤낚시는 신중하세요 ^^ 특히 외지고 깊은 곳은요. 제말 무시하시면 저 처럼 됩니다. 그래도 하고 싶으시다면.... 해병대 극기 캠프 추천합니당.
가끔은 담력도 필요한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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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인적이라고는 찾을수도 없는 깊은 곳에 혼자라고 생각해 보면
누구라도 못 버틸거 같습니다.
한번 머리가 서기 시작하고 뒤가 서늘해 지기 시작하면 누구라도 못 버티지요~
은근히 그런 곳에서 푸근한 느낌일때도 있습니다.
잘 다듬어진 묘지도 있고 물안개 피는데 혼자 있어도 혼자 같지 않은 그런 느낌, 누군가가 옆에서
응원해 주는 느낌일 때도 있거든요
그럼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담력 상관 없이 낚시할 수 있는 경우, 이런 경우를 체험한 분들도 꽤 많으실 겁니다.
낚시 특성상 정적이기 때문에 더 그런거 같습니다.
한번 무서운 상상을 하게 되면 못 버티지요~
뒤에서 누군가가 다가와 덮칠것 같은 상상
앞에서 무언가(물고기 말고) 쑤욱~ 오라 올것 같은 상상등만 하게 되지요~
해명대 극기훈련 같은 것은 맥이 다르지요~
동적이고 내가 주시하고 전진하면서 하기에 무서움이 훨씬 반감되지요
전 가끔 한낮에 산길 걸을때도 문득 문득 소름이 돋을때가 있습니다
언젠가 한번은 밤에 이어폰으로 라디오 듣는데 그날따라 납량특집 이야기를
하네요...아....환장해요..
고기가 물러가 입질이 끊기면 슬며시 그님이 찾아와서
고기가 들어올때까지 괴롭히다 가시지요
그님한텐
라디오도.
주기도문도.
노래부르기도.
다 무용지물이지요.
단..
고기들이 자주 물어준다면 그님도 조용히 가십니다..
우리꾼들에겐 붕어가 최고지요.
재밋께 잘읽고 갑니다...
바로 철수하는게 정신건강에 좋을듯 하네요..
30 초반엔.... 혼자서 잘 다녔는데..... 결국 못에 동행아닌 동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란 생각입니다.
가로등도.... 멀리 민가 조명도없는곳에서 홀로 밤을 보낸적이 한번있었는데.....
초저녁 입질이 끊어지고나니.... "등꼴이 오싹하다" 란 경험을 하게되더군요.
요즘에야 뒤에 무덤이 있으면 오히려 더 편하게 느껴지는 때도있지만~.. 그땐 무덤 앞 억새가 바람에 부딪치는소리가.... 흐~!!
결국 11시 못되서 정말이지 허겁지겁 차로와 문잠그고 옷 뒤집어 쓰고있었습니다.
그때 어느순간 잠들기 전까지 그~ 말똥~ 말똥한 정신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군요. ^^;
고즈녁하며, 그 님이 올 것 같으며, 방해 받지 않는 곳을
찾게 되고, 독조 아닌 독조가 되는게 아닌지..
아주 실감나고 재미있게 읽고갑니다. ^^
그렇다고 괴기도 잡은것두 아닌데..
이넘의 대물뭔지... 물론 20대 때이야기 입니다.
ㅋㅋㅋ
지금도 하라면???
욕합니다.
무십습니다.
밤12시쯤에 라면먹고서 돌아서는데 등짝이 싸늘한느낌 드는데
더는낚시 못하겠드라구요
한번무서워지면 끝입니다 밤이고 새벽이고 짐싸야지요!
부릅뜨고 찌만 보세요 ㅋㅋㅋ
괜시리 무서움탈때가.....
그럴땐 장사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