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신년을 보내는 막바지 시간입니다.
일상에 쫒기며 시작한 “인간낚시”라는 글이 새해가 도래하기 전에 끝을 맺어야 한다는 심리적인 부담을 느껴야 했습니다.
올해에 벌려놓은 모든 일들을 마무리한다는 차원에서.......
그동안 저의 허접한 글을 읽어주신 월척회원님!
그리고 낚시에 취미를 가지신 많은 동호인 여러분 감사합니다.
다사다난했던 2004년을 툴툴 털어버리시고, 다가오는 을유년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다복하시길 빕니다.
추가로 한 가지 더 말씀을 드립니다.
을유년 새해에도 안전한 조행길이 되시고, 월척 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12월31일
갑신년을 보내며
입질!기다림. 드림
지상에서의 핵폭발이 일어난 뒤 몇 백 년의 세월 속에 바다 및 민물도 생태가 파괴되었지만 복원이 된 것도 있었다.
수면 속에는 물속에서 변이된 인족(人族)들이 무리를 지어 헤엄치고 있었다.
과거 2000년대 인간들의 동화 속에 인어가 있다고 했는데, 지금은 동화 속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이었다.
유심히 관찰을 하니 발가락과 손가락이 물갈퀴로 변해 있고, 등과 팔 부분에는 지느러미가 달려 있었다.
자유롭게 헤엄을 치고 있던 인족(人族)의 남녀노소가 모니터의 오른 쪽으로 떼를 지어 몰려가고 있었다.
그들의 진행방향으로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
물 속 군데군데에는 과일을 잘게 빻아 뭉쳐 놓은 덩어리와 과일들이 떨어져 있었다.
앞서 헤엄치던 인족(人族)의 한 마리가 덩어리를 주워 손에 들고 맛있게 먹고 있으니 다른 놈이 그걸 빼앗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모습이 눈앞에 벌어졌다.
뒤에 따라오던 여자 인족(人族) 한 마리가 과일을 주워 입에 넣는 순간 몸체의 진행 방향이 횡에서 갑자기 수직으로 바뀌며 공중으로 들려 나가고 있었다.
입에서 흘러내리는 선혈이 물 속에 퍼지고 있었다.
모니터 화면의 상단부분 수면 밖을 바라보았다.
무시무시한 광경을 보고 너무 놀라 의자에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과거 2000년대 지구에서 사람들이 취미생활로 즐기던 낚시를 지금 현실에서는 어족(漁族)들이 인족(人族)을 낚는 고상한 취미 활동으로 바뀌어 있었다.
물 밖에는 대여섯 마리의 어족(漁族)들이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과거 아버지의 손에 끌려 낚시를 다니던 유년기와 청년기에 친구와 어울려 다니던 밤낚시를 생각했다.
그런데 어족(漁族)들의 낚시 형태를 살펴보니 과거 사람들이 하던 낚시와 대동소이했다.
단지 다른 점은 해상도가 선명한 수중탐지기를 보면서 먹는 용도에 따라 선별해서 낚아내는 것이었다.
낚은 인족(人族)들의 다리에 족쇄를 채워 물 속에 던져두고 있었다.
족쇄를 찬 남녀 인족(人族)은 눈물을 흘리며 동료들에게 구원요청을 했지만, 쳐다보지도 않고 유유자적 헤엄을 치며 놀고 있었다.
같은 종족끼리의 동료애 따위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세월이 흘러갔지만 어떻게 저렇게 달라질 수가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낚시를 즐기고 있는 곳을 떠나 다른 한쪽 물가에서는 어족(漁族)들의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다.
모니터의 화면을 그곳에 고정하여 그들을 관찰했다.
낚시를 같이 온 암수, 노소의 어족(漁族)들이 낚아 올린 인족(人族)의 머리와 발목, 지느러미를 자르고 뼈를 발라 회를 뜨고 있었다.
선혈이 낭자한 도마 바닥의 살점은 신경이 살아 꿈틀거려도 그들은 맛을 음미하며 맛있게 먹고 있었다.
술병을 모두 한 병씩 들고 희희낙락하며 그들의 여유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충격을 받아 가슴이 마구 뛰고 있었다.
아무리 지구가 멸망했다 하더라도 이렇게 변해 버릴 수가 있단 말인가?
과거 2000년대에 사람이 하던 행위가 뒤바뀌어 재연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먹고, 마시며 떠들고 있는 어족(漁族)들이 타고 온 기구들 뒤편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소름끼치는 광경에 정말 망연자실했다.
굵은 나무막대기가 세워진 부분에 줄을 치고 그 줄에다가 배를 가르고 껍질을 벗긴 인족(人族)을 메달아 건포로 만들고 있었다.
오늘의 학습은 내게 있어 가장 충격적이고 소름끼치는 공포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 엄청나고 황당한 현실을 탈피해 500년 동안 단절된 인간 사회를 복원하는 방법을 생각했다.
현실의 암담함에 심한 중압감이 밀려왔다.
과연 현실에 생존하는 인족(人族)들을 교육과 의학을 통해 단절을 넘어 과거의 우리로 복원을 시킬 수가 있을까 염려되었다.
만일 복원이 된다면 지하도시에서 출생하고 성장하는 아이들과 융합할 수가 있을까?
두 그룹에서 벽이 생기고 우열이 생긴다면 그 문제를 어떤 방법으로 풀 수가 있을까?
그리고 현실에 있어서 나름대로의 고유문화를 가지고 있는 어족(漁族)들과의 공존은 가능할까를 생각하다가 또 다른 공포가 엄습해 오고 있었다.
만약 인족(人族)과 현재 우위에 있는 어족(漁族)과의 갈등이 발생한다면 지구의 멸망이 한 번 더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최후까지 믿고 헤쳐 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해결점을 생각했다.
지하도시의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는 수천 년 동안 축적된 인류의 지식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태양은 다시 떠오르고 지구의 인류 역사는 새로 써야 한다는 사명감에 젖었다
END.
공포의 인간 낚시(최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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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고를 축하드립니다..
나쁜 악몽을 꾸고 난 것 같은 느낌이네요.
상상속 이야기지만 물고기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이라는 존재가 아주 밉고 괘씸하겠죠...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낚시를 다닐 겁니다...쭉~
을유년 한해 어복이 넘치는 시간이 되길 기원합니다.
을유년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가내 다복하시기를 빕니다.
그리고 새해에는 월척도 많이 하시길.......
년 초부터 집안 행사 땜에 바쁘게 돌아다니다가…….
사실 저 자신도 다른 분들의 좋은 글을 읽고 댓글을 단다는 게 쉽지는 않은데,
성원을 보내 주셔서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미래 우주의 500년 여행 이 과거 의 역사 보다 무서운 속도로 변 한다는것은
현존 하는 인간 들의 자연 파괴 가 가장 큰 원인 이겠지요?
정말 후손 들을 생각 하면 환경 을 잘 지켜 나아가야 겠습니다.
힘 차고 자신 있는글 즐감 했습니다.
乙酉年 항상 행복 하시고 건강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