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잠시 할말을 잃었다..
내겐 너무 예쁜 그녀...그녀가 나를 좋아한단다...
나는 감격에 겨워 눈물이 날것 같았지만 겨우 참아내었다
발그스레 붉어져 있는 그녀에게 입맞추고 싶고,와락 안아주고 싶었지만 그럴 용기가 없어
망설이기만 했다.
대답으로 무슨말 이라도 해야 하는데 도대체 무슨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대문 안으로 들어가는 그녀의 손을 끝까지 잡으며 놓아주지 않으려 했다..
- 아잉..들어 가야해...^^ -
놓아주기 너무 아쉬운 손....
겨우 손에 힘을 풀어 주었지만 마지막 까지 손가락 끝이 아쉬운듯 붙어있다
- 며칠있다 만나면 되잖아...-
얼른 들어가봐야 하는 그녀는 애써 나를 달랜다...
집안에서 누군가 현관문을 삐걱 여는 소리가 나고, 그녀가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머릿결에서 풍겨 나오는 샴푸향이 아직 남아있었다.
- 홍태가 우리 학교에서는 캡 이었잖아....-
신학년이 되면 자신의 출신학교 이야기 부터 싸움대장 이야기까지 무용담을 늘어 놓기도 하고
소문으로만 들리던 그런 이야기가 약간은 부풀려져서 입에서 입으로 퍼져 나간다.
특히 남학교의 경우 이런일이 아주 많다..
부천동국민학교 출신인 형구는 자신의 학교에서 캡 먹었던 홍태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태권도를 배워서 발차기를 완전 잘하다는 칭찬 일색이다..
- 철이 너하고 붙으면 막상막하 일것 같은데...ㅎㅎ-
- 난 관심없어..-
- 같은 학교 다니게 됐으니 조만간 서로 만날텐데 서열은 정해져야 하는거 아냐?-
형구는 나와 홍태의 대결을 은근히 기다리는 눈치인듯 하지만 난 그런것에 관심이 없다.
내가 다니던 부천남초등학교에서 난 싸움 잘하는 아이로 소문이 나 있다.
내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상필이가 캡 이었으며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아이였다.
많은 싸움을 하던 아이였고 실제로도 상필이는 싸움을 잘했다.
1학년 때부터 워낙에 소문을 많이 내고 다닌 아이 였으며 그의 형 상길이의 무용담도 어느정도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어서 누구하나 상필이가 1인자 라는데 이견이 없었다.
그러던 차에 6학년때 내가 등장하고 난 후부터는 맞수라는 분위기가 지배적 이었다.
상필이와 내가 1,2위를 다투는 형국 이었다가 얼마전 식목일 사건을 계기로 나에게 조금더
무게가 실리는 편이었다.
체육시간이나 각종 놀이를 할때에도 내가 좀더 앞선 힘과 능력을 발휘한것도 있고 상필이에 비해
체격조건도 좋았으며 주변에 친구들도 많았고 선생님으로 부터 총애를 받는 분위기 때문에 나에게
힘이 더 실린것 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실제로 싸움을 많이 해 본적이 없다.
내가 캡이 된데에는 나의 의지 였다기 보다는 남들보다 조금 큰 체격에 시골에서 자라선 그런지
까무 잡잡한 피부가 강인한 인상을 주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런 나의 외모가 어느정도 효과를 발휘해서 나와 싸워 보지도 않고 지레 수그려 주었던 아이들이
대부분 이었다.
난 별다른 저항을 받은적 없이 자의반 타의반에 의해서 상위에 올라 있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권투 체육관에 다닌다는 소문이 이미 퍼져있기 때문에 어지간한 아이들은 내게 도전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중학교에 들어와서도 뒺줄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덩치가 큰 아이들 중에 힘좀깨나 쓴다는 아이들이 있다.
학년초에는 기선 제압을 하려고 약간의 뻥을 치거나 괜한 시비를 걸어 오기도 하지만 중학교에
들어와 새로만난 친구들 중에 어느하나 나에게 시비를 걸어온 아이는 없었다.
우리 학교출신 아이들의 입을 통해 조금은 과장되어 떠돌고 있는 나의 소문을 들엇던 것이리라..
불과 며칠다닌 학교지만 어느정도는 만족할만한 분위기 였고, 앞으로 있을지도 모르는 두어번의
관문만 잘 통과 한다면 조금은 편안하게 학교를 다닐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형구를 통해 동국민학교의 분위기도 어느정도 듣게됐고 홍태라는 아이에 대해서도 조금은 알게 되었다.
아버지부터 형까지 그의 가족은 모두 태권도 가족이라는 사실도 알게됐고, 그도 조만간 2품을 따게
될것이라는 것도 알게됐다.
형구의 이야기가 없었더라도 홍태는 언젠가는 만나야 할 사이라는건 어느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부러 내가 그를 찾아가 다툼을 만들 생각은 없었다.
약간 두렵기도 했고 조용히 학교 생활을 하길 바라는 마음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홍태와의 만남은 의외로 빨리 찾아왔다.
- 네가 1반 철이냐? -
하교길 엿장수 할아버지의 노점에서 엿을 사먹으려 줄을 서있다가 깜짝놀라 뒤를 돌아봤다.
일행인듯 보이는 서너명이 가방을 삐딱하게 들고 나를 쳐다보고 있다.
처음에는 선배인가 싶어서 명찰을 봤다.
파란명찰....
파란명찰은 1학년 명찰이다.
- 누군데 너희들? -
난 무표정한 얼굴로 그들을 바라봤다.
- 나 5반 김홍태라고 하는데...-
그랬다..그는 부천 동국민학교 출신 홍태였다.
얼핏봐도 운동을 많이 한 아이라는 것이 표가 났다.
키가 아주크고 딱 벌어진 어깨며 날카로운 눈,굳게 다문입술....
작심을 하고 나에게 온듯한 느낌이다..
- 나한테 볼일있냐?-
난 그의 일행들을 번갈아 쏘아보며 말했다.
홍태와 눈이 마주쳤다.
우리는 서로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
한참을 계속 노려보며 눈싸움을 한다.
여기서 눈을 피한다거나 흔들리면 싸워보기도 전에 지는 것이다.
바로 코앞에서 온갖 인상을 쓰며 눈을 부라리고 상대방을 째려본다..
식식거리며 호흡이 바빠졌고, 불쾌하다는 듯이 홍식이의 가슴팍을 거칠게 밀어쳤다.
여기서 그가 수그려 주면 좋으련만.........
- 이색끼가..정말..-
화가 많이난듯하다.
내가 너무 세게 밀친것일까?
단순히 거리를 벌리려 밀친것 이지만, 그는 너무 많이 밀렸다.
홍식이가 달려들 태세를 하면 그것으로 대결의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 것이다.
우리는 서로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들고있던 가방을 땅바닥에 툭 내려 놓는다.
그것을 신호로 해서 주변의 아이들은 서서히 물러나며 둥그렇게 원을 그리며 우리들의 대결을
흥미롭게 지켜본다.
- 어...붙는다 붙는다..-
누군가가 호들갑을 떨며 우리의 싸움을 부추긴다.
심장소리가 점점 빨라지고, 겁이 나기도 하며 몸에 열이 나기 시작한다.
까만색 교모를 벗어 옆으로 휙 던졌다.
- 철아..잘해..네가 이길수 있어...-
언제 왔는지 형구와 태환이가 내 모자를 받아내며 나를 응원한다.
서너 발자국의 거리를 유지한 채 한참을 서성였다
강력한 눈빛을 서로 교환하며 기선제압 당하지 않으려고 눈에 힘을 주었더니 조금은 시큰해 온다.
태권도를 배웟다더니 사실 이었는가보다..
홍태는 경쾌한 스텝으로 살짝살짝 뛴다.
저러다 어느순간 기회를 봐서 앞발이 날아올 것이다.
나의 예감은 금세 맞아떨어졌다.
앞뒤로 스텝을 밟던 홍태는 반원을 그리며 발을 날렷다
뒤로 몸을빼며 한쪽팔로 그발을 툭 밀치며 막아내었다.
막아낸 팔뚝이 조금은 아프다....
통증을 잊으려 팔을 흔들며 털어 주고는 주먹을 굳게 움켜쥐었다.
그때 홍식이는 양발로 나래차기를 하며 나에게 발길질을 해댄다.
퍽..! 옆구리 쪽으로 한쪽발이 내 옆구리에 닿는것과 동시에 그의 운동화가 내손에 잡혔다.
그 발을 잡아 뒤로밀치며 위로 휙 제쳣다.
비틀 ..뒤로 약간 밀리는 홍태...
내옆구리에 어느정도의 통증이 느껴졌지만 심각한 타격은 아니었기에 홍태가 뒤로 물러나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달려들어 그의 옷자락을 움켜쥐고 몸을 잡고 쓰러트렸다.
넘어져서 당황한 홍태의 얼굴이 읽힌다..
이제 나는 중심을 잡고 위로 올라타기만 하면 경기는 거의 끝난것이나 마찬가지다.
싸움에 걸리는 시간은 채 몇분이 지나지 않는다.
보통 한두대정도의 주먹질이 오고가면 승부가 나는것이 대부분이고 업치락 뒤치락 하여도
길어봐야 5분 내외면 승패가 갈리는 것이며 이정도의 시간 이라면 서로의 능력을 알아내기에 충분하다
끙끙대며 약간의 힘겨루기가 시작되었다.
어린시절 시골에서 양계장을 하신 아버지 덕분에 나는 팔힘이 세다.
수도시설이 열악했기에 닭 모이를 줄때면 늘 수돗가에서 양동이로 물을 날라야 했다.
방과후 아버지의 그 일을 많이 거들어 드렸던 덕분에 팔뚝도 다른 아이들 보다 약간 굵었고 힘이 세다.
큰 저항을 받지않고 그의 몸에 올라탈수 있었다.
양 무릎으로 눌러 그의 팔을 제압하였고 비어있는 그의 얼굴이 보인다.
주먹을 단단히 말아쥐었다.
- 야 ! 너희들 여기서 뭐햇!! -
호통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학년주임 선생님 이었다.
- 야 ,야,,선생님...선생님이닷..-
이럴때는 아무렇지 않은듯 얼른 일어나야한다.
그러지 않으면 선생님한테 찍혀서 학교생활이 고단한 나날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고 홍태도 빠른 행동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 아무것도 아닌데요? 장난하며 노는건데요?-
누군가의 해명으로 우리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먼산을 바라보고 있다.
선생님은 멀리서 우리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가 싸우는것 같은 모습을 보곤 달려오신 모양이다.
- 장난하는 겁니다..-
태환이가 선생님께 변명을 했다.
- 너희들 몰려 다니면서 쌈박질 하고 그러면 않돼..아주 혼날줄 알아..엉?-
우리는 선생님께 일동 인사를 하며 자리를 떠났다.
아직까지 심장은 심하게 요동치고 있었고 상기된 내얼굴은 화끈 거리고 있었다.
발차기를 한대 맞기는 했지만 분명 내가 유리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있었고 선생님이 오시지만 않았
다면 나는 홍태에게 주먹 세례를 퍼부울수 있었으리라...
- 낼 학교 끝나고 소각장에서 만나...결판을 내야지-
벌겋게 달아오른 표정의 홍태가 옷을 툭툭털며 나를 노려본다.
결국 끝장을 보고야 말겟다는 그의 의지가 보인다.
- 당연하지..-
형구와 태환이가 내 가방을 챙겨들고 따라온다..
태환이는 내가 처음 전학 온 5학년 때부터 같은반 이었고 가장 가깝게 지내는 친구였기 때문에
나를 응원하는것은 이해가 되었지만 홍태와 같은 학교였던 형구가 나를 따라온다는 것은 의외였다.
- 아...선생님만 아니었으면 네가 충분히 이길것 같았는데...아깝...-
내 옷에 묻어있는 먼지를 툭툭 털어주며 형구가 아쉽다는듯이 말한다.
얼마 되지는 않앗지만 어느정도 힘겨루기도 해봤고 넘어트리기도 했기 때문에 내 몸에 느껴지는
감으로는 홍태 정도라면 충분히 상대해 줄만한 정도라는 자신감이 들었다.
-오...좋은데..??-
집근처 놀이공원에서 지정이가 만들어준 대나무 낚시대를 형구와 태환이에게 자랑했다.
그들은 신기한듯 만져본다.
- 이게 정말로 지정이가 선물한 거란 말이지?-
태환이는 믿기지 않는다는듯 내게 묻는다.
-조금 있다가 지정이 오면 물어봐라..내가 거짖말 하는지...-
이 놀이터는 지정이가 집으로 가려면 지나가야 하는 곳에 자리하고 있었고, 조금만 있으면
지정이는 이곳을 통해 집으로 갈 것이다..
나는 가끔 그녀를 보기위해 이곳에 오곤한다.
- 난 말야...이걸로 큰 물고기를 잡을거야..-
형구와 태환이는 고기잡는 액션을 하며 들떠있는 나를 보며 입을 벌리며 바라본다..
- 배를타고 바다에도 가는거야, 거기에서 엄청나게 큰 물고기를 잡는거지..-
나는 넓은 바다에 가서 낚시를 하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고 그런것을 꿈꿨다.
난 도저히 감당할수 없을만큼 큰 물고기를 잡고 싶었다
-지정이네 할아버지도 가끔 바다낚시를 다녀오시는데 엄청나게 큰 물고기를 잡아 오신대...-
나는 낚시대를 꼽아서 흔들어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우리가 낚시대를 화제로 정글짐에 앉아서 왁자지껄 떠들고 있을때 였다.
- 옘병들을 하네...킬킬킬..-
누군가 비웃는듯한 소리에 우리는 그곳을 바라봤다.
- 어...설마.....-
낮익은 얼굴....어디서 봤더라..?
홍식이?? 그랬다....그는 상길이 패거리중 한명인 홍식이였다.
얼마전 지정이네 집근처 골목길에서 나를 끌고 들어가려 햇던 그녀석...
내 박치기에 호되게 당한 바로 홍식이였다.
운동화를 질질 끌며 이빨 사이로 침을 찌익 뱃어가며 홍식이를 포함한 세명의 남자 아이들이
우리를 노려보며 이곳으로 온다.
- 너 이색끼, 여기 있었구만,,,킬킬킬 -
나를 만나기만 벼르고 있었는듯 하다...나를 찾아왔는가....
내게 박치기를 당한것이 꽤나 분했는가 보다.
상대로 취급 하지도 않았던 조무래기라 표현하는 어린 아이에게 의외의 허를 찔린 그의 입장을
생각해보면 그가 왜이리 분해 하는지 이해가 될듯도 하다.
- 빚은 청산해야지...내가말야, 니 대가리에 한대맞고 졸나게 쪽팔렷거든?-
그날 그 사건 이후 상길이 일행을 마주 칠까봐 조심 했었다.
상길이 일행은 언제나 위협적인 존재로 내 뇌리에 남아 있었고 늘 조심하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공포의 대상이었다.
늘 상길이만 의식하며 지내고 있었는데 상길이 일행중 홍식이와 마주치고 만것이다.
난 약간 당황했다.
- 이리와 색끼야..-
홍식이는 내 멱살을 잡으려 했다.
- 이거 왜 이래요? -
나는 그가 나의 멱살을 잡으려 뻗은 팔을 툭 치며 뒤로 빠졌다.
- 어쭈? 이 색끼가 정말로 한번 해보자는 거야? -
그는 인상을 쓰며 정말로 화가 난듯한 표정으로 나에게 서서히 다가온다.
형구와 태환이가 신경이 쓰였다.
공연히 나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놓인것 같아 마음에 걸린다.
나 혼자라면 도망쳐 버리면 그만인데 , 이들이 있다면 도망치는 것도 만만치 않을것이다.
내가 자꾸 피해 버리면 홍식이 일행들이 형구와 태환이를 가만 나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맞짱해요..그럼 -
난 일대일 대결을 제안 했다.
어차피 도망치지 못한다면 흠씬 두들겨 맞을 것이다.
그럴바에는 정식 대결을 하는것이 나을것 같아 급한 마음에 이런 제안을 했지만....두럽다..
- 뭐?? 맞짱?? 참나..어이가 없어서..시발..-
홍식이는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 좋아...졸나게 터지고 나서 뒷말하기 없기다..앙..-
아...왜 이런말을 했을까....
내가 내밷은 말을 금세 후회 했지만 이젠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날따라 왜이리 날씨는 좋은것인지...
약간은 따깝게 느껴지는 태양이 우리를 내리 비추고 있다.
놀이터 모래사장을 중심으로 우리는 맞서고 있다.
홍식이 일행들도 모래사장 밖으로 자리를 피해 있었고 태환이와 형구도 그네 뒤로 몸을 피했다.
- 돌멩이나 흉기쓰기 없기, 깨물기 없기에요..-
나는 혹시모를 사고를 대비해 이런제안을 했고 ,홍식이는 그것을 받아들였다.
- 뒈지게 맞고나서 병원비 물어내라는 소리나 하지마 색끼야..-
난 양팔을 머리맡으로 들어 그동안 배웠던 권투의 자세를 했다.
털보 관장님께 거울 앞에서 배운 그자세...
언제든 홍식이의 발길질이나 주먹질이 나를 향해 돌진해올 것이지만 이런 나의 생각이 정리될
틈도 없그의 발길질이 어김없이 나를 향해 날아왔다
약간 먼거리에서 날아온 발길질 이었기 때문에 뒤로 물러나며 살짝 피햇다.
발길질과 거의 동시에 들어오는 그의 양 주먹질....
체육관에서 매일 연습했던 그런 움직임...
허리를 상하좌우로 움직이고 무릎을 이용해 그의 주먹을 완화시키는 그런...
내 옆구리와 팔뚝, 뒤통수를 거칠게 타격하며 쉴새없이 쏟아지는 공세가 이어진다.
정신 차릴수 없는 그의 공세가 이어졋고 이따금씩 강력한 무릎도 내 복부로 올라온다.
저기에 맞으면 내 갈비뼈는 금세 부러지리라...
내 회심의 오른손 주먹질이 붕 큰원을 그리며 빗나갔다.
연이어 내뻗은 왼손도 허공에서 헛돌았다.
그때 홍식이의 주먹이 눈앞에 보였고 그와 동시에 내눈에 번갯불이 번쩍했다.
으....충격 , 너무 아팠다.
그는 예상대로 거칠었다.
쉴새없이 나를 몰아치더니 내게 어느정도 충격을 줬다고 생각한 것인지 나를 넘어트리려 하였다.
내몸을 잡고 발을 걸으려 한다..
약간의 힘겨루기와 실랑이가 있던 와중에 그중에 잠깐..아주 잠깐동안....
잔뜩 웅크리고 있던 내 양팔 사이로 그의 하얀 얼굴이 보였다.
지난번 곁눈으로 보았던 하얀 얼굴....
그때와 거의 비슷한 예감...
순간적으로 몸을 일으키며 그의 얼굴을 향해 박치기를 하였다.
- 퍽...!-
둔탁한 느낌이 내 머리에 전해진다.
- 으....-
괴상한 신음 소리를 내며 주춤 거리는가 싶더니 뒤로 약간 물러난다.
작년 여름방학 때부터 나는 체육관 관장님의 손바닥을 수없이 때렸었다.
거의 줄넘기를 하는 횟수만큼 두드렷으리라...
- 주먹을 뻗을때는 팔의 힘이 아니라 허리와 손목의 힘을 이용해야 하는거야..-
관장님의 외침이 들려 오는듯 했다.
옆에서부터 허리를 이용해 팔로 그리는 둥그런 궤적....체중이 실리는 왼쪽다리,,,,
퍽...!
오른주먹에 묵직한 충격이 느껴진다.
다시한번 휘두른 오른팔...
커다란 원을 그렸고 그후에 손목과 어깨에 느껴지는 묵직한 느낌....이것이 손맛이다...
같은 모습으로 반복된 서너차례의 주먹질...
- 퍽! 퍽! 퍽! -
왼손..! 오른손! 다시 오른손..!
손맛이 꽤나 여러차례 느껴졌다.
잠시후 홍식이가 뒤로 주저앉는다
내몸이 바로 이어서 그를 덮으며 올라탔다.
홍식이는 나의 주먹세례를 막아보려 눈도 못뜬채 양팔을 휘젖고 있다.
그의 방해를 피해 위에서 내려다 보며 내리치는 나의 주먹이 연속으로 이어졌고 휘젖던 그의
팔이 빈 허공에서 맴돌았고, 아무 저항을 할수 없는 고통으로 일그러진 홍식이의 표정...
그것을 보며 나는 승리를 예감했다.
- 야..야..그만 그만..-
홍식이의 일행 두명이 나를 끌어낸다.
뒤이어 몇차례의 발길질이 나에게 이어졌다.
- 이제 그만..끝났어...-
그 발길질은 나를 해치기 위한 발길질이 아니라 자신들의 동료를 구하기 위한 것이엇다.
눈앞에서 당한 자신의 동료를 보며 치솓아 오른 분기를 식히기 위한 발길질 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들의 뿌리침에 비틀거리며 한쪽 구석으로 밀려났다.
정신이 하나도 없고 어떻게 순간이 지나갔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쭈그리고 앉아 미끄럼틀 옆에있는 나를 형구와 태환이가 부축을 했다.
비틀거리며 몸의 흙을 툭툭 털며 일어났다
바닥에 나뒹굴어 있는, 도저히 저항할수 없을것 같은 홍식이를 바라보며 우리 일행은 천천히
그곳을 벗어났다
허벅지와 옆구리,그리고 왼쪽 눈 두덩이가 뜨거웠다.
아픈곳을 손바닥으로 한참을 주무르며 고통을 씻고 있었다.
태환이와 형구는 나를 걱정하는 눈빛과 미소를 번갈아 지으며 통쾌 하다는 듯이 나를 바라본다.
- 어 ?? 철아.... 너 옷이 왜그래? 무슨일이야?-
고개를 돌려 옆을 보니 지정이였다.
- 많이 아파? -
약수터 아랫쪽 도랑에서 지정이가 나의 부은 눈가를 살핀다.
걱정 스러운듯이 나를 바라보는 그녀...
약수터에 오는내내 지난번 다슬기 잡으러 갔다온 날 상길이 일행과 마주 친 일이며..
홍식이와의 사연등을 이야기 했다,
오늘 홍식이와의 싸움에 대해 변명하거나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의도에서는 아니지만 최소한,
내가 싸움하며 다니는 그런 불량스런 아이가 아니란 것을 알아 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벌겋게 열을내며 부어있는 내 얼굴을 차갑고 하얀 그녀의 손이 보듬는다.
- 난 ..괜찮아...-
하며 시익 웃어주었다.
그녀는 내가 측은한지 아니면 걱정 스러운지 혀를 차며 나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인상을 찌푸린다.
찌푸린 그녀의 표정 하나하나까지 너무나 사랑스럽다.
작고 앙증맞은 그녀의 입술이 눈에 들어왔다
키스하고 싶은 충동이 확 밀려온다.
- 철아...내가..있잖아..금방 낫게 해줄게...-
무슨말을 하는건지...?? 말뜻을 이해 못하고 잠시 머뭇거렷다.
그녀는 까치발을 하고는 내 왼쪽눈에 호 하고 입김을 불어준다...
- 호,,,,,호...-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그녀의 돌발행동에 정신이 아찔해 온다.
황홀함이란 이런것일까?? 맞은 자국이 금세 나은듯 햇다.
- 이제 않아픈걸..? 히히-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웃어주었다.
날은 어느새 어둑어둑 해졌고 사람들의 왕래는 거의 사라진듯 뜸해졌다.
약수터를 내려오는 길,,,
그녀는 지나가는 사람이 없을때면 팔짱을 끼며 바짝 다가온다.
과감한 그녀의 행동이 약간은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싫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나에겐 고마운 일이었다.
옆구리에 그녀의 따스한 체온이 느껴지며, 발걸음을 옮길때마다 그녀의 가슴 언저리가 나의
팔꿈치에 살짝살짝 와 닿는다..
전기가 통하는듯하여 깜짝깜짝 놀라지만 그녀가 어색해할까봐 내색하진 않았다.
천사같은 그녀가 지금 내옆에 있다.
어쩌면 그녀는 천사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나에게 있어 그녀는 천사였고 생활의 활력소 였으며 내생활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어느새 그녀의 집근처에 다다랐다.
오늘도 언제나처럼 헤어지기 싫어서 잡은 손을 놓을수가 없다.
- 아직도 많이 부었네..-
수은등이 하얗게 켜진 그녀의 집옆 전봇대...
그녀는 집안으로 들어 가려다 말고 나의 왼쪽 눈 두덩이를 가만히 바라본다..
부어있는 눈가를 맛사지 하듯이 지긋이 누르며 측은하다는 듯이 혀를찬다.
- 또,,치료 해줘..-
나의 말을 금세 이해 못했던지 잠시 멀뚱거리며 나를 바라보던 그녀..
뭔가를 잠시 망설이더니 가만히 나를 잡아당긴다.
- 호...-
입김을 불어주고는 내 눈두덩이에 살며시 입을 맞춘다.
따듯한 그녀의 숨결이 느껴졌고 부드러운 그녀의 입술이 느껴졌다.
이때를 기다렷다는 듯이 그녀의 상기되어 있는 양볼을 지긋이 잡았다..
동그란 눈으로 나를 올려보던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그녀가 슬며시 눈을 감는다.
떨고 있는것 같다..
조심스레...그녀의 작은입술에 가만히 내 입술을 가져다 댔다.
촉촉한 그녀의 입술이 나에게 느껴졌고 긴장 한듯이 내 등쪽의 옷자락을 꽉 움겨잡는다.
이내 그녀의 입술이 살짝 벌어진다...
7부로 이어집니다...^^
대나무 낚시대 6부
-
- Hit : 10018
- 본문+댓글추천 : 0
- 댓글 47
어찌 기다리라고...
속이탑니다...
자꾸 이럴거요
애간장 다 녹겠구만....
꼭 클라이막스에서.....쫌 ..
그라지 맙시다......
아이구 제발 부탁드립니다
제발 살려주이소...
다시왔네요
제발....빨리.....쫌.....
옥에 티라면 홍태와 대결에서 홍식과 이름을 헷깔리신 것입니다.
글고 중1 학생 때 설왕설래했었다니, 부럽습니다.
7부 기다립니다.
너무 감사드립니다.
다음편도 기대해보며 읽으러 갑니다 ^^
댓글이 달린글은 수정이 않되네요...
곳곳의 오타및 띄어쓰기등의 오류 너그러이 봐주세요...^^
장군님,부들님,소요님,참붕어님 관심 감사합니다...^^
추천 때리고 갑니다.
다음편을 기다립니다. 즐감했습니다. 꾸벅!
누구나 한번쯤 격어봤을듯한 학창시절 의 추억들
다음회가 기다려 짐니다 마다이님
이 내용대로 인쇄해도 황순원의 소나기 같은 작품이 되겠어요,,
감사합니다..관심..^^
늘 감사합니다..ㅎ
너무 재미있어서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는지!!!!!!
제 어린시절의 추억이 베이스에 깔린 허접창작입니다...ㅠㅠ
늘 관심 감사합니다..^^
음,
허,
이거 참.
그럼 기다려야지
안기다리면안되는거지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나오는 짤라먹기식 편짜기..
왜 항상 클라이막스때 다음편일까??
ㅠㅠ
막 올라오려고 꾸물대는 대물입질보다 흥미진진하네요..
얼렁 올려 주셔요~~`
또 언제까지 기다려야 합니까?
ㅎㅎㅎ.
잘 보고 갑니다...
정말로 숨넘어가요.
마다이님 마다이님 얼능얼능 올려주소.
이제는 마다이님 팬클럽 결성해야 겠습니다..
홍식이와 한판 붙을때는 주먹에 힘이 다들어가네요.
이제는 중독인가 봐요.. 어떻게.....
힘이 납니다..ㅎ
지금다시 읽어보니 전날엔 눈에 띄지 않았던 오타가 곳곳에 보이네요...ㅠㅠ
제대로 검수하지 못한 저의 불찰 입니다...
앞으로 세심한 검사와 수정으로,회원님들이 집중하여 읽는데 방해요소를 최소로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올릴듯말듯 하면서 사람 속다태우는
붕어처럼...
이럴꺼유~
지정이가아닌 주인공이 이사"간다에 한표
줍니다...
오리지날님 왜이러세요..ㅠㅠ
성급한 추측은 아니아니 아니되오....^^
쭉~~~~~~
추천
쾅
하고갑니다
한꺼번에 1부부터 쭈욱 읽으시면 좀 지루하거나 길게 느껴지실텐데요...^^
추천누르셨군요,,,,감사,,,^^
일단 추천 날리고 ...
재밌구요
7부를 기다립니닷^^
천천히 글 올려주세요ㅡㅡ
상길이만 누르면 시원하겠는데ㅡ요 이제ㅡ
지정이와의 러브라인 기대됩니다ㅡ
곧 올리겠습니다..^^
이제 금방 올렸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