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전에...) 얼마전 제가 낚시로 알게 된 어느 분의 글인데 50대 초반에 컴퓨터도 잘 못하시는 분이
독수리타법으로 오랜시간에 걸쳐 어렵게 어렵게 낚시이야기를 쓴 것입니다만
마치 한편의 아름다운 낚시수필을 읽은 느낌이어서 올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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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들 하셨지요.
지금은 장마철 초반, 낚시가 안 되는 것은 전국적인 공통상황입니다
쉬는 날 집에 있으면 낚시터가 그리워 마음이 불안정해지고 밤에 자려고 누우면
깜깜한 수면 위로 그림같이 천천히 솟구쳐 오르는 케미불빛이 눈에 선하죠
대전이나 계룡시 또는 논산지역에 사시는 분들 가운데 씨알은 잘아도 마릿수에 찌올림 그리운 분들께
제가 알고 있는 좋은 저수지를 하나 소개드리지요
논산시 양촌4거리에서 직진, 697번 도로(완주방면)으로 조금 가다보면 도로가 둘로 갈라집니다
우측도로로 조금 가면 양임교 다리 건너 계속 가다보면
좌측으로 산속에 제방이 보입니다 반골소류지인데 제방쪽 외에는 바닥이 드러나 낚시가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이 곳이 아니고
조금 더 직진하다 보면 임화리라는 마을이 나옵니다 도로좌측 멀리 산속에 제방이 보입니다
비포장 산길 10분 정도
이 곳이 바로 임화저수지인데 70년대 말에 준공했는데 3년전에 제방 준설공사때 거의 바닥났었습니다
그러나 사수면적에서 생존한 고기와 마을양식계에서 붕어와 잉어새끼를 대량 방류했습니다
며칠전 케미 달고 해봤는데 일보고 오는 길이라 피곤하고 졸려서 3시반쯤 대를 접었습니다
붕어 3치부터 7치까지 10여수, 잉어새끼 7치 9치 두수 9치짜리는 제법 버티더군요 살림망을 물속에 넣고
고기들이 자유찾아 빠져나갈 때 그렇게 기분이 좋고 마음이 편안해져요
저는 민물고기를 안먹지만 그동안 잡아다 이웃들에게 자랑해가며 나눠준 걸 이제사 돌이켜보면 철이 덜 났었습니다
그토록 수많은 물고기들의 생명을 빼앗은 댓가인지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인 아내를 잃게된지가 7년전.....
그동안 낚시를 안하다가 올해부터 다시 하는겁니다
낚시는 직접 안했어도 포인트 답사, 초보 입문자들과 동행 조언 등 간접적으로는 했다고 봐야죠
괜히 쓸데없는 넋두리 했습니다
그리고 낚시에 입문하시는 분들은 좀 어렵더라도 한동안 떡밥낚시로 시작하시길 권유합니다
저는 이제껏 3대 이상 편 적이 없습니다
동물성 미끼는 챔질시 여유가 좀 있지만 정통 떡밥낚시는 상당히 정교합니다
특히 밤에는 대어일수록 더 예민하죠
그저 2대면 족합니다 그 이상은 무리라고 봅니다
저의 경험으로는.....
붕어는 일단 첫입질(예신)이 온 다음에 본신이 옵니다 이때 손잡이에 손이 가 있어야 합니다
본신은 댐 강 저수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거의 다 천천히 올립니다
일반적으로 2-3마디쯤 올라갈 때 챕니다 이때 초보자들은 너무 세게 채는 경우가 있는데 묵직한 입질에 비해
빈바늘만 나오는 이유는 큰붕(잉어나 향어 50센티 넘는 것은 어른엄지손가락도 들어감) 입속에서 순식간에
나와 버리거나 고기입이 찟기는 경우입니다
이 때는 걸렸던 느낌을 알 수 있죠
저는 팔꿈치로 친구 툭 치듯이 살짝 당깁니다 이 때 고기가 맞당기며 저항하는 힘을 더 느낄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고기씨알을 붕어는 상관 없고 잉어 향어 등은 50센티 전후를 한계로 합니다
잉어 향어는 50센티 넘어가는 야생들에게는 절대 안통합니다 저도 처음 댐낚시할 때 제깟것들이 얼마나
힘쓰겠나 했는데 고기얼굴은 커녕 대를 아예 세우지도 못하고 ----창피한 얘기지만 한 번은 무서워서 낚싯대를 그냥
놔버린 적도 있었습니다 물 속으로 딸려간 낚시대는 두 번 다시 못봤습니다
(대청호 계곡 깊은 포인트는 수심이 50미터 넘는 곳도 있습니다 원래 금강 물골자리 같은 곳)
80년대 중반에는 대청호 담수한지 얼마 안돼서 고기들이 깊은 곳에 적응을 못한 까닭으로 급경사진 물골자리에서
짧은 대, 주로 칸반대나 두 칸대로 거의 낚시를 했어요 값도 싸고 가볍고 두 세대씩 가지고 다녔지요
그 당시 보론이나 케블라는 없었고 카본대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붕어낚시 손목 맛보는 장난감에 불과했어요
탄성이 좋기 때문에 휨새는 좋은데 챔질시에 손잡이끝을 잡고 받들어총 자세를 취하면 우지직하고
낚시대가 쪼개집니다 고기한테 낚싯대 뺏기고 망가뜨리고.....
아주 오래전 대전 삼성4거리 태공사에 가서 월간낚시 대전모니터 최만무옹(국내에서 인정하는 떡밥낚시 대가)께
자문을 구하고 집에 와서 낚시도구 일체를 점검했습니다
가격 싼 글라스롯드에다 4호 원줄, 6합사 목줄, 지누2호 바늘....
그 때부터 그렇게 10여년을 대청호 인적 없는 곳만 찾았습니다
살괭이 오소리 너구리 살모사 능구렁이 노루 수달... 밤샘하면서 잡은 날짐승들을 계원들 친구들 약에 쓴다고
수없이 잡아다줬는데---죄를 너무 많이 졌어요 글 쓰다보니 옛날 생각나서 ----
절미하고.... 떡밥낚시 챔질이 정확한 타이밍에 이루어졌다면 거의 다 붕어 윗턱에 바늘이 박힙니다
저는 현장찌맞춤은 기본이고 예민하게 하는 편입니다
케미(처음 나온3 미리가 부력에 영향을 덜 미침)를 단 상태에서 바늘까지 달고 0점 맞춥니다
이러면 물유속 있는 곳에선 떠내려가지요
댐이나 저수지에서는 두 바늘채비에 떡밥 달고 3미리 케미 반만 나오게 합니다 케미높이가 틀리면 꺼내서
떡밥 달아 다시 던집니다 이 때 떡밥이 달려나오면 안됩니다
입질이 없으면 길어야 10분안에 떡밥이 바늘에서 완전히 풀어져야 됩니다
그러면 찌가 한 마디 정도 저절로 올라옵니다... 이런 식으로 최소한 2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됩니다
콩알만한 떡밥이 채비 떨어지는 곳을 하얗게 만듭니다 이것이 제가 배운 떡밥낚시의 기본입니다
기름집 가서 맷돌만한 들깻묵 덩어리 담가 놓고 2-3일후에 가서 마대자루로 잡아오는 거.....이건 아니지요
대청호 만들기전 80년대초 저는 대천쪽 청라지와 부여지나 옥산저수지로 집안아저씨들 형님들 쫒아다니며
낚시를 했는데, 제가 알기론 충주호 붕어 이전까지는 밤낚시 찌올림 전국서 최고로 알고 있습니다
옥산지 좌대 자리 잡아주는 아저씨 말씀이 서울 부자님들한테 그렇게 써비스한 덕에 6남매 자녀를 서울에서
모두 다 대학졸업시켰다고 하시더군요
옥산지는 붕어 잉어씨알 엄청나요 그 당시 케미 없을 때 카바이트 간드레로 야광찌에 불 비추면
찌가 한 마디 두 마디 한없이 끝까지 천천히 올라가다 안채고 놔두면 쓰러져요....
요즘 그런 입질이 너무도 그립습니다
그리고 조우님들 요즘 밤낚하실 때 파라솔 거슬리면 모자 쓰시고 얇은 방수잠바 정도는 꼭 입고 하세요
제 선배님들이 환갑 지나면서 뒤늦게 후회하시더군요 젊어서 밤이슬 무시한 것을.......
장마전 하지 무렵 얼마나 밤이 짧은지 붕어찌올림에 빠져 있으면 금새 동이 트기 시작합니다
이 때부터 해뜰 때까지 정신없지요
밤을 샐 정도면 30분에서 1시간에 한 마리 정도는 낚여야 되겠지요
논산의 임화지는 그 정도됩니다 주제 넘은 저의 떡밥낚시론 초보님들께 모래알 만큼이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고기가 없는 게 아니고 사람이 낚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전에 말씀드렸듯이 고기한테는 목숨이 달려있기 때문에......
일전에 군서쪽 포인트 물어오신 분, 면소재지 근처에서 논 밭에서 일하시는 노인분들께 물어보세요
오동리 하동리 상지리 금산리 사정리 소류지 하나씩 다 있어요 씨알은 뼘치 이상은 낚기 힘들지만
밤에 정숙을 지킨다면 천천히 올리는 입질 괜찮고 새벽까지 15수에서 20수까지는 무난합니다
감람나무님 곰돌이푸우님 부친님 올 첫 장마지고 물 차오를 때 저의 고향같은 대청호로 같이 출조계획해봅시다
칠흑같은 밤, 호숫가에 혼자 케미를 보며 술 한 잔 기울이며 담배 한 대 물고
딸이 휴대폰에 넣어준 엠피쓰리, 70년대 오리지날 가요 팦송...'이채연의 낮 12시' '남미랑의 사랑아 다시 한 번'...
'아바의 댄싱퀸' '카펜터스의 슈퍼스타' '예스터데이 언스모어'......
저의 운명 중년의 외로운 밤........그러나 붕어의 찌올림이 있기에 결코 외롭지 않습니다
달이 너무 밝지요 낚시에는 사실 불리하지만 3개나 떠 있네요....수많은 신화를 간직한 별자리들....술기운이 서서히
전신에 퍼지고 두칸반대 찌가 한참만에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딸들 잠자리 펴길래 나가야 되겠네요 조우님들 편히 주무십시요..........
대전 스콜피온님의 이런저런 낚시이야기(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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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스승님도 스콜피온님과 비슷한 분 같아서
왠지 더 친근감이 듭니다.
꼭 뒤로 당기는 챔질을 하시지요.
그런 방식이 손맛이 더 좋으시다구요.
한번은 바늘이 쭉 피는 경우가 발생했는데 이 경우가
이런챔질의 한계점을 경험한 경우였내요.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스콜피온님, 존경합니다.^0^
손맛 원없이볼수있었던 지난 기억이 새록새록
떠 오릅니다
어떠한 사연인지는 모르겠지만 딸들 잠자리 펴길래
나가신다는 문구가 많은 뒷 여운을 남겨줍니다 .
특히나 시간의 흐름을 뛰어넘는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자세한 묘사와 함께 낚시에 대한 소신과 생각들은
저로 하여금 진한 향수와 더불어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무엇보다, 마무리 부분에서 주는 감동과 여운은 제 마음을 애잔하게 합니다....
부디 그분께서 남은 생도 행복하시길 빌겠습니다.
무어라 형언할수 없는 물결이 뇌리를 헤집고 다닙니다.
가정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더 느낍니다.
건강하시어 오래도록 손맛을 보시기를~~~~~~~~~~~~~~~~~~~~~~
진정꾼의 기운이 느껴지는것 같습니다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낚시와 함께 하시길 빌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