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광주에 있는 전남대학교를 나왔습니다.
대학내에 용지라고 하는 상당히 큰 저수지가 있는데,
낚시꾼이라면 입이 떡벌어질 만큼 수초발달이 잘되어 있고,
물색은 뽀얀 우유빛에 평균수심 1,2m내외의 평지지로 그림이 환상입니다.
애들과 드라이브겸 용지 근처로 바람을 쐬러 자주 다니는데
동네애들이 줄에 찌묶여진 몇백원짜리 채비를 들고 낚시를 옵니다.
낚시대도 없이 밥풀을 끼워 연안에서 낚시를 하는데,
작은 붕어는 낚아서 봉지에 담는데 가끔 큰놈들이 채비를 망가뜨립니다.
낚시꾼이 이런 환상의 포인트를 보기만해야 한다는 것은 고통입니다.
그러다가 한번은 우리애들이 낚시를 해보고 싶다고 난리가 아닙니다.
어쩔수 없이 트렁크를 열어 제일 짧은대 두대와 글루텐을 꺼내 채비를 펼칩니다.
언제 어디서 수위아저씨가 달려올까 싶어 두근거리며 낚시를 하는데
대낮인데도 붕어들이 난리가 났습니다.
용지 주변에서 놀던 아이들이 총집합을 합니다.
큰놈은 살려주고 작은놈들은 가져다 키우겠다는 애들 물담아진 봉다리나
통에 넣어 줍니다.
그러다가 동네애들을 교대로 챔질을 하게 합니다.
쭉 줄을 서서 순번이 오면 자리에 앉아서 제가 "채"하고 소리치면 챔질을 하고 붕어와 실갱이를 합니다.
집어가 된 탓인지 굵은 붕어들이 애들 혼을 빼놓습니다.
곁눈질로 보니 경비아저씨 두분이 다가오십니다.
낚시대를 한대 걷어 강의를 하는척 합니다.
"이것이 바늘이고, 위에 납이 봉돌이고, 이것이 찌고...."
"봉돌이 바닦에 이렇게 놓여 있다가 붕어가 물믄 이렇게 올리고 그러면 찌가 이렇게 올라오고...."
마치 교육과정인 것처럼....
경비 아저씨 두분이 아무말없이 구경을 하십니다.
"자 이제 실전으로 들어갑니다."허고 하던일을 계속합니다.
그러면서 경비 아저씨들 눈치를 살살 살핍니다.
전혀 개의치 않겠다는 표정들입니다.
그러다가 한 아이가 챔질을 했는데, 잉어가 제법 큰것이 물어버렸는지
몸이 딸려갈듯하다가 겨우 중심을 잡습니다.
경비 아저씨 한분이 바로 쮜어 내려오시더니 아이와 같이 낚시대를 잡고 잉어와 실갱이를 합니다.
실갱이를 하고 있는 틈을 타서 차로 달려가 뜰채를 가지고 왔습니다.
한참만의 실갱이 끝에 잉어가 뜰채에 잠깁니다.
주위에서 구경하던 대학생들과 성인들 아이들이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지릅니다.
그때 동네아이와 마주보고 행복한 미소를 짖던 경비아저씨(경비할아버지), 우쭐한 아이의 표정.
그 행복하던 미소가 아주 강렬한 이미지로 머리속에 남아 있네요.
모두에게 그날은 오래 기억될 추억으로 남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간은 모두 마음속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모두를 사랑하는 마음(인류애)
문뜩 그때일이 떠오르니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지어지네요
대학내 낚시 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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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수강신청하면 받아 주시나요
거 용지란곳 무지 궁금합니다
발목에 줄 하나씩 묶고 몰낚 한번 해볼까요
좋은생각이나 라디오 프로그램에 응모해보셔도 좋을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차분해지네요
붕어우리님에 위기탈출 능력에
웃음짓습니다
저두 어릴적 낚시터주변에서 자랐습니다
그아이에게 행복한 추억을 주셨네요
잘읽었습니다
친구 아버지가 K2파이롯 대령출신 이었죠
친구넘과 대나무작대기에 관사내 웅덩이에 집어넣으면 붕어가 물었죠
1시간도 안돼 양철바게스가 가득했죠
참 그시절 그친구는 무얼하는지....
그곳에서 옆집형 아버님 낚시대슬쩍해서 붕애 타작하다가 경비 아저씨
출동하는거보고,냅다 튄 기억이,,, (낚시대고뭐고 그땐 잡히면 걍 두뺨 임대들어갈거 같아서)
붕어우리님 덕분에 입가에 미소띄워봅니다.
항상 안출하시길 바랍니다~
좋은 추억을 보구 갑니다
한번이라도 만나뵙고 친해지고 싶은 맘을 가지고 있었는데
여태까지 선뜻 나서지를 못하고 이던 차에,저의 모교이기도 한
전대,특히 용지에 대한 글을 올려주셔서 이렇게나마 처음 인사를
드려봅니다.
저는 지금 광주에 살고 있고,경영대 88학번입니다.
다음에 기회가 닿으면 꼬~옥 연락 함 드리겠습니다.
용지에 대한 추억!참 새롭습니다....
추억을 되살리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래도록 건강하십시요...
아시면서도 모르는척 할 수도 있겟네요 경비아저씨들이^^
붕어우리님의 재치와 경비아저씨들의 넉넉함이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