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폐쇄 병동 205호에서 실종된 21세의 여학생
김윤희는 납치와 소름 끼치는 사고의 후유증으로 인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PTSD)진단을 받고 정신과 치료를
동시에 받고 있었다.
그녀의 동선에 대한 모든 것은 감시의 대상이었고
직계가족의 면회신청 또한 당분간 불허 되었다.
육체적인 외상이나 상처는 곧 아물겠지만
21살 여린 소녀가 견뎌내야할 충격적인 경험은 평생을 트라우마로 남아 따라 다닐 것이고 뇌의 편도체에서 작용하는 기억의 연상은 고통과 불안, 두려움과 공포의 순간을 영원토록 떠올리게 할 것이다.
윤희의 조사에는 수사관과 소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 배치되었는데 구체적으로
그들의 취조나 작성된 문건에 대해서는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고 방송 매체나 기자들
의 접근 또한 엄격히 통제가 되어 공식적인
취재 요청과 사진 촬영조차 허가 되지 않았다.
취재진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막는 배포 자료엔
'환자의 안정적인 회복을 위한 조치의 하나로
방문자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으니 양해를
구합니다' 각 통신사와 신문사와 인터넷 매체
에 협조공문이 내려진 거였다.
가이드라인은 취재진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지만 취재수첩에 메모해 놓은 단 한줄의 기사거리라도 일일히 검열을 받았고 작성된
기사는 휴지통으로 폐기처분 되어야만 했다.
의혹의 증폭이 불길처럼 타올랐지만 '내부 방침'
은 허가 받지 못한 자들의 접근을 결코 허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신문이나 방송 모두 사건지휘본부가 배포한 자료만을 앵무새처럼 읊조릴 뿐이었다.
다만 블로그와 페이스북 터위트, SNS를 통해서 윤희 사건에 개입된 모종의 세력이 있고 그들의 통제에 따라 이 사건의 진실이 묻히고 있으니 '널리 퍼뜨려 주세요' 라는 호소문만 간간히 서버에 올라왔는데 그 또한 순식간에 삭제되고 있었다.
<내부 문건 D프로젝트>
소속: 상기 소속자의 정보에 대한 접근은
T상위 위원회에 귀속되어 있고 레벨 단계에 의해 암호화 조치및 즉각적인 정보의
파기를 우선으로 한다.
소속에 관여한 부속기관과 각 그룹과의
회동은 위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이것은 국가안보에 준하는 비상사태에
대한 관계자의 경호수칙과 협약에 따르고
비밀보장을 우선으로 하되 최상위 M의
권한에 준하는 효력을 갖는다.
기관명: HBD(이하 한반도)
게시일: 2015년 7월 28일
개요: 통신보안 제5차 회의
접근방식: 삼각편대 (이하 에셜론)
접근 하부방식 : 프리즘(이하 시진트(SIGINT·Signal Intelligence)
운용 : 분산ᆞ유도ᆞ회피ᆞ선점ᆞ분열ᆞ회유
대상: 프로젝트 D에 반하는 모든 행위
레벨 : A
목적: 유지
암호명 : 당신이 잠든 사이에
고작 2주의 시간을 위하여 10년동안 흙 속에 파묻혀 나뭇뿌리의 수액을 핥으며 견디는 매미가 7월의 뙤약볕 아래서 울부짖는 것은 울음을 통해서 종족보전을 이뤄야 하는
때문,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본능은 그래서 언제나
생존본능이었다.
총무 동석과 모임 선배들의 정기출조회가
충북 괴산의 작은 소류지에서 있었다.
나는 지난 5개월 동안 잠적 상태였고
'개인적인 신상의 변화' 로만 소식을 전할 수 밖에 없었다. 선배 형들이 내게 가졌을 실망감이나 연락두절이 되고 만 나의 소식에 대한 궁금증만큼 나는 그들에게 미안했고 모든 정황이 우연을 통해서 운명적 고단한 행군을 걷고 있는 나의 현실을 차마 말할 수는 없었다.
분명, 그들은 기꺼이 내 삶 속으로 걸어와
눈물을 떼어 주고 위로의 어깨를 빌려 주고
반주 한 잔 곁들어 우스개 소리로 나를 다독일 분들이지만 나는 그들에게 내 짐을
정녕 나눌 수 없었다.
낯선 길의 끝에서 만난 저수지에 대를 드리우고
시공간이 멈춘 시간의 물 위 솟구치는 찌 한마디의 기쁨을 아는 그 여행길을 함께 하지 못함이 아쉴울 뿐이었다.
몸이 조금 더 건강해지고 온전한 날에
깊은 산속 어느 소류지, 물골 자리 포인트를
탐내 나 앉겠소 큰소리 치며 바리바리 먹거리를 늘어놓고 저수지의 풍경을 담아내는 꿈을 지금도 나는 꾸고 있다.
참나무 가지에 기어 올라 2주의 시간만
허락한 신에게도 결코 실망이나 원망이나
절망마저 버리고 맴맴 종일도록 울어 되는 매미의 합창 그 끈질긴 유혹, 강인한 생존 본능처럼 아득한 그리움을 품는 그날에 기꺼이 함께 하리라 는 약속, 그 설레는 약속과 모임을....
각자의 자리에서 전을 펴고 어둠이 물고기의
방문을 맞이할 때 지루한 기다림과 조바심과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사념들의 끝에 찾는
찌불의 향연.
그 사이를 뚫고 한 무리의 사람들이 다가
오고 있었다.
정출모임의 한정된 인원들로 꽉찬 저수지에
그들은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었고
먹잇감을 포착한 늑대의 무리 쯤이라고
표현 하고 싶었다.
그들은 그렇게 접근하고 있었다.
"OOO씨 저희랑 같이 좀 가주셔야 겠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어디론가의 동행을 재촉하고
있었다.
자리를 잡고 막 밤낚시를 시작하려고
캡라이트와 케미를 꺾기 바쁜 선배들의
손목을 그렇게 한 사람 , 한 사람 잡아
끌고 있었다.
" 무슨 짓이야 이게!!! 이 사람들이 미쳤나
당신들 뭐요".
총무 동석이 격앙된 어조로 선배들의 손목을
잡아 끌고 있는 다수의 낯선 사내들을
막았다.
"같이 가 줄일이 있어요 당신들 모두, 오래
걸리지는 않을거니까 짐부터 챙기시죠".
"아니!! 당신들 뭐냐고...... 뭔데 여기와서
이릅니까.....?"
"자, 다들 화내지 마시고 장비들 챙기세요
가보심 압니다.".
그렇게 무리 속에서 제법 연세가 보이는 사람이
말했다.
"뭔데 당신들이 오라가라야, 당신들 누군데
뭐하는 사람들인데, 여가를 즐기러 낚시 온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건데".
총무 동석의 신경질적인 반응에 그들 무리에서 다가온 다른 이가 동석의
손목을 잡고 번개같이 팔을 꺾어버렸다.
"아우 아야야 근데 이 새끼들이 미쳤나, 뭐야 니들 진짜...."
동석의 팔을 꺾은 채 인상을 찌푸리며 그는 총무 동석의 귀에 바짝 붙어 귓속말을 했다.
"그러니까 조용히 좀 가자고 엉, 알겠어!!!
소란 피우면 당신만 손해야!!!
저수지에서 맞이할 정적과 침묵과 찌불의 향연은 시작도 못해 보고 낚시꾼들을 데리고 가려는 자와 말리는 자와 영문도 모르고 끌려 가는 자로 어수선한 가운데 그들 무리가 타고 온 검은색 스타렉스 차량 속으로 빠르게 흡수되어 흙먼지를 나부끼고 깔린 어둠 속으로 황급히 사라지고 있었다.
돌연변이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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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습니다.
점점 스펙타클 해지네요.
너무 재미나게 읽고 있습니더.
대단한 솜씨 이십니더 추천 100만방 드립니더
힘내세요
날씨가 많이덥습니다
감상까지 댓글로 남겨 주셔서
부족한 글을 채워주신 것 같습니다^^
무더위 잘 이겨내시고 건승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