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일 같습니다.
붕어 낚시를 좋아 하지만 매번 나갈 수 없는 처지라
낚시를 가지 못하는 날은 이곳 저곳을 배회를 하며
눈요기라도 합니다.
하루는 한강 잠실대교를 넘어가다 수문 밑에서 옹기 종기 모여 있는
낚시인을 발견하곤 저기서 뭐를 잡을 까 속으로 생각하며
내려가는 길을 찾지 못해 한참을 돌아 다니다 잠실 수상스키
모여있는 곳으로 가면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다가가 조황을 보니 헉~ 팔뚝만한 누치를 여러마리들씩 잡아 놓으 셨더군요
"요것봐라 하며" 곁눈치로 채비를 살펴보니 짧은대(2칸은 넘지 않은)에
아주 싼 스트롱찌에 구더기를 쓰더라구요..
"가만 차에 낚시대 있나?"
ㅋㅋ 낚시대야 언제든 준비상태 아닙니까?
호수 낮을 줄로 줄만 교체하고 띄울낚시를 해야 하니 편납채비 하고 목줄 길게
조정하고 근처 낚시점에 가서 구더기를 사와 옆에 꼽사리 껴서 채비를 던져 넣었습니다.
구더기 한줌쥐어 밑밥으로 던지며 기다리는데 찌가 쑤욱 내려 가 챔질~~
누치가 힘을 쓰며 저항을 하는데 붕어와는 다른 손맛 아 쥑입니다.. 횡재했네.
하는 순간 연락이 옵니다.. 집에 얼릉오라고..ㅠㅠ
이제 손맛좀 보는데..ㅠㅠ 어쩔 수 없이 대를 접고 모든 채비를 챙겨 차에 싣고
집으로 돌아 왔지요.. 마누라 잔소리에 낚시 생각은 까맣게 잊고 일주일이 흘러 갑니다..
일이 밀려 정신없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 자꾸만 차안에 똥파리가 한마리씩 있는 것 입니다..
생각에 차문열어서 같이 들어 왔나 싶어 창문열고 내보내면 또 있구
이것들이 차안에 무신 냄새가 나나 해서 들어 오나 싶어 창문열고
걸레로 닦고 했는데도 어김없이 아침이면 똥파리가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내보내면 몇시간 후 두마리.. 어떤날은 세마리
도대체 알수 가 없었습니다.. 차가 고물이라 똥파리도 끼나 보다 생각 했습니다.
에이 날 잡아서 세차하고 왁스라도 발라야지 하며 지내던 중
우연히 집앞에서 마누라와 차에 물건을 실을려고 트렁크를 여는 순간
뒤집어 지는 줄 알았습니다.. 수십마리의 똥파리 습격..
뭐 만난것 처럼 앵~~ 소리를 내면서 똥파리들이 날라 갑니다..
마누라는 난리가 났는지 소리를 지르고
ㅎㄱ 이게 머야.. 어떻게 똥파리가 트렁크에서 살림을 차렸지?
순간 뇌리를 스치는 한가지 ??? 구더기
"그래 맞다 누치잡다가 남아서 넣어둔 구더기! 그걸 치우지 않았는데"
구더기가 차안에서 결국은 번데기가 되어 똥파리로 진화를 한것입니다.
트렁크 안에 이곳 저곳의 허물들... 아직 번데기 못 벗어난 넘 부터
바로 깨어나 잘 날라가지도 못하는 넘들..
구석 구석 잘도 찾아 들어가 변태를 하니 모두 치우지도 못하겠고..
청소기로 빨아내 다 청소를 해도 한동안 차안에는 똥파리와의 동거가
계속 되었습니다. 그렇게 좁은 구석 잘도 숨어들어 목숨건지며
하나의 생물체가 되다니... 그때 느꼇습니다.. 낚시점에서 파는 구더기도
잘만 키우면 파리가 된다는 것을 ...
역시 구더기라는 생명도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다 없어지는데 한달은 걸린거 같습니다..
월님들도 만약 구더기로 미끼를 사용 후 뒷처리는
잘 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똥파리의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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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권입니다~ㅎㅎㅎㅎ
하여간 우리월님들 별의별일들 다 당해보시네요
웃어도 됩니까? 불난집에 부채질하는것 같네요
희안한 예기!
웃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잠자다 잠시깻는데 완전 깨고 갑니다 ㅋㅋㅋㅋ
파는 구더기도 잘만 키우면 파리가 된다는것 ㅎㅎㅎ
한참 웃고 갑니다 ^&^
재산과 워리가 번성하시길...^^
예전 빙어낚시간다고 구더기 사서 차에 넣었더니
트렁크에 구더기가 많이 기어다니던 생각이 납니다.
항상 뒷처리는 깨끗이...ㅋㅋㅋ
트렁크가 구더기의 먼진 안식처가 되었네요!!!
웃고 갑니다~ㅎㅎ
다 잡아 먹게시리...지송..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참 황당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셨겠네요.
저는 사마귀 알집을 낚시가방에 싣고와서 한참을 애먹은 적이 있습니다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