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마리입니다
지금으로 부터 약 30여년전 국민학교 시절 추억입니다
당시 제가 살던 왜관이라는곳은 읍내 옆으로 낙동강이 흐르고 있었습니다(물론 지금도 흐릅니다^^;)
지금은 인도교가 있지만 그당시엔 6.25 전쟁의 격전지 답게 철교가 부서진채로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었죠
친구들과 담력테스트한다고 그 부서진 다리를 건너곤 했었습니다
그 당시 놀이를 할만한게 없었는지라 마음맞는 친구들과 매일 낙동강에 가서 멱감고 조개잡고 낚시하고 놀았더랬죠
지금은 홍수대비로 높은 제방이 있지만 당시엔 제방도 없었고 물도 깨끗했답니다
한번씩 장마철 큰 비가 오면 물난리가 나서 학교가 휴교를 하기도 했죠
그런 시절....
학교에 친한 물놀이 친구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이름은 기억나질 않지만 하씨성을 가진 친구였죠
학교 마치면 함께 강에 가서 놀고 거의 붙어 다니는 친구였습니다
그리고 이 친구집이 강가 옆 동네에서 조그만 구멍가게를 했었는데 매일 과자며 아이스크림 등을 서스럼 없이 나눠주는? 좋은 친구였습니다 ^^;
물론 돈이 있으면 사먹기도 하구요ㅋ
그런데 이친구가 여름방학이 끝나고도 학교로 오질 않는겁니다
알고보니 낙동강에서 놀다가 급류에 휘말려 익사했더군요ㅠㅠ
그당시 어린마음에 얼마나 슬펐는지....
두번다시 낙동강에 가지 않겠다 다짐했습니다
물론 어른들도 엄청나게 말렸구요
매년 여름이면 물놀이사고로 익사사고가 종종 일어났었습니다
일년이 지난 그 다음해,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요?
전 어김없이 또 강에서 놀았습니다
당시 문방구에서 팔던 500원짜리 2칸 길이의 대나무꽂기식 낚시대에 백원짜리 빨대찌 조립낚시....
저의 전가의 보도였습니다 ^^
참기름 떨어뜨린 밥풀로는 피라미를 타작했고,
거름 무더기 뒤져 잡은 지렁이로는 메기, 붕어를 솔찬히 잡았더랬습니다
그날도 학교를 마치고 친구들과 강에 가서 멱감고 낚시를 했었습니다
그땐 다른친구가 처음보는 빨간색 콩떡밥을 가져와서 정말 신나게 낚시했었네요
주로 피라미만 낚이던 조과가 떡밥을 쓰니 붕어가 곧잘 낚여 정말 신났었습니다
하나, 둘 친구놈들은 귀가를 하고 전 떡밥도 남고 고기욕심도 났기에 해질녘까지 계속 낚시삼매경이었죠
그런데 낮에 멱감았던 것이 피곤했는지 저도 모르게 깜빡 잠이 들었습니다
그 잠깐의 잠에서 꿈을 꾸었는데 작년 이맘때 익사한 하씨성의 친구가 저를 보고 당장 집에 가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치는 겁니다
왜 그러냐고 물어봐도 그냥 소리만 치더군요
빨리 집에 가라고....거기 있으면 큰일 난다고....
그렇게 잠에서 깨어 눈을 떠보니 제법 어둑해져 있더군요
그리고 식겁했습니다
제가 낚시하던 자리 5미터 옆에서.....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흰소복을 입은 귀신?이 한손엔 큰 식칼을 들고 제쪽으로 오는 겁니다
제쪽으로 오면서 뭐라고 하면서 승질을 내는데 얼마나 무섭던지 낚시대고 뭐고 줄행랑을 쳤더랬죠
넘어지고 구르고....
완전 상거지인채로 집에 도착하니....
제 행색을 보고 어머니께서 또 한번 화를 내시며 신나게 빗자루 타작질?을 하셨죠
빗자루로 맞아 아픈것보다 귀신한테 안죽었다는 안도감이 더 크더군요
^^;
다음날 학교에 가서 어제 일을 이야기하니 친구놈들은 반신반의하며 단체로 가보자고 하더군요
서너명을 모아 어제 낚시한 장소로 가보니 낚시대는 없었고 크게 달라진것은 없어 보였습니다
친구놈들은 내가 거짓말한다고 놀리고 낚시대는 사라져 시무룩한 저에게 한 친구가 저거 니 낚시대 아니냐고 가리킵니다
가만히 보니 정말 제낚시대가 맞았고 당장에 달려가 가져오려고 했죠
그런데 그때 허름한 집 슬레이트 나무 문짝이 열리며 하얀 소복을 입은 나이드신 아줌마와 마주쳤습니다
분명 어제 본 그 귀신?이 맞았습니다
저는 놀래서 멈춰서 있고 친구놈들도 멀뚱히 지켜만 보고 있었죠
그 아주머니 왈 이거 니 낚시대냐고...
그렇다고 하니 화를 내며.....
앞으로 다신 거기서 낚시하지 말라는 겁니다
자신이 치성을 드리는 곳이라네요
읍내에서 음기가 가장 강한 곳이라 귀신의 왕래가 빈번하고 신기가 없는 일반인은 그런곳에 오래 있으면 병든다고 하더군요
ㅜㅜ
저는 다신 여기 안오겠다고 약속하고 낚시대를 받아 집으로 왔었죠
결론은 귀신이 아닌 무당이었습니다 ^^;
그래서 하씨성의 죽은 친구가 그토록 절 깨웠나 하는 생각을 지금도 해봅니다만....
반전은,
친구놈들과 담력테스트 종목으로 부서진 낙동강철교 건너기와 더불어....
그 무당이 치성드리는곳에 밤에 몰래가서 재단의 과일이며 떡을 서리해오는 것이 늘었다는 겁니다
ㅎㅎㅎ
^^;;;;
참 개념없는짓 많이 했네요
이자리를 빌어 그 무당께 용서를 구합니다
그 친구놈들은 무얼 하고 있으려나....ㅋㅋ
과
즐거운 추억이 공존하는
추억이네요
잘읽고 갑니다
알콜로 예열하고 펌푸질 열심히 하는 석유버너와
양은솥단지 들고 낚시하러다니던 중학교때 기억에 잠시 웃음이 나네요
재미있는 추억의 글
잘 읽고 갑니다
웬만한 소설보다 더
흥미진진하게
잘보았습니다
정말 다행인건...
매일같이 어울려 놀다가
그친구분이 변을 당하신 날은
함께 하지 않으셨다는것..
저두 친구 두명을 먼저 보낸 기억이
있어서 더 애잔합니다.
저는 성인이 다되어서
군대가기전인데 ,
친구 3명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그중 2명이 먼저 저세상으로..
저두 이친구들과 매일 같이 놀았는데
그날따라 저는 다른 약속이 있어서
그자리에 없었습니다
여하튼 한마리만 물어봐라님 덕분에
칭구들 생각나서 코끝이 찡합니다~
잘보았습니다 ~
추천 꾸욱 누루고 갑니다~~
먼저간 친구놈 생각이납니다..
한.... 40여년 되어가나....
고딩칭구였는데...
좋은 추억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관호동이 맞습니다.
왜관읍내를 낙동강다리 건너편이 관호동입니다.
관호동 냇가에서 가재잡던 기억이 나네요.^^
요즘은 강물이 더러워서 멱감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익사사고가 거의 없는데 예전엔 매년 발생했었습니다.
추억의 관호동 생각나게 해주셔서 감사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