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보안 책임자 준의 진두지휘 아래 보안병들이
나눠 탄 검은 SUV차량이 뒤를 쫓았고
간격이 차즘 줄어드는 것을 느끼며 수석연구원
지석은 급제동으로 방향을 틀며 승적골 삼거리
에 진입 ,신호등 앞에서 노란 돌발신호가 꺼지는 찰나에 반대편에서 출발하는 택시를 피해 간발 의 차로 벗어나고 있었다.
뒤를 돌아보니 보안병의 차량 세대는 빨간불이 들어 온 신호등은 아랑곳않고 마구잡이로 진입했는데 다행히 새벽 거리는 몇 대의 차량 이외는 차량의 댓수가 적어 달려드는 SUV와 보안병들이 나눠 탄 차량의 신호위반과 무시에도 방향을 꺾어 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동트기 전에 저 새끼들 잡아야 한다. 1호차량
은 샛길로 회덕 분기점 앞에서 기다리고 2호 차량은 유성구 쪽으로 방향을 선회해서 유성 IC 진입로를 막고 녀석들의 도주로를 차단한 뒤 테크노밸리 IC(북대전IC)쪽으로 유도, 진입전에 잡지 못하면 끝장이라고 생각해,
무조건 생포, 생포해서 내 앞으로 끌고와야 한다".
차량 내 무전기를 통해 보안책임자 준은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앞선 수석연구원 지석의 차량이 한밭대교를 넘어 둔산대교 방향으로 접어들고 있었으므로 조수석에서 보안병에게 '속도를 내, 야 새끼야, 좀더 밟아란 말이다' 닥달하며 안절부절 못했다.
강변을 따라 어우러진 조명불빛이 산책로의 푸르스름한 풀밭 위를 비추고 깔린 어둠을 걷어내며 흐르는 공기조차도 쫓고 쫓기는 자동차의 엔진이 웅웅거리는 소리에 맞춰 길 위에 선 자들의 추적을 지켜 보았고
빛이 길게 퍼지며 따라 붙는 속도감을 집어삼킬 무렵 보안책임자 준의 차량이 수석연구원 지석의 차 후미를 강하게 들이 받았다.
충돌로 인해 깨진 유리가 덜렁거리는 자동차 앞쪽으로 나의 머리가 치받을 것처럼 반동으로 튕겨져 목에 경직이왔다. 운전석의 수석연구원 지석 또한 한동안 그 충격으로 당황하여 핸들을 놓쳤다. 손을 떠난 핸들은 춤을 췄고 차는 요란스럽게 덜커덩 거렸다. 허우적 대며 균형을 잃어버린 몸을 수습하여 수석연구원지석은 엑셀을 다시 강하게 밟았다. 그와중에 차 옆으로 다가선 보안책임자 준의 차량이 나란히 일렬로 달렸고 찻창 밖으로 권총을 겨누면서 소리쳤다.
"멈춰, 멈추지 않으면 발포한다. 멈추라고 이 새끼들아,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차를 멈춰".
위기일발의 순간에 핸들을 돌려 부딪힌 수석연구원 지석의 차와 맞물린 보안책임자 준의 SUV가 가드레일에 불꽃을 일으키며 거의 20m나 엉겨붙어 끌려가는 동안에 마주오는 반대편 승용차의 급 브레이크 잡는 소리와 타이어의 고무 타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노면에 검게 남은 스키드 마크의 흔적과 그 충격으로 빙빙 회전하는 승용차를 피해서 보안책임자 준의 차량을 떼내기 위해 수석 연구원 지석은 반대방향으로 핸들을 미친듯이 감아 얽히고 설켜 휘고 찌그러진 문짝으로 인해 꽉 붙어 동시에 움직이는 차를 떼내 다시 가속도를 올리며 앞서 나갔다.
뒷 트렁크 문짝이 밀려 우그러지고 범퍼가 떨어지고 본네트 뚜껑이 찌그러져 너더너덜해졌다. 잠금쇠가 맞물리지 않아 노면의 요철에 따라 제멋대로 열리고 닫혔다. 흰 연기와 함께 라디에이터가 터져 냉각수와 엔진오일이 줄줄 새는 와중에도 도주를 멈출 순 없었다.
허공으로 보안책임자 준은 다시 위협사격을 했지만 서로의 차 간격은 이내 벌어지고 뒷범퍼와 마후라가 떨어져 노면에 질질 끌리고 있는 수석연구원 지석의 차량 후미를 재차 충돌하라고 보안병에게 악에 받쳐서 고함을
쳤지만 이리저리 좌우로 흔들며 미꾸라지처럼 빠져 나가는 앞선 차량을 잡지 못해 부글부글 화가 끓어 올랐다.
"나와, 그만 나오라고, 운전을 이 따위로 밖에 못해 이 새끼야, 이러다 저놈들 놓치면 너나나나 죽은 목숨이야, 알아!!! 이리 느려터져서 어떻게 놈들을 잡냐고!!
옆으로 당장 꺼져!!!"
보안책임자 준은 조수석에서 보안병의 목덜미를 잡고 정신없이 흔들며 발을 들어 달리는 차 문밖으로 보안병을 냅다 차버린후 차 밖으로 떠밀려 나뒹구는 녀석을 남겨두고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
그리고 무전기를 들고 회덕 분기점에 앞서 매복해 있는 제 1차량 보안병들에게 갑천대교 쪽으로서둘러 내려와 합세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양동작전으로 몰아서 어떻게든 놈들을 끝장내야 한다고.......,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앞으로 새벽 운행을 시작한 버스가 정류소에서 사람들을 태우고 편도 4차선의 대교 위를 넘어오고 그 뒤 꼬리를 문 GK대형 유조차 한 대와 2차선의 택시와 3차선 승용차 몇 대가 연이어 들어서고 토마토 상자를 가득 실고 청과물 시장으로 가는 것으로 보이는 15톤 화물트럭이 서구 월평동의 갑천대교에 막 진입하고 있었다.
수석 연구원 지석과 내가 탄 차량은 연기를 가득 머금은 채 반대편 차선에서 요리저리 차선을 넘나들며 뒤에서 찰거머리처럼 따라 붙는 보안책임자 준의 SUV 차량을 떼 놓기위해 종횡무진했으며 220M의 대교 3M 아래
펼쳐진 천변의 짙푸른 강물이 대교 위의 숨막히는 추격전과 곧 닥쳐올 엄청난 사고는 아랑곳없이 동트는 아침 햇살을 수면 위로 안으며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뒷쪽으로 부터 가속도가 붙고 지그재그로 달리는 차량의 접근으로 앞서서 여유있게 나가던 앞차들이 혼란에 빠진 것은 그 무렵이었다. 같은 방향의 몇 대의 승용차가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는 무지막지한 두 대의 무법차량의
릴레이로 인해 급정거와 앞과 옆차량과의 추돌, 제동을 걸지 못해 미끄러지면서 순식간에 도로는 피하지 못한 차량들의 연쇄충돌로 8차선의 도로 한 가운데 서로 엉켜 전조등이 깨지고 난무하는 욕설과 중심을 잡지 못해 데굴데굴 구르는 차량과 치솟는 불길과 연기로 이내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버스 운전기사는 앞쪽에서 벌어진 사고를 감지하고 피해갈 수 있었지만 뒤에 꼬리를 문 택시와 승용차 간의 2중 3중의 충돌로 GK대형 유조차 역시 멈추지 못하고 그대로 비틀거리며 수석연구원 지석과 보안책임자 준의 SUV가 방금 그 틈새로 매섭게 빠져나간 자리를 균형을 잡지 못하고 넘어져 대교의 난간을 따라 수 미터나 바닥에 미끌리고 이윽고 강렬한 폭발음과 함께 화염덩어리가 돼 버렸다.
그것으로 끝난게 아니었다.
대교를 막 들어선 15톤 화물트럭 역시나
달리는 속도를 제어하지 못했는데 시야를
가리는 검은 연기와 화염과 차량의 연쇄 충돌로 포개진 비좁은 노면 위 어지럽게 널린 사고 차량에서 굴러나온 날카로운 부속품을 밟아 타이어가 펑크가 나면서 수석 연구원 지석과 내가 탄 차량 바로 앞에서 기울어져 적재되어 있던 토마토 상자가 쏟아져내렸다.
바퀴에 으깨지고 터진 토마토상자를 밟고서 겨우 빠져 나간 순간에 15톤 화물 트럭은 하중에 의해 화물칸이 심하게 꼬이고 뒤틀려 전복되고 말았다. 수 백상자의 토마토가 한꺼번에 굴러 떨어져 가히 주변은 아수라장이
된 것이다.
뒤늦게 쫓아오던 보안책임자 준의 SUV는
급제동을 걸었지만 중심을 잃고 차체가 휙휙 돌
았고 산더미처럼 쌓인 토마토 상자를 박고서야 멈추었다.
에어벡이 터지고 찌그러진 문짝을 열고
엉금엉금 기어 나온 보안책임자 준은
짓이기고 뭉그러진 붉은 토마토의
핏물을 뒤집어 쓴채 멀리 사라지고 있는
수석연구원 지석의 차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치밀어 오른 분노로 욕설을 뱉으며 허공으로 권총을 마구 쏘아댔다.
찢겨진 이마의 상처에서 줄줄 흘러내리는
피인지 토마토인지 모를 액체는 닦지도 않은 채
넋이 나간 사람처럼 말이다.
미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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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재밋어용.ㅎㅎ
잘보고 있습니다.ㅎㅎ
흥미진진하게 읽어 주시니 더욱 감솨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