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놈이 집념이 대단했나 봅니다 간드레 앞에는 보이는게 없습니다
드디어 결단을 했습니다
대구까지는 육십여키로 영천까지는 삼십여키로 선택에 여지가 없습니다
그래 영천이다 태여나서 그때까지는 영천을 가본적이 없지만 간드레 앞에는
아무 문제가 안됩니다 디데이는 일요일이다
어떻게 거짓말을하고 영천을 갖다오지 쪼매한놈이 또잔머리 굴립니다
엄마 학교갔다 와야겠다 일요일인데 와학교가노 숙제해야 되는데 책을 이자뿌고 학교에 두고왓다
가는김에 학교서 숙제까정 하고오께
이제는 거짓말도 청산유수 입니다 자전거를타고 영천으로 출발합니다
집을 나설땐 간드레가 욕심이나서 마냥 신이낫는데 비포장길 이십여키로 자전거로 달리니까
힘도들고 겁도납니다 마음은 조급한데 영천은 안나옵니다 아저씨요 영천 얼매나갑니까 쪼매가면 영천이다
그넘에 쪼매가 가도가도 안나옵니다 이제 후회도 됩니다 그냥 돌아갈까 그러나 땀으로 온몸이 범벅이대고 다리에 힘이 빠질때
영천이 보입니다 물어물어 낚시가게를 찾아서 간드레 카바이트 두봉지 야광테이프 삽니다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 (지금까지) 영천 나들이였습니다
오는길은 신이나서 힘드는줄 몰랐습니다 집에 도착하니까 간드레 야광 테이프는 있는데 카바이트는 두봉이 온데간데 없습니다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야광테이프를 자를대고 잘라서 찌에다가 삼선으로 돌돌말아 부칩니다 그때는 그게 야간찌였습니다 (더조은게 있었나 모르지만)
간드레는 있는데 카바이트가 없어서 밤낚시 못간다 그때 반짝 무언가 스쳐지나갑니다
그래 맞어 자전거포 아저씨 산소용접할때 카바이트 같은거 사용하시든데 바로 자전거포로 갑니다
아저씨예 와 니왜왓노 용접할때 쓰시는거 카바이트 맞지예 와 그래맞다 끄거 쪼매파소 뭐할라꼬 그라는데...
우여곡절 끝에 밤낚시 장비모두 챙겨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밤낚시 같이갈 동무가 없습니다
아무넘도 안간답니다 혼자서는 무서워서 용기가 안납니다
초등학생 동생을 살살꼬여서 둘이서 밤낚시를 갑니다 혼자보다는 덜무섭네요
그래도 골안자리 조은 포인트는 엄두가 안납니다 뚝방에서 칠팔십메타 지점에 자리를 잡습니다
그때는 앞치를 몰랐습니다 모두가 휘둘리기에 휘둘리기만했습니다 뒷쪽에 장애물이있으면 대각선으로 휘둘릴 정도에
내공도 쌓여습니다 그날도 뒷쪽에는 대여섯 그루의 오리나무가 있었습니다
장애물을 최대한 피해서 휘둘리기를 합니다 입질이 옵니다 두대는 무척이나 바쁩니다
처음으로 메기가 나옵니다 붕어도 나옵니다 구구리도 나옵니다 메기 구구리 바늘빼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두어시간 남짓 파란색 이단 살림망에 반쯤은 차갑니다 신이나서 휘둘리는 어께에 힘이 들어갑니다
뒷쪽에 장애물도 잊어버리고 힘껏 휘둘렸는데 바늘이 오리나무를 걸어습니다
할머니가 밤마실 나가실때 사용하시는 미군용 후레쉬를 뒷쪽으로 비춥니다
그때였습니다 놀랐습니다 졸도할뻔 했습니다 송아지만한 늑대 두마리가 바로뒤에서 후다닥 산쪽으로 달립니다
정말이지 빨랐습니다 시야에 사라진거 영점영영일초 대는거같습니다 비탈길이고 약간에 자갈이 깔린길
사람은 내려오고 올라가지 못하는길 정말이지 손살같이 도망갑니다
지금도 미스터리한건 어떻게 낙엽 자갈 비탈길을 발소리 없이 등뒤에 까지 올수있엇나
오금이 저릴정도로 무서웟지만 장비는 포기못합니다
대충대충 빨리빨리 챙깁니다 동생넘이 말합니다 형아 집에갈라고 그래 빨리가자
동생이 구경하는거 재미 있었나봅니다
형아 조금 더하고가면 안되나 그럽니다 안된다 빨리가자
집으로 돌아왓습니다 난리가 났습니다 낚수간거 아버님께 들켰습니다
이놈 자식들 느그 거기가 어디라고 밤낙시를 다가노 늑대한테 잡아먹힐라고 아버님이 처음으로 몽둥이를 들고 나오십니다
옆에 계신 할머니가 필사적으로 말립니다
아버님은 효자 엿나봅니다 생전에 한번도 할머님 말씀을 거역하시는거 본적이 없습니다
그날도 할머님 말씀에 조용히 몽둥이를 내려놓습니다
그날 두번 놀랐습니다 늑대보고 놀랐고 몽둥이보고 놀랐습니다
그사건으로 낚수를 접어야했는데 그넘에 몹쓸병 자꾸자꾸 도지고 도저서 이제는 아무도 말리지 앉는
외로운 꾼으로 변해있습니다
꾸-뻑 못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밤낚시터의 늑대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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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세요..^^
독수리타법으로.. 대단하십니다
늘 어복충만 하시길......
감사합니다! ^^
비포장길을 삼천리자전차 타고 실았으니 다리는 얼마나 아팠을지 이해됩니다.
카바이트 2봉은 털털거리는 자전차에 떨어졌으니 얼마나 망연자실이었을까요.
그 때만 해도 늑대가 있어서 밤에 울음소리도 들었던 기억이 있고,
나무하러 산에가도 어른들이 늑대골에는 가지마라 했습니다.
사람 주위를 빙글빙글 돌면서 어지러워 혼이 빠지게 하고
간만 빼먹는다고 들었습니다.
재미있는 추억의 어린꾼의 낚시입문기에 연속 추천으로 답례올립니다.
그냥조사님!
독수리 타법으로 3편의 글 고맙게 읽었습니다.
늘 건강하시어 오래도록 낚시와 함께 하시어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중랑구 신내동....반갑네요. 제 고향이 바로 옆 마을 묵동입니다. 예전에는 먹골이라고 했었습니다.
추억을 되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중한 추억을 되새기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잼나는 글 잘 읽고~
멍~하니 한참 앉았다 갑니다~ㅎ
참! 대~~단한 중딩조사 나셨습니다 그죠??? ㅋㅋㅋ
잘 보고 갑니다.
수고하십시요~~
잘 읽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
전 이래서 추억의 조행기란이 참 좋습니다.
어릴적에 그 정도 이시면 지금의 장비는 대단하실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