낼은 애들 델구 바람쐬러 가야는디,
낚수생각이 간절해서 예전 기억 더듬어 글 올려봅니다.
한 십오년쯤 된듯 하네요.
서식지가 경산인지라 요 주변으로 엄청시리 밤낚수 댕길때였습니다, 그땐 총각때라서,,,^^
한주에 올 나이트 밤낚수만 두세번씩 다녔었지요.
그당시 젤루 좋아하던 저수지가 청통에 있는 보목지였습니다.
꾼들마다 느낌이 가는 못이 있듯, 촌동네 끝자락에 있던 그 계곡지가 그렇게도 좋았습니다.
한 석달가량 주말마다 들이댔던 기억이 납니다.
친한 형님 두분모시고 몇번 갔었고, 저 혼자 열댓번 정도 출조했네요.
그당시 인근 영천에서 호랑이가 출몰했다는 MBC 뉴스기사가 났었는데,
그딴거 아랑곳않고 불빛 하나없던 비탈진 산자락에서 혼자 독조하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같으면 때리죽이도 못갑니다만,,,^^
암튼 그렇게 들이대도 단 한번을 안주더군요(?).
대여섯치 두어수가 전부였건만 왠지모를 이끌림에 주말마다 찾곤 했지요.
그러다 8월쯤인가 한여름에 혼자 들어간 적이 있었네요.
역시 진입로 맞은편 산비탈을 넘어 수몰된 고목 좌측에 여섯대 정도 깔았던거 같습니다.
(요 수몰된 고목땜에 보목지라 부른다고 들었습니다.)
최상류 수심도 2M를 훌쩍 넘던 보목진데,
배수기라 그런지 물이 엄청시리 빠졌더군요.
한여름이라 낚수방에서 산 새우가 토하젖 담을 싸이즈정도였습니다.
자정까지 대여섯치 한마리하고나니, 보름달 만월이 산속 계곡지를 비추네요.
새우가 믿음이 안가서 혹시나하고 준비해간 옥시시로 바꿔보았죠.
왠걸, 바로 반응이 옵니다.
2.3, 2.6, 3.0, 3.0, 2.6, 1.9칸을 깔았는데(요런거는 얼케 기억하냐? 마눌 생일도 잘 모리믄서,,,ㅋㅋ),
우측 세번째 3.0칸대가 이삼십분 간격으로 계속 들고 일어나는겁니다.
물이 엄청 빠졌어도 산비탈 쪽인지라 이미터가 훌쩍 넘는 수심,
당찬 손맛에 밤이 짧을 정도였답니다.
씨알은 6치에서 9치로 조금은 아쉬웠지만 정말 재미난 낚수를 했지요.
그러구러 새벽 세시쯤 됐지싶습니다.
좌측 찌의 움찔움찔하는 예신을 한참 응시하다 우측을 바라보니,
어라???
우측 두번째 2.6칸대가 연안쪽으로 1M 가량 앞쪽으로 다가왔더라구요.
뭔가싶어 대를 드는데 묵직하기만한기 움직임이 없더군요.
수초더미가 걸렸나하고 대를 회수하는데,
절반쯤 끌고왔을까, 울컥하는 용트림과 함께 수면으로 물보라가 엄청납니다.
워낙 무식한 채비였던지라(8호 봉돌, 5호 원줄, 캐브라 합사 3호,붕어 14호 바늘),
웃기네하고 개끌듯이 제꼈습니다.
그 넘과 저의 실랑이로 칠,팔천평쯤되는 소류지에 파도가 출렁입니다.
맞은편에 낚수하던 꾼님들 쌍 후라쉬 비추고, 5짜 나온줄알고 난리를 칩니다,,,ㅋㅋ
그때 국산 낚숫대 참 잘만들었단 생각 많이 했네요,
지금도 십오년 가까이 된 낚숫대 계속 수리해서 씁니다만,,,
씩씩거리며 나온 놈은 예상대로 가무리더군요, 70~80정도될까?
아! 근데 정말 난감하더군요.
혼자 새벽 서너시에 산속에서 뱀 대가리같은 그놈을 보니 당최 만질 엄두가 안나데요.
5호줄 달랑 붙들고 한 5분 넘게 고민했습니다.
'울 아부지 갔다주마 잘 잡술낀데,,,'
(그 상황에서도 그 넘은 탈출하겠다고 계속 푸닥딱거리더군요.)
한 놈은 끄네끼 들고 고민하고 있고, 한 놈은 살겠다고 몸부림치는 웃기는 상황입니다.
결국 제가 선택한 방법이 목줄들고 꼬리부터 망태기에 살포시 집어넣는 거였습니다.
근데,
망태기가 입구는 야구공만하고 길이는 50cm될라나?
(예전에 쓰던 녹색으로 얼기설기 짠 양파 망태기만한 살림망이었네요.)
쫍은 구녕(?)에 어거지로 집어 넣을라니 잘 안들어가데요.
일,이분쯤 그렇게 영구같은 짓을 하던중에 가물씨가 마지막으로 용을 함 쓰니,
5호줄이 툭 끊어지는겁니다, 이런 닝게르!!!
한참이나 물밖 구경을 해서 혼이 빠진 넘이 제 가랭이 사이로 보이더군요.
황급히 손을 뻗어 아가리(?)를 틀어쥘라는 바리 그때!
스네이크 헤드가 징글벨스런 몸매로 삼단 뒤틀기를 하며 멋지게 입수를 하네요.
아~~~
망연자실이란 말이 뭔지 그때사 알았습니다.
지금에서야 그땐 참 모자란 놈이었구나 생각됩니다.
혹시, 저랑 비슷한 경험가진 조사님 계십니꺼?
저만 그런거는 아니지예?,,,^^
암튼 그날 밤낚수에 십여수 넘게 이쁜 계곡지 붕어를 만났네요.
큰 씨알은 없었지만 깊은 수심에서
이삼십분 간격으로 환영처럼 올리던 캐미라이트의 황홀함이 지금도 아련하네요.
그날 귀가하면서 낚숫방에 들러 살림방 대빵 큰걸로 바로 바꿨네요.
요런게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거겠죠?,,,ㅋㅋ
헌데, 요즘은 한 오년전부터 아예 살림망을 안들고 다닙니다.
제 부족한 조행기에 출연한 붕어들이 말끔한 자태를 보여주는게 그래서입니다.
이쁜 붕어들 잠시나마 물밖으로 연행하는게 미안할 따름이지요.
오래전 기억을 더듬으니 요즘은 보목지가 어찌 변했을지 궁금하네요.
낚시는 제 삶의 엔돌핀이라 생각합니다,
항상 좋은 추억을 남기는 조행길되시기 바랍니다.
이상 부들매니아였습니다!
보목지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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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피곤한 타임인디
조행기덕에 잠이 확 깨버렸습니다
낚시는 20년 넘게했는디
화끈한 추억이없네유
머리속에 그리며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가물이라도 한마리 잡아서 손맛 좀 보았으면 합니다 ㅠ
감사히 잘보고 갑니다.
저도 소잃고 외양간 많이 고쳐봤습니다.^^
제방 오르기전 바리케이트도 쳐져있습니다.
참 좋은 곳이였는데............
정보 감사드립니다.
참 좋아하던 저수진데 안타깝네요.
낚시아니라도 한번 바람쐬러 가보고 싶던곳인데,,,
저수지 보존은 낚시꾼의 책임이란 생각이 드네요.
즐낚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