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新 몽유도원도 -
안사장의 오피스텔로 돌아온 비로는 노트북을 꺼내 다시한번 스승님이 보내온 메일을 열어보았다
< 비로야, 오오쿠라 사장은 보기보다 치밀한 사람이었다 안병국 사장이 다시 조사를 한 끝에
오오쿠라 사장이 소장하고 있는 몽유도원도는 그의 집이 아니라 회사의 집무실 개인금고에 소장하고 있음을 밝혀내었다 .
따라서 오오쿠라 사장의 집에 있는 서재의 금고와 안방의 금고들은 위장용 눈속임 금고였음을 알게 된 것이다.
그의 진짜 보물들은 회사의 사장 집무실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으니 안사장님과 치밀하게 계획을 짜서 움직이기 바란다 >
음,,, 비로는 낮게 신음을 뱉어내었다 그리고 이번의 작업은 만만치가 않겠다는 생각을 하자
머리가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는 안병국 사장이 건네준 오오쿠라 사장의 회사 설계도면을 세세히 살펴보았다.
신사이바시역 앞 50여미터 거리에 있는 그의 회사는 21층 건물의 9층과 13층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그의 집무실은 13층이었다 안사장과 짠 계획은 다음과 같았다
금요일 오후 4시 경에 소년과 함께 손님으로 가장하여 회사로 들어간다.
12층 화장실에서 쥐죽은 듯이 숨어 있는다. 밤 11시 경, 안사장에게서 연락이 오면 작업에 즉시 들어간다
화장실 위 석고보드를 뜯어내고 환풍기 통로를 따라 오오쿠라 사장의 집무실까지 기어서 간다
역시 석고보드를 띁어내고 사장의 집무실에 내리면 금고를 찾아내서 작업에 들어간다
중간중간 방해물이 나오면 안사장에게 코치를 받는다
여기까지 생각한 비로는 다시한번 깊은 숨을 토해 놓았다.
문제는 CC 카메라를 어떻게 피하느냐 인데 오오쿠라 사장의 집무실엔 총 4개의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 것이었다.
안사장은 말하였다. 정확히 새벽 1시에 집무실로 침투하여 작업을 시작하되 10분을 주겠다고 했다
10분만에 모든 작업을 완수하고 원래 자리인 12층 화장실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즉, 10분 동안은 경비실 직원들이 눈길을 다른 곳으로 돌려놓겠다는 것인데 오오쿠라 사장의 금고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확실히 모르는 상태에서 10분 동안 모든 일을 성공리에 마감하고
철수할 수 있을지 비로는 장담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 때, 소년이 생글거리는 얼굴로 오피스텔로 들어왔다
“어, 왔어. 저녁은?”
“먹었어 대장, 필요한 물건들은 다 샀어?”
‘그래. 이제 경범이가 보내준 택배만 받으면 바로 떠날거다“
비로가 설계도면을 말아서 가방에 집어넣는데 소년이 무겁게 한마디 한다
“근데 말야 대장, 오쿠라인지 오무라이스 사장이 지난번에 비록 가짜이지만 자신의 집 금고가 털렸으니
진짜가 있는 금고는 한층 경계심을 강화시켰을 것인데 성공 할 수 있을까?”
자못, 심각한 얼굴로 이야길 하는 소년을 보자 비로는 싱긋 웃어주며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대답해 주었다
“소년. 염려말어 그깟 족발이들이 암만 머릴 써봤자 새대가리 수준 아니겠어.
우리는 스승님과 안사장님 말씀대로만 따르면 실패 할래야 실패할 수가 없을거다.”
“그래두 이번엔 고생 좀 해야 할 것 같아서 말야.”
비로가 파안대소를 하며 소년을 안심시키는 듯 더욱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말한다
“녀석두...염려말고,, 내가 언제 널 실망시키든?”
미치꼬는 아버지가 부른다는 가정부의 말을 듣자 아래층으로 내려가며 인상을 찡그렸다
‘미치꼬, 어찌 된거냐. 낮에 웬 패거리들에게 봉변을 당했다고?“
'또 한동안 시끄럽게 생겼군.' 속으로 투덜거리며 미치꼬는 짐짓 명랑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아이 아빤... 봉변을 당한게 아니라 당하려고 했는데 슌스케가 마침 나타나서 다 해결해줬죠”
“이눔 자식이 솔직하게 말 않고...켄지 형제를 몰래 따돌렸다가 혼자 있을 때 봉변을 당했다면서?”
미치꼬가 아빠 곁에 서있는 켄지 형제들을 슬쩍 바라보곤 딴청을 피웠다
“제가 왜 따돌려요? 전 재미있게 놀고 있었는데 아마도 슌스케가 절 놓쳐버렸나 봐요”
생글거리는 얼굴로 능청스럽게 대답하는 미치꼬를 보며 노부히로 다케시타는 혀를 찼다
“한번만 더 슌스케를 따돌리면 외출금지다 알아서 해!”
미치꼬의 아버지는 동경과 관서지방을 주름잡고 있는 거물 야쿠자 두목이었는데 겉으로는
제법 탄탄한 중견기업의 사장이라는 명함을 갖고 있었다.
미치꼬도 아버지가 기업을 운영하는 사장인줄 알았지만 여고 2학년 때 아버지의 직업이 야쿠자 두목이라는 걸
알게 되고는 한동안 충격에 휩싸여 집을 나가 따로 방을 얻어 혼자 사는 등...
아빠인 노부히로의 속을 태웠지만 새엄마의 간곡한 부탁으로 다시 집으로 들어와
공부에만 열중하여 대학에 들어간 것이었다.
새엄마인 스즈키 나미에는 미치꼬가 중학교 3학년 때 엄마가 지병으로 돌아가시자
1년 후, 아빠랑 결혼을 하였는데 나미에는 당시 인기절정의 영화배우 였었다
지금 나이는 33세로 미치꼬보다 13살이 위였다 미치꼬는 나미에를 엄마라고 부르긴 했으나
둘만 있을 때는 언니처럼 따르며 그럭저럭 사이좋게 지내고는 있었다
자기 방으로 올라온 미치꼬는 침대에 누워 낮에 할극을 펼치던 자그마한 체구의 한국 남자
춤추는 소년을 떠올렸다 그러자 얼굴이 화끈 달아오름을 느끼고는 이상야릇한 흥분감으로 조용히 눈을 감고
다시 한번 낮에 일어났던 일을 생각해 보았다
그 작은 체구로 뭘 믿고 그리도 호기롭게 나서는 건지 용기는 가상타만 세 명의 양아치들에게
실컷 얻어터지고 혼쭐이 날 줄 알았는데 순식간에 세 명을 제압하자 휘둥그레 눈만 꿈뻑거리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자 웃음이 나왔다
'역시 한국 남자들이 용기 있고 힘이 있단 말이야' 그렇게 생각한 미치꼬는 커피숍에서 소년이 적어준
이 메일 주소가 적힌 쪽지를 꺼내 살펴보더니 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그리고 쪽지를 손에 꼭 쥐고 새우처럼 웅크리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그 밤, 미치꼬는 꿈속에서
웬 남자랑 눈부신 백마를 타고 끝없는 초원을 달리는 꿈을 꿨는데 그 남자는 물론 춤추는 소년이었다
경범이가 보내준 택배가 도착하자 비로와 소년은 자신의 물건들을 챙기고
다시한번 빠진 것은 없는지 세밀하게 챙겨두었다
“대장. 내일 오사카로 출발 하는 거지?”
소년이 드디어 시작이라는 얼굴로 긴장기 섞인 목소리로 말하자 비로가 가볍게 대꾸해준다
“그래, 사전에 미리 약속해 두었던 대로만 움직이면 된다. 절대 경거망동 하면 안된다”
비로의 웃는 얼굴에 그제서야 긴장이 풀려지는지 소년이 명랑하게 말한다
“대장이 표창을 쓸 일이 생기지 말아야 하는데 말야...”
“하하하 녀석두... 염려말고 너는 너 할일만 챙기면 돼. 잘 할 수 있지?”
“말씀이라고.. 염려는 붙둘어 매셔. 내가 언제 대장을 실망시킨적 있수?”
“하하핫. 알겠다 나는 곧 전자상가에 갔다가 올테니 너도 나름대로 놀러갔다 오든지 해.
저녁 9시까지 귀가해야 한다 술은 입에도 대지 말 것”
“반장님. 여기 출력해왔습니다”
미즈노 형사의 목소리에 깊은 상념에서 깨어난 노무라 반장은 미즈노 형사가 건네주는
A4 용지를 받으며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뭐 이상한 점은 없던가?“
“글쎄요. 한국인들 입국자가 너무 많기도 하지만 반장님 말씀대로 1년에 한 두 번씩 입국하는 한국인은
너무 많아서 일단 2명 이상 동행인의 신상명세만 출력했습니다”
“같은 이름이 보이는 것은 연도별로 따로 정리를 해두었고?”
“그렇습니다 밑에 있는 용지를 보면 따로 나올 것입니다”
“어. 수고했네 그만 가보게”
이어서 노무라 반장은 전화기를 들고 신조 쓰요시 형사를 불렀다
잠시 후, 반장실로 들어온 신조 형사는 노무라 반장의 지시사항을 듣고는 미즈노 형사가 출력해 온 용지를 들고
전산실로 들어가 수퍼컴퓨터를 운용하는 책임자에게 뭔가를 귀엣말로 지시하였다
안병국 사장은 오오쿠라의 회사가 있는 건물 앞에서 주변의 지리를 살펴보고 있었다
차도와 도로는 혼잡했고 어디선가 병목현상이 있는지 자동차들이 정체되고 있었다
안사장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12층에 내렸다.
그리고 계단을 통해서 13층으로 올라갔다 복도에 CC 카메라는 보이지 않았다.
조사한 바로는 사장실에 적외선 감지기도 없음이 분명했다 그러나 오오쿠라 사장의 집무실에 총 4개의 카메라가 있었다
그 4개의 카메라를 무용지물로 만들기 위해 어떤 방법이 좋은지 안사장은 머리를 쥐어짰다
그리곤 다시 9층으로 내려가 보았다 9층에는 사원들의 휴식공간과 탁구테이블과 당구테이블이 보였다
순간, 안사장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청와대에 도착한 유준홍 문화재청장은 김병기 비서실장의 안내를 받으며 대통령의 집무실로 향하며 낮은 신음을 토했다
이윽고 집무실 앞에서 넥타이를 매만지며 호흡을 고른 유청장은 김실장과 함께 김현기 대통령 앞에서
머릴 숙이며 인사를 건넸다 대통령은 환하게 웃으며 유청장을 맞아주었다
“어서오세요 유청장.편하게 자리 하세요”
“네. 감사합니다 대통령님”
유청장 맞은 편에 마주 앉은 대통령은 만면에 온화한 기색으로 말을 이었다
“그래, 비서실장 말로는 국보급 문화재들로 인하여 찾아오셨다고요?”
고개를 끄덕이며 무거운 목소리를 토해놓는 유청장은 그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차분하게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이윽고 유청장의 말이 끝나자 한동안 침묵을 지키던 대통령이 입을 열었다
“그동안 오랜 세월 행방이 묘연하던 국보급 문화재들이 누군가로부터 문화재청 으로 보내어진다고 하셨나요?”
“그렇습니다 대통령님. 철저하게 조사와 감정을 해본 결과 7점이 모두 진품으로 확인되었으나
지난해에 보내어 준 몽유도원도 그림만은 전문가의 감정 결과 위작임이 판명되었을 뿐이며
나머지 6점은 모두 진품으로 감정되었습니다”
“그 6점의 문화재들이 하나같이 국가의 보물들이던가요?”
“그렇습니다 대통령님. 그 보물들은 금관가야관음보살상, 분청백자자기, 고구려 동의실록. 현무암첩,
고려전경지도첩, 그리고 중국 신안에 있는 광개토호태왕비의 탁본입니다 "
대통령이 두 눈을 감고 무거운 신음을 흘리자 유청장이 계속 말을 이었다
“특히, 광개토대왕비의 탁본은 현재 무너져서 안보이는 세 글자가 모두 들어있는 아주 오래된 탁본으로서
일본이 한결같이 주장하는 임나일본부설을 강력하게 뒤집을 수 있는 엄청난 자료이며
이 탁본을 잘만 활용하면 중국의 동북공정설도 일거에 무너뜨릴 수 있는 엄청난 보물입니다”
대통령과 비서실장, 유청장 세 사람은 한동안 침묵을 지키려는 듯,
입에 자물쇠를 채운듯 보였다 침묵을 깬 것은 대통령 이었다
“유청장. 잘 알겠습니다 누가 그렇게 나라의 보물들을 보내주는지는 차후 알아보도록 하겠어요
일단 유청장은 그 보물들을 철저히 보관해 주시고 언론에는 발설하지 말아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대통령님”
대통령이 김병기 비서실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김실장, 한경수 국정원장을 불러주시오”
그리고 대통령은 몸을 깊숙이 소파에 파묻힌 채로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_ 제 5부 끝 -
**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고 날씨까지 차가워서 낚시를 할 엄두도 내지 못하네요
이런 날엔 빈대떡에 막걸리나 마시며 슬픔을......**
계속해서 6부 올리겟습니다
모쪼록 즐거운 낚시 되시길 바랍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처음......(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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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죽 부침개랑 막걸리 한 잔 하고 왔어요^^
바람은 여전히 강하고 춥기만 합니다
우리 애들..........잘 견딜까요?/
이 더러우ㅡㄴ 세상....
때려 엎어 버렸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