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책의 비밀 -
아침에 일찍 자리에서 일어난 비로는 커텐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 흐린 날이었다.
오늘이 오오쿠라 사장의 회사로 잠입하여 몽유도원도를 빼내오는 날이다.
창문을 열자 아침 바람이 상쾌하게 비로의 품에서 발효하길 기다리는 듯이 가슴을 촉촉하게 적셔주었다.
길게 심호흡을 한번 한 비로는 팔목의 시계를 본 후에 그때까지 세상모르게 꿈나라를 헤매고 있는
소년을 깨우기 위해 소년의 침대로 향했다.
“이봐 소년, 결전의 날이 밝았다. 어서 일어나 식사하러 가자”
비로의 목소리에 눈을 뜬 소년은 침대에서 일어나다가 왼쪽 어깨에 느껴지는 기분 나쁜 통증에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낮은 신음을 뱉어내었다.
왠지 소년의 자세에서 불안정을 느낀 비로가 소년에게 어디 아프냐고 물었지만
소년은 애써 미소지으며 흉몽을 꾼 것 같은데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흉몽이라고? 꿈은 반대라는데 오늘 일이 잘 풀리는 거 아냐?”
“아마 그런가봐 대장. 오늘 화끈하게 해치우고 빨리 한국으로 가고 싶어”
“얼래? 소년, 니가 왠일이야. 언제는 천년만년 일본에서 살 것처럼 굴더니”
“쪽바리들이 싫어졌어 지진이 발생할까봐 겁나기도 하고”
“쪽바리들이 싫어졌다고? 소년, 너 무슨 일 생긴 거 아냐?”
“아후,,대장도 참...뭔 일이 있다고 그래. 한국의 친구들이 그리워지니 그렇지 뭐”
그렇게 말하며 웃는 소년을 본 비로는 평소의 소년답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소년의 말대로
흉몽을 꿔서 그런가 보다 하며 더 이상의 대꾸를 피하고 식사를 하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
“대장, 안사장님은?”
“오전 11시 35분에 오사카 역에 도착하는 대로 우리 호텔로 오실 것이다”
“그러면 그때 최종점검을 마치고 바로 오오쿠라의 회사로 들어가야겠네?”
“그럴테지. 오늘은 금요일이고 주말이니 오후 6시까진 오오쿠라 회사의 직원들은 모두 퇴근할거다
우린 오후 4시 쯤에 잠입하여 12층의 화장실에 숨어있어야 한다. 몸을 많이 풀어둬야 할거다”
“까짓거.....환풍기 통로에 누워서 복식호흡을 하고 있으면 서너 시간 흐르는 건 금방이지”
로즈마리 호텔에서 준비물들을 점검하고 있던 비로와 소년은 꼭 필요한 물건들을 배낭에 넣으며
다시 한번 세심히 작전을 짜고 있었다. 오오쿠라 사장의 집무실에 있는 네 대의 카메라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했다. 따라서 카메라에 찍히는 것은 불문가지인 만큼 완벽하게
닌자같은 복장으로 온 몸을 가려야만 했다. 눈동자도 내놓아서는 안된다고 비로는 생각이 들었다.
“이봐 소년, 넌 오오쿠라 사장의 집무실에 들어오면 안 돼”
“물론이지. 안사장님도 그러셨잖아. 대장과 내 키가 상당히 차이가 나서
그것도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그래. 넌 천장 위 통로에 남아서 내가 필요한 물건들을 건네주기만 하고”
“알겠어. 되도록 빨리 끝내고 한국으로 가자고”
“너 갑자기 서두르는 모습이다. 서둘면 시간과의 싸움에서 진다는 거 알지?”
“걱정마 대장. 날 잘 알잖아. 실수하지 않을거야”
“좋아, 멋지게 해치우고 한국으로 기분 좋게 돌아가자”
그 때, 안병국 사장이 호텔 방으로 들어왔다.
“아, 안사장님 이제 오십니까”
“그래, 비로군, 그리고 소년. 준비는 끝냈는가?”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비로군, 잘 듣게. 오오쿠라 사장의 집무실에 좀처럼 금고가 눈에 띄지 않으면 오오쿠라 사장의
책상 서랍을 세심히 살펴보도록 하게. 무언가 장치가 있을테고 그것을 찾아내면 어떤 식으로든지
금고는 눈에 띄게 될 걸세”
“장치라...”
“왜 있잖은가. 흔히 도둑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 무슨 보턴 같은 걸 눌렀더니 서재의 한 쪽이
스르르 움직이며 다른 공간이 펼쳐지는 것 말일세”
“음...”
“어렵게 생각할 건 없네. 바로 그런 장치가 있을거니 주의해서 찾아보면 쉽게 눈에 띌 걸세”
“알겠습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안사장님께 무전으로 묻겠습니다”
“그렇게 하세. 그리고 이건 전자시계인데 비로군과 소년은 이걸 손목에 차도록 하게
시간을 똑같이 맞춰뒀으니”
오후 4시가 되자 안사장과 비로와 소년은 봉고를 타고 오오쿠라의 회사로 출발했다.
한차례 비가 뿌릴 듯이 날은 흐렸다. 오오쿠라의 회사 전방 백여미터 되는 곳에
차를 주차시킨 안사장은 비로와 소년에게 다시한번 주의 사항을 숙의 하고 행동개시로 들어가도록 했다.
평상복 차림으로 먼저 회사로 들어간 소년은 곧장 12층으로 올라가서 화장실로 들어갔다.
약 30분 후에 비로가 들어오자 둘은 닌자 복장으로 갈아입고 화장실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오후 8시가 되자 귀에 꽂은 이어폰으로 안사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후에 경비원들이 두 패로 나눠서 건물을 점검하러 갈 시간이니 지금 신속히
천장의 벽면을 뜯어내고 설계도면을 따라 13층으로 올라가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다른 지시사항은 없습니까?”
“다시 말해주겠으니 신속히 움직이도록”
비로와 소년은 화장실 천장의 벽면을 뜯어내고 공기통로를 따라 13층으로 올라갔다.
이윽고 오오쿠라 사장의 집무실 천장에 다다르자 둘은 조용히 누워서 복식호흡에 들어갔다.
밤이 깊어지고 새벽 1시가 되어 가는 시각이었다. 한대의 커다란 덤프트럭이 도로를 따라 달려오는데
갑자기 방향을 틀더니 오오쿠라의 회사 현관문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돌진하는 것이었다.
곧이어서 현관문의 유리창들이 박살나고 경비원들이 호들갑스럽게 뛰어나오고 있었다.
비로의 이어폰에 오랜 침묵을 깨고 안사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비로군 지금 시작하게”
“지금입니까? 알겠습니다. 시작합니다”
비로는 소년에게 눈짓을 주더니 드라이버로 천장의 벽면을 뜯어내고 오오쿠라의 집무실로
침입하는데 성공하였다. 사방을 둘러본 비로의 눈에 네 대의 카메라가 눈에 잡혔다.
비로는 카메라는 개의치 않고 금고가 있을 듯한 곳을 찾기 위해 눈을 번뜩이며
사위를 조심히 둘러보았다. 오오쿠라 사장의 책상으로 보이는 곳 옆에 대형금고가 눈에 띄었다.
저 금고는 그저 그런 서류들만 있는 전시용 금고라고 생각한 비로는 오오쿠라 사장의
책상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주어진 시간은 10분에서 최대 13분 이었다.
최대한 서둘러야 한다고 생각한 비로는 책상을 샅샅히 훑어보았지만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안사장님. 오오쿠라 사장의 책상 옆에 대형 금고가 있지만 그건 전시용 일테고 책상을 샅샅히
살폈지만 어떤 흔적도 발견치 못하였습니다. 코치 좀 해주십시오.”
“비로군, 그 대형금고를 열어보도록 하게. 그 금고 안을 살펴보도록”
“알겠습니다”
금고 앞에 선 비로는 숨을 고르며 가방에서 금고를 딸 수 있는 장비를 꺼내고 작업에 들어갔다.
약 3분이 지나자 금고가 열리고 비로는 작은 전등으로 금고 안을 세심히 살펴보았다.
서류철들과 약간의 엔화뭉치, 그리고 권총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그 외에는 별다른게 눈에 띄지 않았다.
“안사장님. 금고를 열었지만 특별한 건 보이지 않습니다”
“비로군, 다시 한번 세세히 살펴보도록 하게. 분명 뭔가 특별한 장치가 있을거네”
비로는 다시 한번 금고를 안팎으로 살폈지만 별다른 것이 눈에 보이지 않자 초조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안사장님은 허튼 정보를 주지 않는 분이지만 이번엔 낭패를 보지 않을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치고 지나갔다. 그때 비로의 귓가에 소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장, 시간이 제법 지났는데....”
“소년, 낭패다. 별다른 것이 눈에 띄지 않는다”
“아무것도 없다고?” 안사장님 정보가 틀린 거 아녀?“
“글쎄다... 이 기회를 놓칠 수가 없는데”
비로는 뭔가 집히는 것이 있어서 다시 오오쿠라 사장의 책상으로 가서 모든 서랍들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서랍에는 서류철들로 가득 덮혀있을 뿐, 그 어디에도 특별한 장치를 발견할 수가 없었다.
금고 안을 다시 살핀 비로가 마침내 아무것도 없다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며 소년을 바라보자
소년의 목소리가 침묵의 밤공기를 타고 비로에게 날아들었다.
“대장, 금고 안에 뭐가 있지?”
“서류철들과 돈 뭉치, 그리고 권총 한 자루가 있다”
“그것뿐이야?”
“그래”
“음,, 안사장님 정보가 틀린 걸까”
손목의 전자시계를 본 비로는 얼굴을 찌푸렸다. 벌써 8분이 지났다. 이제 최대 5분 안으로
작업을 마치지 못하면 실패로 귀결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대장, 권총을 한번 살펴봐”
“권총? 권총을 왜.....”
소년의 직감에 일말의 기대를 가지며 권총을 살펴본 비로는 그것이 진짜 권총이 아닌
장난감 권총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소년, 이거 장난감 권총같은데....오오쿠라 사장이 밀리 매니아인가?”
“대장, 약실에 실탄이 있는지 확인하고 그런 거 없으면 사방에 대고 방아쇠를 당겨봐”
“장난감이니 진짜 실탄은 없고......방아쇠를 당겨보라고?”
“응. 시간이 없어 어서 해봐”
소년의 말대로 여기저기에 권총을 대고 방아쇠를 당기자 벽걸이용 티브이가 걸려있던 벽면이
옆으로 밀려나며 거기, 은빚 찬란한 대형 금고가 수줍은 새색시마냥 비로의 눈에 정면으로 다가왔다.
“아....”
짧게 신음을 토한 비로가 소년을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승리의 브이 자를 보이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소년을 가리켰다. 소년의 복면 얼굴이 실룩이며 미소 짓는 것이 보였다.
“안사장님, 금고가 나왔습니다.”
“드디어 찾았군. 비로군, 시간이 촉박하니 당장 시작해주게”
“네. 시작합니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려 호흡을 길게 뱉어낸 비로가 금고 앞에 앉아 작업에 들어가자
소년은 손목의 시계를 바라보았다. 쪽바리들 금고를 대장이 몇 분 만에 따는지 궁금했던 것이다.
비로가 작업에 들어 간지 5분이 흘렀다. 안사장이 주었던 최대 13분을 모두 소비한 것이다.
비로는 연신 땀을 훔치며 금고에 집중하기 위해 온 신경 세포마다 정신을 모았다.
그러나 금고는 좀처럼 열리질 않았다.
“안사장님. 이 금고는 전자다이얼 식의 이중금고 같습니다. 쉽게 열리지 않는군요”
“비로군, 시간이 촉박하니 마지막 수단을 사용하세. 내가 준 소형폭발물을 금고의 위쪽
양 모서리에 하나씩 붙이고 터뜨려주기 바라네”
“괜찮을까요. 소리를 듣고 경비원들이 오면.....”
“소리는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며 경비원들은 지금 다른 볼일로 경황이 없으니 안심하고 시작해주게”
“알겠습니다”
비로는 안사장을 믿고 행동에 들어갔다.
잠시 후, 퍽석~~하는 소리와 함께 안개와도 같은 희미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금고의 윗쪽이
휑 하니 뚫려버리자 비로는 특수 안경을 쓰고 신속히 금고 안을 살폈다.
금고의 위쪽을 뜯어냈으니 밑쪽을 세심히 살펴볼 수가 없자 비로는 금고를 바닥에 누이고
쇠꼬챙이로 밑쪽의 물건들을 끄집어내었다.
그리고 보았다. 거기......정사각형의 액자에 담겨있는 그림 한 점 몽유도원도를......
액자를 뜯어내고 뒷면에 희미하게 있는 나라국(國)자를 확인한 비로는 그림을 돌돌 말아서
고무밴드로 고정하고 소년에게 던져주었다. 이제는 빨간 서책을 찾아야 했다.
금고 안을 쇠꼬챙이로 세심히 훑던 비로는 핏물보다 더 빨갛게 보이는 서책을 발견하고
회심의미소를 지으며 안사장에게 말하였다.
“안사장님, 빨간 서책을 찾았습니다.”
“비로군, 한문은 잘 알고 있겠지? 그 서책을 넘겨보고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김일성 주석동지 라는
글이 보이는지 확인해 주게”
“네. 있습니다. 그리고 더 넘겨보니 한글과 일본어도 보이는데요”
“비로군, 그 책이 맞네. 이제 신속히 알려준 비상계단을 통하여 빠져나오기 바라네”
“네. 이제 철수합니다”
비로가 철수 신호를 소년에게 보내자 소년은 손목의 시계를 가리키며 손가락 두 개를 비로에게 보였는데
비로는 그것이 승리의 브이 표시인지 아니면 20분이나 경과했다는 건지 알지 못한 채 따라서
소년에게 손가락 두개를 들고 흔들어 주었다.
비상계단을 통해 빠져나온 비로와 소년은 대기하고 있던 안사장의 승합차에 오르자
비로소 긴 숨을 토해내며 긴장을 풀었다.
“비로군, 그리고 소년, 해낼 줄 알았네. 수고했네.”
“그거.....쪽바리들 금고가 만만치 않더군요. 그런 강적은 첨입니다”
비로가 웃으며 말하자 안사장이 특유의 하회탈 미소를 지으며 씩씩하게 대꾸를 했다
“쪽바리들이야 원래 그런 물건들은 잘 만들지 않나. 그래도 결국은 비로 군이 이긴거지”
“아닙니다. 안사장님이 건네주신 소형 폭발물의 승리입니다”
“아닐세. 난 알아 시간이 넉넉하다면 결국 비로 군이 금고를 열었으리란 걸....”
“아무튼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수고했네. 이제 며칠 푹 쉬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되겠군”
“아닙니다. 소년과 함께 이틀 정도만 쉬고 바로 돌아가겠습니다”
“애걔걔,,겨우 이틀이야. 난 더 놀다가고 싶은데”
미치꼬를 떠올리며 소년이 짐짓 볼멘 목소리로 말하자 비로가 소년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소년, 너 때문에 금고를 열 수 있었지. 그리고 확실히 하기 위해서 이번엔 따로 들어가도록 하자.
이번엔 나 먼저 들어갈테니 넌 더 머물다 와라. 그래도 괜찮겠지요 안사장님?”
“소년이 더 머물고 싶다면 내가 말릴 리가 있나. 소년, 더 머물다 갈텐가?”
‘넵. 저는 며칠 더 놀다 가렵니다“
소년이 씩씩하게 말하자 모두 웃었다.
“그럼 그렇게 하지 내가 소년에게 용돈도 두둑히 주겠네.”
“그렇다면 저는 내일 바로 돌아가겠습니다. 그게 좋을 것 같습니다”
비로가 먼저 한국으로 돌아가자 골든 로즈마리 호텔에 혼자 남게 된 소년은 곰곰이 생각에 몰두하였다.
재벌가 공주님을 보호하듯 하던 그 세 사람 중에 두 사람이 스킨헤드족 에게 봉변을 당하던 나를
우연히 보고 구해주었다?
뭔가 스토리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소년은 왠지 찜찜한 마음 때문에 이것을 해결하고 가려고
며칠 더 머물겠다고 말한 것이었다. 그러자면 미치꼬를 만나야 하는데....
여기까지 생각한 소년은 가방을 싸고 도쿄로 가기 위해 골든 로즈마리 호텔을 나섰다.
막 택시를 잡으려는데 소년의 뒤에서 생기발랄한 목소리가 들려오며 소년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었다.
“기봉 오빠 여기서 만나네요”
“어. 미치꼬....여긴 웬일야”
“볼일이 있어서 왔거든요. 오빠는 오사카 관광중예요?”
“어...그래”
“야호.. 잘 됐다. 나두 볼일 막 끝내고 놀다 가려는 증였거든요. 저랑 놀다가요”
“어...나는 저기..거시기....”
미치꼬가 택시를 세우고 막무가내로 소년을 밀어넣으며 옆에 올라타자 명량한 목소리로 기사에게 말했다.
“아저씨, 이노우센 거리로 가주세요”
그러면서 소년의 손을 꼭 잡았는데 소년은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그저 앞쪽만 바라보았다.
소년과 미치꼬를 태운 택시가 떠나자 어디선가 나타난 두 명의 사내가 서둘러 택시를 타고
소년과 미치꼬가 탄 택시를 뒤쫒아가고 있었다.
“오야붕, 오오쿠라 사장의 금고가 털렸답니다”
곤도가 다케시타의 방으로 들어오며 긴장한 표정으로 말하자 다케시타는 잠깐 동안
뚱 한 표정을 지었다가 눈을 부라렸다.
“뭐라는거야. 금고가 털렸다고?”
“아침에 회사로 나갔더니 그의 집무실이 완전 초토화 되었다고 합니다”
마쓰이가 옆에서 거들었다.
“오오쿠라는 지금 도쿄경시청에서 급히 내려온 노무라 반장과 면담중이라는군요”
“아니, 대체...... 이거 뭐야 어떤 놈이 훔쳐갔다는 거야. 털린 물건들은..설마?”
다시 곤도가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귀중품은 그대로 있었다고 합니다. 처음부터 뭔가를 노리고 침입했다고 봐야합니다.”
“그렇다면 그.....시네마루가 말한 빨간 서책?”
“........”
다케시타가 주먹으로 탁자를 내리치며 자리에서 일어나 고함을 질렀다.
“빠가야롯,, 어떤 새끼가 감히..... 마쓰잇, 정보가 새나간거야 뭐얏”
“오야붕, 더 알아봐야 겠지만 이건 우리 일본인의 소행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 뭐야, 양키들이나 조센징이라도 된다는거야?”
“신노스케를 오오쿠라의 회사로 보냈으니 조만간 뭐라도 알아올 것입니다”
“으음,,,어떤 놈이 감히....”
노무라 반장은 오오쿠라 회사의 경비실에서 CC카메라에 찍힌 복면을 한 비로의 모습을
신조형사와 날카로운 눈매로 바라보고 또 바라보며 한시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어떤가 신조형사. 천장의 공기통로엔 또 한명의 공범이 있는 것 같지?”
“자주 한 쪽을 바라보며 말을 하는 듯 한 입모양을 보니 공범이 있습니다.”
“그리고 최소 한 명 이상은 더 있겠지. 금고 앞에서 작업을 하며 누군가에게 중얼거리는
입모양을 보게. 워키토키로 연락을 하는거야”
“그렇습니다. 누군가에게 지시를 받은 듯 폭발물을 금고 위에 붙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신조 형사. 신타로 형사에게 전화 좀 걸어주게.”
“반장님. 신타로 형사 나왔습니다.”
신조에게서 전화기를 건네받은 노무라 반장은 다급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신타로, 일본 내 모든 공항의 관리국에 전화해서 지난주 토요일부터 오늘까지 한국으로
출국한 한국인의 명단을 확보토록 하고 이번 주까지 한국으로 출국하는 한국인의 예약 명단서도
확보하여 프린트 후 내 책상에 놓아두게”
전화를 건네받은 신조형사가 휴대폰을 주머니에 집어넣으며 노무라 반장에게 물었다.
“반장님. 한국인의 소행으로 보십니까?”
“이런 말해서 뭐하지만 내 오랜 육감이 말해주는데 저 화면 속 범인은 일본인이 아니네.
한국인이 자꾸 떠오른단 말일세”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신타로가 가져온 명단서에서 단서를 잡아야 하는데요.”
옆에서 내내 우거지 상을 하던 오오쿠라가 노무라 반장을 보며 애원하듯이 말하였는데 사색이 다된 얼굴이었다.
‘이보오 반장, 그림을 도둑맞은 건 어찌해도 괜찮지만 빨간 서책만큼은 반드시 찾아와야 하오.
그것이 없으면 난 죽은 목숨이란 말요. 아시겠소“
“무슨 대단한 책이길래 오오쿠라 사장님이 죽는다고 하십니까?”
“그런 거까진 반장이 알 거 없고 여하튼 그 책을 못찾으면 반장도 각오해야 할거요”
“아니. 오오쿠라 사장님.....”
신조형사가 한마디 하려하자 손을 들어 제지시킨 노무라 반장이 오오쿠라를 바라보며 말했다.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사장님.”
도쿄 경시청으로 돌아온 노무라 반장은 신타로 형사가 가져다 놓은 명단을 들여다보며 무언가 찾기 위해
머리도 움직이지 않고 명단만 한동안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리고 자신이 따로 작성해 둔 명단과 일일이 대조해나가며 뭔가 대칭이 되는 것들을 추려내고 있었다.
이노우센 거리를 함께 걸으며 한가한 연인처럼 여기저기를 구경하던 미치꼬와 소년은 식사때가 되자
시장기를 느꼈던지 미치꼬가 먼저 소년에게 식사하러 가자고 말하였다.
“오빠는 뭐가 제일 먹고 싶어?”
“으응...나는 뭐.....그냥 아무거나 잘먹어”
“오빠. 마구로회 먹으러 가자. 그게 일본에선 제일 맛나거든”
“으응..그래.. 마구로회 먹자”
신이 난 얼굴로 소년의 팔짱을 낀 미치꼬가 소년을 끌듯이 앞장서서 가자 소년은
왠지모를 행복감으로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윽고 두 사람이 어느 횟집으로 들어가자 그들을 쫒던 두 명의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는데
한사람은 슌스케였고 다른 한 사람은 켄지 형제로 불리던 중에 하나였다.
슌스케는 두 사람이 들어간 횟집을 한동안 노려보다가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제 7부 끝.
시골로 와서 조용히 글만 쓰며 살아가자니 세월이 가는지 오는지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흐린 아침...
낚싯대 챙기고 천래강에 나가서 강태공 흉내나 내볼까 합니다
안전운전 하시고 즐거운 낚시 하십시오 !!
이곳도 똥꾼들이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가는 바람에 동네 어르신들
허리만 굽어집니다
똥꾼들을 어이할꼬,....... =_=;
세상의 모든 것들은.......(7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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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6
그러면 저는 이만 피래미나 낚으러 나가봅니다
즐거운 낚시들 하세요^^
잘봣다는 댓글도 달지 못하고 지나갓네요
천래강 피래미 나도 잡아보고 싶네요
8부 기다리겠습니다
'미/췬' 이라는 금지어가 있다 해서 다른 단어로 변경하고
그랬지만 여전히 미췬 이란 단어가 잇다고 나오며 글이 안 올라가네요
하아,,,,,,
정말 힘듭니다
암만 살펴봐도 미/췬 이란 단어는 다 뜯어 고쳤지만 여전히
글이 안 올라가네요
짜증나고 지쳐갑니다
휴~~~~~~~~~~)))
무엇이 문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