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6월쯤 이야기 같군요...
나를 닮은 것인지 6살 4살인 두 아들 녀석들은 할아버지 집만 가면 낚시를 가자 조릅니다.
그날도 어찌나 졸라대는지 한 두어시간 버티다 못해 낚시를 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낚시대 두대(형이 쓰라고 준 중고 낚시대)와 고기 담을 양동이를 챙기고 두엄을 파헤쳐 지렁이를 잡고 있는데 아버지께서 쌍심지를 켜시더군요. 동네에서 낚시를 금지시켯는데 욕먹으면서까지 낚시 하냐고 혼내키십니다.
씁슬한 웃음을 지으며 꼬맹이들 득살에 못살겟다고 하니 아버지도 더이상 무어라 말씀하시지 않으십니다.
지렁이 잡고 아이 엄마와 두 아들을 데리고 디지털 카메라를 챙겨 저수지로 향하였습니다.
어렷을적 우리들의 놀이터였던 저수지를 보며 큰놈을 잡아 아이들에게 보여줘야겠단 생각이 먼저 듭니다.
25대와 29대를 펴서 지렁이를 끼워 저수지에 던져놓고 25대는 작은녀석에게 주고 29대는 큰녀석에게 주었습니다.
"찌가 쭈~~욱 올라오거나 쑤~욱 빨려들어가면 있는 힘껏 들어올려..."
"알았어 아빠"라며 둘다 대답하네요...
대 드리우고 1분도 안되서 찌가 쭉쭉 올라옵니다.
"올려 올려 올려" 큰놈에게 소리첫는데....
이녀석 6살이 맞는지 정말 쎄게 챔질하데요...
헛챔질....낚시바늘은 뒤로 날라가다가 머리 위쪽에 있는 나뭇가지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바늘뺄려고 낚시대를 이리저리 당기는데 초리대가 뚝.....ㅠㅠㅠㅠㅠㅠ 일진 정말 않좋아요.
아무래도 불안해서 작은녀석 낚시대를 제가 뺏엇어요 ㅋㅋ
작은놈은 아빠 나쁘다며 질질 짜다가 손바닥만한 붕어 잡아서... 고기잡앗다고 소리치니 뚝 그치고 달려오데요...
암튼 그래서 20센치 전후되는것들 대여섯마리 잡앗는데. 큰녀석이 저수지 한쪽을 가리키며
"아빠 저쪽에 큰것들이 많은거 같어 자꾸 고기가 티네" 이럽니다.
나무가 쓰러진것이 있어서 포인트는 좋은데 수심이 깍아지듯이 내려가는자리고 영 줄을 던질만한 공간이 안나옵니다.
좌.우.위까지 나무들때문에 앞치기를 못하고 줄을 짧게 메어 던져준다음 아들녀석에게 낚시대를 건네주고 전 아내와 작은녀석을 데리고 물가로 가서 조개며 우렁이를 잡고 있습니다.
한 3분정도 지났을런지... 큰 녀석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와 바라보니 정말 아찔한 광경이 펼져져 있습니다.
고기가 걸려들었는지 이녀석은 옆에 있던 참나무를 팔로 감싸안은채 낚시대를 꼭 쥐고 물에 떨어질까 말까한 포즈를
취하며 연거푸 아빠를 부릅니다.
한걸음에 달려가 아이를 일으켜 세우는데 그래도 이녀석은 낚시대를 꼭 붇들고만 있는데 낚시줄과 낚시대가 일직선이 되어 있습니다.
"아빠 낚시.... 낚시..."이러네요.
그래도 좀 큰 녀석이 물었나보다 생각하고 낚시대를 건네받아 낚시대를 세우려고 하는데 붕어란놈 힘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오호~~ 요것바라?"
좌로 우로 처밖으며 도망치려하지만 힘으로 제압해서 끌어올리는데 월척입니다.
아들녀석이 힘이 딸려서 끌려가다가 다급하니 두 팔로 참나무를 끌어안고 버팅겻던 것입니다.
붕어녀석을 끌어올려 낚시줄을 잡고 아들녀석에게 보여주니 눈이 휘둥그래지면서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급기야... 엄마를 부르며 달려가더니 양손을 벌린만큼 큰 고기를 자기가 잡앗다고 자랑을 하며 끌고오는모습을 보며
'저넘두 애비닮아서 뻥이 심하구만'하고 생각합니다.
집사람과 작은녀석도 와서 낚시줄 끝에 걸린 고기를 보며 정말 신기해 합니다. 작은녀석은 계속 "우와~~~~ 우와`~~" 만 연발하고.... 집사람은 우리 삼부자를 한곳에 모아놓고 고기를 들게한후 사진찍기 바쁩니다.
자기 머리통보다 훨씬 큰 녀석을 잡았으니 얼마나 자랑스러울런지....
갑자기 제가 월척 욕심이 납니다. 다시 지렁이를 갈아끼우고 똑같은 장소에 던져놓고 30~40메타 떨어져서 낚시하시는 한 조사님을 보다가 다시 찌를 주시하고 있을때 입질이 옵니다.
찌 믿둥을 톡톡 두어번 치고 갑자기 쑤욱 빨려들어갑니다. 오케바리 ..........
강한챔질....................
낚시대를 사정없이 들어올렷는데 낚시대 끝이 나무에 부딛쳐서 더이상 올리지도 못하고.... ㅠㅠ
나랑 싸움을 하는것인지 치고 나가는게 월척급같습니다.
낚시대를 들진 못하고 내가 자리에 앉아서 그나마 버티고 있으니 힘이 빠졋는지 잠잠해지고.... 이때다 싶어 낚시대를 한대 한대 접기시작하는데 세번째 대를 접을때 다시한번 치고나가는가 싶더니 이내 바늘이 쑥 빠져버립니다.
아~~~~~~~~~ 깊은 탄식
노칠새라 얼른 지렁이 꿰고 놓치지 않으리라 단단히 마음먹고 참나무를 부여잡고 물이빠져서 한발짝 나온 공간에 내려가서 하겠노라며 낑낑대며 내려가다 참나무에서 손을놓고 착지하는순간... "쿵" 소리가 나니 고기가 다 도망간것은 아닌지 마음이 뜨끔합니다. 얼른 던져놓고 기다리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감감무소식... 소리에 고기들 다 도망간듯하여 다시 올라와 6월이지만 한낮에 땀으로 범벅된 두 아들녀석을 보며 대를 접고 집으로 향합니다.
마을 회관에 이르어 할아버지들 나무그늘 평상에 앉아서 장기두고 계시는곳을 지나며 인사를 하고 매운탕 끓여드시라
드리는데 꽤 큰녀석을 잡았다며 좋아하십니다.
"제가 잡았어요"를 연발하는 아들녀석을 보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있는 저와 아내를 보며 마을 어르신께서
"애비보다 낳네"라며 껄껄 웃으십니다.
저는 5~7치급 7~8수, 아들녀석 34~35쯤되는 월척 1수...
이녀석이 커서 애비한테 자기가 더 큰걸잡았다고 자랑이나 하지 않을런지 걱정이 앞섭니다. ^^
순식간에 대물조사가 되어버린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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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고 갑니다.
아마도 큰아드님 평생 잊지못할 시간이네요.
읽는 모든분들이 행복할겁니다.
애비보다 낫다 라는 말은 가장좋은 욕이래요.
앞으로 좋은욕 많이 들으실껍니다.
더욱 행복하시길....
형만한 아우 없다고 하는데
아들만한 아버지없다 좀 거시기 하죠 ㅋㅋㅋ
당근 아들이 아빠보다 나아야죠^^
축하드립니다
재밌게 잘보고 갑니다~
가족모두 행복하시고 안출하십시요^^&
저도 5년전 당시 2학년이던 아들을 데리고 거래처 차장님과 파로호 좌대로 낚시를 갔는데....
거래처쪽은 6학년 아들을 동행...
본의 아니게 가족간 낚시대회를 하게되었습니다.
저희가 완승을 거두었습니다.
두번째 낚시였던 2학년 아들놈이 1.5칸대로 8치급을 18수 했습니다.
저쪽은 둘이서 10여수 간신히 했는데...
이후로 큰놈은 늘 낚시를 가자고....
물론 그날 저는 아들놈의 배 이상을 잡았습니다....ㅎㅎㅎ
아들 낳는 방법 좀 갈켜주세요ㅠㅠ
이쁘고 귀여우면 됬죠 머.....
그렇게 세상을 아무 걱정없이 잼있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도 4살된 아들한테 낚시대 뻇긴지 오래입니다^^10대 장전하고 자리에 앉으면
바로 일어나라고 소리치고 낚시대 다엉키고 설키고 해놓아도 뒤에서 보고 있으면 너무 좋네여`^^
너무 멋있는 아들이 벌써 월이를 했으니 나중에는 FTV에 나오는 대물꾼이 되지 싶습니다~^^ㅋㅋㅋ
저는 딸1 있는데 ㅎㅎ 꼭 아들 하나 낳아야 겠습니다 ㅎㅎㅎ
재미나게 읽고 갑니다..
예쁜 두 아드님 건강하게 잘 키우시구요
삼부자간의 낚시여행 오래오래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월척조사라 불러 줘야지요 하하하 --------
낚시터에서 나란히 앉아낚시하는 부자를보면
정말부럽습니다.
전 딸만 둘이라서 노지로 같이다니기엔
화장실이 많이불편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