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도초 있었던 일입니다.
그당시 완전초보였던 저는 낚시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는 형을 데리고 안동호에 큰 향어도 많고 낚시도 가르쳐 준다고 안동호 구지골로 들어갔습니다.
남들이이 닦아놓은 편한자리에 앉아서 낚시대 2대를 다정하게 펴놓고 수심을 재고 찌를 달아 놓고 이제 향어의 맛있는 밥을 만듭니다.
어분가루, 대구리 떡밥(릴낚시용 미끼),콩가루 비작,오징어 가루,뻔데기 가루,깻묵가루 낚시점에 파는 떡밥은 거의 다 사서 조금씩 부어서 반죽을 하여 떡밥을 갭니다.
그당시 부력에 대해서 전혀 몰랐던 저는 그냥 멍텅구리 바늘(가운데 추가 있고 바늘이 5개 달린것) 추에다가 떡밥을 큼지막하게 달아서 앞치기도 아니고 낚시대는 그냥 두고 한손으로는 원줄을 잡고 한손으로는 떡밥을 들고 그냥 손으로 던집니다.
그당시 엄청나게 많았던 준치(표준명:살치)를 100마리 잡아내면 향어가 나온다고 할정도로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그렇게 떡밥을 달아 던져 놓으면 많게는 3마리씩 준치가 달려 나오고 간간히 향어 잔챙이도 나오고 거기에 재미를 붙인 형은 신이나서 엄청나게 재미있어 합니다.
그러던중 떡밥을 던지는데 순간 형이 "아야"하고 소리를 지릅니다.
가서 보니 떡밥을 던지려다가 바늘이 손가락에 하나가 박혀서 빠지지가 않습니다.
속으로는 얼마나 우습고 황당하던지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나 - 형아야 어예노..... 안아프나...
형 - 우~~와 억수로 아프다...바늘 뺄거 가지고 온나
낚시 가방에 가보니 니빠가 있어서 가지고 가니깐 미늘 때문에 잘 빠지지가 않습니
다.
바늘빼는데 피나고 잘빠지지는 않고 난리가 났습니다.
빠질거 같으면서도 빠지지는 않고 피는 계속나고 병원에 가야되나 어떻게 해야 되나 아파도 참으면서 이리제치고 저리제치고 좌로 우로 하니깐 빠지긴 빠집니다.
그런일이 있고 나서 조금있다가 좀전에 벌어졌던 상황이 나에게도 벌어졌습니다.
내 손가락에도 바늘이 박혀서 빠지지가 않습니다.
형은 나를 보더니 웃습니다.
니퍼를 주더니 빼보라고 그럽니다.
바늘 빼는데 엄청 아프고 잘빠지지도 않고 눈물이 찔끔 납니다.
지금도 낚시를 가면 가끔씩 그때 생각이 나고 어찌나 아프던지 지금도 손가락이 아파옵니다.
그렇게 준치잡고 사람도 두명씩이나 잡고 형은 낚시를 그렇게 배웠습니다.
그리고 나는 군대에 입대하고 휴가를 나오니깐 낚시에 빠져서 낚시를 할때는 부력을 맞쳐서 해야되고 바늘은 이봉 삼봉으로 해야되고 멍텅구리채비는 쓰면 안되고 떡밥을 던질때는 앞치기로 대의 탄력으로 던져야되고 매달 나오는 낚시춘추,월간낚시 낚시책을 사보면서 얼마나 공부를 열심히 했던지...
이제는 반대로 형한테 낚시를 배웠습니다.
그렇게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루어도 접하게 되고 대물낚시도 접하게 되고 이제는 초보티를 막벗어난 초보아닌 꾼이 되었습니다.
그옛날 안동호에서 낚시하면서 물에 빠진 추억
잉어 50cm도 안되는쭈레기 잡고 크다고 와..와..하고 입벌리던 추억
바늘이 손가락에 끼여 엄청나게 아팠던 그추억,준치 한망태기 잡았다고 옆사람 한테 자랑하던 추억
지금생각하니 완전초보꾼들의 그시절이 무척이나 그립습니다.
그렇게 안동호에서 향어낚시를 시작하다가 배스란놈이 나타나자 서서히 안동호의 명성이 퇴색해지면서 배스터로 명성을 날리다가 이제 다시 그 옛날 명성을 다시 찾고 있습니다.
한때 낚시가 안되고 안동호을 찾던 사람들이 안동호을 외면하고 시에서는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붕어,잉어,쏘가리 등 각종치어들을 일년에 두번씩 방류를 하면서 몇년전부터 안동호가 서서히 그옛날 명성을 찾고 있습니다.
월척조사님들 올해는 모두 498 하시고 어복충만 하시기 바랍니다.
두서없는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뻑
안동호에서의 회상....
-
- Hit : 6645
- 본문+댓글추천 : 0
- 댓글 2
향상 아름다운 조행하시길 바라면서 낚시로 쌓인 형제간의
우정이 영원하길 빕니다
그때의 건장하셨던 아버님과 사내아이였던 제모습이 선하게 떠오르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