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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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맞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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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_essay06393664.jpg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주말 오후 잔 비 맞으며 무리해서 공 쫓던 나는 일요일 아침 늦도록 쑤시는 삭신을 추스리고 있었습니다. 게으름이 잔뜩 묻은 내 귓가에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그리고 친구의 허겁한 목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어젯밤에 "월롱지(月弄池)"에서4짜가 나왔다네... 잘만 쪼우면 월척 한 두수는 기본이고 4짜 얼굴도 구경할 수 있다더구만... 요즈음 며칠간 연짱으로 쏟아진 모양일세!" 본래 허풍 센 친구라는 걸 알면서도 대물에 귀 얇은 나는 또 짐을 꾸리고 말았습니다. 오락가락 하는 빗속을 뚫고 30여분을 달려 예의 저수지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세시. 극성 꾼 몇 사람의 파라솔이 비바람에 펄럭이고 있었고 우리는 습성대로 수선스러움을 피해 조금 힘들어도 약간의 땀방울을 대가로 한적한 중상류 산아래 또아리를 틀었습니다. 가끔씩 쏟아지는 빗줄기가 청승맞기도 했지만 보랏빛 습기 머금은 저수지의 분위기는 첫 투(投)를 하는 내 대 끝에 대물에의 꿈을 걸어주었습니다. 참붕어 잡아 꿰어 수초 옆으로 바싹 붙여 좌우로 두 대씩 네대를 벌려놓고 가운데 빈 공간은 두 칸 반대에 콩알 달아 넣었습니다. 2_essay06402148.jpg 입질은 역시 콩알이 빨랐습니다. 예쁘게 솟던 찌가 달고 나온 놈은 여덟 치는 됨직한 누런 토종붕어. 잘 생긴 녀석의 좌우로 헤집던 저항만큼 내 대물에의 꿈도 한껏 부풀어 갔습니다. 그리고 잔챙이 몇 마리... 무료해질 무렵 떡밥을 메달아 놓은 찌가 급박하게 물 속으로 끌려들어 갑니다. 살치 일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가볍게 대 끝을 땡겨 봅니다. "어렵쇼?" 대 끝이 세워지지가 않습니다. 화들짝 놀라 일어나서 팔에 힘을 주어보지만 생각보다 강한 힘이 대 끝을 물 속으로 쿡쿡 쳐 박습니다. 불쑥 머리 속에서 친구가 날 꼬득였던 4짜라는 단어가 맴을 돌면서 불안해 집니다, 보통 힘으로 잡아끄는 게 아니었으니까요. 대의 탄력을 최대한 이용해서 녀석의 머리를 돌려보려고 애쓰며 어떻게든 수초틈새로 파고드는 것을 막기 위해 대를 쳐듭니다. "잡아내야 한다!" 줄이 울고 대가 부러질 듯 한 긴박한 줄다리기가 얼마쯤이나 계속 되었을까? 힘의 기울기에 부담을 느꼈는지 물 속의 녀석이 돌아서며 뛰어 올랐습니다. "이게 뭐야?" 가물치였습니다. "제길 헐!" 머리 속에서 4짜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불안감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녀석도 힘이 빠졌는지 몇 번의 실랑이 후에 저항을 포기한 체 끌려나왔습니다. 크긴 엄청 컷습니다. 녀석의 몸 둥이 위에 뼘을 대 보았습니다. 세 뼘이 다 되었습니다. "아! 콩알 물고 나오는 철없는 가물치야, 한 뼘이 모자라도 좋으니 네가 붕어 였었드라면 얼마나 좋았겠니!" 쓴웃음을 짓고 맙니다, 아기와 바람은 밤이면 잔다고 했습니다. 고요와 어둠 속에서 가랑비를 맞으며 친구와 난 4짜를 기다렸습니다. 상념과 희망을 찌불에 끼워놓고 새벽 세시 반까지... 그러나 참붕어 물고 아홉치 붕어 두수만 더 올라왔을 뿐, 쏟아진다던 월척도 운 좋으면 구경할 수 있다던 4짜 붕어도 끝내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3_essay06404588.jpg 그렇습니다. 그것은 희망이었습니다. 하룻밤 쪼움으로 쉽게 잡혀버리는 대물 붕어라면 그것은 우리들에게 이미 갈망의 대상이 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무지개처럼, 신기루처럼,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 안타까움이 대물을 향하는 우리 꾼 들이 물가를 찿는 이유중 하나 일거라는 그런 생각도 들었구요. 돌아오는 길에 뚝 위에 서서 어두운 저수지를 바라보며 저 속에는 "오짜붕어가 살고있을지도 모른다."는 친구의 중얼거림이 꾼의 희망을 말하는 것 같아 비를 맞으며 대물을 노렸던 하룻밤이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지는 그런 조행 이었습니다. 어느해 여름의 조행일기를 어유당(魚有堂) 올림

어유당님 글 기다렸습니다

항상 수필같은글..오늘도 잘읽고 갑니다

더워지는날씨...안출하십시요..
글 잘보았습니다
꿈과 희망은 크면 클수록 이루어진다고 했습니다

철없는 가물치덕분에 긴장좀 하셨겠습니다
떡밥먹고 나온 가물치 정말 철없네요
가물치가 떡밥을 먹은것이아니라 떡밥을먹을라던 치어를 가물치가 먹으려다
걸렸다고보면 될듯합니다.

제목이 엉뚱한 맞짱이라 궁금했는데 가물치였네요
어우당님 글잘보고갑니다.

항상건강하시고 다음글을 기다립니다.
물치 이녀석 떡밥을...
붕애물고 있는 것을 이넘이 덥석한것 같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한 출조 되십시요
낚시는 희망이고 끝없는 바램 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오늘 꽝을 쳐도 내일 다시 갈수 있는것 입니다.
여유당님 오랜만에 오셨네요

앞으로 자주오셔서 글재주없는 제게

읽는 즐거움 이라도 좀주세요

내내 건강하시고 낚시로 인해

행복 하십시요
가물치가 난 더조은데 왜? 가물치 사진은 업나요?
오랜만에 어유당님의 조행기에

오래도록 머물다 갑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어유당님 붕순이얼굴 죽입니다 워리는못하셨지만
운치있게 비오는속에서낚시...
어유당님 잘보고갑니다 언제나 안출하시고 건강하십시요
어유당님

그간의 안부가 궁금 했었는데 오랜만의 글을 대하니
반갑기 그지 없습니다

일면식 없는 제가 안부를 여쭙기도 뭣하고 해서 마냥 기다리기만 했습니다

덕분에 또한번 아름다운 글에 취해봅니다
붕어가 아주 참합니다.

가물이가 어유당님께 손맛을 안겨 주었네요.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이쁘다 부럽다 저는어복이없는지 ..꽝 .꽝
좋은글그림보고갑니다..
안부 인사 드립니다...........
잘보았습니다..^^항상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조행기 잘 봤습니다~~~~
붕어또한 잘생겼네요~~~
비오는날 붕어낚시 기대가 되는여행

아름다운 붕어 손맛은 보셧네요

화보 잘보구갑니다 .............^^*
가물치 손맛 죽이지요 붕어떼 깔 좋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붕어 좋내요 안출하세요
좋은글 잘보았습니다.

눈이 즐겁고 마음이 맑아 지는것 같습니다.
늘 건강 하세요..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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