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 부터 53년전 6월 하순경에 작고하신 아버지 그리고 고인이된 제 친구와 3명이 영천시 고경면에 위치한 차당지로 밤낚시를 떠났습니다.
그당시에는 대구시 동부주차장에서 낡은 시외 버스를 타고 포항가는 국도길인 비포장 도로를 힘들게 1시간반 정도 걸러서 고경면 소재지에서 하차를 하여 약 2~3km정도 거리를 낚시짐을 각자 들고 메고 하여 힘겹게 저수지에 도착 하였습니다.
저수지 건너 상류 산비탈 쪽에 텐트를 치고 칸테라 불빛을 밝히고는 낚시하기가 바빠서 저녁은 천천히 라면으로 끓어 먹기로 하고 3명이 한자리에서 각자 2대식 낚시대를 차리고 미끼는 현지 생새우를 채집하여 가지고간 지렁이 미끼와 변행하여 낚시를 하고 있는데 깝자기 하늘에서 번개불이 번쩍번쩍 꽝 하드니 저수지 하류에서 덤프트럭 자갈 붙는 소리처럼 와르르륵 그리고 수면위로는 소나기가 사정없이 정신도 못 차리게 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갑자기 솟아붙는 소낙비에 그당시에는 우산도없고 아무것도 준비 없는 상태에서 2인용a라는 미군용 텐트속에 피신하여 있으니 서넛시간 퍼붙는 폭우에 저수지는 온통 떠내러온 부유물로 물바다가 되고 텐트안에는 바닥으로 흐르는 도랑물에 큰사고가 날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홀딱 비를 맞으면서 급하게 텐트를 대충 감아서 걷고 낚시대도 둘둘말아서 칠혹같이 어둠 속을 헤치고 희미한 불빛이 보이는 저수지 최상류에 있는 민가로 찿아갔습니다. 문앞에서 주인장을 찿으니 주인 할아버지께서 깜작 놀라시면서 나오셔서는 방으로 들어 오시라 하십니다.그래서 할아버지께서 주무시는 사랑채 같은곳에 들어 갔습니다.
아버지를 보시고 애들을 대리고 큰 고생을 하신다면서걱정을 하시면서 저녁은 먹었는지 물어서 아직 먹지 못했습니다. 아버님이 말씀하시니 (그당시 제 생각으로는 젋으신 며느리를 부르셔서는) 예 애기야 여기 손님들 저녁을 아직 못 하셨다는데 저녁상 좀 차려 오녀라 하드군요 그래서 늦은밤 식은밥이지만 허겁지겁 허기를 때우고 배가 부르니 긴장감이 풀리드군요.
그런데 낚시가 뭔지 아버지께서는 할아버지와 함께 주무시고 전 친구와 그집 우산을 하나 빌러서 집 바로 앞 산쪽에서 흑탕물이 꽐꽐 흘러 저수지로 유입되는 도량같은데에서 친구는 옆에서 우산을 받치고 있고 나는 2대의 짧은 낚시대를 가지고 지렁이 미끼로 낚시를 하였습니다..
고기가 굶어서 환장을 하였는지 미끼 끼워서 넣기만 하면 그냥 뻠치급으로 두마리씩 쌍탕으로 올라오는데 날새는줄 모르고 잡았습니다. 정신없이 잡다 보니까 그당시에 비닐 대롱 같은 걸로 짜서 만든 사각형 장바구니에 한가득 넘치게 잡았습니다.
날이밝아서 밤에는 몰랐는데 저수지에는 온통 황토물이 제방으로 넘치고 물 난리가 난 상태였습니다. 잡은고기는 할아버지 집에 좀 드리고 우리는 집으로 귀가를 할 예정인데 할아버지께서는 지금 그 길로는 이정도로 비가오면 냇가를 건널수가 없다면서 (그당시에 다리가 없고 작은 징검다리 인걸로 기억남) 단포쪽으로 돌와 가야 갈수 있다면서 그리로 가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낚시짐은 할아버지 집에 맞겨두고 약간의 잡은 고기만 가지고 **에고~ 그 고기가 뭔 보물이라고는 ㅉㅉㅉ
장장 산길 16km 정도를 힘들게 걸어서 영천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대구로 귀가 하였습니다 .대구에 도착 하니까 하루밤 사이에 230mm의 폭우로 온 시가지가 물바다가 되고 산사태가 일어나고 많은 사람이 매몰되고 사망하고 난리도 아니 였습니다.
어럽게 물귀신 꼬라지가 되어서 집에 도착하니 (지금은 작고하신)어머니께서 물고기 들고 아버지와 함께 나가라네요.내 그날까지 살면서 그렇게 화내신 어머니는 처음 보았습니다.
세월이 50년이나 흐른 어느날 추억에 젖어서 차당지를 아내와 함께 찿아보았습니다. 저수지 주변에는 안 보이는 과수원과 농가와 농막이 보이고 길쪽으로는 저수지 진입이 어러운 상태고 상류 건너편 할아버지 집은 패가가 되어서 허물어 지고 있었습니다. 이젠 아버님도 떠나시고 친구도 고인이 되고 적막한 추억의 저수지에 아내와 함께 홀로 서있는 내 모습이 너무도 쓸쓸합니다.
그당시 상류 외딴집의 인심이 넘치시는 할아버지와 아들님 며느리분에게 지금이나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고인이 되신 아버님 어머니 나의 친구 김건호군 모두가 너무 보고싶고 그립습니다. 부디 좋은 곳에서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잘~~계시겠지요~~
세상이 바뀌고 바뀌어서 이제는 시골에서의 순박한 정감도 없어져 버려서 아쉬울 따름 입니다.
좋은글 잘 잃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떻게 나이를 먹느냐를 보여주는 훌륭한 글에 감사드립니다.
세월이 흘러 님과 같은 나이가 되어 지금의 글이 만약 생각난다면....
감사합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우린 이순간 만큼은 그때 그대로 입니다.
건강 하세요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