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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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조행 하나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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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접한 옛날 조행기를 재밌어 하시는 분들이 계셔 하나 더 올려 봅니다. 이것도 십여년 지난 이야기고요, 당시 내용 그대로 입니다. 근로자의 날! 출근 후 급한 불을 끄고 오후에 줄행랑을 놓습니다. 얼마전 조행기를 썼던 약목 용화지... 도착하니 역시 많은 분들이 와 계십니다. 어떻게 한 자리를 잡고 2.7 / 3.0 두대에 콩알떡밥으로 붕어 얼굴이라도 볼려고 열심히 품질을 했지만, 며칠전 계속 내린 비로 물은 맑고 차며 1차 산란이 끝나고 깊은 수심으로 몰려가 쉬는 듯.. 찌에서 뿌리가 자랄 정도로 조용합니다. 어느 누구하나 잡아 내는 이없이 조용... 하도 입질없고 심심하니 주변 꾼들의 얘기에 귀가 쏠립니다. 저수지 상류 한가운데 누군가 설치 해 놓은 듯한 좌대에 보트타고 들어간 아저씨 제 맞은편 노지에서 낚시 중인 일행인듯한 아저씨와 신경전이 벌어 집니다. 좌대 아저씨는 가끔 5,6치 정도의 씨알을 한마리씩 걸어 냅니다만, 노지는 꽝, .... 좌대아저씨 한마리 걸 때마다 "어, 어이 어허,.어쌰,.." 계속 노지아저씨 신경을 건드립니다. "이거뭐꼬... 붕어 아이가... 머시기야 니는 개기 안잡고 머하노... 낚시 왔으모 개기를 잡아야지..." 노지아저씨 열이 슬슬 받습니다. 참다참다 한소리 꽥 지릅니다. "어이 니는 고마 좀 낑낑 거리라, 꼭X만한거 잡으맨서 ...그래 힘드나 낑낑거리 삿쿠로,,, " 그러던 중 노지 아저씨 그날 운명의 입질을 본 듯합니다. 갑자기 9회 마지막 수비에 들어가 있는 내야수처럼 엉덩이를 바짝들고 고개는 납짝 수구리고 팔을 뻗어 낚시대를 잡습니다. 이어서 건너편에 있는 저한테까지 들리는 날카로운 챔질소리 쐐~액! 활처럼 휜 낚시대를 보며 불쌍한 좌대아저씨 하고 생각이듭니다. 아니나 다를까 고기 꺼내기도 전에 노지아저씨 신났습니다. "야 바라 바 ! 이래 개기 같은걸 잡아바라 자슥아!" 하며 낚시대를 힘차게 들어 올리는 순간 주변 모든 낚시꾼들의 이목을 한몸에 받으며 수초더미를 뒤집어 쓰고 올라온 놈은.... 쭉 뻗은 다리를 자랑하는 황소개구리.... 좌대아저씨 웃다가 물에 빠질 뻔 했으며 다른 모든 사람들은 웃음을 참느라 의자를 잡고 떨어야 했습니다.... 좌대아저씨 "다리 땡기몬 월척 넘겠네 .. 한 사십되겠다. 사진하나 박아 주까"라며 노지아저씨의 아픈 가슴에 녹슨 대못을 쾅쾅 박습니다. 불쌍한 노지 아저씨 ... 얼매나 맴이 아플까...저는 똑바로 쳐다보지도못하겠더군요. 다시 고개를 돌리고 본능적인 동작으로 미끼를 달고 던집니다. 이어서 퍽...퍽 ...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노지아저씨의 분풀이가 시작되었습니다. 낚시대가 부러지건 말건 황소개구리를 매단채로 이쪽,저쪽 바닥에 마구 '때개장'을 치고 있습니다. 그 살벌한 분위기에 아무도 말이 없습니다. 퍽..퍽.. 그래도 화가 안 풀렸는지 카운터 펀치를 날립니다. 발을 높이 들고 이미 가사상태에 있는 개구리를 향해 발뒤꿈치로 가격... 둔탁한 파열음과 함께 그 재수없는개구리는 이역만리에서 그렇게 생을 마감한 듯 합니다. 개구리가 넘 불쌍하다고 생각하시겠지만, 당시 현장 상황으로서는 가해자는 개구리였으며 피해자는 노지아저씨 쪽이었습니다. 앞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 보이고 장기간의 정신치료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어 아무말없이 짐을 싸는 노지아저씨.... 좌대아저씨가 뭐라고 얘기를 해도 대꾸도 안합니다. 황급히 보트를 저어서 나와 뿌리치고 가는 노지 아저씨를 따라가며 뭐라고 뭐라고 얘기합니다. 그 둘의 모습이 둑너머로 사라지고 반대쪽 언덕엔 해가 뉘엿뉘엿합니다. 이제 밤낚시를 준비할 때입니다. 아쉽게도 저는 철수해야만 했습니다. 철수하는 길 ...발걸음이 덜 무겁습니다. 그래도 물냄새는 맡아 봤으니까.... 담에는 입질도 보고 손맛도 봐야지, 시동켜고 물가를 나서는 순간 부터 머리속은 다음 출조를 계획합니다. 물가를 떠나는 순간부터 물가가 그리워 집니다. 담엔 제대로 된 조행기를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막역한 낚시친구가 왠수가 됐군요...ㅎㅎㅎ

적당히 좀 하시지...

웃고 갑니다.
재미있네요.^^
글을 아주 잘 쓰십니다. 종종 재미있는 글 부탁드립니다.
재밌게 봤습니다.
그래도 칭군기라,,ㅎㅎ
음...꼭 우리일행들과 같군요.
고기 한마리 올라오면 난리 납니다.
걍 고기 낚으러 가는게 아니라 떠들고 웃고 즐길려고 낚시를 다니다 보니 ..
더구나 사람이 많으면 민폐니깐 멀리멀리 걸어서 갑니다.
잘못 따라 붙으면 몇일 다리 알베겨서 혼납니다.
재미 있습니다,

종종 올려 주세요
ㅎㅎㅎ 재미있습니다

저렇게 염장질러도 좋으니까 낚시좋아 하는 친구 한놈있으면 좋겠습니다
재미난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 합니다.안출 하세요.
얼마나 벼렸는데 옳다쿠나,, 한 괴기가~~~~~ 황소개구리??
정말 철천지 웬수는 그런걸 두고 하는 말 일거 같습니다~ㅋ
옜조행기 3탄 계속 기달리는데.. 안올라오네요 ;;
지어서라도 하나 올려 보2소~~ㅎㅎㅎㅎㅎ
7년지난 글을또보고 웃습니다
잘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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