띄밭은 밤과낮의 낚시가 극명히 대비되는 낚시터이다
낮낚시조과와 밤낚시 조과가 8:2정도라 할까
물론 좌대에 따라 조금은 차이가 난다
제방우측 입구에 1,2,3번좌대와 배수관이 있는 제방 좌측 원두막앞쪽은
다른 좌대가 침묵을 지키는 날도 밤낚시에 꾸준한 조과를 보이지만
상류를 연하는 좌대쪽은 밤낚시가 아주 안되는 편이다
1년반 가까이 80-100여일을 띄밭에서
밤을 새웠던 내가 밤낚시 조과는 누구보다도 꿰뚫고 있다고 할 수 있으리라...
그런 연유로
상류쪽 취침실 바로 앞 좌대 큰 수관이 묻혀 있어서
비가 흘러드는 날이면 폭발적인 조과를 선보이고
술이 거나하여 한번씩 넋두리로 풀어내는 최사장의 낚시터 주인의
애환중에 가장 큰 아픔이
일년에 두번도 낚시터를 찾지않는 유료터 전문가가
큰비가 내려서 수관으로 물이 콸콸 쏟아져 들어오는
날 작심하고 들어와 물차를 불러서 고기를 빼 내가는 것을 보면
그 마음 상함은 말로 다 형언할 수 없을 정도라고.....
그 자리가 띄밭낚시터의 내 단골자리로
아마 출조횟수 10회중 9회이상 그 좌대에 앉아 있는 것을
띄밭낚시터를 드나 든 손님들은 보았을 것이다
그 바로 뒤에 부산 번호판을 단 은색승용차가 늘 버티고 서 있었고.....
그날도 늘 습관처럼 앉았던 그 자리에 나는
앉아 있었다
조금 늦게 도착하여서 낮에도 입질을 못 받고
어둠이 내리고 찌에 불을 밝혀도 입질이 없다
너댓시간을 한마리도 못 걸고 다른 곳은 어떤가 하고 둘러봐야
어디에서 고기 걸어내는 기척을 못 느낀다
3번좌대는 내 정면에 위치한 자리
직선거리 100m가 채 안될 자리여서 그곳의 찌 움직이는 것까지
손에 잡힐 듯 눈에 들어온다
내찌는 말뚝이어서
자연 맞은편 3번좌대의 찌놀림이 자꾸 눈에 어른 거리는데.....
찌가 다섯마디이상 불쑥 불쑥 솓아 올라도 챔질을 않고있다
"저 아저씨는 조는 가보다"라고 속으로 중얼거리는데
어쩌다 한번씩 챔질을 하고 엄청난 물장구소리와 한번 걸면
한참을 싱갱이 할 정도로 대물을 걸어내는 것을 보고
"졸지는 않는가 본데"
그러고도 그곳에서 찌는 계속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는데
챔질할 생각은 않고 있다
내 자리는 입질이 없어 무료하고
다른 곳에는 걸어내는 사람 거의 없는데
그곳에서만 간헐적으로 큰 물장구소리와 캐미가 어둔 하늘에
춤을 추고하여서 궁금한 마음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 3번좌대로 다가갔다
첫날 19번좌대에 잘 나온다는 최사장의 안내를 받고
제방쪽에 앉은 후에는 단 한차례도 제방쪽에서 대를 편적이 없는 나여서
"고기를 잘 잡으십니다"라는 수인사를 건네며
깜깜하여 상대방의 얼굴도 확인하지 못한채
1번좌대에 자리잡고 앉았다
"방금 80cm가 넘는 대형잉어를 한마리 올렸는데 최사장에게
계측하러 갔더니 자는지 문을 두드려도 기척이 없어서 휴대폰에
사진만 찍어 두었습니다"
"예,80cm넘는 잉어요?"
"저는 수백마리를 잡았는데 아직 두자짜리도 못 잡았는데
대단하십니다"
그런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도
찌가 한뼘이나 솟아 오른다
"어,어 올라오네요"
"안 챕니까"
"허허 저는 저런 입질에는 챔질을 않습니다"
"예?"
"저는 어차피 고기 망태기는 갖고 다니질 않고 손맛 보다는 찌맛을
보려고 이곳을 찾기 때문에 찌가 끝까지 솟아 오르지 않으면 챔질을 않습니다"
"예,그렇습니까"
"저는 여기서 잉어를 수도 없이 걸었지만 솟아 오르는 입질은
거의 받지를 못했는데......"
"아,솟는 입질을 받으려면 제방쪽 1,2,3번좌대에 앉으시면 올라오는
입질을 볼 수 있습니다"
"1,23번좌대는 3.2칸만 넘으면 바닥에 닿습니다
경사가 지면 끌고 들어가는 입질이 많은데 올라오는 입질을 보려면
찌톱을 두마디쯤 올리는 마이너스부력채비를 하면 끝까지 솟아오르는 찌맛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찌맛을 보려고 일부러 찌도 1m전후되는 장찌를 사용합니다"
"지금 사용하는 찌도 80cm가량됩니다"
"저는 손맛 볼만큼 보아서 이제 철수하려하니 그쪽에 입질이
없으면 우선 3.2대 넘는 대 한대만 들고 제 옆에서 낚시를 한번 해 보세요"
"예,그래도 되겠습니까?"
나는 얼른 내자리로 돌아와 드륵대로 불리는 3.2대 한대를 들고
그사람이 치워준 우측3.0대 자리에 던졌다
그러나 내찌는 꼬물 꼬물거리기만 할뿐 시원한 입질을 보이지 않는다
"찌가 무거운것 같습니다"
"0부력도 안되는 것 같은데요.그런 찌맞춤으로는 두세마디 이상 올리는 것을
보기 힘들겁니다"
"예,그렇습니까"
어쨌건 지금까지 띄밭에서 잉어를 상대로 한 입질은
거의가 꼬물거리다가 끌고 들어가는 입질만 보아왔던 터여서
조금이라도 올라오는 입질은 처음이어서 신기하기만 했다
그러다가
찌가 서너마디 쭈~욱 올라온다
챔질과 동시 잉어 특유의 묵직하고 좌우로 흔들어대는 입질
"야 멋지게 올라오는데요"
"조금 더 멋진 찌올림을 보시려면 봉돌을 조금 더 깎아내야 할것 같은데요"
그러나 나는 그것으로도 만족했다
반마디도 올리지 않는 깜빡거리는 입질을 보고도 수백마리의
잉어를 걸어 올렸는데 점잖게 서너마디 올리는 입질은 그냥 공짜로
먹는 기분이어서이다
조금후
내찌가 반마디 정도 꼬물락 꼬물락하는 것을 본
그는 "지금 미끼를 입에 넣고 있는 것 같은데 한번 채보시지요"
하는 말을 듣고 무심코 채는데
묵직한 느낌과 동시에
"쒜~엑"하는 파공음을 내며 사정없이 요동을 치는 게 아닌가
"야,대단하십니다.입안에 넣고 있는 것을 어떻게 아십니까"
"저는 띄밭을 5년가량 시즌이면 한주에 두세번씩 다녀서
이곳 잉어의 특성은 좀 파악이 되어있습니다"
그러면서 쉬엄 쉬엄 들려주는 그의 얘기는
찌는 <군계일학>찌가 올림이 좋다는 이야기
일반찌보다는 값이 비싸지만 돈값을 한다는 이야기와
라인은 <포스>가 강하여서 자신은 포스줄을 이용한다면서
4호면 80cm를 걸어내도 전혀 무리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여 주었다
그러다가 그는
"손맛 실컷 보았으니 일어나야 겠다"며 자리를 털고 일어
났다
다음날 나는 낚시터 최사장에게
그를 이야기하자
"아,그사람.여기 자주 오는 사람이고 매너도 좋고
낚시도 잘합니다"
"저희 낚시터 손님중 고수중에 한사람입니다"
유료터 백서(띄밭 고수편1)
-
- Hit : 4979
- 본문+댓글추천 : 0
- 댓글 5
틔밭의 전설이 이제 시작 되는겁니까
날씨가 많이 쌀쌀합니다
건강유의하시고 언제 함 뵈올란지..........
새해 복 마니마니 받으세요...
못달님 안녕하시지요
헤어진지 그리 오래지 않았는데 달포가 훨씬 지난듯한
느낌입니다
오늘은 해운대 날씨도 만만찮은것 같습니다
대구는 말할것도 없겠지요
이제 이틀남짓 남았습니다,올해가......
한해 잘 마무리 하시고 새해엔 뜻하신바가 술~술 잘 풀리는
행복한 한해 되시길.....
최사장님한테 얼음구멍 몇 개 뚫어놓으라 기별 넣어볼까요? ㅎㅎ
형님 덕에 낚단현상 조금은 수월하게 견디고 있습니다.
세밀한 글 내용이 지금 바로 같이 낚시하면서 눈으로 보고 듣는 것 처럼 실감이 납니다.
껌벅껌벅이다 끌고들어가는 입질에 익숙해진 봄봄님께서
쭉 밀어 올려주는 찌를 봤으니 다른 어종처럼 느껴지신 것 이해합니다.
같은 장소에서 똑 같은 어종을 낚시하면서 찌의 움직임이 다르다는건 엄청난 차이입니다.
기가 막히는 현실에....
고수의 방법인 찌맞춤과 바닥을 파악한 현장 적응력!
감탄하며 잘 읽었습니다.
조어삼매님의 제안을 받아들이시어 두분 얼음낚시 한번 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