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를 하는 사람을 살펴보면
손님을 대하는 양이 천차만별이다
어느 곳은 만날때마다 늘 환한 웃음으로
"어서 오세요"이쪽은 들어가는 손님도 기분이 좋다
그런데
오불관언 "너 왔냐"
멀뚱 멀뚱 쳐다만보고 아예 인사조차 안하는 가게를 숳하게 만난다
그 대표적 상술이 만개하였던 지역이지금은 모르지만
70년대 후반 부산이 아니었나 생각이 된다
군생활의 첫 부임지가 위도상 38이북인 양구
그러나 북쪽인 그곳이나 춘천 원주 등등
서울은 말할것도 없다
상냥하고 싹싹하기는 서울사람 빼놀을까만......
다 손님에게 인사치레가 깍듯하다
그러다 다음 부임지가 부산 인쇄창
어디가나 세끼 밥안먹고는 못살기에
가장 흔히 눈뜨고 바깥을 나가면 바로 들리는 곳이
식당이다
총각이니 집안에서 따뜻한 밥상 받는것은 언감생심
맛이 있으나 없으나
식당신세를 질 수 밖에 없고
나하고 아주 친한 군대동기랑 한식당에
대 놓고 밥을 먹는데
그 식당에서 몇년을 밥을 먹었는데
한번도"어서 오이소"라는 인사를 들어본 적이없다
주인이 싫으면 종업원에게 교육이라도 시켜놓으면 좋으련만.....
그 다음 자주 들리는 곳이
서점,문방구 역시 마찬가지다
멀뚱 멀뚱 너 왔냐
필요한 것 있으면 집어 가라는 표정
지금은 70년대말의 그때완 조금은 달라졌지만
그래도 부산의 상술은 평균이하가 아닐런지.....
꼿꼿하고 남에게 싫은 소리 듣기도 싫어하고 잘 하지도 않는 나지만
그래도 장사라고 가게를 벌리고 부터 나는
가장 먼저 그런 내 모습을 적어도 내가게에 들리는
손님에게만은 바꾸겠다는 모진 마음을 먹고
어쩌다 토요일 군복을 입은채로 가게에 들리면
세일 기간중이어서 아내와 종업원 큰넘까지 나와서 북새통이다
그런데 중학교 2학년이나 되었을까 여학생아이
새로 산 신발을 한쪽발에 끼고
"끈 좀 매 주이소"
얼핏 둘러봐야 손님 맞느라 정신이 없다
"학생 이리와요"
나는 업드려서 그 학생의 신발끈을 매어 주고는
"잘 맞네요 학생,이쁜데요"
손님과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던 내아내 흘낏 업드려
학생의 신발끈을 매주는 내모습을 보고 피식 웃는다
"아니 저이가"평소 꼿꼿한 내모습에서 연상이 안되는
모습을 보아서이리라
그러나 남의 주머니에서 돈 빼내기가 그리 쉬운가
그런 아부를 손님에게 하여도 살아남지 못하여
IMF에 난파당하여 형체도 없이 분해되어 버렸지 않은가 말이다
띄밭 최사장 이야기를 하려다가 곁길로 새고 말았는데....
꼬장 꼬장하고 세속의 잇속과 타협하지 않는 상술은
띄밭 최사장도 만만치 않다고 나는 속으로 짐작을 한다
칭찬에 인색하고 자신의 생각과 고집을
꺾지 않는 편이다
그런 최사장이 "낚시를 잘한다"라고 평하는
사람이 세사람인가 된것같다
띄밭 단골이되어
여러차례 띄밭을 찾았지만 그렇게 마음 터놓고 이야기하거나
수인사를 한 경우가 없었는데
어느날 잘생기고 덩치가 산만한 젊은이가
낚시를 와 대 담굴 생각은 않고
식당앞 평상에 앉아 큰 목소리로 한시간이 넘도록
이야기만 한다
얼핏 얼핏 귓전에 스치는 이야기를 간추려보면
옛날에 자신이 알고 지낸 사람중에
낚시를 정말 잘하는 사람이 한사람있는데
고수라는 표현은 하지 않고 늘 그는 낚시를 아주 잘한다로
표현을 한다
그분은 유료터에서도 2호이상 원줄을 사용하지 않고
바늘도 붕어바늘 5호이상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아무리 대형잉어도 무리없이 끌어내고 마리수도 항상
자신의 두배이상 어느때는 몇배로 잡는다면서
귀가 솔깃한 이야기를 한다
어느날 밤낚시중 한참이나 입질이 없어 무료하게
시간만 죽이는데 그 낚시 잘하는 이가 하는 말
"고기가 들어오고 있으니 준비 하게나"
"예?"
자신이 봐서는 전혀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어두운 수면에
어떤 낌새를 보고 고기가 들어온다는지
머리를 갸웃둥하고 있는데
한 이십분가량 지난후
미동도 않던 찌가 미치ㄴ듯 오르내리기 시작하여
정신없이 잉어를 걸어올렸다며
유료터에서 낚시를 하며 그분만큼 낚시를 잘하는 분을
만나지 못하였으며 그날 이후로
낚시를 전수 받기 시작하였다라는 이야기
워낙 목소리가 커놔서 이십여미터 떨어진 좌대에서도
그의 이야기는 하나도 놓치지 않고 들을 수 있었다
그날은 그 젊은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긴가 민가 그런 사람도 있는가라고만
생각하고 스쳐 지났다
그런후에도 그 젊은이는 낚시터에서 여러차례 만났는데
오면 늘 낚시는 뒷전 식당주변이나 원두막에서
안면있는 이들과 만나 얘기만 한다
목소리가 워낙 커서 어두운 밤에 그가 낚시터에 나타나도
아 그 젊은이 또 왔구나하고 알 정도로......
그렇게 지나길 한참후
나는 그 젊은이와 통성명을 한다
왜관에 살며 성이 최씨라는 것을 알고.....
밤낚시를 마치고 아침 일찍 일어나 늘 앉는 취침실앞 수관우측 좌대에 앉아 있는데
"몇마리 손맛 좀 더보고 철수할까"라며그는 내 왼쪽 수관옆 첫좌대에 앉았다
1.7칸대를 대간 간격을 15CM가량 두고 나란히 펴놓고
잠시후
번개같은 챔질과 간단한 제압
잉어가 아예 주눅이 들었는지 그냥 들려 나온다
속으로 "쉽게 잡네"
잠시후 또 번개같은 챔질
그 챔질이 나의 경우 예신을 파악하고
집중하여 낚시대 손잡이에 손을 대고 있지 않으면
챔질이 불가능하다
워낙 꼼지락 거리고 깜박이는 입질이어서
다른 생각을 한다던지 낚시대 손잡이에서 손이 벗어나 있는 상태라면
챔질할려고 손을 대는 순간에 입질은 끝나버려서
그때만 해도 나는 늘 잉어를 걸어낸 후에도 어떤 입질에서
잉어를 후킹시켰는지 기억을 못할정도로 말 그대로 감각에 의지해서
챔질을 하는데
그는 여유롭게 무릎에 양손을 놓고 있다가도 순간적으로
챔질을 하는데 거의 헛챔질이 없고 챔질을 하면 후킹을 시킨다
속으로 순발력하나는 기가막히네하는 감탄을 하며
그의 찌가 내자리에서 2.7대를 던지면 찌가 설 거리에
서 있어서 챔질 순간을 살피려고 쳐다보지만
나는 느끼지 못하는 순간에 챔질을 하고 걸어내기를 계속한다
감탄을 하며
"낚시 참 잘 하시네요"
"아입니다"하며 그냥 씩 웃고 만다
조금후 "열마리 채웠으니 이제 일어나야겠다"며
그는 대를 접고 자리를 떴다
유료터 백서(띄밭 고수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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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만만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의 그 분...
언제 한 수 배워야겠습니다.
꾼들마다 나름의 특기가 바로 내공인가 봅니다.
그런 분들을 만나게 되면 더욱 겸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남을 존중한다 할까요. 터에는 그런 분들이 가끔 계시더라구요.
봄봄님이 만나신 고수분들을 저도 만나고 싶습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