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가 마을 위에 방죽이 하나 있습니다. 농사를 위해 만들어진 곳으로 제가 어렷을적에는 모내기 철에는 논에 물받이용으로 사용을 하는 관계로 방죽 1년에 한번씩 물을 쪽쪽 뺏었지요. 저와 동네 아이들은 방죽에 붕어가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개울에서 잡은 붕어나 타동네에서 낚시로 잡은 붕어들을 매년 동네 방죽에 넣어주곤 했었습니다. 벌써 30년전의 일이네요...^^
그렇게 물을 빼서 붕어가 살지 못하던 저수지가 양수기의 보급등으로 물을 다 빼지 않은지가 30년 가까이 되어갑니다. 그렇게 해서 방죽에는 자생하던 버들치와 토종 새뱅이 그리고 미꾸라지 이렇게 3종류의 물고기만 살았습니다. 어느덧 오랜 세월이 흘러 붕어가 나온다는 소문에 낚싯꾼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였고 오염원이 전혀 없던 자그마한 방죽은 금새 냄새나는 곳으로 변하였습니다. 농한기에 잡아먹던 새뱅이도 냄새가 나서 먹지 않는 형편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20여년만에 낚시를 해보겠다고 갔던 방죽은 말 그대로 쓰레기 천국이었지요.... 제가 낚시 시작 후 1시간쯤 지나면 방죽에서 어떤사람들이 낚시한다는 신고를 받고 방죽을 관리하는 어르신께서 오시곤 합니다. 인사를 드리면 " 아 너희들이구나?" 하시면서 마대자루에 담아놓은 쓰레기를 보시면서 "우리가 해야할 일을 너그들이 하는구나. 미안하네.. 많이 잡그라." 하고 가셨습니다. 그렇게 약 20여개의 마대자루가 없어지자 쓰레기가 정리가 되더군요.
그리고 낚싯꾼들과 마을 주민들 사이에 실갱이가 자주 벌어진다는 아버지 얘기에 우리가 낚시를 하다가 다른 낚싯꾼이 와서 마을 어르신들과 싸움이 벌어지면 난처할까봐 방죽으로 낚시를 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저희 마을이라 그런지 더욱 조심하게 되더군요. 그렇게 몇해가 흘렀고 이제는 낚시를 하는사람들이 전혀 오질 않는 방죽이 되었습니다. 물도 깨끗해 졌지요... ^^
그리고 몇해만에 방죽을 다시 찾았습니다. 물론 농번기때 일 마치고 새뱅이는 1년에 한두번정도는 잡아다 먹었지요.ㅋㅋ
5월 5일 연휴였는데 논에 비료뿌리고 로타리 치고 삼겹살 구워먹고 집에서 놀다가 너무 낚시가 하고싶어 형과함께 방죽으로 갔습니다. 늦은 오후 낚싯대를 셋팅 후 9시쯤까지 35쯤 되는놈 두마리에 8치 9치로 대여섯수 하고 갑자기 내린 소나기로 인해 모든 장비는 그대로 두고 집으로 와서 잠을 자고 아침 7시에 다시 방죽으로 가서 낚시를 하며 손맛을 보았지요.
10시쯤 되서 손맛 보았으니 집으로 갈 마음으로 장비를 정리하는 중 차량 한대가 올라오는게 보이더군요. 그리고 우리가 낚시하는 곳에서 멈춰서더니 썬글라스를 낀 나이 지긋하신 분이 내리시더니.....
"누가 남에땅에서 낚시를 해?" 이러시더군요. 전 무척 당황을 해서 "네?" 하고 반문을 했는데..
"누가 남집 대문앞에서 허락도 없이 낚시를 하냐고? 내땅인데?" 이러시더라구요....
저 : "여기가 어떻게 아저씨 땅이에요?"
아저씨 : "여기 내땅이야. 저기 나씨네 집 뒤부터 여기 다 내땅이야"
저 : "아저씨 무슨말씀이세요. 여기가 동네땅이지 어떻게 아저씨 땅이에요? 그리고 이 저수지 내땅인데 왜 아저씨 땅이라고 그래요?"
이렇게 해서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사실 방죽 밑으로 논 주인들이 돈을 모아서 땅을 사서 방죽을 만든것이고 우리도 그중 한 집이었거든요.)
거의 주먹다짐 일보직전까지 갔는데 저희가 동네사람이라는걸 알더니 작전을 바꾸더군요...
아저씨 : "상수원 보호구역에서 낚시 금지되 있는거 몰라? 니네 벌금 300만원 내고싶어?"
형 : "아 씨x 신고해. 신고하라고... 그리고 상수원 보호구역인데 방죽 위에다가 집을 지어? 집터도 아닌 밭에다가? 당신 그것도 불법이나
편법이야..."
아저씨 : "야 씨x넘x 빈정대냐?" 하면서 낚싯대 집어던지고 난리 부르스 춤.
이렇게 2차전으로 가는데 엄마가 제방으로 올라오면서 "뭔일이여? 왜그랴"
저 : "엄마 얼른 와보셔. 이아저씨 웃긴 아저씨네...방죽에서 낚시하지 말래 자기땅이래..."
엄마 : "미x놈 지x하네" ㅋㅋㅋ
아저씨 얼른 차타고 산으로 올라갑니다.....
마을분들 새우잡다가도 싸움이 벌어졌었다고 하시더라구요. 굴러온돌이 박힌돌 빼듯이 자기가 동네 주인행세 합니다. ㅠㅠ
근데 너무 화가나고 해서 이사람이 그곳에다가 어떻게 집을 지을 수 있었는지 나름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저희 본가가 대청댐 상류지역이어서 환경보전지역에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개발행위가 제한된 곳이라 대지가 아닌곳에 집을 지을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1. 집을 지으려면 도로가 있어야 한다.
-->길은 있으나 모두 사유지이며 마을 사람들이 다니는 곳이라 특별히 막지 않았던 곳인데 해당 지자체에서 도로로 변경을 하였습니다.
물론 땅 주인 허락도 없이요. 나중에 이 사실을 알고 땅 주인이 항의를 하였는데 전임자가 한 일이라 난 모르쇠로 일관하였답니다.
땅 주인이 길을 막아서 타지인과 개인대 개인간의 다툼이 벌어졌었다네요.
2. 집이없는 원주민은 대지가 아닌곳에 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 이분은 원주민이 아님.
3. 마을 회의에서 오수관을 기존 오수관까지 끌어다가 조인하는 조건으로 그 길중에 약 10%정도 되는 마을 소유의 길을 사용하도록 허락함.
--> 집에서 나오는 오폐수 그냥 방죽으로 흘러들어가도록 허가받음. ㅠㅠ
동네 어르신들 다들 인심이 좋아서 별일이야 있겠나 싶고 하니까 허락해 주셧는데 그분 하는 행동 보니까 믿음이 가질 않는지...
제가 본가에 갈때마다 방법 없냐고 물어보시는데 어찌해야 하는지 여쭈어봅니다.
이럴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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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이란걸 눈치 챗더라도 노인네들은 젊은사람에게 무시당하기 엄청싫어하겠죠?
얼토당토 안한 이야기로 얼버무리다 결국 어머님의 등장으로 후퇴(텨~)했단 이야기인데...
계속해서 주민들과의 마찰이 심하거나 하면
일침을 날려주되 준비를 많이해서 가세요(언행)
흐지부지 끝나면 아니한만 못합니다
절대 폭력은 안됩니다
밖에서 들온 사람이 어쩌네 하는 이야기도 금물입니다
말로 시작된건 말로 풀어야 합니다
내가 성인군자다 라는 생각으로 시도해보시거나
주인잃은 개쳐다보듯 하시는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