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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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소양호 신진섬에서

40대 , 97년도에 마침 방학을 맞아 신진섬으로 4박5일 계획으로 향어 낚시를 갔던 추억이 새롭습니다.
그때 소양호 향어 가두리 터졌다는 뉴스를 보고 그쪽으로 가기로 작정을 하고
낚시 가방을 챙기면서, 

부탄가스 몇개에 대형 렌턴2개, 실내 전등까지 다 준비하고 배터리 여분과 자바라에 식수까지 챙기고,
라면도 몇개, 과일 몇개, 밑반찬에 텐트에 코펠에 버너에, 침낭과 담요까지 낚시 가방에 완전 군장을 하고
낚시대는 1칸대에서 40대까지 열 몇대쯤 준비하면 아마도 거의 30Kg은 되었을 듯,


그리고는 대형 아이스박스에 4박5일동안 먹을 음료수와 과일과 부식들을 어름에 잔뜩 쟁이면 그도 한25Kg 이상은 되었을듯,

그때도 나의 애마 겔러퍼가 있었는데, 왜 차를 가지고 갈 생각은 하지를 못했는지...

차를 가지고 갈 생각은 아예 못한채


그렇게 거의 완전군장을 꾸려서 행군하듯 등에 지고 앞에 들고 버스타고 택시타고 청량리까지 가서 열차타고...
그리고 춘천에 도착해서 다시 택시타고 선착장에서 다시 배를 타고...
그렇게 들어간 신진섬....


그리고 그날 밤부터 시작된 장마....
함께 갔던 후배는 낚시에 취미가 없다면서 선착장 쪽으로 자러 간다면 가버리고...
낚시대를 드리우고 금방 향어들이 입질을 시작해서 서너마리 잡다보면 발밑이 철벅철벅...
얼른 한 2m쯤 위에 터를 닦고 다시 낚시를 시작하면 또 금새 서너마리 향어가 올라오고...
그러다가 또 발밑이 철벅철벅...

그때는 왜 그렇게 생각이 짧았을까?

그냥 간단하게 낚시대 한두대만 대충 펴 놓고 하다가 물이 차오르면 옮기면 될 것을 ...

미련스럽게도 이제 더 이상 물이 차오르지 않을 것이라 믿었던지...

그때 내가 가지고 있던 의자가 조금은 큰 것이라 그 녀석을 놓고 편안하게 하리라고 

빗속에서 바닥을 다지기를 몇번을 했던지...

등 뒤의 숲에서는 바람소리와 비소리만 스산하게 들려오고 사방을 둘러봐도 불빛하나 

사람하나 없는 삭막한 섬...


아마도 밤새 이사를 8~9번은 하면서 뒤로 뒤로...
나중에 보니 20~30m 이상은 물이 차올랐던 듯...
저 위쪽에 쳐 놓았던 텐트도 반은 흙이 쏠려 묻혀 있고...
밤새 홀로 피나는 전투를 치뤘다는거....


날이 밝아 주변을 둘러보니 길은 없어 지고...

어거지로 숲길로 들어가 모퉁이를 돌아가니
몇분이 낚시를 하던 곳에 낚시대는 저만큼 물 속에 꼭지만 남아있고...
살림망도 꼭지만 보이던 추억...


아마도 밤새 비바람과 씨름하며 잡았던 향어가 30~40정도 되는 것으로 30여수...
함께 갔던 의리 없는 친구는 배가 들어오니 그냥 나가겠다고 가버리고...


홀로 남아 하루를 더 버티다가 남은 부식과 과일까지 장밖하던 나이 많은 아재들에게 헌납하고
향어를 방생하고 있는데,
그때 들어온 젊은 친구들 몇몇이 아저씨 그거 저희들에게 주면 안되요?


해서 한 20 마리 남은 것 그들에게 주고 그 중에서 조금 큰거 딱 한마리 아이스 박스 밑바닥에 깔고
다시 배타고 택시타고 열차타고 또 버스타고 택시타고 서울로 돌아오던 그때....

그때는 신진섬에서 귀신골 쪽으로 돌아 조사님들을 태우고 나왔었는데,

마릿수로는 신진섬에서 엄청 나왔지만 크기는 귀신골에서 훨씬 대물들이 나왔었지요...


그 때 나와 함께 전투에 참여했던 우비는 지금도 낚시 가방 한 쪽에서 잠자고 있었는데,
엊그제 꺼내보니 고무줄이 다 삮아서 새 고무줄로 갈아끼우고 방수 코팅제도 뿌려주고

다시 전투에 임할 날을 기다리고 있는 중....
허허 그때는 너무 힘들었는데...
지금은 또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네요....


왜 그때는 미련하게 바리바리 짐을 싸서 낚시를 갔는지....ㅎㅎ
덕분에 재미있는 이야기 잘 보고 갑니다.~~~
몇해전 충북괴산 앵천보라 불리는곳에
산란기직전 밤낚갔다가 파라솔은 두고 왔는데 갑자기 왠 비가 그렇게
많이오던지 .
그 와중애 입질은 계속들어오고
그 비를 쫄닥맞고 감기도 걸리고
그때는 왜그리 미련했던지..
갑자기 그때가 생각나네요
그러게요...지금와 생각하니 참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정말 어이없게도 그 무거운 걸 매고 들고 가면서
택시타고 버스타고 열차타고 가면서 왜 멀쩡한 차는 놓고 갔을까요?
지금도 이해가 안가는 멍청한 짓을 했네요...
그때는 4박5일을 낮선곳에 차를 주차 시켜 놓는다는 것이 영 불안해서 였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미련한 짓을 한 건 맞는 것 같습니다...
허허
선배님의 열정이 느껴지는 재미있는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비 맞고 흙 묻은 텐트와 장비들 챙겨 오시느라 여간 고생이 아니었겠습니다.
갤로퍼 4륜이 짱이었을텐데 말이죠 ^^
감사합니다.
그때는 정말 3박4일을 잠 한숨 안자고 낚시를 하기도 했는데...
이제 70줄에 앉으니 기운도 딸리고...
그냥 의자에 앉아서 졸기도 하니 세월 참 무상하지요...
허허...
88년도에 열아홉살 재수생,,처음 가본 소양호,,
민물낚시도 처음,,ㅋㅋ
데리고 가준 형님이 준 낚시대로
블루길만,,수십마리 낚고,
. .으아~이게 민물낚시군...! 하면서 며칠 놀았던 추억이 있어요,,
조그만 골짜기에,,아침 물안개가,,이불솜처럼 덮여있던 풍경이
아직도 눈에 생생합니다,,ㅎ
90년대 후반부터 낚시를 시작했는데 생각해보니
당시에는 어르신들이 대중교통으로 낚시를 오시는 분들을 간혹
볼 수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저도 소양호에도 몇번 들어갔었는데
참 장비도 열악하고 고생했지만 그때 했던 낚시가 지금보다
더 낭만이 있었던것 같습니다.
글 잘보고 갑니다.
자바라 물통 그거 하나로도 추억은 아릿하게 솟아납니다 소중한 추억들 같이 공감합니다
여러분들이 함께 추억을 나누었군요...
지금 생각하면 아직도 참 미련했구나 생각이 드는데...
왜 그땐 그렇게 바리바리 들쳐 메고 갔을꼬?
홀로 앉아 낚시대를 펼쳐놓고 있으면서도 그저 행복했던 그때...
때로는 아주 깊은 산속 이름 모를 저수지에 홀로 앉아
무서운 줄도 모르고 며칠씩 밤낚시를 하면서도 끄덕 없었는데...
이제는 체력도 달리고..하룻밤만 새고나면 돌아오는 길이 악몽이라...
작년에도 하룻밤 밤낚시를 하고 오다 가다서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데
졸음 쉼터도 없고 안간힘을 쓰다가 결국 깜~빡 졸음에 앞차 뒷 범퍼에 쿵~!
정말 살짝...
그저 번호판 볼트 자국만 살짝 남았는데...
뒷 목 잡고 나오더니 병원에 입원...
밤퍼 교환에...
보험료는..할증...
너무 약속한 인심이다 싶었네요...
나는 서너번 받쳤지만 그저 좋은게 좋은거라고 한번도 입원한 적도
보험처라 한 적도 없건만...
다 사람나름이겠지요....
어쨋거나 이젠 체력이 달리는게지요....
모든 님들 체력 안배 잘 하시고 졸음 운전하지 않도록 휴식도 많이 취하시기를...
.
제가 젤 좋아하는 소양호 포인트입니다
뒤쪽 직벽은 장어랑 쏘가리 앞쪽 마사밭 신진수산 가두리쪽은 향어.. 진짜 좋은곳인데 종점낚시 도선이 그립네요 ㅎ
그렇습니다. 그 후에는 다시 가보질 못했으니...
그저 추억으로만 남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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