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류지에 혼자남겨졌다.
이런 독조가 오랜만이었다.
늘 밤열두시 가까이까지 강노인과 함께 밤낚시를 했고,
열두시쯤에 잠깐 눈을 붙이러 강노인이 집으로 돌아가면
나도 차에서 잠시 눈을 붙이곤 했다.
혼자서 어둠을 맞는 소류지는 낯설게 다가왔다.
주위의 사물들이 하나둘 형체를 잃고,
하늘과 땅의 경계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었다.
그 경계에 자리하지 않은 모든 사물들은 존재감을 상실하고
산의 어둠속으로 일제히 사라져 갔다.
낮에 비가 내려서 인지 밤기온은 급속하게 떨어졌다.
렌턴을 비춰보니 낮아진 기온탓에 물안개가 피어나고 있었다.
첫 번째로 다가온 것은 외로움과 쓸쓸함이었다.
다른때 같으면 강노인과 김노인의 도란거리는 목소리와
가끔씩 터져나오는 김노인의 웃음소리가 소류지에 번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 다음으로 찾아온 것은 약간의 한기와 두려움이었다.
달빛조차 비치지 않는 소류지의 밤은 지독히 어두웠다.
김노인이 마시다만 소주병을 열어 빈속에 소주한잔을 털어 넣었다.
알콜의 뜨거운 기운이 목을 타고 싸하게 내려갔다.
한잔, 두잔,.....
그렇게 평소 즐기지 않던 술을 연거푸 마시다보니 피트 병이 비어 있었다.
그날밤은 취하고 싶은 밤이었던거 같다.
‘오늘밤은 많은 이들에게 잠못이루는 밤이 될 것이다.
강노인도, 아주머니도, 그녀도......‘
불현듯 낮동안 벌어졌던 일들이 알싸한 취기처럼 머릿속을 헤집고 들어왔다.
그때 제방옆 오솔길의 지독한 어둠 사이로 실루엣 하나가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어둠에 묻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하나의 느낌처럼
무엇인가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가만히 귀를 기울여보니 들릴듯 말듯 캐리어 가방을 끄는 바퀴소리가 들려왔다.
그녀가 돌아온 것이었다.
그녀가 걷기에는 너무 어두운 밤이었을 것이다.
나는 헤드렌턴을 켜고 미루나무 아래로 걸어나갔다.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인채 미루나무 아래쪽으로 걸어왔다.
“제가 읍까지 태워다 드려요?” 하고 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나를 잠시 보더니
다시 고개를 숙이고 나를 지나쳐 갔다.
내 생각과는 달리 그녀는 아주머니댁에 다시 가려는거 같았다.
그렇게 나를 지나쳐 십여미터 이상 더 올라가던 그녀가 갑자기 멈춰섰다.
나는 렌턴을 끄고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참을 우둑커니 서있던 그녀가 뒤로 돌아 다시 내려왔다.
그녀는 많이 지쳐보였다.
발걸음은 한없이 쳐져 있었고,
금방이라도 쓰러질짓 발걸음이 위태로워 보였다.
차 옆까지 온 그녀는 발걸음음 멈춘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태워드려요?”하고 다시 물었다.
그녀는 그렇게 고개를 숙인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끌고있는 캐리어 가방 손잡이를 잡으면서 그녀의 손이 스쳐갔다.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캐리어가방을 들어 뒷자석에 싣고 그녀를 조수석에 태웠다.
운전석문을 열고 차에 탔다.
낮에 나를 어지럽히던 그녀의 체취가 강렬하게 내 후각을 건드렸다.
잠시 아찔한 상상이 가슴속에 울컥 치밀어 올랐다.
차에 시동을 걸어 조수석 전열시트 버튼을 누르고, 히터를 켰다.
하지만 차를 멈춰 놓은 지가 오래돼서인지 따뜻한 바람이 나오지 않았다.
그녀의 몸이 한기에 떨리고 있었다.
우선 급한데로 차에서 잘 때 덥던 무릅담료를 꺼내 그녀에게 주었다.
“일단 이거라두 덥고 계셔요.
조금있으면 따뜻해 질겁니다....
읍에까지 모셔다 드릴게요.”
하고 말하고는 차를 빼려고 후진 기어를 넣고 사이드브레이크를 풀었다.
“아니예요. 잠시만 여기에 있을게요...., 잠시면 돼요”
하고 말하며, 그녀는 내게 고맙고 미안하다는 표정을 보냈다.
기어를 빼고 사이드브레이크를 당겨 놓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아무말 없이 조수석 창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낮과 마찬가지로 그녀에겐 혼자있을 공간과 시간이 필요한거 같았다.
나는 그렇게 앉아 차안에 가득한 그녀의 체취를 음미했다.
다시 가슴 깊은 곳에서 불덩이 하나가 치밀어 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심장이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너무 심하게 두근거리는 심장소리가 그녀에게 들릴것만 같았다.
호흡이 뜨겁게 품어져 나오며 정신이 아득해 졌다.
내 호읍이 자연스럽지 않은 것을 그녀가 알것만 같아서
숨쉬는거 조차 조심스러웠다.
평소 느끼지 조차 못하고 있던 호흡을 의식적으로 조정한다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었다.
한참 그렇게 호흡을 의식하다보니 가슴이 답답해졌다.
무의식적으로 한숨처럼 뜨겁고 긴 호흡을 뱃어냈다.
그리고 다음순간 마른침이 꿀꺽하고 삼켜졌다.
그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서 화들짝 놀랬다.
창피함에 얼굴이 확 달아 오름이 느껴졌다.
그녀와의 어색한 침묵속에 내 가슴속에 들끓고 있는 욕정을 숨기는건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더 이상 이런 불편함을 감당할 수 없었다.
그녀 또한 지금의 동석이 불편할 것이었다.
나는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낚시텐트로 돌아왔다.
좀전까지 나를 휘감아 돌던 뜨거운 불빛은 사글어지지 않고,
낚시텐트로 돌아온 후에 더욱 강렬하게 내 몸을 휘감아 돌았다.
나는 당장이라도 차로 돌아가 그녀를 품어버리고 싶은 강렬한 욕정을
잠재우려 내 자신과 치열한 싸움을 치러야 했다.
결국 언제나 그랬듯이,
내 이성은 서서히 들끓는 본능을 제압해 나갔다.
한번도 져본적이 없는 이성과 본능의 싸움이 끝나갈 무렵 강한 한기가
찾아 왔다.
마셨던 술이 깨서인지 추위가 견디기 힘들 정도로 강했다.
렌턴을 켜보니 철지난 서리가 내려 앉고 있었다.
낮에 내렸던 비로 기온이 급강하 한 것이었다.
난로를 켜기위해 주위를 둘러 봤다.
난로를 차에서 내리지 않았던지 난로가 보이기 않았다.
봄이라 두꺼운 파카를 준비하지 않았던 탓에 추위를 그대로 견디는건 무모한거 같았다.
온몸이 사시나무 떨듯 떨려왔다.
차로 다가가서 차문을 열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탓에 잠들었을거라 생각했던 그녀는 깨어 있었다.
차안으로 들어서니 훈기가 가득했다.
하지만 한번 강한 추위에 노출됐던 탓이라 그런지 차안에 들어가고 나서도
온몸이 떨려 왔다.
“죄송해요. 괜히 저 때문에....”
그녀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덥고 있던 무릅담료로 나를 덮어 주었다.
나는 ‘괜챤다고’말하고 싶었지만 턱이 떨려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몸이 차안의 온기에 적응되기 까지는 한참의 시간이 필요했다.
한기가 풀리고 나니 얼었던 몸이 녹은 탓인지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문득 그녀가 낮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먹을 것 좀 드려요? 아님 라면이라도 하나 끓여드릴까요?”
하고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는 느리게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고마워요. 여러모로....”
그녀가 말끝을 흐리며 인사를 했다.
말문이 열린탓인지, 아니면 그녀의 처지가 딱하게 보였던 탓인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눈과 잠시 마주친 순간 나는 차분하게 말을 꺼냈다.
“무슨 일인진 잘 모르겠지만, 부모자식간의 인연이 끊어집니까?
가서 빌일이 있으면 비시고, 용서할 일이 있으면 용서해야죠....“
그녀는 고개를 푹 숙였다.
어깨가 가볍게 떨리는 것이 우는거 같았다.
“가끔 뵈었지만, 아주머니 정말 좋은분 같던데.....,
아주머니를 보면 돌아가신 우리 엄마가 떠올라요.”
무슨 단어가 그녀의 가슴깊이 묻어두었던 감정의 뇌관을 건드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녀가 갑자기 강하게 오열하기 시작했다.
얼굴을 감싸안고 오열하는 그녀의 입에서 신음처럼 하나의 단어가 새어 나왔다.
“엄마..... 불쌍한 우리 엄마.....”
주체할 수 없는 눈물로 오열하는 그녀가 너무 불쌍해 보였다.
근 이십년 세월의 한이 일시에 터진 것처럼 그녀의 오열은 쉬이 사그러지지 않았다.
그녀를 다독여줄 생각으로 그녀의 어께에 가볍게 손을 가져다 대었다.
손이 닿자 갑자기 그녀가 몸을 돌려 내 가슴에 얼굴을 묻더니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기대어 울 가슴이 필요했는가 보다. 기대서 울 사람이 필요했는가 보다’하고 생각하니
그녀가 한없이 측은해 보였다.
나는 그녀가 울음음 멈출때까지 그렇게 가슴에 그녀를 품어주었다.
그녀의 울음이 서서히 잦아들 쯤,
다시 그녀의 머리카락에서부터 퍼져나온 향기가 아찔하게 내 후각을
자극했다.
다시 가슴이 심하게 뛰기 시작하고, 호흡도 거칠어 졌다.
좀전과는 상황이 달랐다.
지금 그녀는 내 가슴에 얼굴을 묻은체 내 심장의 두근거림과 내 거칠어진 호흡을
온전히 느끼고 있을 것이다.
아니, 내 가슴속에 치밀어 오르는 욕망의 뜨거운 불덩이마져 다 느끼고 있을 것이다.
나는 그녀 앞에 아무것도 감추지 못하고 내 감정 모두를 드러낸체
알몸으로 서 있는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난처함을 벗어나고 싶었지만 어찌해야 될지 알수가 없었다.
그런 내 상태를 알아버린 것인지 그녀의 울음은 완전히 그쳐 있었다.
그녀는 그렇게 한참을 있었다.
그 순간 그녀의 호흡이 뜨겁고 거칠게 변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 또한 나와 동일한 감정선상에 놓여 있는듯 했다.
그녀의 상태를 느끼자 갑자기 심장이 터질듯 요동치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심장이 터져버릴 듯이 두근거렸도, 호흡이 가빠졌다.
정신이 몽롱해지며 온몸에 감당하기 힘든 전율이 휘감고 돌았다.
가만히 그렇게 있던 그녀가 고개를 들어 나를 올려보았다.
그녀 또한 얼굴에 흥분의 기운이 스며있었다.
나는 이미 나란 존재를 잃어버린 또다른 존재였다.
그녀를 힘껏 끓어 안으며 그녀의 입술을 덮쳐들어 갔다.
그녀는 거부감 없이 내 키스를 받아드렸다.
달고 감미로운 기운이 입안 가득 스며들었다.
뜨겁고 격정적인 키스였다.
그녀는 달아오르는 흥분에 온몸에 힘이 다 빠져 버린듯 내게 안기채
예견되지 않은 갑작스로운 키스가 가져다 주는 황홀감을 빠져 있었다.
나는 그녀의 목선과 귓불과 어께선에 키스를 이어가며
뜨거운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리고 목부터 쓸어내리던 손을 옷속으로 집어넣었다.
부드럽고 촉촉한 젓가슴이 한손 가득 차들어 왔다.
p.s 일단 침닦으시구....ㅋㅋ
전편의 호응에 감사한 마음으로, 제방을 내려가던 그녀를 다시 불러다가 핑크빛을 입혔습니다.
이런데 이런 야한거 올려도 돼는지 모르것네요
저수지의 그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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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숨 넘어 갈 듯 글 올리시려면
아예 처음 부터 심장 안 좋은 사람은
읽지 말아 달라고 공고를 하시든지..
"접이불루" 초식을
월척 회원 상대로 시연 하시는것입니까?
다음편 올릴때까지 단전에 기 모으고 기다리겠습니다. ^^
빨리 올려 주세요.
식어요.
아속탄다
꼭 끝날때 이렇게 애간장 태우네... 미치것네..
빨리 올려요. 빨리
또 얼마나 기둘려야 되나요?
잘 보고 갑니다.....ㅎㅎㅎ
아주 찐하게~~`부탁드립니다~!!!
침 꼴깎~~ 후속편 빨리요...
단편소설인듯한데 흡입력 굉장합니다.
가입했습니다 글 잘 보고있습니다
귀신나옴니다..
비오는 날 골라서 낚시를 가야하나 ㅋㅋ
고맙습니다
즐거운 시간이였습니다.
애간장을 녹이는 술아!
어디 한번 취~해 ~보 올까나,,!
얼른 6편 올려주세요 ~~~~!!
어릴적 야한 신문연재 소설 읽는 느낌입니다.
대부분의 다음편은
기대에 어긋나는게 대부분 이었던게 기억인데
설마 그런 상투적인 수법을 쓰시진 않으시겠지요?
기다려집니다
안되겠다 마눌님이라도 우째한번
여보 일루와봐~~~
마눌 : 머보고와서 이지랄이고~
곱게 디비자라 고마~~~!!
ㅜㅜ...
글솜씨가 상당히 좋으신것 같네요.
잘읽고 갑니다.
6편두 기대할게요~^^;;
다음편이 기다려집니다..
이러다 ....철없이.....
저수지에 죽치구 앉아...
목빠지게 ....그녀(?) ...
기다리실 월님들 여럿 생기는건아닌지
걱정입니더....
6편 여는글...첫마디를
.......덜커덕 하는 자동빵 ...총알소리에
잠깨어 ...물가에 앉아...담배 한모금 내어
뱉으며....
부드럽구 촉촉하게 잡히던 그녀의 젓가슴의.....감촉을 음미해보며 ....씁씁할 미소를
짓는다....
요러심 ....
월님들....분노 하심다. ^^
세경...꾹~~누릅니데이~~
다음편 기대만땅입니다.
개대합니다...
추천....
클났넹,,,,,,,,,,,,
언능요@@
다음글을 기다립니다^^
모든게 상황이 이상한듯하면서도 자연스럽고...ㅎ
긴장감도 묘하게 살아있고 말이죠..
몰입감 최고입니다..
당장가보고 잡네요 ㅠㅠ
저수지그녀 가슴이...ㅋㅋㅋ
침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