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이 곳에 글을 올려봅니다.
항상 좋은 글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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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도 훌쩍 넘은 때의 일입니다.
아마도 10월 마지막 주 토요일이었던 것으로 기억되어집니다.
그 때는 결혼하기 전이라 맘 놓고 낚시를 했던 때었습니다.
사실 사무실 근무는 부업이고 낚시가 주업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난 지금은
이 눈치 저 눈치 보느라 주말 낚시도 한 주 걸러야만
가능한 상황이 되고 말았답니다.
15년 전만 해도 토요일 날은 반공일이었지요.
토요일 밤만이 직장인에게 주어진 최고의 밤이었지요.
지금이야 금요일 밤에도 낚시를 갈 수 있지만....
그 때는 낚시를 가기 위해서는 한 주간 내내 토요일만을 기다려야 했고
사무실에 근무하는 주중에는 온통 어디로 갈 것인지 고민하고
집에서는 바늘 묶고, 찌달음 하고, 낚시대를 닦고 또 닦고
모든 생활이 낚시의 연장선에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낚시의 연장선에서 월척을 드나들고
중고장터를 배회하고, 조행기를 몰래 보며 대리만족을 하고는 있으나
직장에서는 예전처럼 쉽게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15년전 그 토요일 날도 어김없이 오전은 시계만 쳐다보면서 안절부절 못하고
머리 속에는 온통 낚시대를 펴고 있는 상상만으로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는 낚시도 중요했지만 결혼을 목표로 한 열애 중이라
마음은 물가로 보내고 몸만 남아
애인(지금의 부인)과 토요일 점심을 먹고, 드라이브를 즐기고는
중요한 모임이 있다는 핑계를 대고
냇가를 향해 차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속력으로 내달렸습니다.
그래도 저녁 6시쯤 되어서야 섬진강 줄기에 도착했고
형과 동료들을 만날 무렵에는 날이 어둑어둑해져가고 있었습니다.
한시가 급했던 터라
차에서 내리자마자 서둘러 낚시 가방을 들쳐 메고
자리를 정하고는 낚시 준비를 했습니다.
물론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외출복 상태로 낚시 준비를 서둘렀습니다.
어두워지면 포인트를 찾기가 어렵고
낚시대를 펼치는 것도 쉽지 않았기 때문에 서둘렀습니다.
근데 자리를 잡고보니 받침대를 꽃아야 하는 위치에
세수대야보다 큰 돌이 하나 놓여 있어서
받침대를 꽂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있는 힘을 다해서 큰 돌을
냇가 안쪽으로 밀어넣기 시작했습니다.
50센치 정도만 밀어넣으면 받침대 각도가 나올 것 같았기 때문이죠.
처음엔 꿈쩍도 않던 큰 돌이
다급해진 마음에 없던 힘까지 쓰자
서서히 미끌어지면서 물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음, 움직이는구나' 하고
더욱 힘을 주어 아주 세게 밀어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멍한 느낌이 들고
마치 공중부양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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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덩'하면서 저는 물 속으로 곤두박질을 했더랬습니다.
'어푸,, 어푸,, 어이구,,,,'
머리 속이 너무 복잡해지면서도
밖으로 나오기 위해 수영을 해야 했습니다.
그 곳은 하상골재를 채취해서 돌맹이 바로 앞이
직벽으로 되어있는 것을 몰랐던거죠.
다행히 주변에는 형과 낚시를 같이 다니는 동료들만
있어 덜 미안했지만
‘너 수영하러 왔니?’
‘낚시가 안되니깐 이젠 고기를 잡으러 물 속으로 들어가냐?‘는 등
농담만 핀잔반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건 상관이 없었습니다.
챙피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겠거니 했는데...
그런데 문제는 그 때부터였습니다.
애인에게는 낚시간다고 말도 못하고 몹시 바쁜 일이 있는 것처럼 하고는
낚시터에 왔는데
전화는 되지 않고, 그렇다고 형이나 동료들에게는
핸드폰을 빌려서 통화도 못하고...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사이라 소문이 나면 문제가 될까봐-
그렇다고
낚시대를 접고 철수할 수도 없고
하는 수 없이 차 안에 히터를 틀고
발가벗은 채 서너시간을 보내고 나서는
겨우 몇시간 낚시 하다가 다음 날 아침에
철수를 했더랍니다.
집에 와서 집 전화로
애인에게 전화를 하니
애인은 '왜 어제 밤 연락이 안됐니?'
'걱정되서 한 잠도 못잤다'
숨겨 놓은 애인이 있니?
펄펄 뛰고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별수 없이 밤낚시 다녀왔다는 얘길했고
그 때부터 낚시 가는 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핸드폰 교체하느라 30만원이나 날렸구요.
그 돌맹이 하나 옮긴 것이
이렇게 문제가 될 줄은 미처 몰랐지요.
사소하고, 아무런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존재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그 때 알았지요.
아무리 사소하고 작은 것이라도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던 그 때가 생각나서 오늘 한번 웃음을 지어봅니다.
하하하...
으,, 으,, 흑
큰 돌맹이가 준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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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인이라면 누구나 물에 빠진 경험이 한두번은 있겠지요. 저도....^^;
그런데 그런 날이면 대부분 조과는 좋더군요.
결혼 후 한달에 두번 조행하시는군요. 비슷한 처지입니다.
대신 가정의 행복을 낚도록 노력하자구요.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잘읽었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 잘 읽고 갑니다~~
큰 돌맹이가 삼신할머니 였을 겁니다...
저와 비슷한 처지라니 동정이 느껴지네요.
낚시한번 가기 위해서는 장인,장모님 모시고 식사라도 하든지
와이프랑 산행이라도 하든지
뭔가 이벤트가 없으면
어김없이 잔소리가 심해지죠
한달에 두번 가는 것 마져도 쉽지 않죠.
어수선님
그래요, 고생한 기억은 그 때는 힘들어도
지나고 보면 웃을 수 잇는 추억이지요.
소요님
지금 같이 사는 사람 맞구요
오손도손 잘 살고 있답니다.
카리없수마님
그 돌맹이가 삼신할매였다는 말에
크게 한번 웃어봅니다.
그리고 율포리님
웃어 주셔서 고맙구요...
모두들 고맙습니다.
오면 오는갑다...
안오면 낚시갔는갑다.... 이래 시큰둥 하면
인생 재미 없습니다
재미잇게 잘봤습니다
그런가요?
소중한 존재는 없어지기 전엔
그 소중함을 모른다는 말이 떠오르네요.
아내의 잔소리가 그리워지려면
얼마의세월이 더 흘려야 할까요?
관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