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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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내리던 늦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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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붕어에 미쳐 이리저리 뒤지고 다닐때 예전 죠이낚시 김사장님이 알려준 군위 도경 둔태지가 있습니다.

한 2003년도인가 4년도인가 싶습니다.

예전엔 비포장 도로에 차량이 그리 많이 다니지 않을 때지요.

비포장이지만 그정도면 시골길 치고는 고속도로에 준한다 할까요? 간혹 승용차는 하부가 좀 상할수도.

2년전 가보니 지금은 도로가 다 포장되고 넓어지고 상황들은 좋아 졌는데 저수지는 기억에서 지워야 할 정도로 엉망이더군요.

심할 정도로 쓰레기에 분뇨에...어이가 없을 정도이더군요.

예전 그저수지(둔태지) 우린 도경 쌍둥이 아랬못 이라 칭하며 부지런히 다녔습니다.

2명 3명이서.

가물치도 잡아 막걸리에 빨아서 회로 먹었던 저수지.

출조를 하는날 지금과 비슷한 일자에 기상에 폭우가 잡혀 있더군요.  

그못은 배수가 잦은 못이라 담수율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날 낮부터 비가 오기시작하는데 강북낚시에 모여 갈까말가 고민하고 있는데 다들 오늘은 쉬라고 말리는데도 불구하고 출조를 감행 했드랬죠.

저수지 우측은 길이고 좌측 산쪽은 도랑이 흐르며 뚝처럼 만들어 져 있어 거의 뚝위에서 낚시를 하기에 그나마 안전하기에.  

도착하니 새물이 적당히 유입되기에  유입구 15m옆에 자리를 잡고 비옷을 입고 낚시준비를 하고 대충 김밥으로 저녁을 때우고

케미를 꺽고 튼실한 새우를 장착하고 밤낚시에 돌입했습니다.

그런데 해가 지고 8시쯤 되었나 천둥치고 벼락치고 바람불고 난리가 나더군요.

폭우는 쏱아지고...헐~~~이건 파라솔 밑에 있는것도 비를 맞고 있을 정도니.

비옷으로 중무장을 하긴 했는데 벼락은 겁나더군요.  그래서 준비한 비장의 무기가 있더랬죠.

혹시나 낚시대 들다 벼락 맞을 까봐 준비한 빨간색 고무장갑 그라고 빨간색 고무가 발려있는 면장갑....ㅋㅋㅋㅋㅋ

그당시 생각에 고무장갑과 면장갑 두벌을 끼고 있으면 이벼락맞아도 괜찮지 싶어서...ㅎㅎㅎㅎㅎ

어이가 없으시죠들....

그런 단순하게 생각하고 준비한 빨간색 고무장갑과 면장갑.... ㅍㅎㅎㅎㅎㅎ.

그런데 말입니다.

폭우가 내린지 30분만에 도랑에 물이 거의 반쯤 올라오더군요. 도랑 뚝 높이가  2m 정도 되는데.

헉!!! 이러다 넘는거 아냐? 이러다 이뚝 터지는거 아냐? 이런 저런 불안감이 벼락 맞는건 둘째로 넘기더군요.

못으로 유입되는 물은 콸콸콸.  엄청나게 유입되고.

40대 부터는 물살에 쓸리기도하고

아~~ 포기하고 짐싸야 되나 우짜지 하고 고민하고 있는데도 물에 잠겨 안보이는 찌를 올려가며 고민만 하고 있을때  좌측 2번 40대가 찌가 안보이더군요,  불어나는 물에 찌를 케미 두마디 내놨는데.

물에 쓸려서 그런가 싶을때 거짓말 처럼 솟아 오르는찌!!!  그냥 쭈~~~~욱 몸통 끝까지 올라오더군요.  순간 당황해서 챔질 하는걸 놓지고 1~2초 정도 멍하니 보다 챔질...

와다다닥 거리는 물소리...그런데 번개는 개나줘버려 하고 낚시대는 바짝 세우고 그녀석과 밀땅을 하고 항복선언 받고 꺼낸 녀석 32입니다.

물은 완전 벌건 황토물인데.

이야~~`이런데도 붕어는 입질을 하는구나 싶더군요.

그렇게 시작된 폭우속에 빨간 고무장갑 낚시.  옷은 시커먼 비옷에 손엔 빨깐색 고무장갑.

상상들 해보심 우끼지도 않을 겁니다.

1시간 간격으로 들어오는 입질.  헛챔질도 하고 벼락이 가까이치다보니 도저히 챔질 할 엄두가 않나 그냥 내버려 둔 입질도.

찌를 케미 두마디 정도 내 놓으면 찌가 사라지고 그뒤 조금있으면 나 여기있다 손들듯이 솟아 오르니 짜릿하더군요.

찌만 안보이면 감도는 긴장감.

그렇게 시간은 흘러 새벽으로 가면서 비옷 안은 땀으로 범벅이 되고 그렇다고 벗을 수도 없고.

그렇게 그렇게 시간은 가는데 입질은 곧잘 들어오고. 지겨울만하면 입질.

잡히는 붕어는 전부 월척급이고.

새벽 5시까지 그리 쏱아지는 비.

날이 새면서 잡히는 씨알이 작아지더군요.

6시까지 월척 9수 했드랬습니다.

날이 새고 주위가 눈에 들어오는데 뒤 도랑의 물은 뚝과 40cm정도 남겨 놨고 저수지는 풀수위를 넘어 무넘이에 물이 엄청나게 넘고 있고 저수지는 뻘건 물이고. 나무에 나뭇잎에 쓰레기에 부유물들로 뭐 엉망더군요.  

와~~~이런데도 붕어가 입질을 했구나.  

이경험으로 늦여름 새물 찬스를 보러 폭우속에 주구장창 낚시를 참 많이 감행했지요.

요즘 처럼 국지성 폭우가 내리니 그 시절 빨간색 고무장갑을 장착하고 벼락 맞아도 살겠지 싶은 생각으로 낚시를 간 어이없는 초짜 낚시꾼이 떠올라 이렇게 글을 남겨 봅니다.

그래도 왜그리 좋았던지...철수할때 하나도 안피곤 하더라구요....ㅋㅋㅋㅋㅎㅎㅎㅎㅎ

요즘같은 시기 모두 안출들 하시길 부탁드리며...

 


뭐좀 나온다 하면
그터는 고기를 다 잡아내
못쓰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와 오물로 인하여 망가 집니다.

얼마전 산속에 약 3백평 되는 소류지를 발견하고 낚시터에서 잡은 준. 월척급 20여수
방생 했습니다.

몇칠전에 가보니 3마리 정도 죽어 떠 있길래
얼른 건져 묻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이 보고 고기 있다고 소문나면
초토화 될것이 뻔하기에 말입니다.

하루 빨리 낚시 문화가 선진화 되었으면
합니다.

님의글 잘보았습니다.
둔태지 나도 1996년 옛날 생각이 나네요ᆢ
재밌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오늘 한참 쏟아질 것 같은데 계획했던 출조는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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