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초년병시절
늦은 봄의 따사로운 햇살이 짙푸른 계곡저수지의
푸른 물에 은빛으로 부서지는 이맘때쯤이었지않나 싶다
후배 김대위의 오토바이 뒤에 매달려 한번 들어가서
쏠쏠한 재미를 본 영천의 쑥골소류지
김대위와
낚시를 같이 다니기전까지만해도
낚시에 관한한 거의 백지였었다
그냥 낚시방에서 해준 채비로 무작정 지렁이를
끼어 물에 담그기만 했었던....
그래서 나는 붕어입질과 찌상승이라는
함수관계를 몰랐다
그냥 찌가 물속으로 쑥빨려들어가거나 아니면
사라져 버렸을때 그때 붕어란 녀석이 잡혀서 그냥
건져내곤하던.......
어느날 쑥골지를 김대위와 같이
출조를 하여 입질없이 무료하여 내 윗쪽에 자리한
김대위자리로 가서 구경을 하는데
찌가 꼬무락 꼬무락하다가 봉긋 솟아오르면
챔질을 하는데 귀신같이 걸어내는게 아닌가?
"야,김대위 쏙 들어가거나 물속으로
사라진 다음에 챔질하는거 아이가?
"아닙니다,늘 그렇게 활발하게 입질하면
붕어낚시가 어려울게 뭐 있겠습니까
입질 순간을 잘 포착하여 적기에 챔질을 하여야
그게 낚시지요"
그제서야 나는 알았다
몇번을 같이 다니면서
김대위의 조과가 나보다 늘2-3배차이가 나는
이유를......
그리고 붕어를 걸어서 랜딩하는 과정도
나는 힘껏 당겨서 어떨때는 붕어가 내얼굴을 때리는
경우도 있고 수초 감은 녀석을 무작정 잡아 당기다보면
일곱 여덟치 붕어 두어마리가 쌍으로 달려서
뒤쪽 풀숲에 나딩구는 경우도 종종일 정도.....
당시만 해도 나같은 무지랭이 조사가
입질파악은 커녕 그냥 끌고들어가는 붕어를
잡아내어도 하루 십여수 운좋은 날은
망태기가 무거울 정도로 잡는 폭발적 조과를
누렸었고
대부분 그런 조과는 민간인들은 범접하지 못하는
군주둔지를 낀 저수지
초보시절 내가 가장 많이 찾았던 저수지가
금호 사일못......
공병훈련장 강의장이 있는 곳부리지역에서
그냥 쳐박고 들어가는
녀석들을 걸어내었는데도 85년 6월5일 하루밤낚시에
50수 이상을 잡는 대박을 치기도하고
장마가 져 물이 불어나기전까지
대여섯번을 나가 갈때마다 뼘치넘는 붕어를
얼빵한 기법으로 이십여수씩의 조과는 보장받았었다
각설하고
김대위 낚시를 가만히 지켜보자니
챔질도 가볍게 하지만 걸고난 다음의
랜딩 방법이 나와는 사뭇 다르다
바로 끌어내는 것이 아니고 물속에서 한참을
곱게 다루다가 물위로 붕어가 모습을
들어낸 후에는 수면위로 미끄럼을 태워서
차~차~착 끌어내는게 아닌가
아~하! 낚시는 저렇게 하는구나
한동안을 낚시방에서 낚시대 몇대만
달랑 사서는 가까운 저수지로 혼자서
낚시를 다닌 나이기에 낚시 테크닉을
배울 념도 가르쳐주는 이도 없었기에
챔질 타임과 붕어를 놀리는 손맛
그리고 랜딩기술을 한참이나 지난
연후에 김대위에게서 눈동냥으로
배운것이다
그런 사건이 있은후 해가 지난후
이제 제법 챔질도 잘하고 나름 손맛도
보는 생초보 시절을 막 벗어날 즈음에
쑥골지를 125cc오토바이를 몰아 올라온것이다
대를 편 시간이 오전 일곱시즈음
몇아름을 넘는 큰 수양버들이 서 있는 아래쪽
드문 드문 말풀이 엉겨있는 곳
몇번 출조때마다 여나믄마리를 잡은곳에
3칸대와 두칸반 두칸대를 세대를 펴고
가지채비에 지렁이를 달아 던졌다
햇살이 퍼지면서 입질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세대를 볼 여유가 없어 반카본 은성 수정
3칸대하나만 남기고 두대는 걷어 버렸다
전차표에 섞여 간혹 여덟치도 올라온다
30수이상 걸어 낸 연후에는 꼭 잡겠다는 욕심도
없어 여유있게 손맛을 본다
여덟치이상이 올라올때의 그 저릿한 손맛
지금이사 칠흑같이 깜깜한 어둠속에
세워둔 몇개의 캐미라이트중 어느 하나가 꼬물거리다
서서히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맛이
붕어낚시의 백미라치겠지만 그 당시에는
2호 원줄 1.5호목줄에 걸려 탈출을 시도하는
당찬 붕어의 당길힘을 낚시의 가장 큰 덕목으로
생각할때였으니 그날 하루해가 어떻게 기울었는지
점심 먹는것도 잊은채 입질이 뜸하여 진시간까지
그야말로 무릉도원에서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줄 모르는 하루를 보냈다
시간을 보니 오후 여섯시
"그래,이게 내 붕어낚시 마리수 기록이 될것같다"
"몇 마리나 되려나"하며
뼘치 이하는 물속으로 퐁당 퐁당 던지면서
붕어 마리수를 헤기 시작했다
한마리,두마리 오십마리 백마리
백마리를 세고 난 후에도 망태기속에서는
서로 먼저 놓아달라고 난리다
푸드득,푸득
백오십마리
백오십다섯마리
백오십여섯마리
백오십일곱마리......
한마리,두마리......157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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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시죠
좁은 집에서 넓은 집으로 옮겨
음악듣기 너무 좋은 여유롭고 쾌적한 환경이지만
그 환경이 자유롭게 활개치든
제 취미생활을 얽는 족쇄역활을 하여
날만 좋으면 훨 훨 날아오르고픈 마음 추스리느라
애먹고 있습니다
백오십일곱마리...??
그 정도의 조과면 낚아내는 것조차도 귀찮겠는데요. ^^;
그동안 잘계셨는지요
지금 대구는 비가 오고 있읍니다
전에는 비오는 날 낚시가 잘 되어 낚시대 몇대 우산 챙겨 다녔는데
옛날 생각 나네요
항상 건강 하십시요
저는 대박친적은 없지만 예전 처음 낚시를 접할때 콩떡밥 천원에
지렁이 한통 이천원주고 비가 투둑투둑 떨어지는 우산안에서
멍하니 수면 바라보던 그때가 그립네요
봄봄님 안출하십시요 잘읽고 갑니다
하루밤낚시에 50여수이상의 조과는
그시절에는 한해 두어번정도는 맛보는 조과였지요
저는 욕심이 많은지 잉어를 100수씩 걸어당겨도
지겨운줄 모르고 당겨내었답니다
그도 띄밭낚시터 그 사나운 녀석들을.......
연경꽃밭님 안녕하세요
여기도 추적 추적 비가 내립니다
아파트 1층이어서 바로 앞 화단에 꽃과
정원수를 제것인양 여기고 즐기고 있습니다
신록을 더해가는 수목이 떨어지는 비를
달게 여기는 듯합니다
소요님 감사 합니다
95년이후는 저도 하루 저녁에 스무마리를 넘긴적이
기억이 안납니다
추억속의 벅찬 조과를 깨트리는
기쁨은 이제 꿈속에서나 맛 볼수있을듯 합니다
저수지 입구에 민물 횟집이 몇 군데 있을 정도로 물 맑고 붕어, 잉어, 가물치 개체수가 풍부했던 좋은 저수지였는데... 밥을 하거나, 라면을 끓일 때 저수지 물을 그냥 떠서 사용한 적도 있었지요...
낚시를 한 동안 끊었을 때 옛날 생각이 나서 드라이브 가서 봤더니 보트도 다니고 수상 위락시설이 들어서 있어 크게 실망한 뒤 그 뒤로는 가보지 않았습니다.
금호까지 가는 버스편도 자주 없었지만, 버스에 내려서도 한참을 걸어야 못에 도착했으니... 당시 밤낚시 철수길이 왜 그렇게 멀게만 느껴지던지요...
찌에 얇게 감은 야광테이프와 칸데라 불빛이 생각나게 하는 추억의 조행기 잘 읽었습니다.
금호 사일못
저의 낚시초년병시절 신병훈련소였습니다
평일 퇴근후 버스를 타고 낚시가방 짊머지고 타박 타박걸어서
저수지제방을 지나 한참 뒤쪽 공병훈련장쪽으로 가서
밤새워 낚시를하고 새벽에 걸어나와서
버스를 타고 귀가하여 씻고 출근하곤 하였던
지금 생각하면 엔간히 미쳤구나할 정도로
사일못은 제게 추억이 깊은 곳입니다
근래 청통과 신령을 오갈때 간혹 스쳐 지났지만
낚시대를 담가 본적은 없답니다
띄밭낚시 무쏘맨 입니다.. 그제도3일간 연휴라 띄밭낚시에서 조용히 취미생활하고 왔네여
님을 자주 뵙지는 못하지만 늘 먼발치에서 이렇게 지켜보고 있어요
늘 몸 건강하시고 좋은날 좋은때 조촐히 만나서 담소라도 나눠야할듯 하네여
그리고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바이~~~~~~바이~~~~~
지난 여름날 같이 재미있게 지냈던 날들이
그립습니다
옛처럼 고향을 자주 찾지 못하는데
이렇게 글로라도 소식을 전하여 들으니
반갑기 짝이없습니다
여름 휴가때 연락주시면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건강하시구요
그리고 시간이 허락된다면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가심도 좋을듯 하구여....
잠시나마 좋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