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이 내린다는 소설.
절기에 맞게 이날 엄청난 악천후를 만났습니다.
'악천후 속에서 대물이 나온다'
라는 속설이 낚시인들 사이에 있는데요,
과연 소설에 불어 닥친 악천후 속에서
대물붕어를 만났을까요?
지난 화요일에 조그마한 소류지에서 독조를 즐긴
이야기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11월 23일 화요일.
전국에 눈 비가 쫙 깔린 절기상 소설의 오후입니다.
보령권을 염두해 두고 있었지만 바람이 10m/s 를 찍고있네요.
힘든 여정이 걱정 되는 속에서 남쪽을 바라 보았지만
너무 먼거리는 하루의 낚시를 즐기기엔 역부족일거 같더군요.
그래서 인근 고창 부안권을 찾았습니다.
출발과 동시에 내리는 눈과 비 그리고 바람은 오늘의 출조가 쉽지만은 않을거라고 얘기합니다.
80여키로를 달려 부안에 몆군데 소류지와 고창에 대형지,
소류지를 둘러보았지만 바람을 도무지 피할곳이 없더군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찾아간 인근 소류지.
이곳은 차도 옆에 붙어 있어서 오가는 차들때메 시끄러울거
같았지만 낚시한 흔적도 많지 않고 특히나 제방에서 불어오는
옆바람 이었지만 제방이 높아 바람이 제방을 치고 올라갈거 같아서 이곳에 자리하기로 합니다.
인터넷 상으론 예전에 5짜까지 출몰했다는 이곳 소류지는
싸이즈 좋은 배스도 많은 일명 한방터.
몇날 며칠 입질이 없어도 한방을 위해 찾는 곳이라고도 하더군요.
소류지 안에서 자리를 정하기도 전에 우박이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사이 차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30여분을 갇혀있었어요.
오후 3시가 넘어가면서 날씨에 변화가 생기고
눈 비 바람이 멈추면서 차도옆 비포장 갓길에 차를 세우고 20미터 짐빵을 해서 제방옆 벼베인 논의 끝자락에 점빵을 차립니다.
한번씩 오락가락 하는 비때문에 우의를 입고 한컷
귤 색깔 지대로 나죠!^^:;
참 아담하니 이쁜 저수지네요.
차도의 소음과 진동때메 반대쪽 밭쪽에 앉고 싶었지만,
작물을 재배중이어서 피해가 갈까봐 차도 밑쪽에 앉습니다.
앞발과 앞상판을 물속으로 더 집어 넣을랬는데
생각보다 수심이 깊더군요.
비가 완전히 멈췄다는 느낌이 들때쯤 후다닥 집을 짓고
한두대씩 대를 펴는데 우당탕탕 천둥 번개와 함께
한바탕 비가 쏟아집니다.
정말 날씨가 오락가락 난리도 아니군요ㅠㅜ
어느새 어둠이 내려 앉는 소류지에 미끼를 달은 찌불을
하나 둘씩 집어넣고 그님을 만나기 위해 정성스런 준비를 합니다.
변화무쌍한 날씨에 예민해져 있을 그님들을 위해
최대한 예민하게 맞추고 옥수수어분글루텐도 다른때보다
찰지게 반죽해서 달았습니다.
특별히 오늘은 옥수수어분글루텐에 어분만을 충분히 불린후 으깨서 섞어주었어요ㅎㅎ
대편성이 다 되었을 때쯤 또다시 요란한 비가 내립니다.
그리고 밤 10시가 다 되어서야 정숙해 지는 저수지
그렇게 많이 오가던 차량들도 그수가 조금씩 줄어들고
물질을 하는 철새들의 움직임만이 저수지의 정적을 한번씩 깨웁니다.
자정이 넘어가도록 단 한번의 움직임도 보여주지 않는 소류지.
새벽을 준비하기 위해 '롸빈스키친' 을 오픈합니다.
오늘은 사랑하는 동생이 형을 위해 챙겨준 고급진 식단.
추운날 간다니까 꼭 먹으라고 비닐봉다리에 꼭꼭 잼며서 건내주고 가더라구요.
누구나 다 좋아 할법한 냉이된장찌개와 소고기~♡
실은 의동생이 요리사예요^^
정말 오랜만에 밥도 잘 되서 든든하게 잘 먹었습니다.
약속의 새벽시간.
이전까지 움직임이 없었다면 꼭 새벽시간이 기대가 되죠.
새벽 3시, 4시.
그러나 여전히 저수지는 묵묵부답입니다.
따땃한 이글루 안과 반사식 난로 때문인지 슬슬 하품이 나오고
잠깐잠깐 꾸벅이던 사이
시간은 어느덧 새벽 5시.
눈꺼풀의 무게가 천근만근 느껴질때 정면 60대 찌가
케미 불빛도 바뀌지 않은 채로 예신도 없이
서서히 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세마디 네마디 다섯마디가 올라 이 찌만
단독으로 도드라 보일때쯤 챔질에 성공합니다.
슁슁 연신 울음을 터트리는 낚시대는 옆으로 째려는 녀석을
잘 제압을 해서 뜰채로 인도합니다.
오른손에는 텐션을 유지하는 대를 들고 왼손에는 뜰채를 대는
사이 챔질한 60대 옆 옆에 또다른 60대의 찌가
올랐다 내려갑니다.
마냥 바라만 봐야하는 상황.
기분좋은 헛웃음만 짓고 맙니다ㅎㅎ
뜰채안에 붕어를 만나봐야겠죠!
긴장감과 떨림속에 얼은 손으로 붕어를 들어 보려는데
빵이 얼마나 좋던지 한손에 잡기에 떨굴까 안절부절.
계측자에 올려진 녀석은 37cm 대물붕어입니다.
중심을 잘 잡아주니 의젖하게 한컷 찍어주네요
'추운날 나오니라 고생했다. 고맙다 잘가라~'
입질 받기 힘들다는 곳에서 두번의 찌오름과 허리급을 만났으니 세상을 다가진듯 맘이 편합니다^^
오늘부터는 날씨도 개인다고 하더니 더이상
눈과 비, 바람이 없는 아침이 찾아오고
바람 한점없는 아침을 여는 물안개가 저수지의 평안을 안겨줍니다.
날이 완전히 밝아지면서 한방터에서의 늦은 오전장까지 기대를 걸어 보았지만 소류지는 더이상 이방인의 침입을 거부하는거 같았습니다.
어젯밤 악천후 속에서 꾼을 지켜준 보금자리를 뒤돌아보며
아름드리 소류지를 거닐며 여유를 즐겨봅니다.
'악천후 속에서 대물이 나온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악천후속에서는 꾼들이 찾기 힘든 상황.
그때 녀석들은 경계심을 풀고 자신들의 안방을 자유롭게
거닐고 다니는게 아닐까...
유명세 있는 한방터에서 대형급의 붕어는 아니지만
악천후 속에서 두번의 찌오름과 허리급 붕어를 만남에 감사하며 이번 출조 마무리 합니다.
덕분에 잘 보고 갑니다.~~~~
손맛 축하드립니다.
안출하세요~!
악천후 속에서 대물 나온다는 실제 경험해봐야 실감이 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