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봉지 위리의 첫 키스
2003. 8. 21 오후 1시쯤 제가 다니는 일요일 조기축구클럽 총무(저보다 나이많음)의 전화다.
"어디 안 가볼래 ?" "어디요 !"
총무도 낙수를 좋아하는 그러나 나처럼 아직은 초보인지라 늘 나를 데불고 다니길
좋아한다.
문득 지난 8월 16일날 반야월 뉴포인트께서 올리신 "화봉지에 대물이 터----"
거기로 가자고 꼬셔본다.
제대로 넘어오네! 월척의 회원됨을 총무한테 알리니
"와 대단하네, 그런데도 다 가입하나 하시며 나를 치켜 세워주신다"
월척 홈피의 대단한 힘과 자부심을 느끼면서 얼마나 고맙던지 속으로 이제부터 어깨 힘주고 다녀야지 하면서(총무 앞에서만) ----
퇴근시간이 다가온다. 조바심에 어찌할 바를 모른다.
초등학생 소풍가는 날 아침처럼 너무 부산하게 서둘러 집에와 옷을 갈아입고 축구총무를 태우고 발을 지긋이 올린다. 평상시 30분거리를 20분만에 완주를 한 구루마 엉덩이를 살짝 때려주며 고마우이! ---
제실앞에 도착하니 웬 차들이 주차할 데가 없다. 울산차들이 많다.
"아니 울산까지 소문이 다 났는갑다. 그가 여서 어데고, 우와 꾼인갑다"
총무의 너스레다.
(중략)
장비를 챙겨 뉴포인트께서 일러준 솔숲앞에 자리하러 가는 길목에 너뎃명 꾼들이 진을 치고 조명을 밝히고 있다. 드디어 대물자리에 도착, 날이 어둡수리 해진다.
비가 온 후라 약간의 뻘물이지 걸림돌이지만 내가 꼬셔 놓고 그래도 포기할수 없다
꾼들이 자리한 흔적들이 역역하다. 자리가 닦여져 있고 텐트친 그림자도 보인다.
" 형, 어둡기전에 대를 펴놓고 저녁합시더" ---- "오야 알았다"
나도 초보지만 총무가 더 초보라 좋은 자리인 듯한 곳에 대를 펴라고 하고는 나도
대를 폈다.
FTV(낚시방송)에 나오는 새우대물낚시의 송 귀 섭 프로의 대편성을 눈여겨 왔던터라 대물낚시에는 다대 편성이 유리하다하여 2.5 2.7 3.0 3.6 3.3 3.0 2.7 3.0 총 8대를 포진하여 놓고 "똑딱" 불을 밝혀 새우, 옥수수, 새, 옥, 새, 옥, 새, 옥을 장전하고는
늘상 하듯이 담배를 한대 무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신선이 되어 버렸다
잠시 몇분이 지났을까 흐르는 땀이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비가와도 이렇게까지
맞지는 않을낀데
한숨을 돌리는 사이 어디서 오셨는지 두분이 다가와
"좀 됩니꺼?" "언제요, 인자와가 대피고 인니더" 형님의 맞장구다.
그분들은 우리보다 상류쪽으로 더 들어간다. 잠시 케미를 문 찌가 서너 너더대 움직
이며 자리를 한다
그분들도 대를 다 편 모양이다.
총무가 준비한 저녁으로 속을 채우고 마주앉아 캔(억수로 시원했음)으로 목을
축인다.
세상을 다 얻은것 같았다.
(후략)
후식으로 커피를 한잔씩 하고 제자리로 ---------
초저녁 입질이 끝내준다 하던데 이건 완전 이등병 달기전 신병훈련소 훈련병처럼
군기잡힌 부동자세다.
미동조차 없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에 약간 흔들릴 뿐---
자정을 가까워 하는 어둠들이 밀려오면서 하현을 달리고 있는 달빛에 고요한 저수지위 뽀얀 안개가 자욱하더니 언제 그랬냐는듯 건너편 모 조사들의 찌불들이
반짝이고 있는게 보인다
하나, 둘, 세엣, 네엣, 다섯 -----------
한번이라도 쭈우욱 올려주라! 워리야?
그래야 내 체면도 설게 아니냐 하며 속으로 말끝을 흐린다ㅣ
형님도 지쳤는지 아무런 기척없이 앉아있다.
옆으로 살금 가니 자기딴에는 뭔가를 열심히 구상중이다.
새우를 끼웠다. 머리를 까고 끼웠다. 옥수수를 두알, 아니 서너알 끼웠다.
교대로 바꿔 가며 님들을 유인한다고 내가 옆에 있는줄도 모른다.
"입질 없지요?"
"그래 업네 와 일노?" 하기싫은 내색을 나한테 안보일려고 하지만 난 다 안다.
지겨운 모양이다. 얼마나 미안턴지 "두시경에 갑시더 형님요" 하니
"알았따, 그때까정 열씸히 해보자" 하며 반가워한다
대 필때부터 까알작 까알작 하던놈(3.6대)이 케미머리를 물위에 쑤우욱 올리던 찰라 형님이 "저거 맷번째고 올린다 빨리가가 땡개바라" 이때 시각이 01시 30분을 지나고 있을때다
잽싸게 달려가 챔질허니 3.6대다. 그맛 죽인다.
얼마나 큰것일까 올라오다 옆에 3.0 3.3대를 휙 감싸버린다. 오호통제라 이거 놓치면 큰일인데 ----
형님이 달려와 대를 잡아주고 한 3~4분 풍덩거린 놈이 고개들어 날 쳐다본다.
위리(32cm) , 올해 우복지와 범벅지 워리 하고는 처음이라 뛰는 가슴을 진정시킬수 없다.
고요의 적막을 뚫고 나온 당신! 이 야심한 밤에 날 보러 왔단 말인가?
고마버라 , 탱큐다
워리와의 입을 맞추고 ----
(월드컵 4강 신화 전사들의 골 세레머니 보다 더 멋있는 키스 세레머니를 퍼붓다)
워리를 만난 그 후로는 꼼작을 않는다.
워리는 왔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워리들은 이제 갔습니다.
형님이 가자는 시간에 맞춰 아쉽게도 대를 접어야 했다.
월님은 형님의 아들래미(고놈도 우리 아들래미처럼 낙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부전자전인감) 보여 주라고 형님 드리고 ---
그래 체면은 구기지 않았다.
내가 자리한 주변 부산물을 치우고 깨끗한 마음으로 나오는 길이었지만
우째 씁씁하게만 느껴진다.(워리를 잡은 포인트를 다시 한번 둘러보며)
(제가 근무하는데도 동호회가 활성화 되어 있거든요, 저는 당연 "조우회"에 가입되어 있지요. 저희들도 월례회시 제일 큰 상이 환경보호상 이거든요, 깨끗한 환경을 잊어서는 안되죠)
"쓰레기는 가방속으로 추억은 가슴속으로"
휴가 가서 보니 이렇게 좋은 글이 걸려있데요
처음 올려보는 조행기이면서 너무 장황하게 정리도 안되는 글이었지만
끝까지 일어주신 월척의 모든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요
좋은 하루 되시길 바라며 ------------- 건겅하세요
다음에 또 찾아뵙겠습니다. 꾸벅
화봉지 워리의 첫키스
-
- Hit : 3450
- 본문+댓글추천 : 0
- 댓글 7
축하 합니다
그런데 우리 집 근처서 워리 너무 빼먹지 마시구려 ㅎㅎ
넘들은 워리도 참 잘 만나는구먼...
나는 문턱까지만 가고...그걸 넘지 못하는지......
뗏장수초님!
축하합니다!!!!!
글쓰신걸 읽다보면 월척한마리 그리 어려운거 아닌데 전 왜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어복이 없어서인가.. 아님 실력이 없는건지..
머리속에는 대물낚시에 대한 지식(?)들로 가득한데 물가에만 가면 꽝을 치고 돌아옵니다.
부러워서 하는 너스레구요~
다시한번 축하드리고 조행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일단 워리 축하드리고, 환경과 조우를 생각하는 님 마음 아름답기 그지없읍니다.
수고하셨고요.
계속해서 잼난 조행기 계속 올려주세요..
워 리
축하드립니다...............
매날 축하만하고... 이내머슴은 언제나 워리했다고 축하받아보노........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환경보호상이라...... 멋집니다^^
우리 월척에도 상하나 만들어 놔야 겠네요^^
아이고 우야마 워리를 낚노!
그리고 조행기 재밌게 잘읽었고요.
앞으로도 왕성한 활동 부탁합니다.
다음번엔 4짜의 꿈을 이루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