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정말 오랜만에 옛 놀던 놀이터가 생각나 가 보았습니다. 오랜만에 나서려니 짐챙기는 것도 다 잊어버려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오늘은 오직 떡치기로만... 2대~~ 용성 고갯길 넘어 가 보니 놀이터가 조용하였습니다. 혼자 2시간 동안 퐁당거려도 꿈적치 않습니다. 자꾸자꾸 잡념이 듭니다. 이곳 가 볼까? 저곳은?... 대를 접고 4-5년 전 추억의 옛터로 가 봅니다.
먼못........................멀리 있다고 먼못이겠지요??? 이제 근못(가까운 못)이 된 듯 길 가로 연신 차들이 왔다갔다 하네요. 물이 검은색이 나고, 청태도 끼고요. 큰 물고기는 추석전후로 한번 떠 올랐다고 하네요. 죽었습니다. 하지만 어두워지기 시작하여 그 자리에 눌러 앉아봅니다. 붕어는 물론 없었고요. 산기슭에 보이는 박씨 제실(사당)은 여태껏 먼못의 일생을 지켜본 증인이겠지만 ... 붉게 물든 노을 너머로 물새들만 서글피 웁니다. 먼못의 죽음을 애도라도 하듯이... 27년생인 먼못의 나이 이제 일흔이 훌쩍 넘었건만... 먼못을 죽음으로 이르게 한 것이 마치 제 자신인 듯 한 죄책감이 들게 합니다.
건강한 젊은 시절, 그리도 사이좋게 붙어지내던 물고기들도 다 떠나고, 이젠 빈 겁질뿐인 숨쉬지 않는 물속에서 무엇이라도 찾아내려든 듯 아직도 낚시를 드리우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아니 죽은 못을 깨워보려고 매질을 하는 것인지... 행복했던 그 시절, 그 즐거움이 무엇때문이었는지를 몰라도 좋았던 낭만의 시절은 가고, 못과 더불어 사는 물고기는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는데,,, 최신 장비로 무장한 전사들과의 싸움이 버거웠는지? 아니면 모든 것을 길이로만 재는 전사들의 강인한 정신력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인지... 사람이 많다면 조금의 즐거움을 찾아도 모자랄텐데, 더 큰 즐거움을 위한 개개인의 욕심들이 영원히 건강하리라 생각했던 먼못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 아닐런지 ....
초심으로 돌아가서 즐거움과 행복이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하고... 즐거움과 행복은 한편으론 노력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고... 아무쓸모 없는 죽은 노지를 뒤로 하였습니다. 탄생을 믿기에 부활을 믿습니다. 아니 믿어야만 하겠지요? 그리고 죽어야만 부활을 할 수 있습니다. 욕심과 경쟁이 사라져야만... 그리고 이를 부추기는 상혼이 없어져야만... 자연과 환경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알 그때에 !!!
먼못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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