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자유게시판

머 묵고 싶노?

절 닮아 가리는 것 없이 잘 먹는 딸아이인데 이국에서의 음식이 영 맞지를 않았다고 하더군요. ( 가시나, 그래놓고 살만 쪄서 오고는…) 제일 먼저 된장찌개가 그렇게 먹고 싶었다며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된장찌개를 먹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태어나서 제일 비싼 된장찌개를 먹었다며 투덜대더군요. 돌아온 첫째 날, 무엇을 제일 먼저 먹고 싶으냐고 했더니 막창이 먹고 싶다고 하더군요. 집에서 가까운 돈OO에서 막창과 삼겹살을 시켰습니다. 막창을 먹으면서 감탄사를 연이어 터뜨립니다. 딸아이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왠지 짠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리도 맛있게 먹는데 어찌 참았을꼬…') 둘째 날은 우리집 단골메뉴인 치킨을 시켰습니다. 비싸서 거의 시킨 적이 없는 OO치킨, 치킨 전쟁을 방지하기 위하여 두 마리를 과감히 쏘았습니다. 이름 있는 치킨은 비싼 만큼 바삭바삭하고 맛이 더 좋더군요. 배부르게 실컷 먹고 남긴 몇 조각 치킨, 쪼잔한 애비는 오랜만에 아들에게 힘주어 말했습니다. "내일 배고플 때 무라!" 셋째 날, 아내와 퇴근 시간 맞추어 동네 생선가게에 들렀습니다. 얼마 전 개업한, 생선을 구워서 파는 곳이었습니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큼직한 간고등어는 집에서 구워 먹던 생선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아이들은 오랜만에 밥 두 공기를 말끔히 비워 버리더군요. 넷째 날, 생각지도 않게 텃밭에서 가꾼 상추며 야채를 얻고는 문득 떠오른 생각, 한 번도 사용치 못한 숯불 화덕으로 숯불구이를 해먹기로 했습니다. 퇴근하는 길에 부랴부랴 재료준비를 하였습니다. 항정살과 삼겹살, 목살을 사고 집 마당에 후 숯불을 피웠습니다. 작은 낚시 의자를 펴고 야외에서 바비큐 파티를 하듯 한껏 기분을 냈지요. 고기 익는 냄새가 코끝과 혀끝을 간지를 때 뜬금없는 얘기를 했습니다. "아빠가 기도 한 번 할게." 식구들은 여태껏 그런 적 없는 저의 제안에 무척이나 의아했지요. 딸아이 무탈하게 돌아온 것과 식구들 도란도란 모여 맛난 음식 먹을 수 있음을 감사드렸습니다. 세월호는 많은 사람을 아리게 했지만, 가족의 소중함 또한 다시금 일깨워 주었습니다. 우리 식구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저녁이었습니다. 다섯째 날, 아내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딸아이가 매운탕을 먹고 싶다고 하더군요. 작년에 잡아 놓은(사실은 랩~씨께 얻은) 꺽지 매운탕을 끓이기로 하고 아내에게 꺽지를 냉동에서 풀고 민물새우와 무우로 국물을 먼저 만들라 하였습니다. 들쑥날쑥한 매운탕 실력이라 이번에는 감동적인 매운탕을 만들고자 인터넷에서 일식 주방장의 매운탕 맛있게 끓이는 조리 법을 숙지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하여 방아 잎 작은 것 다섯 장을 넣었는데 향이 너무 강하여 그만 옥에 티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정말 맛있다면서 잘도 먹어 주었습니다. ( 두 장만 넣었으면 환상적인 맛이었을 텐데…) 여섯째 날, 큰 집에 들렀다 집으로 가는 길에 남문시장에 들렀지요. 딸아이에게 전화하여 닭발 먹을래 물으니 아주 좋아하더군요. 삼천 원에 열세 개(한 개는 서비스), 싸고 아주 맛있는 매콤한 닭발입니다. 아이들은 후~아 후~아 하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일곱째 날, 딸아이는 또 치킨이 먹고 싶다며 자기가 쏘겠다고 합니다. 저는 일언지하에 잘랐지요. "가시나야, 그저께 묵고 또 물라꼬? 고마 됐따!" 여덟째 날, 퇴근하여 들어서는데 딸아이는 인사도 채 끝나기도 전에 "아빠, 돼지 껍데기 묵고 싶다." "그저께 식육점에 돼지껍데기 엄따 안 카드나. 다음에 묵자" 딸아이의 실망스러운 표정을 본 아내가 "내일은 회하고 회덮밥 먹자."고 달랩니다. 아홉째 날, 푸짐하게 주는 횟집에서 모듬회를 샀습니다. 그리고 돼지껍데기를 사러 식육점에 들렀지요. 그런데 고맙게도 다음에 고기 살 때 들르라며 돈을 받지 않더군요. 회를 먹으면서 연신 맛있다는 딸아이 "가시나야, 니는 맛없는 게 뭐 있노?" 라고 말은 했지만, 딸아이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흐뭇한 마음이었습니다. 아부지, 어머니께서 그러하셨듯이… 회를 먹고 남은 회로 회덮밥을 만듭니다. 밥을 넣고 참기름과 깨를 뿌린 다음, 상추와 깻잎을 썰어 넣은 다음, 회와 초장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상의 맛을 내는 사랑과 정이라는 특제 조미료를 듬뿍 담았습니다. ⌒ ⌒

캬 맛깔납니다. 글도 아버지와함께형님 마음도, 따님의 식욕도 ㅎㅎ

회를 날로 드셨다구요 ~~~~~ㅎㅎ
가시나가 몬 묵는 게 업심더.^^

맛난 음식과 춤을 췄심더.~~~~ㅎㅎ
멋진 함께님 이십니다.

저도 돈바지 막창, 교촌치킨 치맥 좋아합니다.

인연이 된다면 곡차 한잔 올리겠습니다.
선배님 음식가리지않고 뽀대나게 먹어치우는 따님

흐믓~하시겠습니더~^^
흐미 사랑이 넘치는 가정인가 봅니다
두고두고 행복하세요 ^-^
촌붕애님, 저와 가까운 동네에 계시는군요.

연이 닿으면 곡차 고맙게 마시겠습니다.
아부지선배님 화이팅 효녀딸 화이팅 ^^

정말 화목한 가정이십니다

앞으로 100년동안 변치않기를 기원드립니다

행복하소서~~~~~~~~~~~~~~~~~~~~~^^
뽀붕님, 방가방가^^ 요럴 때 므흣하다 캅니꺼?ㅋ


ponza님 고맙습니다. ponza님께서도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박사님, 앙~대요!^^


딸랑! 으른? 이런!
화목해 보입니다.

그런게 행복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님의 무사복귀 환영합니다.

근데,돈 깨지는소리가 이웃동네까지들리던데요.ㅋㅋ
소박사님 감솨! 앞으로 100년동안 맞지 않기를 기원드립니다.^^


효천님, 다른 집과 똑 같습니다. 찌찌고 뽁고 다툴 때는... ⌒ ⌒
아부지와함께님 살찌겠습니다 ㅎㅎ

읽다보니 어째 소주가 자꾸 땡기네요

장성한 아이들하고 나란히 앉아서 소주한잔하는 날이 전 기다려집니다 ㅎ
따님이 참 대견합니다

살 맛 나시겠심더 함께님~~~~~^^
그림자님, 애끼고 애끼면서 푸근하게 쏘았습니다.ㅋ

쓴 돈 맞추시면(오차 범위-만원) 한 잔 사지요.^^



소요님, 소주가 달달하게 느껴지더군요.

좋은 날만 항상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계절바람선배님,

선배님의 염려덕분에 딸아이 아무 일 없이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늘 고맙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박라울님, '토닥토닥'
크~~~~~!

아부지~~~~~~!




그래도 좋으시지요~?
안보여도 얼굴 가득 행복한 미소가 느껴집니다
선배님을 비롯한 모든 가족분들 항상 건강하시길~~~^^
좋은 아버지의 표상 이십니다

늘상 친근한글 착한따님과 아들

행복한가정이 부럽습니다
따님이 배가 고픈게 아니라
정이 고팠나 봅니다.

건강하게 잘 돌아 왔다니 다행입니다.

가족간의 정겨운 모습들이
눈 앞에 그려집니다.

내내 화목하고 건강 하소서.
크~~~! 로데오~~~!

항상 밝고 맑은 모습에 덩달아 미소 지어집니다.

형님의 건강과 로데오님 가정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산골붕어님, 지나친 과찬이십니다.

올해는 어떻게하든 시간내어 보겠습니다.



소풍님, ⌒ ⌒
작은녀석이 엊그제

피자를 사들고 갔더니 먹으면서 그러더군요

오랫만에 보는 맛 인데요?

지난 주에도 먹었잖아? 했더니 그러더군요.

지난 주엔 라지 사이즈고
오늘은 빅 사이즈라 맛이 다르다나요?

그래서 오랫만에 느끼는 맛 이라네요...

며칠새 한달치 식비 거덜나셨겠는데요??
어떤 따님은 돌아오고
어떤 딸은 멀리 간다고 하고... ㅡ,.ㅡ"
제시켜알바님, 아들내미가 영특하네요.^^

아홉 달 동안 쓰지 않은 거 풀고 있습니다.ㅎ



기다리는 피터님,

지나고 나니 금방이더이다.
따님이 잘 무 준께 울매나 행복함니꺼
뎐은 쫌 드가지만 까짓것 고건 암껏도 아임니뎌~~
뎐은 읍슴 빌리묜 되지만 무꼬시퍼도 못묵는건 우짜 할 수읍시유
야이 가시나야 밥 무꼬 학교가라
수업중에 배고푸모 우짤끼고
아~~~ 짜증나
무끼실타 안카나 진짜~~ 아빠실어!!
죄읍시 나뿐아빠 취급 바들때
무신 이런일이~~~
안 무꼬 다이어트는 안 조은김니드
딸아 살찌도 조으니 맘대로 무거다오~~~
아빠! 나한텐 아빠보다 더 소중한 내몸이거등~~
남생이님, 웃으면 안 되는데…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맛있게 잘 먹어주는 것도 효도인 것을 자식넘들 키워보니 알겠습디더…

아마 따님도 시집가서 애 낳고 키워보면 남생이님의 마음을 알리라 생각합니다.



2025 Mobile Wolchu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