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의 추억 12
한동안 소강상태가 된다
두개의 낚시대에 채비를 마친 아버지는
수심을 채크하고 그릇을 하나더꺼내 다시 떡밥을 준비한다
미리 숙성을시킨 떡밥에서는 고소한 깻묵이 그리고 지금 준비되는 떡밥은 달콤한향이...
순식간에 교각안은 달콤한 비빔밥이라도 차려지듯 나의입에 침이고이게한다
4개의 낚시대
그리고 4개의 낚시찌
3명의 조사
기다림....
아름다운 솟아오름을 위해
어제부터 두근거리는 기대를 안고
물가에앉아
3조사는 하나같은 모습이다
뛰는 심장소리
물밑에 전해질까하여
옴짝하지않는 찌와함께
일심동체가 된다
자연과 하나가된다
푸석한 떡밥그릇을 들고 일어서는 아버지
"지렁이는 빼고 이걸로 갈아라"
삼등분으로 나누어 영례와 내게 건낸 떡밥
어두운 나무색에 가까운 떡밥덩어리에는
깻묵찌꺼기와 옥수수가루 같은 것이 밖혀있다
큰 주먹밥을 손에든 영례가 눈을 감고 한입배는 시늉을 한다
동내 똥개들에게 던져주면 덥섞 물정도의 고소한 향이 파고든다
"이거는 물에 넣으모 좀있다가 바늘에서 떨어진다이"
집어에 대해 설명하시는 아버지
명절이면 오시는 삼촌을따라 접했던 떡밥낚시
에대해 설명하신다
밑밥을뿌려 고기를 꼬득인다
바닦에 쌓인 밑밥을 먹으러 모인 고기위에 먹이용 떡밥을 달아 내리면 쉽게 고기를 취하는 낚시가 떡밥낚시..... 라고
삼촌이 알려주셨다
그래서 밑밥은 잘풀리게푸섞하게 달고
먹이는 찰지게 바늘크기로 달아 낚는다고했다
"아제~ 고마 이걸로 낚시하모 안됩니꺼?"
내가 삼촌에게 했던 똑같은 질문이다
"해도된다~ 그란데 빨리 풀리가꼬 금방 바늘 삐~안남는데 니가 고기라카모 밥도 안달린 빈바늘 물근나 ?"
삼촌에게물었던 똑같은 의문과 삼촌이 답한 똑같은 답변이다
수시로 밑밥을 달아던지고 어느정도 집어가됬다 싶으면 먹이용밥달고
다시 집어시키고 먹이용 달고를 반복하는 떡밥낚시
"니는 이거 해봤나?"
아버지의 설명끝으로 새로 접하는 떡밥낚시에 대해 못미더운 표정으로 내게 묻는다
낚시라 해봤자 작은 못에서 지렁이달고던지는정도
또는 바닦이 훤이 보이는 웅덩이에서 밥풀달아 바보 버들치나 피래미따위를 잡는 우리였다
쉽게말하면 기다리는 낚시라기보다 미끼를 물고 늘어지는걸보는 눈이 즐거운 낚시를 즐기는 우리였다
"머~지렁이보다 잘물기는 하더라~"
물론 내가아닌 삼촌이 낚아냈지만
"근데~ 이따아이가~ 이거는 찌가 안올라오고 까딱까딱 내리가모 채야된다"
그래도 한번 접해본 떡밥낚시라 삼촌의 가르침을 내것인냥 잘난척을 하는 나다
떡밥을 건내주고 자리로 돌아가시던 아버지의 발걸음이 뭠췄다
"떡밥 달지말고 대 걷어바라~ 찌 다시마차야된다~"
피래미를 잡기위해 봉돌을 작게쓰던 낚시와 작은 소류지의 무거운 봉돌낚시
내림과 올림의 개념도 없는 ...
그저 대를 드리우고 그날 선택받은 찌에의해 낚시를 즐기는 우리에겐 쭈그려앉아 봉돌을 다듬는 아버지의 행동이 어색하기만하다
조금전 커다란 배스도 걸었던 아버지가 아닌가?
분명 이번에도 새로운 걸 보게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깍고 던지고 다시깍고 던지기를 수차례
서산의 꼭데기로 기어가는 태양처럼 지루한 시간이 이어진다
한마디로
떡밥낚시는
......
...
귀챦다
아버지의 찌맞춤
그사이 고개를 둘러 주위를 살펴본다
거북이와 배스 그리고 간간히 걸어올리는 건너편 노조사에게 빼앗겼던 산만함을 찾았다
저수지 안쪽으로이어지는 바큇자국을 따라 한발짝 한발짝 천천히 발걸음을 뗀다
교각밖으로 벗어나 타가운 태양이 팔을 익혀오고 멀리 보이는 수장된 마을의 흔적들 사이로 여러채의 탠트들이 이글거리고있다
영례와 함께가볼까??
고개를돌려 영례를 부르려 입늘 열었다 닫았다
아버지 의 커다란 등짝에 절반이 가려져 웃고있는영례
동그란 눈으로 아버지의 찌맞춤에 넋이나간 모습이
누가봐도 부모자식간이다
다시 물가를 따라 낚시꾼들의 탠트로 발걸음을 옮긴다
푸석하게 올라오는 발밑 흙의 부서짐
오른쪽운동화는 조금전 배스와의싸움에서 얻은 영광의 상처인양 흙을 잔뜩 물고있다
신발을신은체 물에 행궈내고는 그대로 퍼져 앉는다
달구어진 흙의 열기가 엉덩이와 사타구니를 익힐기세다
발가락을 꼼지락 거릴때마다 운동화 숨구멍위로 흙가루가섞인 물기가 품어지고
나도모르게 한숨이 나온다
찝찝한 운동화를 벗어 물가에 놓았다
한결 개운한 느낌
시퍼런 물빛이 그렇게 무서워 보였지만 지금은 무섭다는 생각보다는
.......
무섭다는 생각 보다는....
난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걸까?
나는 여기에 왜 있는걸까?
.....
아버지와 영례와
낚시를 하러왔었지......
아.... 그런데 날씨는 왜이리 더운거야....
귀옆을 타고내리는 땀이 목을 가지럽히며 옷안으로 떨어진다
바람이라도 불준다면 좋으련만
구름 한점 없는 맑은 하늘은 끝을알수없이 깊고
초점을 맞추려 이리저리 굴리는 눈동자가 멈춘곳은 저수지 입구너머에 걸린 한무리의 양떼 구름
수면을 타고 살랑살랑 바람이 일어온다
입술위 솜털을 간지럽히며 다가오는 산들바람
이제 돌아갈까?
발바닥에 묻었던 흙이 말라 떨어질정도의 시간이 지났나보다
아...
몸을일으켜 일어서려는 순간
앞이 캄캄하다
화선지에 먹물이 퍼져가듯 내시야를 잠재운다
...
현기증.
일어서지도 못하고 앉으면 그대로 쓰러질것만같은 ..
캄캄한 밤바다에서 풍랑이라도 만난것 같은 울렁임이다
"괜챦니?"
"왜 그래?"
또랑또랑한 서울말
정신을 가다듬고 등뒤로 들리는 여성의 목소리로 고개를 돌렸다
이녀석은 6일날 첫 내림으로 잡은 붕어입니다
아직 스킬부족으로 무미늘로 올리다 떨군 한마리와
얼굴도 못보고 목줄을 터뜨린 녀석 총 3번의 손맛을 봤어요
올림대로 내림 해도 되더군요
ㅎㅎ
아버지와의 추억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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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서 느끼는 감칠맛이라고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