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중에 진짜붕어님과 생선가게야옹님께서 쓰신 글을 읽다가 예전 일이 생각나 적어봅니다ㅎㅎ
길게 썻습니다. 편안히 읽어 보세요.
때는 1993년 쯤.
각 대형댐에는 향어 가두리 양식장이 성행했으며 그로 인해 댐낚시가 붐을 일으키고
서울 경기 근교에는 향어 유료 낚시터가 현재 대물낚시 처럼 성행했었습니다.
장거리 출조가 여의치 않은 여느 꾼들처럼 손맛이나 본다고 들려본 일산 백용낚시터.
이곳 만큼은 작은 유료터여도 분위기가 좋아 간혹 들리던 곳이였다.
중앙에 섬이 있었고 그 섬에는 하얀토끼,누런토끼,까만토끼, 얼룩토끼가 뛰어 놀고있었으며
토끼 이외에도 토종 닭들이 새벽이면 꼬끼요~ 하고 시골 운치를 더해주었고
낮에는 깡총깡총 토끼들이 뛰어놀며 눈을 즐겁게 해주었던 그 곳...
토끼는 번식력이 좋아서 1년이 채 안되도 아기토끼,아빠토끼,할아버지토끼(3대)가 뛰어 놉니다.
차를 주차하고 관리실을 지나 항상 낚시하던 자리로 걸어 갑니다.
어떤 5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분이 내가 즐겨하던 옆자리에서 낚시를 하고 계셨고
내가 즐겨하는 자리와 저분 자리만이 이근방 유일한 포인트입니다.
나는 그냥 앉아도 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저기 여기 좀 앉아서 하겠습니다"하고 정중히 양해를 구했다. (메너 빼면 시체ㅋㅋ)
(4.5칸 5칸대도 소리 안나게 잘 던지는 나인지라..누구한테 피해를 입히는 수준은 아니다.
더더욱 여긴 4칸대면 충분한 포인트가 아닌가..)
그분께서 말씀하신다.
"어..거기 일행자린데"
"그 옆으로 가" 이러신다. 말이 좀 짧다??ㅋㅋ
그 당시엔 제 나이 20대 중반이고 저분은 50대 중,후반이니 아버지 뻘이였죠ㅎㅎ
아랫글 생선가게야옹님 자리엔 받침대라도 꼽아놨지만 여긴 깨끗하게 빈자리인데...
속으로 머 이런 사람이 다있나 싶지만 그냥 한칸 더 옆으로 이동후 낚시대를 폈다.
포인트를 벗어났지만 잘 아는 곳이고 그사람 보다 잘 잡을 자신이 있었기에.. 패스~
이곳은 그 무렵 해가 넘어가야 입질이 활발했다.
근데 이게 무슨 소린가..^^;;;
휘이잉~휘이잉~
슈욱~
푸덩!~
조금전 그 분이 5칸대에 밤톨만한 어분 두개를 달아 휘이잉 휘이잉 두바퀴,세바퀴를 돌려서 물속에 첨벙 첨벙 쳐 박아뿐다.ㅋㅋㅋㅋㅋ
돌려치기가 안되면 반바퀴만 적은 소리로 스무스하게 던져야지...참으로 요란하게도 던진다ㅋㅋ
5칸대를 처음 써보는게 분명하다. 간혹 남들이 장대 돌려 던지는걸 본 모양이다.
좌측 우측 아무대나 첨벙첨벙 떨어지고 간혹 투칸 건너있는 내자리쪽에도 떨어진다
난 속으로 "아~~ 이거 엄한 자리에 밑밥 헛채기 해놨눼;;"ㅎㅎ
그때 어떤분이 걸어들어와 나와 그분 중간 자리에 (내가 앉으려 햇던 자리)낚시가방을 내려 놓고 가방 지퍼를 내린다.
일행인가 보군.
그때..
첨벙 아저씨가 말한다.
"아 거기 자리있어요"
가방 내려논 사람 왈
"아니 암것도 없는데 믄 일행이에요"
첨벙아저씨: "금방와요" 하면서 짜증을 부린다.
어쩌구 저쩌구 실갱이 하다가 새로온분이 "그럼 그 옆자리로 갑니다"라고 말했다
첨벙아저씨: "거기도 자리있어"
거의 막무가네 반말 수준이다 ㅋㅋ
새로온분 어이없다는듯 나처럼 그 옆에 옆 자리로 가서 낚시대를 편다.
첨벙아저씨도 자기 좌우 자리에 또 누가 올까바 받침대 한개씩을 꼽아 놓고
다시금 나와 새로온분 머리위로 두바퀴 휭휭~ 어분을 날리며 첨벙 대기 시작한다.
던지기만 하는게 아니다.
나와 새로온분은 입질이 없지만 첨벙아저씨는 정 포인트인지라 계속대는 입질에 소란스러운 챔질까지 해댄다
근데 입질 타이밍을 못잡아 계속 헛빵이다ㅋㅋ
새로온분이 힐끔힐끔 쳐다보면서 어이없는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지만 꾹 참는 모습이 역역하다.
난 속으로 "좀 싸워주지 그냥 있냐"
성질 같아선 확 박아불고 싶지만...새파란 늠이 대들수도 없고 ㅋㅋ
그렇게 짜증나는 시간이 흐르면서 어두워지고 케미컬 라이트를 꼽아 던지자 내 찌에 어신이 붙기 시작했고
낚아내기 시작했다. 새로온분도 잡아낸다.
그런데 첨벙 아저씨는 아직도 첨벙 첨벙 거리며 입질은 계속 오는데 헛빵만 치고 낚시대는 5칸대 기준으로 4대나 펴서
좌로 첨벙~ 우로 첨벙~ 잘못던지는게 10번에 10번이다ㅎㅎㅎㅎㅎ
새로온분과 나는 정확한 집어로 계속 낚아내고 있자
첨벙아저씨가 이젠 좌우 내찌와 새로온분 찌 옆으로 첨벙 떨어져도 고의적으로 그냥 나둔다
찌 한뼘 옆에 떨구고 말이다
요즘엔 상상 못할 일이지만 과거 향어낚시는 떼로 무리 지어다니는 향어습성과
집어가 되면 한자리에서만 나오는 향어 습성때문에 간혹 유료터에서 격었던 일이다.
새로오신분 한 말씀 하신다.
"저기요"
"아니 낚시를 잘 못 던지시면 잛은걸 쓰시지 이리저리 양어장 밥주러 온것도 아니고 남의 찌 옆에다 던져 놓고 머하시는겁니까"
그러게 내가 할 소리다. 짜증 만땅이다.
첨벙 아저씨는 대꾸도 않고 무시한채 걍 찌 쳐다본다.
근데 찌가... 한마디 수우욱 올라와 멈췄있다. 입질이다~! 채야 되는데 안체고있네? 다시 재차 찌가 솟구친다.
근데 첨벙아저씨 멍때리고 있다 ㅎㅎ
아저씨 입질 하는데 머합니까 라고 착한 킬러가 얘기했다
그제서야 할레벌떡 챔질~!
헛빵~!ㅋㅋ
다시 던진다.
우측 내 쪽으로 던졌던 낚시대인데 좌측 새로온님 찌 쪽으로 날아간다~ 휘이잉~
첨벙~
어 근데..좌측님 찌보다도 더 좌측으로 떨어졌다ㅋㅋㅋㅋ
근데 걷지는 않고 이상한 행동을 한다.
좌측대를 들어서 우측 받침대에 올려 놓고 잘못던진 낚시대를 좌측에 올려 놓는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좌측 아저씨 일어선다
"거기 일행 안오죠?"
첨벙아저씨 하는 말... 올지 안올지 모른단다. 그것도 거의 반말 수준이다
내가 보기엔 나이가 거의 비슷해 보이는데..
완존 사기당한거다. 참으로 희안한 사람을 오늘 구경하게 되서 나로서는 희안할 따름이다.
이때...
새로온분: "이쪽으로 던진 찌 안 걷을꺼에요?"
첨벙아저씨: 생까고 딴짓한다.
분위기가 갑자기 쏴해진다ㅎㅎㅎ
새로온분 : "이런 X XX가 뒤질려고..야 빨리 이찌 안걷어??????"
첨벙아저씨: "안걸리는데 왜"
걷을땐 안걸려도 새로온분 던지면 백발백중 걸리는데 되려 큰 소리 친다ㅋㅋㅋ
새로온분: 갑자기 일어서서 첨벙아저씨 쪽으로 뛰어간다
뛰어가면서 붕 하늘로 뜬다. 마치 무협영화처럼ㅋㅋ
그대로 날라차기로 떡밥 쪼물딱거리던 첨벙아저씨 등 장댕이를 걷어 차뿐다.
헉~!
첨벙아저씨 쓰러지면서 자연스럽게 물속으로 빠지고 헤우적거린다ㅋㅋ
올라 오려고 하면 새로온분이 발로 대글빡을 걷어 차뿔고..
성에 안차는지 빈자리에 꼽아 놓았던 받침대도 뽑아 뿌샤버린다.
"너 올라와바" XX쉑이~! XX넘이 좋은말로 할때 들어야지 낚시를 X구멍으로 배웠나..XX쉑이
한동안 그렇게 올라오지도 못하고 첨벙아저씨는 대글빡만 얻어 맞고 물속에서 헤부적거리기만 한다.
누가 관리실에 얘기했는지 저쪽에서 여러명이 뛰어온다.
낚시터 사장님도 보인다.
낚시터 사장님이 오시자 마자 말씀하신다.
사장님왈: "아니 사장님은 왜 오기만 하면 옆사람들하고 싸워요?"
"이럴꺼면 오지마세요"
"여기가 같이 낚시하는곳이지 혼자 낚시하는곳입니까?"
어떻게 된건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말씀하시는걸로 보아 자주 이런일을 자초했던거 같다.ㅎㅎㅎ
끝~!
예전일이지만 그때 기억이 나서 너스레좀 떨었네요
그 첨벙아저씨 아직 살아계신지..무엇을 하고 계신지 궁금하네요ㅎㅎㅎ
지금은 방송이나 인터넷이 발달되서 자연스럽게 메너들을 습득하고 정도 낚시를 하지만
예전에는 진짜 무례한 사람들 참 많았습니다.
낚시하는데 와서 옆에서 투망 던지는 사람,
동네사람들 죄다 몰려와 낚시하는데 대형 끌그물로 저수지 죄다 끌어서 흑탕물 만들고
건너편 릴 낚시 하시는분이 내 찌에다가 폭탄 투여하고.
특히 향어낚시는 특성상 포인트싸움도 치열햇고 한사람 잡기 시작하면 저 멀리서 낚대 한대씩 들고 죄다 입질하는 찌옆으로 던지고..
물론 그 때도 메너 하시는분들이 더 많았지만 말이죠.
진짜붕어님,생선가게야옹님도 너그럽게 이해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긴 글 읽어 주시느라 수고들 하셨습니다^^
모두 행복한 하루, 보람된 하루 보내세요~!
재미있게 읽으신 분들만 추천한방 꾹~!해주는 센스~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11-01-11 15:46:01 전통바닥낚시에서 이동 되었습니다]
진짜붕어님,야옹님 이런일도 있어요.(1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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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레 예전일이 생각나기고 하고 암튼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ㅎㅎㅎㅎ
씁쓸하면서도..
내용이 참 재미?있네요
예전 유료터 다니던 생각이 나네요
잘보고 갑니다 ^^
저도 직접 경험하진 못했지만 많이 봤습니다... 꼭 한분씩 있어요 저수지에 ㅎㅎ
허우적 대구빡 퍽~
정의는 승리해야 합니다. ㅎㅎㅎ
글 재미나게 잘 읽고 갑니다~~~^^
충주호범람했을때 향어가두리 터져서 살림망부족해서 비료포대 주워서 잡았던 그시절...
이젠 영영 그런시절이 오지않을듯 싶읍니다..
결국 매너 있는분에게 당한꼴이 되었네요.
한번쯤 누군가에 의해서 해결 될 일을 해주신분에게 박수쳐주고 싶네요.
요즈음도 정신없는 사람들이 넘 많습니다.
해결사들이 절실히 요구 되는군요.^^
2011년에는 매너 없는 그런분들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새해에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나이 많다고 어른아니지요.
어른다운 행동을 해야 어른대접을 해주죠.ㅋㅋㅋㅋ
사람다운 행동을 해야 사람대접 해주고요.
첨벙아자씨 아직도 저러시는지 궁금하네요^^
나도 물에안빠지려면 매너 지켜야겠군요~
10바퀴 굴려서 던집답니다
포인트 상관없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유료터 다니다보면 A급 잡조사님들 많죠...
몇번 와서 아는사람있다고 강아지도 자기집 근처에선 멍멍~~~여기나 저기나 사람 사는곳은 비슷하지 않나요^^!~
거기에다 잘난칙만이라도 안하면 그래도 봐줄만은해요ㅎㅎㅎ
장문 쓰시느라 고생하셨어요..즐거웠습니다
강추네요
^^*
재미있게 쓰신 글, 잘 읽고 갑니다.
새록새록 향어 잡으러 다니던 추억들이 생각나네요 ㅎ
아주 비오는날 먼지나게 맞아야 하는디..그런 혼자만 아는넘은...
글 잘 읽었습니다. ㅎㅎ
재미있게 읽고갑니다.^^
저도 백용 낚시터 몇년전에 가본 기억이 있네요.
한4~5년전쯤??
그렇게되면 마눌이 다시는 낚시를 못가게 할테니....
재밋게 읽고 갑니다. 정말 비매너들 많아요...특히나..릴 던지는 사람....나이가 50~60되어 보이니뭐라하지도
못하고...메기 잡는다고 낚시 하고 있는 내 찌 옆에다 던지고선 "낚시 하는데 모하세요" 하니깐 "아 못봤어..."
이리저리 던지면서 나랑 눈도 마주쳐놓고선 못봤다고....에혀....
망할.....ㅠㅠ 눈이 동태인가...떱...
또 혼자 반대편에서 부채꼴로 12대 펴고선 자기 자리라고...반대편까지 거리 50m 밖에 안되는데...내찌 앞에 첨벙...떱
윗분 말씀 처럼 여기 내자리여....;;; 부채꼴로 양쪽 거의 100m 를 자기 자리라고...떱...
제발 새해에는 철들좀 들어으면...안그럼 날라차기 하신 분을 섭외좀 해야겠다는....^---^;
월척 횐님중에는 이런분 없겠죠....
오래된 예기지만 생동감있는 표현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옛날에는 흔히 있었던 낚시터 실랑이 입니다.
저도 오래전에 저수지에서 서로 싸우다가
결국은 둘다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을 저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이 건져주었는데,
물가에 내어 놓으니 이제 살았다는 듯 서로 화해하더군요.
자주 글 올려 주시옵소서~!!!!
재미난 댓글주신분들 덕분에 저 또한 한참 웃었습니다ㅎㅎㅎ
재미난 추억꺼리 있으면 또 올려 보겠습니다.
보기 좋네요.
실제 낚시터에서 위에 글과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정말로 칼부림 나서 죽은 사람도 있더군요...
아이고 무서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