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수원으로 발령을 받아 내려 온 것이 1995년입니다.
이곳에 내려 오기전에는 주로 의왕시에 소재한 왕송 저수지에서 낚시를 했습니다.
청량리에서 지하철을 타고 의왕역에 내리면 그당시 저수지까지 택시비가 3천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냥 돈을 아끼려고 저수지까지 걸어 다녔습니다..
그러다 의왕저수지가 낚시가 금지가 되면서 지금은 호수공원이 되어 버린 신대지에서 낚시를 했습니다.
그당시만해도 신대지 길이 비포장 도로여서 택시가 잘 들어가지 않았고 지금처럼 메타로 가는 것이 아니라 부르는대로 갔던 시절입니다.
당시 월급을 타면 부모님께 용돈을 타 쓰던 시절이었기에 택시를 타고 낚시를 가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태평양화학 입구에 내려서 걸어 들어갔습니다.
큰 도로 입구에서 저수지 입구까지의 거리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십리는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때는 아직 총각이었고 건강했기 때문에 그리고, 지금처럼 낚시 짐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그정도 거리는 걸어서 들어가는 것은 힘들게 느끼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들어갈 때는 낚시한다는 생각에 힘든 것도 잊은체 설레는 마음으로 갔지만 밤을 꼬박 세우고 낚시하러 들어갔던 길을 다시금 걸어 나올때는 정말이지 많이 피곤하고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코피를 흘리며 걸어 나갔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낚시하러 들어갈 때는 그 거리가 멀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낚시를 마치고 나갈 때는 왜이리도 멀게만 느껴지는지 그냥 가던 길에 털석 주저 앉고 싶을 정도로 아주 아주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지금은 배가 고프면 저수지에서 배달도 가능하지만 그 때는 밥값 아끼려고 다음날 아침과 점심도 굶은채로 낚시를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같아서는 그당시처럼 하라고 하면 절대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직장 생활은 했지만 용돈을 한달동안 잘 나누어서 써야 했기에 지금처럼 여유있고 넉넉하게 낚시를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하는 것이 너무나도 힘들어서 어떤 경우에는 동료가 타고 다니던 자전거를 빌려타고 우만동에서 저수지까지 가본적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직장 동료가 공휴일 전날 퇴근할 때 태워다 달라고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결혼을 하고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지면서 택시를 타고 그 저수지로 낚시를 갈 수 있었습니다.
도대체 낚시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 힘든 여정도 마다한체 낚시를 즐기려고 하는 것인지?
한손에 붕대를 감고서도 낚시가 가고 싶어서 낚시를 떠난 기억도, 수원으로 가는 막차를 놓쳐가면서까지 입질한번 더 보겠다고 다음날 새벽까지 저수지에서 밤을 세워 본 기억도,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기만한데 잉어에게 빼앗긴 낚시대를 붙들고자 무조건 저수지에 들어갔다가 물이 너무 깊은 나머지 나 살려라 하고서 다시금 밖으로 간신히 기어 나온 기억도, 5월 5일 낮낚시를 갔다가 아는 사람들이 낚시터에 온다고해서 다음날 출근하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추위에 떨며 하루 더 밤낚시를 했던 기억도 지금 생각해보면 낚시라는 취미가 아니면 생각할 수 없는 그런 추억이 아닐까 싶습니다.
낚시에 대해서(233번째) - 낚시와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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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다 낚금 ㅠ ㅠ
대단하십니다...확실히 저보다 더 골수조사로 인정합니다...꾸벅^^
당시 원천유원지라고 불리웠던 곳 아닌지요?
저도 그당시에 수원에 살고 있어서 자주 갔던 곳입니다^^
참 오랜만에 추억이 살아나네요
태평양화학에서 걸어들어가면 정말 멀고 멀었던 기억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