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비시즌을 맞아 낚시대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별로 사용하지도 않으면서 가지고 있는 낚시대가 너무 많아 지인들에게 나눠주고
이곳 중고장터에 내놓기도 하고 하면서 무료한 비시즌을 견디고 있네요...
낚시가방을 정리 하다보니 반도 PG대 세대가 보이더라구요...
몇년전 중고장터에서 옛추억을 떠올리며 구매해 두었던건데 사용은 한번도 하지 않고 가방속에 쳐박아 두고 있었거든요...
다시 이 낚시대를 보니 사십년도 넘은 아련한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낚시대를 처음 본건 - 사실 엄밀히 말하면 이게 아닙니다. 반도가 기술제휴하기전의 다이와 PG였으니 - 벌써 40년도 넘은 중학교1학년때네요...
우연히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가 낚시얘기가 나와서 뭉치기로 하고 공릉낚시터에 모였는데
한친구가 가져온 낚시대가 일산 다이와 PG 2.5칸 이었습니다.
그당시 저는 아버지가 물려주신 대나무 낚시대와 받침대에 천으로된 피난민 보따리같은 둘둘 마는 가방을 가지고 다녔는데
와인색의 안테나 뽑기식 일본제품을 처음 보니 눈이 휘둥그래 지더라고요...
헌데 낚시가 끝나고 이친구가 아버지 몰래 가져온거라 들키면 안되니 나중에 갖다놓게 저보고 며칠 보관을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자다가도 일어나서 낚시대를 폈다 접었다를 며칠동안 수십번을 했네요...
부러운 정도가 아니고 도저히 갖지못할 물건을 대하는 경외감 같은게 생기더라구요...
정말 돌려주기 싫다는 생각을 수없이 했습니다. ㅎㅎㅎ
몇년이 지나 남대문 낚시점에 오랜만에 들렀는데 - 그당시에는 남대문에 낚시 도매점들이 많이 모여있었습니다.
그때 다이아와 기술제휴를 해서 반도가 만든 반도 PG대를 보았습니다.
오리지널 일제보다 약간 더 짙은색인것만 제외하면 정말 똑같이 생긴 추억의 낚시대였습니다.
사실 대학생이 그런 좋은대를 살 능력은 안되고 언감생심 침만 흘릴수 밖에요...
근데 궁하면 통한다는 말이 맞더라고요...
그생각이 떠나지 않아 무리해서 1.5칸 한대를 먼저사고 이어 2칸대, 2.5칸대를 한대씩 추가하게 되었지요...
그당시만 해도 3칸대는 긴대여서 잘 쓰지 않던 시절이었는데 얼마를 재고 또 재다가 3칸대도 추가하고
나중에는 3.5칸까지도... ㅎㅎㅎ
그당시는 지금처럼 다대편성을 할때도 아니고 보통 한두대... 많아야 세대를 펴는게 고작인 시절이었는데...
(사실 차가 없어 시외버스타고 통금있는 밤낚시를 하던 시절이라 여러대를 들고 다닐수도 없긴 했습니다.)
정말 대만 펴놔도 배부르다는걸 처음 알았습니다. 그 멋진 광경과 그 가슴 콩닥거리던 느낌이 생생한데...
이젠 아무리 좋은 대를 펴도 그때의 그 설레임과 흥분을 느낄수 없는 반백을 넘었으니 ㅠㅠㅠ
오랜만에 다시본 반도 PG대를 보면서 즐거운 시절들을 반추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네요...
낚시대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경제적인 능력도 커져서 갖고싶은 낚시대는 다 살수 있는 처지가 되었는데
없어서 아쉽던 그시절의 가슴 콩닥거림은 사라지고 만것이 못내 아쉽네요...
비싼낚시대 다대편성에 오만가지 편리한 장비들을 다 동원해도
그당시 조과와는 비교할수 없는 빈작을 면치 못하니
안타까운 일이네요...
추억으로의 여행 - 반도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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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붕어만님의 글을 읽노라면 그속에서 많은 추억과 낚시에 대한 애뜻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한때 글라스로드대를 처분하지 못하고 추억에 묻혀 가지고 있었었는데 특히, 로얄골드대 한번 써보고 싶어서 안달이 났었던 경우 오래전 일이 생각납니다.
지금은 추억속에 묻혀 버렸지만 글라스로드대 쓰던 시절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시즌이 돌아오면 손맛 징하게 보시기를 바랍니다.
어느날 물가에서 길고 날렵한(그당시에는..)
낚시대를 처음 보게 됩니다. 와~!! 저런 낚시대도 있네..!
나중 알고보니 그라스대 였습니다.
생일 선물로 반도PG 25대를 받은 기억이 납니다.^^
낚시대 한대 한대 사는게 큰 살림 이루듯한때가 있었는데
좋은 낚시대와 좋은 장비가 넘쳐나는 요즘에도 오히려
그때가 그리울때가 있습니다
덕분에 저도 추억에 젖어 봅니다^^
대나무낚시대,그라스대 버리지 못하고 아직도 소장하고 있는 일인입니다^+^
90년도 까지만 해도 일부 소수의 매니아들에게 각광받던 PG대 였습니다.
시대적으로 카본대가 보급되던 시기인데 대체로 일반 글라스화이바 로드 보다는
묘하게도 투명이라 속이 약간 비치며 붉은색상이 선홍빛처럼 투명하게 보인 기억이 나네요
일반글라스대와는 같은 유리섬유 제품이라도 소재가 조금 다른 포리에스탈 글라스화이바로 약간
달라서 투명하게 보인 것입니다.
잠시 바낙스 전신인 반도에서 나오다가 인기가 없자 얼마후 사라진 낚싯대인데 일부 꾼들에게는 손맛이
좋다는 좋은평이 있었습니다.
가히 그 휨새는 초릿대와 손잡이부분을 원을 그려도 안부러질 정도로 부드럽고 컸던 지금도 기억이 선명하게 나나요.
잊었던 추억을 하나 떠올리게 해주시네요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