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지'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벌렁 거리는게 대물꾼의 마음입니다.
대구 경남북 지역에는 소류지가 지천으로 널려 있습니다.
어떤 처녀지를 선택하여서 어떤 방식으로 야물게 묶어진 옷고름을 풀어볼 것인가에 대해
의성군 안계면 현지(현못)를 통한 저의 경험을 안내 드립니다.
같은 저수지 같은 포인트에 시기를 달리 해서 여러차례 앉아 보게 되면
여러가지 사실에 대한 데이터를 얻게 되는데 저는 현지를 공략 하면서
달빛에 대해서 많은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말꾼이 월 4회의 주말을 다 출조 한다면 그중 2번은
달빛 이라는 악재를 만나게 됩니다.
누구나 달빛을 조과를 떨어 뜨리는 대표적인 악재로 생각을 하면서도
정작 달빛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얻으려는 노력은 덜 하는것 같습니다.
(달빛 피하기)
현지에서 가을시즌동안 보름달은 A지점에서 떠올라서 '뗏장'표기 쪽으로
넘어 갔습니다.
보름달이 새벽 1시30분쯤에 넘어 갔으니 달이 생기기 시작해서 보름까지와
보름을 지나고 2-3일까지는 기대치가 높은 새벽시간에는 달빛없는
상황을 맞을수 있었습니다.
보름이 지나고 하현으로 갈수록 달의 행로가 조금씩 변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는데 하현으로 갈수록 달은 '물버들'표기 쪽에서 떠올라서
D보다 더 아랫쪽으로 넘어가면서 하현은 달이 늦게 뜨는 대신
산을 넘지 않고 둑쪽으로 가면서 날이 샐 때까지 달빛이 사라지지
않게 됩니다.
달이 넘어가는 시간을 안다는 것은 대물낚시에서 큰 여유가 되었는데
달이 넘어갈때까지 편한 마음으로 수면을 취할수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내일 출근을 해야하는 평일에 집에서 밤 11시쯤에 출발 해서
12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현지에 도착해서 둑 밑에 차를 세우고
이미 알고 있는 길이의 대만을 들고 포인트로 들어가서 환하게
밝은 달빛을 의지해서 대편성을 하고나면 이내 달이 넘어 갑니다.
이때부터 사위가 뿌옇게 밝아질 무렵까지 쪼으고는 부리나케 철수해서
출근을 하기도 했습니다.
달빛을 극복 하고서 여유로운 낚시를 가을시즌 내내 즐기다가 이듬해
봄을 맞았습니다.
예의 달빛 읽기를 시작 했는데 오차가 생겼습니다.
보름달이 A지점에서 '뗏장'표기쪽으로 넘어가지를 않고 가을의 하현처럼
'물버들' 표기쪽에서 떠올라서 D보다 아랫쪽으로 넘어갔습니다.
보름달이면 이미 피할길이 없게 되어 버렸지요.
(달빛 완벽한 극복을 하다)
달을 피하기 위해서
'수심이 깊은 포인트를 공략한다.'
'물빛이 흐린 때에 공략한다.'
이정도의 방법은 연구가 되어 있었던 때였는데
'달의 행로를 파악하여 달이 넘어가는 시간대에 공략한다.'
는 이론을 만들었지만 완벽하진 않았습니다.
달이 넘어가기까지의 시간을 살리지 못함이 큰 손해였고
게다가 하현때는 초저녁 짧은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입질학률이 아주 높은 어느날 보름달 이지만 출조를 했습니다.
달이 넘어갈때까지 집중을 하지않고 있었는데 달빛이 손톱을 깎아도
될만큼 밝은 상황에서 입질을 받았습니다.
그것도 몸통까지 밀어 올리는 시원한 입질을 받았습니다.
달빛을 극복하는 가장 완벽한 답을 찾았습니다.
'시기를 찾아서 출조를 하게 되면 달빛은 거의 상관이 없다.'
이때부터 대물낚시 출조패턴이 바뀌게 되었는데
그동안 보름달일때는 아예 유곡천으로 떡밥낚시를 가거나 대물낚시 출조를
하게 되더라도 달빛이 있을때는 아예 집중을 하지 않았었는데
이때부터는 보름달일때도 기대를 품고 적극적인 쪼으기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떨때 귀찮타고 생각이 혹 드시더라도 저 같은 초보꾼이 늘 보고 배우고 있다는
것으로 힘 얻으시고...건강하십시요.
물사랑님께 존경의 뜻과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낚시란 기계작동과 같지 않아서
예측과 실제가 안맞을 때가 나무 많지만
물사랑님의 이런 연구는 저 같은 허접꾼에게
낚시를 새롭게 보는 시각을 가지게 합니다.
앞으로 그냥 낚시만 하지 않고 낚시에서 생겨나는
여러가지 문제와 해법에 대하여 좀더 신중히 생각해
보아야 겠읍니다.